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div> <div> </div> <div>악연 <span class="word_class2">(惡緣)</span></div> <div>1. < 불교> 나쁜 일을 하도록 유혹하는 주위의 환경. <br />2. 좋지 못한 인연. </div> <div> </div> <div>어릴때 겪었던.. 처음에는 못 느꼈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찜찜한것이 하나 있습니다.</div> <div> 여러분 어린시절, TV납량특집 극이나 부모님께서 사주팔자 같은것을 보고오면</div> <div>"넌 00 을 조심해야 한다" 라고 하거나</div> <div>"넌 00이랑은 맞지않는다고 하더라" 라고 하는거 들어본적 있으신가요?</div> <div>물가에 가지말라 등등... 우리가 생각하는 운명이란게 정해져있다고 가정했을때</div> <div>나에게 나쁜영향, 위협이 되는 그런 요소가 한두개쯤 있다고 했을때.</div> <div> </div> <div>전 그게 "불" 인것 같아요.</div> <div> </div> <div>처음 시작은 국민학교 입학 전 나이였습니다.</div> <div>친척동생 말고는 형제자매가 없었는데 집안이 좀 기울어</div> <div>잠시 친척집에 맡겨져서 자랐어요. </div> <div>사촌동생들은 저보다 어린 5살, 4살 나이였고 </div> <div>크리스마스때 난생 처음 케이크에 초를 꼽꼬 후~ 부는걸 본 저는</div> <div>그때 본 불빛이 너무 예뻐서, 어른들이 모두 일하러 간 사이에 동생들이랑</div> <div>우리 그 예쁜 반짝이 또 만들어보자! 하고 의기투합하여 전날 쓰고 남은 양초와 성냥을 찾기 시작했어요.</div> <div>양초는 찾았는데, 양초를 꼽을 빵도 있었는데 정작 성냥이 없어서 가스렌지 불꽃을 생각해 내고는</div> <div>거기다가 양초를 얹고 불을 켰는데... 양초는 순식간에 타서 녹아들어가 버리고 불꽃이 옆에있던 키친타올에</div> <div>옮겨붙어서 점점 커지고 있었어요.</div> <div>기억나는건 불이 번질까 그것보다 단순히 어른들께 들키면 죽었다는 생각으로</div> <div>불꽃이 되어버린 키친타올 두루말이를 맨손으로 잡고 물이 조금 받아져있는 설거지통에 담궜어요.</div> <div>키가 작아서 세숫대야 엎어놓고 싱크대 위에서 불장난 하고있었는데...</div> <div>불을 끄기까지 걸린시간은 10초 가량으로 기억나고</div> <div>다행스럽게 불을 금방 끌 수 있었고 (?) 맨손은 상처하나 없이 멀쩡했어요.</div> <div>저녁때 들어오신 어른들께 대표로 궁디맴매를 맞고 벌을 서야했지만요.</div> <div>그 뒤로 불을 좀 무서워하게 되었어요.</div> <div> </div> <div> </div> <div>두번째는 20살때 날씨가 따듯해지는 이맘때였어요.</div> <div>아르바이트를 쉬는 날이라 오전내내 늘어지게 잠을 자다가 잠결에 큰 소리가 들려 깜짝 놀라고보니</div> <div>가족들이 "불이야!!!" 를 외치며 모두 집 밖으로 피신하고 있었네요.</div> <div>제가 방에 있는건 모르는것 같고..아마도 아르바이트 갔다고 생각했는진 모르겠는데 </div> <div>잠이 다 깨서 창문열고 보니까 우리집은 2층인데 1층에서 검은 연기가 무섭게 치솟고 있었어요.</div> <div>아랫집에는 홀로사시는 아주머니가 계신데... 현관문 앞에 나가서 조심스럽게 열어보니까 2층으로 오르는</div> <div>복도계단 역시 불꽃이 어른어른거리고 검은연기때문에 앞이 잘 안보이는 상황.</div> <div>침착하고 차분하게 화장실에 가서 수건에 물 적셔서 코랑 입 틀어막고 (몸 디게 챙기는 타입이라 안전수칙은 달달외우고다녔어요)</div> <div>우리집 야옹이들도 가족들이 다 버리고 나갔기에 이동장에 야옹이 두마리 잽싸게 잡아넣고</div> <div>거실에 앉아서 폰으로 119 신고했는데</div> <div>"안녕하세요 여기 **구 &&동 ^^빌라 2층에 201호인데요 </div> <div>지금 집에 불이나서 갇혀있는데 빨리와주실수 있나요?" </div> <div>라고 침착하게 신고했고... </div> <div>그 사이에 현관문 밑 틈으로 불꽃인지 뭔지 어른어른 거리면서 점점 불이 크게 번지고 있었어요.