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친구놈...고 1때 처음 만나 올해로 벌써 20년 지기네요..</div> <div> </div> <div>무직에 알콜 중독 아버지와, 가족들 먹여살리느라 고생하신 어머니 밑에서</div> <div>1남 1녀 중 맏아들..</div> <div>집은 영구 임대 아파트에서 고딩때 부터 지금까지 삽니다...</div> <div> </div> <div>첫 인상..</div> <div> </div> <div>저희는 고교 진학시 석차에 따라 시내/시외 인문계 그리고 시내/시외 실업계로 구분해</div> <div>연합고사 점수 기준으로 뺑뺑이를 돌렸습니다. 어렴풋한 기억으로는 200점 만점에</div> <div>120점 이상이면 시내 인문계 진학이 가능 했었드랬죠..</div> <div> </div> <div>제가 입학한 학교는 나름 시내 인문계 중 명문으로 쳐주던 학교 였습죠..</div> <div>그 친구가 전교 1등로 입학하게 되어 신입생 선서를 했던게 첫 모습..첫 인상이었습니다.</div> <div>좀 재수 없었죠..전교 1등이 무슨 벼슬이라고 선서를 하는지...자격이심였겠죠..</div> <div> </div> <div>하지만 3년 동안 같은 반이였던 적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단짝으로 지내게 되었습니다.</div> <div>같은 동네 살던 놈이더군요...등하교 길이 같은데다..친구 놈의 추천으로 같은 서클에서 CA 활동을 했던게 계기였습니다.</div> <div> </div> <div>3년 동안 느꼈던 인상은 집안 형편이 불우(?)한데도 불구하고...학교에서는 전교 1등을 놓치는 </div> <div>적이 없고 성격도 쾌활하고 재밌는데다 공부 잘한다고 어께에 힘준 적도 없고..불합리에 당당히 맞설 줄 아는 놈...</div> <div>불우한 가졍환경을 탓하는게 아니라 언제든 우리 집안은 내가 일으켜 세워야 한다고 말하며 </div> <div>자기 부모님 이야기에 한 점의 부끄럼 없이 당당했던 놈...키도 크지 않고 얼굴에 여드름 투성이 안경잽이..는 함정..</div> <div> </div> <div>일례로 같은 반에 왕따 취급 받던 친구 한명이 잘나가던 덩치 큰 노는 놈한테 허구헌날 빵셔틀 당하며 괴롭힘 당하자</div> <div>어느 날은 작작 좀 괴롭히라며 보다 못해 나서니...노는 놈이 그 친구 따귀를 날리며 닥치고 가서 공부나 하라고 함..</div> <div>그랬더니 친구 놈이 책상 의자를 밟고 올라섬과 동시에 노는 놈 턱주가리를 어퍼컷 크리티컬을 시작으로</div> <div>좌우 훅을 번갈아 다섯번 정도 왕복하니...덩치 큰 노는 놈은 떡실신하여 주저 앉음...</div> <div>비록 키 작고 여드름 투성이에 안경잽이였지만..공부 잘하고 깡다구까지 갖춘 패기에..유쾌함 까지..</div> <div>어느 누구도 함부로 건들 수 없는 존재로 급부상 하게 됐습죠..</div> <div> </div> <div>여튼 키작고 여드름 투성이에 안경잽이라는 함정만 제외하면 엄친아였던 친구는..</div> <div>고딩때 부터 정치 입문의 포부를 안고 대학에 진학 합니다. 그 첫번째 목표는 사법고시..</div> <div> </div> <div>성적이 충분했음에도 법대에 진학하지 않고 역사를 바로 알아야 정치를 할 수 있다며</div> <div>서울에 있는 국내 최고의 국립대 국사학과에 진학하더군요...대학 동아리도 서예동아리..</div> <div> </div> <div>사실 대학 진학 이후..저는 뭐..고딩때 저 친구랑 같이 신나게 놀았던 관계로 지방대에 진학하고..</div> <div>이후 어영부영 학교 다니다 군입대하고..여차저차 바쁘게 살다 제대 후 여친 생겨 연애 신나하고..</div> <div>그 친구는 대학 생활의 로망(학생운동 위주..)에 빠져 서로 연락이 뜸했습니다.</div> <div> </div> <div>그러다 다시 만난게 그 친구 대학 졸업하고 2년쯤 지나..사시 1차 합격 후 6월인가 쯤..2차 시험을 3일 남겨 둔 상황에서..</div> <div>제가 여친 소개시켜 준다며 만나자고 하니..미친놈아 나 낼모레 시험본다..