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짜리 아들 하나 키우는 아빠입니다. <div>둘째 출산일이 다가와서 이번 추석엔 시골도 못내려가고 긴 연휴 보내고 있어요.</div> <div>애기 엄마 집에서 편하게 쉬라고 애 데리고 근처 키즈카페 가는길에</div> <div>평소 아들녀석이 친하게 지내고 같은 유치원 같은 반에 다니는 동갑내기 여자아이도 같이 합류시켰습니다. </div> <div>여자아이 부모님이 가게하시는 분들이고 우리애도 이 친구랑 잘 노는 편이라 제가 같이 데리고 갔어요.</div> <div><br></div> <div>명절날 집에서 지루해하던 녀석들이라 키즈카페 풀어놨더니 고삐풀린 망아지처럼 잘도 뛰어 노네요.</div> <div>오늘따라 사람들도 그렇게 많지 않아서 좀 여유롭게 앉아서 애들 간간이 보면서 있었어요.</div> <div><br></div> <div>두시간 채우고 다시 두시간 연장하고선 핸폰보고 있는데 앞에서 알짱거리던 녀석들이 5분이상 안보이길래</div> <div>찾으러 다녔죠(사람들이 많이 없긴 했지만, 키즈카페가 좀 커서 여기저기 봐야됩니다) </div> <div>조금 구석진 곳에서 이 두녀석들만 놀고있었는데, 키즈카페 스텝중 한 남자분이 제가 데리고온 여자아이를 </div> <div>껴안고 토닥토닥 하고 있네요. 좀 당황스러웠어요. "이거 뭐지?"라고 생각되면서 곧바로 애들한테 가서 살폈더니</div> <div>그 스텝분이랑 괴물놀이 같은걸 하고 있었나봐요. 느낌이 좀 찝찝했지만 아무말 않고 애들옆에 앉아있었어요.</div> <div><br></div> <div>한 20분쯤 같이 앉아서 놀았는데, 스텝분은 제가 오고나서부턴 애들이랑 놀지도 않고 아무말도 없이 핸드폰보다가</div> <div>3-4분쯤 후에 자리를 떴어요. 제가 앉아서 애들이랑 같이 노는동안 왜 제가 기분이 나빠졌는지 한참 생각했습니다.</div> <div>예상치못한 광경에 제가 아직 당황하고 있었던게 큰 이유였고, 가능하면 나쁘게 해석하지 않으려 생각을 가다듬었어요.</div> <div>그리고는 여자애한테 "아까 그 삼촌이 혹시 억지로 껴안았니?"라고 물어봤는데 하도 해맑게 "아니요"라고 해서 조금 안심을 했어요.</div> <div><br></div> <div>그로부터 30분쯤 지났어요. 그 키즈카페의 한 놀이공간은 스텝들의 도움을 받아야 애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div> <div>여자애가 그 공간에 들어갔고 스텝들의 도움을 받아 자기차례가 끝나서 밖으로 나오는 타이밍에 제가 그 앞에 서있었어요.</div> <div>근데 아까 그 남자스텝이 여자애와 장난을 치는건지 자기옆에 애를 앉히더니.. 오른팔로 애 어깨를 감싸고 애 턱을 오른손으로 잡고서</div> <div>볼에다 뽀뽀를 하네요. 바로 앞에 다른 남자스텝 두명도 있었고, 제가 보고있는것도 뻔히 보이는 곳입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아.. 순간 화가 솟아오릅니다. 30분전의 그 애매한 기분나쁨도 갑자기 확 살아나서 같이 더해지네요.</div> <div>한동안 어이없어서 멍했네요. 머리속이 너무 복잡했어요. </div> <div>사실 사랑가득한 시선으로 보면 별일 아닌 장면일수도 있어요. 근데 이건 정말 아닌것 같더라구요.</div> <div><br></div> <div>저는 딸을 키워본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제가 그 여자아이의 부모도 아니에요.</div> <div>근데도 엄청 기분나빠지더라구요. </div> <div><br></div> <div>그 스텝분을 불렀습니다. </div> <div>옆에 있던 스텝분들도 같이 오더라구요. </div> <div><br></div> <div>나 - 애들 많이 좋아하시나봐요?</div> <div>스텝 - 네?</div> <div>나 - 방금 애 뺨에 뽀뽀했어요?</div> <div>스텝 - 아.. 애가 먼저..</div> <div>나 - 오해받을 행동 하시면 안되죠!</div> <div>스텝 - 아.. 죄송합니다.</div> <div>...</div> <div>스텝 - 오해받을 행동 했습니다. 죄송합니다.</div> <div>나 - 애들 좋아하는 사람들 있어요. 귀여워서 그럴수도 있구요. 근데 지금 행동은 아닌것 같아요. 주의하세요.</div> <div>스텝 - 네, 죄송합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제가 계속 보고 있었는데, "애가 먼저.."라고 얘기하는 건 거짓(당황해서 나온 변명 같은)이었어요.