</div> <div>방안에서도 숨쉬기 힘들정도로 연기가 매캐하게 들어오는데 젖은수건으로 입 틀어막고 수건하나더 적셔서</div> <div>야옹이들 이동장덮어놓고.. 어휴 그때 생각하면 진짜 무턱대고 집밖으로 따라 나섰으면 어떻게 되었을지.</div> <div>영원히 오지않을것 같던 소방차가 도착하고 집 밖에서 불을 끄면서 방열복?방호복을 입은 소방구조대원 아저씨께서 </div> <div>무표정하게 거실에 앉아있는 저를 발견하고는 생각보다 멀쩡해서 놀랬다고 하십니다.</div> <div>덕분에 무사히 집에서 빠져나오고 (물론 야옹이들도 이동장안에서 잘 버텨주고 있어서 이동장 꼭 끌어안고 </div> <div>두마리 합이 15키로 넘는 애들을 무사히 데리고 잘 나왔어요)</div> <div>나오니까 우리 식구들은 앰뷸런스에서 산소호흡기같은거 대고 있고....</div> <div>나중에 들으니 집에 제가 있었다는걸 아무도 몰랐다고해요. </div> <div>아 , 불이 난 원인은 1층에 혼자 사는 아주머니가 튀김해먹을려고 기름을 한 양동이 가스불에 올려놓고</div> <div>까먹고 외출해서 그렇다고 하데요....</div> <div>후에 소방대원 아저씨였는지 누군진 모르겠는데 소방서에서 연락와서 건강은 괜찮은지, 혹시나 위험한 상황은 더 없는지</div> <div>재차 확인하시더라구요.</div> <div>그러면서 하는말이 학생이 너무 차분하게 안울면서 또박또박 정확하게 신고를 하고 또 물수건으로 코막고 입막고 비상시 행동을</div> <div>너무 잘했다고 칭찬받음...</div> <div>불이 그렇게 많이 번졌는데 유독가스를 많이 안마셔서 건강하게 잘 버텼다고 하시네요.</div> <div> </div> <div> </div> <div>세번째는 그 다음해에 일어났어요.</div> <div>두 번의 불 사건을 겪으면서 뭔가 촉 이란게 발달되었는지 뭔가가 타는 냄새를 맡으면</div> <div>이게 종이인지, 음식인지, 옷감인지, 플라스틱이나 고무같은게 타는지 대충 감이오거든요.</div> <div>예를들어 종이같은게 탈 때에는 탄내와 더불어 아주 달콤한? 그런 냄새가 나고</div> <div>플라스틱이나 고무는 화학실험 하는것 처럼.. 과학실에서 나는 그런 약품냄새가 많이나고(머리가 엄청 아퍼요 조금만 맡어도)</div> <div>특히 LPG가스가 새는건 귀신같이 알아맞출수 있었네요.</div> <div>가스점검 놓치고 있다가 어느날 냄새가 확 심하게 나서 보니까 가스 선이 부실하게 되어있다라던가</div> <div>가스가 다 떨어져서 (도시가스 대중화 대기전이니까 가스배달시켜서 쓰고 그랬었던 어린시절) 가스새는 냄새가 난다던가..</div> <div> </div> <div>아르바이트하는 곳이 상가건물이 밀집한 번화가 인데 어느날 아침에 가게 문 열면서 보니까</div> <div>뭔가 타는 냄새가 미세하게 느껴지는데 딱 피복입힌 전깃줄 타는구나 라는 느낌이 들었어요.</div> <div>사장님한테 우리 가게에 전기 합선된거 같다고 말씀드리니까 잘 모르면서 그런다고 원래 시내가 공기가 안좋다고 욕먹고..</div> <div>가게 문 열고 한시간이 채 안되었을 무렵 그때 점심때라서 직장인들 밥 먹으러 상가건물에 엄청 많이들어올 때였어요.</div> <div>갑자기 그 미세한 냄새가 확 진하게 느껴지면서.. 사장님 진짜 냄새안나요?? 물어보니</div> <div>어라.. 뭐 어디서 하나 터졋겠지 ~ 바쁜데 일이나해... 또다시 무관심</div> <div>그래서 가게 밖으로 나가서 고개 빼꼼내밀고 보니까 건물 2층에서 풍겨나오는 짙은 회색 그림자...</div> <div>그리고 동시에 건물 전체 정전... 또 불난거였어요. </div> <div>이번에도 제 손으로 신고를 하고... 신고하면서 전기가 합선되거나 전기문제인것 같다고 한전분들도 꼭 같이오셔서</div> <div>보셔야 한다고 하니까 한전아저씨들이 소방차보다 더 빨리옴;;;</div> <div>이번엔 한대가 아니고 한전아저씨들 차량과 화재진압하는 소방차, 무슨 지휘? 라고 써진 작은 차도 함께오시고</div> <div>2층은 그새 전선들이 터지는지 펑 펑 소리가 나면서... </div> <div>사장님은 저더러 개코라고 하시며... 한시간 전 부터 얘가 이상한 냄새 맡았다고 </div> <div>혼자 저~ 멀리서 가게를 쳐다보면서 두려움에 떨고 계시더라고요.</div> <div>화재 원인은 상가에서 무리하게 전기를 증축해서 여기저기 다 끌어다 쓰다가 2층 보드까페에서 불이 난 거였어요.