라고 말하면서도 그래도 오랫만이고</div> <div>니 여친 소개 시켜준다니 함 보자며..만나자던 놈...</div> <div> </div> <div>그 이후 니 놈 때문에 시험 떨어졌으니 책임지라며 아직까지도 농담삼아 물고 늘어지는 놈..</div> <div> </div> <div>2차 두번 떨어지고 나니 군대는 가야 하겠는데 막상 군대를 가면 공부할 시간이 줄어드니..</div> <div>방위 산업체를 가겠다며 어느날 갑자기 정보처리 기사 자격증을 취득해 방위 산업체에</div> <div>들어가더군요...</div> <div> </div> <div>처음에 있던 업체는 업체 사장이 각종 비리 혐의로 구속되며 회사가 문 닫게 되어 다른 업체로 이동...</div> <div>다른 업체로 이동해서도 보니 역시나 이 업체도 사장의 각종 비리와 군과의 유착관계 등등</div> <div>이루 말할 수 없는 부조리의 현장을 목격...그에 염증을 느껴 방산 들이간지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2년 만에..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전역을 10개월 정도 남겨놓고 차라리 현역을 가겠다며 뛰쳐나와버립니다..</span></div> <div>그 이후 이름모를 외딴 부대에서 당시 나이 29살에 현역병으로 1년 6개월을 추가 근무 후 제대했습죠..</div> <div> </div> <div>친구 놈은 잘하는게 공부와 노는 것 밖에 없습니다.</div> <div>노는 것과 공부하는 것 중에 공부를 더 좋아합니다..한마디로 취미생활이 공부인 놈입니다..</div> <div> <div>공부는 자기가 좋아서 합니다...영어는 원래 잘했고..평소 야동을 즐겨보는가 싶더니..혼자서 일어 독파하고 </div> <div>국사학과에 서예 동아리 출신인지라 중국어까지도 합니다..</div></div> <div> </div> <div>제가 봤을 때 미친놈인 듯 하지만..제 인생에 이만한 친구는 없을 듯 합니다..</div> <div>이 놈 학벌과 스펙, 비전 때문이 아니라..제가 인생이 힘들때..술 한잔 하고 싶을때</div> <div>가장 생각나는 친구입니다..병신아 힘내라..넌 잘 살고 있다..</div> <div>내가 많이 도와줄 수 없어도 해줄 수 있는 거 다 해줄게..라고 말해주며..</div> <div>지 수중에 있는 몇십만원 전 재산도 제가 필요하다 하면 털어서 주는 놈입니다..</div> <div> </div> <div>오늘도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놈 끌어내서 술한잔 마시고 왔습니다.</div> <div>지난 지방선거 얘기...시국얘기..세월호 얘기..정치얘기 하다 왔습니다..</div> <div> </div> <div>근데 오늘 이런 저런 얘길 하다보니 친구 놈이 많이 힘들어 하는거 같습니다.</div> <div>사시 주구장창 떨어지고 과외 선생에 학원 선생 전전해가면서도 목표는</div> <div>뚜렸했던 놈이...힘들답니다..</div> <div> </div> <div>친구 놈 입장에서는 학벌, 스펙이 충분하니 쉽게쉽게 살자면 공무원 시험 봐서 공무원 생활 하거나</div> <div>공기업이나 일반회사, 하다못해 학원강사 등...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사회에 뛰어들어 나름 성공가도를</div> <div>달릴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 길을 마다하던 놈입니다.</div> <div>근데 이제는 그 길을 가야하는 건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우울해 합니다..</div> <div> </div> <div>병신아 힘내라..넌 잘 살고 있다.. 니 목표가 뚜렸하니 이번엔 꼭 될거다..성공해서 우리 식구들까지 먹여살려 줘야지?</div> <div>이런 말은 해줬지만..그래도 마음 한구석이 허전합니다.</div> <div> </div> <div>제 친구..이제는 정말 잘됐으면 좋겠습니다.</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