</div> <div>여자애가 성격이 활발하고, 밝고, 낯가리지 않고 활동적이긴 하지만 첨 본 삼촌에게 뽀뽀하는 애는 아니에요.</div> <div><br></div> <div>마치는 시간까지 한시간동안 아주 기분나쁜상태로 있었습니다.</div> <div>가만 앉아서 생각할수록 찝찝하게 기분이 나빠지더라구요.</div> <div><br></div> <div>지금 생각하면 애 뺨에 뽀뽀할때 솟아오른 짜증을 그대로 그자리서 뱉어냈어야 했지만</div> <div>타이밍을 놓쳐서 막상 스텝분과 얘기할땐 좀 차분해져 버린 제 자신에게도 화가 난 상태였어요.</div> <div><br></div> <div>이대로 아무일 없던듯이 집에 가는건 아닌거 같아서, 마침 사장님이 지나시길래 잠깐 얘기하자고 했습니다.</div> <div>화는 나있는 상태이지만 이상하게 차분해진 상태였어요.(저는 쉽게 화 못내는 이런 제가 싫어요ㅠㅠ)</div> <div><br></div> <div><br></div> <div>나 - 이러이러한 일들이 있었다.</div> <div>사장님 - 죄송합니다. 기분 나쁘셨겠네요. 혹시 모자쓴 친구인가요?</div> <div>나 - 네 맞습니다.</div> <div>사장님 - 그 친구가 애들을 워낙 좋아하고, 애들도 잘 따라요. 별 뜻 없었을 겁니다.</div> <div>나 - 그런 성격의 사람들이 있는건 저도 이해합니다. 근데 여기 스텝인데 그러면 안되죠.</div> <div> 애가 안아달라고 달려들어도 그렇게 하면 안되는 겁니다.</div> <div>사장님 - 맞습니다. 여기선 그러면 안되죠. 저도 딸키우는 입장에서 고객님의 마음 충분히 이해됩니다. 죄송합니다.</div> <div> 스텝들 교육 다시 시키겠습니다. 이렇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반성하겠습니다.</div> <div>나 - 저는 이 여자아이의 부모가 아닙니다. 잠시 맡아있어요. 돌아가는길로 애 부모에게 이 일을 그대로 얘기하겠습니다.</div> <div> 아이 부모님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30분 전에 저 방에서 일어난 일이니, CCTV 확인해 보십시오.</div> <div>사장님 - 네 죄송합니다.</div> <div><br></div> <div>그리고는 사장님은 그 직원의 이름을 부르면서 회의실 같은곳으로 데리고 들어갔고 저희는 시간이 다되어서 나왔습니다.</div> <div><br></div> <div>바로 주차장으로 가서 애들 자리에 앉히고 벨트 매놓고 차 뒤에서 담배한대 태우면서 애들 부모님께 어떻게 얘기하지 생각하고 있는데,</div> <div>사장님이 주차장으로 와서 차에 시동걸더니 바로 퇴근하시네요.</div> <div>CCTV 안봤다는 얘기죠. </div> <div><br></div> <div>==============================================================================================</div> <div><br></div> <div>요약 </div> <div><br></div> <div>1. 6세 아들이랑 아들의 여자아이친구를 데리고 키즈카페 감</div> <div>2. 남자스텝 한분이 여자아이를 껴안고 토닥거리는 장면 목격</div> <div>3. 동일인 남자스텝이 다른 장소에서 여자아이의 뺨에 뽀뽀하는 장면 목격</div> <div>4. 남자스텝에게 주의 주고 사과받음</div> <div>5. 카페 사장님께 얘기하고 사과받음</div> <div><br></div> <div><br></div> <div>보는 사람에 따라 자연스러울 수도 있지만 보호자 입장에선 당황스러워서 쉽게 화를 낼수도, 그렇다고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냥 지나기에는 찝찝한</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스텝분의 애매한 행동, 거기서 제 마음의 소리에 따라 화를 내지 못하고 차분하게 항의하고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차분하게 사과받고 차분하게 넘어가서,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래서 제가 지금 마음이 답답합니다. </span></div> <div><br></div> <div>아이 데려다 줄때까지 아이 부모님은 바빠서 얘기를 꺼내진 못했지만 내일 꼭 얘기하려고 합니다.</div> <div><br></div> <div>제가 너무 예민하게 반응한거면 차라리 다행이겠어요. ㅠㅠ</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