</div> <div>결국 그날 가게오픈하고 마수도 못하고 저녁 9시까지 퇴근도 안시켜주시는 사장님때매 내 얼굴은</div> <div>소방차보다 더 빨갛게 분노를 표출하고 가게앞 편의점에서 동료들이랑 대기하고 있어야했어요.</div> <div> </div> <div> </div> <div>여기까지 겪고 나니까 왜 내가 가는곳엔 화재가 한번씩 일어나는 것인가... </div> <div>에이 그냥 나의 착각인가 싶었는데</div> <div>한번 더 불과의 조우를 하게 됩니다.</div> <div> </div> <div> </div> <div>앞에 3번째 사건때 사장님 월급을 너무 짜게줘서 때려치우고 다른 동네에 알바자리를 구했어요.</div> <div>거기도 상가건물의 1층이었고 주변엔 병원이며 쇼핑센터며 정말 사람이 많이 붐비는 데였어요.</div> <div>가끔 그 앞에서 1인시위나 촛불집회 같은거 할때 쇼윈도 밖으로 내다보기도 하고</div> <div>그 시절 정치나 기타등등 상황이 집회를 많이 하던때라서.... 정말 인산인해가 되고</div> <div>더불어 의경 전경 오빠들이 자꾸 우리가게 앞에 줄서있고 앉아있고 그래서 </div> <div>본의아니게 남자구경을 실컷하게 되고 그랬습니다.(그래서 출근하는게 즐거웠어요</div> <div>별명이 순돌이라고 하는 전경오빠가 있었는데 알바들끼리 별명을 순돌이라고 부르고</div> <div>원빈과 강동원을 적절히 섞은듯한 외모의 훈훈한...하)</div> <div>그날도 가게정리를 하면서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div> <div> </div> <div>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과 </div> <div>그걸 바라보는 나란 알바... </div> <div>순돌이오빠 여자친구 있냐고 물어볼까 말까 알바들끼리 난리가 났는데</div> <div>어디선가 느껴지는 이 스멜.... </div> <div>이번엔 좀 더 강하게 남들과는 다르게 누구보다 빠르게 콧속을 간지럽히는 이 향기</div> <div>다른 애들한테 타는냄새 안나냐고 물어보니까 다들 코가막혀서 모르겠대요</div> <div>(기집애들아 순돌이오빠 바라보느라 대뇌의 전두엽까지 마비되었겠지)</div> <div>이상하다 싶어서 건물밖으로 나갔는데 </div> <div>익숙한듯 낯선 그 향기를 쫓느라 콧구멍이 (∩∩) 이만해져서 순돌이오빠랑 눈이 마주침... </div> <div>건물 위를 올려다 보니까 4층에서 12등급 사이오닉 에너지가 감지</div> <div>점점 창틈을 타고 번져나오는 희끄무레한저건 유체이탈인가??? 라고 묻는것 같은</div> <div>순돌이오빠의 아련아련한 눈빛</div> <div>또 불이 났어요.... </div> <div>이번엔 보는사람들이 많았던지라 이미 신고하고 계신 시민분들이 있더라구요.</div> <div>그렇게 또 우린 영업을 중단해야했고</div> <div>4층에 영업하다가 건물세 밀려서 쫓기듯 나간 성형외과에서 전기문제로 또 불이남요...</div> <div>그날 영업도 망했겠다 우리 여알바생 3명은 전경오빠들 옆에 쪼롬히 앉아서 하염없이 기다렸어요.</div> <div>사장님이 집에보내줄때까지.... </div> <div>나한테 왜 그랬어요 사장님 왜 안보내줬어요.</div> <div>불 다 꺼지고 화재원인 조사 다 끝나고 나서 시간을 보니 영업할수 없어서 사장님이 고기사준다고 </div> <div>근처 고깃집에서 4명이서 밥 먹는데 이 기집애들은 순돌이오빠 전번을 따지못한게 천추의 한인지</div> <div>다들 고기엔 관심도없고 말도없고... 그래서 여태까지 내가 겪은 [불] 과의 스토리를 안주삼아</div> <div>반찬삼아 말했더니 사장님이 하는 말</div> <div> </div> <div>"알바야 너는 불의 정령이냐 니가 가는곳마다 불이나고 전기가 합선되고 재앙이 끊이지 않잔아"</div> <div>그러면서 웃으면서 너 그만두라고 하는 날엔 아마 우리가게 불 날까봐 걱정되서 하는말이야 하시는데...</div> <div>아.. 어떻게 마무리하죠 여러분</div> <div>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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