<div>회사 동료가 오늘 아침 출근길에 지하철에서 성추행을 당했습니다.</div> <div> </div> <div>동료는 경기권에서 서울로 옵니다. 1호선을 타요.</div> <div>사람이 많아 뒤에서 밀고 타는데, 그런 경우 대부분 등 뒤에서 밀거나.. 몸을 좀 틀어서 팔뚝으로 밀거나 하잖아요.</div> <div>이 50대 후반으로 보이는 아저씨는 회사 동료의 양쪽 겨드랑이 사이에 손을 끼었답니다.</div> <div>그리고 꼼지락거렸대요. </div> <div> </div> <div>사실 여기까지는 아침 출근시간에 있을 수도 있는 일입니다. 어쩌다보니 자세가 이상해질 수도 있죠.</div> <div>하지만 제가 알기로 대부분의 남자분들은 본인도 당황해서 '죄송합니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요. 죄송합니다' 하고 양해를 구할 텐데</div> <div>이 아저씨는 계속 그러고 있더래요. 그래서 동료가 '아저씨 지금 뭐하시는 거예요?' 했더니</div> <div>다짜고짜 미친*이 어쩌고 하면서 욕부터 하더랍니다. '너 신도림에서 내려. 거기서 보자' 이런 식으로 욕을 하길래</div> <div>동료가 녹음을 했더군요. 저도 녹음 파일을 들었습니다. </div> <div>'너 같이 더러운 *을 내가 왜 만져? 미친*이..신도림에서 내려' 이러더군요.</div> <div> </div> <div>그런데 진짜 충격은.. 주위에 있던 남자들 반응이었습니다. 그것도 녹음되어 있는데</div> <div>'아가씨도 잘한 것 없으니까 가만히 있어요'라고 오히려 성추행범 편을 들더군요.</div> <div>좀 떨어져서 앉아있던 다른 남자는 '우리나라 여자들은...'하면서 피식피식 웃더래요.</div> <div>(앲 애들 단체 출근을 하는지-_- 걔들이 직장은 있나...)</div> <div> </div> <div>저도 만원버스에서 제 엉덩이에 부비는 아저씨를 만났었는데</div> <div>그땐 대학생으로 보이는 청년이 그걸 보고 아저씨를 옆으로 밀고 제 뒤에서 공간을 잡아주더군요.</div> <div>그래서 욕설과 신고까진 안 갔어요. 그때 그 분한테 얼마나 고마웠는지.. '감사합니다' 인사는 했지만;</div> <div>그 고마움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라죠.</div> <div> </div> <div>여하간에 동료도 신도림에서 환승을 해야해서 내리는데 먼저 내린 그 아저씨가 기다리고 서있더래요.</div> <div>어째야 하나 하고 있는데 마침 환승계단 쪽에 경찰관이 있어서 그쪽으로 뛰어가서 '저기 성추행범이요!' 하는 순간</div> <div>아저씨 사라졌다고.... 그런데 경찰관을 보고 얘길 하는 순간 무서움&긴장이 풀리면서 눈물이 펑펑 나더랍니다.</div> <div>경찰서 가서 설명하고, 얘기하고 나니 원래 성추행범들은 그렇게 항의하면 오히려 욕설하면서 협박하고 한다구요.</div> <div>그리고 주위에서도 도와주기는커녕 그런 반응으로 무마하려 한다고, 위로해주셨다고 합니다.</div> <div>만약 그런 일이 또 발생하면 바로 전화하라고 명함도 주셨대요.</div> <div> </div> <div>저도 상당히 싸가지 없고, 겁도 없는 편이지만 사실 그렇게 성추행 당하고 욕 들으면 겁 납니다.</div> <div>동료도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고, 너무 무서웠다고 하더라구요. </div> <div>그래서 다음엔 무조건 112에 전화해서 '차량번호를 몰라도 괜찮다. 지금 1호선 어디 방향으로 가는 열차고, 지금 무슨 역을 지나고 있다. 성추행 당했는데 지금 욕하고 협박한다'고 얘기하라고 신신당부 했어요.</div> <div> </div> <div>물론 오유분들은 제가 겪었던 일처럼 성추행범을 보면 도와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만</div> <div>혹시나 비슷한 상황을 보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앞뒤 상황도 모르면서 무조건 '아가씨도 잘못했는데' 이런 얘기 하지마세요.</div> <div>겪는 사람은 성추행 상황만으로도 불쾌한데, 욕 들어서 무섭고... 도와주기는커녕 이상한 여자로 몰리면 멘붕 그 자체예요.</div> <div>본의가 아니었는데 오해하는 상황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습니다만, 그런 경우 사과하고 하면 그 상황까지 가는 일도 없습니다.</div> <div> </div> <div>제가 알기로는 정상적인 남자분들은 그런 상황에서 본인이 오히려 더 당황하고 어쩔 줄 몰라하며 사과하시던데요.</div> <div>본인이 성추행범으로 몰릴까봐 더 조심하구요. 여자 입장에서도 워낙 사람이 많으면 충분히 그럴 수 있으려니 하고 넘어가게 됩니다. </div> <div>그런데 상황도 모르면서 무조건 '여자도 잘못했다'는 강간사건에서 '니가 옷을 짧게 입어 그래', '니가 몸조심을 안 했지'랑 뭐가 다르죠?</div> <div>오늘 동료는 청바지에 니트 스웨터랑 코트 입고 있었습니다. </div> <div>동료말로는 성추행과 성추행범의 욕설도 무서웠지만, 주위에서 그런 반응을 보이는 것 때문에 정말 아무것도 생각 안나고 겁났답니다.</div> <div> </div> <div>아침부터 발정난 미친 새*가 잘못이지 왜 여자탓까지 하는지... 여하간에 혹시나 이런 상황 또 보신다면 대신 신고까진 못하더라도</div> <div>제발 성추행범 편들지 마세요. 잘 모르겠다면 그냥 가만히 계시기라도 하세요.</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