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베오베에 글이 두개나 올라가서.. 보신 분들이 많을거라고 생각됩니당</div> <div> </div> <div>못보신 분들을 위해서 간단히 말씀 드리자면,</div> <div> </div> <div>8월 3일 새벽에 집 주차장에서 샴고양이를 만났고, 가출이거나 잃어버렸다는 전제 하에</div> <div> </div> <div>주인분 찾아주려고 집에 데리고 왔어요</div> <div> </div> <div><strike>(그리고 주인 분 찾아서 사귀라고 하신 분 계셨는데, 전 이미 드워프와 혼인을 한 몸인지라...(안타까움))</strike></div> <div><strike></strike> </div> <div>일단 당시 상황은,</div> <div> </div> <div>남편과 저는 고알못 OF 고알못. 보는 건 좋아하지만 만지는건 무서워서 못해봄 (개는 엄청 잘만짐)</div> <div> </div> <div>당연히 집에 고양이 용품이 있을리 없음</div> <div> </div> <div>바로 3시간 후에는 출근해야 하는 상황</div> <div> </div> <div>만져도 얌전 들어도 얌전 가방에 넣어도 얌전 오토바이를 타고 얌전</div> <div>(가방은 엄청 큰 에코백이었구여.. 정말 필사적으로 꽉 잡고 탔어요.. 남편도 애 놀랄까봐 살살 감 그니까 혼내지 마여)</div> <div> </div> <div>24시간 동물 병원을 갔으나 사람이 하나도 없는데 40분을 기다리게 함</div> <div> </div> <div>얘도 병원에 대한 기억이 있는지 예민해짐.. 막 하악질을 함(글로만 봤지 처음봐서 둘다 손잡고 덜덜 떰)</div> <div> </div> <div>그래서 안되겠다 싶어서 그냥 집으로 옴.</div> <div> </div> <div>털 날림이 상상을 초월해서 일단 다용도실에 박스, 물, 참치캔을 두고 넣어둠</div> <div> </div> <div>평소 택배를 회사에서 받는 본인이 그날따라 집으로 시켰다며 이건 운명일거라며 살짝 호들갑을 떨어봄ㅋㅋㅋ</div> <div> </div> <div>다음 날 출근해서 전단지 만들고, 고양이 카페와 오유, 포인핸드에 글 올리고, 동네 동물병원에 연락처를 남겨놓음.</div> <div> </div> <div>엄청 더운데 좁은 다용도실에 있을걸 생각하니 걱정되서 부랴부랴 집으로 와서 문을 열었는데.....!!</div> <div> </div> <div>세상에 난 고양이 오줌 냄새가 그렇게 독한지 처음 알았음.... 동물원 온 줄...!!</div> <div> </div> <div>얘는 왜이제야 왔냐는 듯이 애옹애옹 함. 인터넷 찾아보니 샴은 원래 말이 많다고 그러길래 말대꾸를 많이 해줌.</div> <div> </div> <div>남편이랑 병원 가려고 기다리는에 이 놈... 내 옆에서 안떨어짐ㅠㅠ 뭘 할 수가 없음ㅠㅠ</div> <div> </div> <div>계속 옆에서 얼굴 부비고 침 뭍히고 핥고... 다른 방을 가면 계속 따라와서 다리 밑에서 왔다갔다 하니까 </div> <div> </div> <div>나도 모르게 발로 차게 될까봐 못 움직임ㅜㅜ</div> <div> </div> <div>남편오고 어제와는 다른 24시간 병원을 감. 사연을 말하고 가방에서 나오자마자 의사 선생님,</div> <div> </div> <div>"가출한 고양이네요. 잘 데려오셨어요 이런 애는 밖에 나가면 금방 죽어요."</div> <div> </div> <div>"애가 너무 순한데요.. 검사 해봐야되지 않을까여? (막 제 아이를 살려주세여 쌤...!! 이런 톤)</div> <div> </div> <div>잠시 들어서 요리조리 보시더니</div> <div> </div> <div>"말씀하신대로 샴푸 냄새도 나고, 모질도 그렇고 중성화도 되어있는거 보니까 나온지 얼마 안된거 같아요.</div> <div> </div> <div>굳이 검사 할 필요 없을거 같네요. 몇 일 더 데리고 계시다가 이상하다 싶으면 데리고 오시면 되겠네요"</div> <div> </div> <div>사실 병원 가기 전 찾아본 인터넷에서는 기본 검사비가 대략 10만원 이상이라길래 벌벌 떨었음</div> <div> </div> <div>특히나 병원이 나쁜 병원이라 모른다고 과다 청구 하는거 아닐까 막 걱정했는데</div> <div> </div> <div>오히려 온 김에 발톱이나 깎고 가라며 발톱도 깎아 주시고,</div> <div> </div> <div>동물 키워 본 적 없다고 일단 사료랑 모래 필요한거 같은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하니까</div> <div> </div> <div>부담가지 않을만한 금액 선에서 사료랑 모래랑 골라주시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친절히 알려주심.</div> <div> </div> <div>그렇게 오는 길에 다이소 들려서 브러시도 사고 화장실도 만들어주고 놀다 잠이 드는데</div> <div> </div> <div>요새 넘나 더워서 안방에서 안자고 거실에서 TV를 보다가 자고있음... 근데 얘가 지치지도 않는지</div> <div> </div> <div>우리는 이틀 동안 신경 써서 피곤해 죽겠는데 옆에와서 핥음... 꾹꾹이도 함..</div> <div> </div> <div>아 이게 꾹꾹이구나! 얘가 날 되게 좋아하는구나! 하면서 기뻤던 마음도 잠시...</div> <div> </div> <div>졸려 죽겠는데 못자게 하고ㅠㅠ 발톱에 익숙하지 않으니 깎고 왔는데도 아프고ㅠㅠ</div> <div> </div> <div>그렇게 뜬 눈으로 첫날 밤을 지냄.</div> <div> </div> <div>다음 날 출근을 하려는 너무 고민이 되는거임.</div> <div> </div> <div>어제처럼 다용도실에 두면 애가 너무 덥고 스트레스 받을거 같고, 거실에 풀어두자니 뭐하나 깨질거 같고..</div> <div> </div> <div>그래서 오유에 올렸더니 그래도 풀어놓고 가는게 좋겠다고 하셔서 화분을 안방으로 옮기고 풀어두고 감.</div> <div> </div> <div>결론은! 성공이었습니다. 애가 너무 얌전해서 건드린 것도 없고(남편의 소중한 버터구이 오징어 봉지는 찢어놨지만..)</div> <div> </div> <div>화장실 모래 몇 개만 굴러다닐 뿐.... </div> <div> </div> <div>애는 또 애옹애옹 하면서 온 몸을 비빔ㅋㅋㅋㅋㅋ아이고 심심했어? 응가 많이 했어? 밥은 좀 먹었어?</div> <div> </div> <div>이런 대화를 하다가... 다시 병원을 가게 됨...!!</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