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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70086
    작성자 : 왕양명
    추천 : 13
    조회수 : 6751
    IP : 223.194.***.6
    댓글 : 14개
    등록시간 : 2014/07/11 17:02:30
    http://todayhumor.com/?panic_70086 모바일
    (19) 세이렌
    <div>세이렌</div> <div><br></div> <div><br></div> <div>"세희야 오늘은 뭐해?"</div> <div><br></div> <div>"세희야! 오늘 나랑 쇼핑하러가자!"</div> <div><br></div> <div>"세희 나랑 오늘 영화보러갈건데?"</div> <div><br></div> <div>오늘도 세희의 주변에는 수많은 아이들이 몰려있었고 시끌시끌거리며 무엇이 재미있는지 웃음이 가득했다.</div> <div><br></div> <div>세희는 학교의 여신이었고 수많은 남자들이 세희를 몰래 연모하거나 대놓고 좋아했다.</div> <div><br></div> <div>나 역시도 세희에게 관심이 있었으나 나와는 전혀 맞지 않는 세희이기에 나는 그러한 마음을 깊숙히 숨겨두고 멀리서 바라만 볼 수 밖에 없었다.</div> <div><br></div> <div>세희는 정말로 예쁜 여자였다.</div> <div><br></div> <div>나름 인서울 중위권인 우리 학교에 올 정도이니 머리가 좋은것은 물론이고 하얀 피부에 붉은 입술 그리고 호수같이 맑은 눈 하며 어디하나 흠잡을 곳이 없는 여자였다.</div> <div><br></div> <div>정말로 세희와 비교하자면 스크린에 나오는 영화배우나 가수들도 그 미모의 빛을 잃을 것이라고 생각했다.</div> <div><br></div> <div>그렇게 예쁜 세희와 나도 대화를 나누고 싶다...나도 세희랑 쇼핑하고 영화를 보고싶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탁</div> <div><br></div> <div><br></div> <div>"자 수업시작하겠습니다"</div> <div><br></div> <div>교수님이 들어와 주위를 환기시키면서 내 상념은 깨졌다.</div> <div><br></div> <div>물론 그것은 잠시였고 교수님이 수업을 시작하고 나자 내 시선은 책이 아닌 세희를 향했다.</div> <div><br></div> <div>아...보면 볼수록 감탄이 나오는 외모이다.</div> <div><br></div> <div>매끄럽게 잘 빠진 턱선과 연결되는 목선이 아름다웠고 오똑한 콧대도 사랑스럽다.</div> <div><br></div> <div>무엇보다도 눈...</div> <div><br></div> <div>호수처럼 맑고 투명한 눈 저 눈속에 빠지고 싶은 기분이 든다.</div> <div><br></div> <div>나는 마치 그 눈동자에 빨려들어갈 것만 같은 기분을 느낀다.</div> <div><br></div> <div>그러다 문득 깨닳았다.</div> <div><br></div> <div>세희는 고개를 돌려 나와 정면으로 마주보고 있었다.</div> <div><br></div> <div>나는 그 사실을 깨닫자 얼굴이 화악 달아 오르는 것을 느끼며 고개를 푹 숙였다.</div> <div><br></div> <div>아마 세희는 수업시간에 자신을 훔쳐보는 나를 더럽게 생각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자 심한 자괴감이 들었다.</div> <div><br></div> <div>스스로에 대한 혐오감에 나는 정신을 차릴수가 없었다.</div> <div><br></div> <div>나처럼 더러운 놈이 감히 여신같이 고결하고 아름다운 세희를 넘보다니!!</div> <div><br></div> <div>수업이 끝나지도 않은 중간 쉬는 시간에 나는 결국 그 자리에 남아있지 못하고 가방을 챙겨들고 나왔다.</div> <div><br></div> <div>등뒤로 나를 비웃는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은 착각이 들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남은 수업이 있지만 집에 돌아온 나는 컴퓨터를 켜고 앞에 앉았다.</div> <div><br></div> <div>며칠전 새롭게 업데이트 된 게임의 신규 캐릭터가 눈에 들어온다.</div> <div><br></div> <div>한 연예인이 일본의 닌자와도 같은 복장을 입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광고를 보자 헛웃음이 나왔다.</div> <div><br></div> <div>그러나 곧 다시 음울한 기분에 빠졌다.</div> <div><br></div> <div>나는 컴퓨터의 모니터를 신경질적으로 꺼버렸다.</div> <div><br></div> <div>검게 변한 모니터에 내 얼굴이 반사되어 눈에 들어온다.</div> <div><br></div> <div>여드름이 가득한 얼굴에 도수높은 안경 헝클어진 머리...</div> <div><br></div> <div>내가 봐도 혐오스럽고 못났다.</div> <div><br></div> <div>이렇게 생겨먹은 내가 빤히 세희를 바라봤으니 세희가 얼마나 놀랐을까?</div> <div><br></div> <div>그자리에서 비명을 지르지 않은 것만으로도 참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div> <div><br></div> <div>계속 꺼진 모니터를 바라보던 나는 한숨을 쉬며 자리에서 일어나 침대에 누웠다.</div> <div><br></div> <div>핸트폰을 들어 시간을 보니 오후 4시였다.</div> <div><br></div> <div>전공과목을 들으러 가야 했으나 수업을 들으러 가면 또 세희와 마주치게 된다.</div> <div><br></div> <div>세희를 다시 볼 자신이 없었고 그녀와 같은 공간에 내가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 좋으면서도 두려웠다.</div> <div><br></div> <div>여신을 흠모한 죄로 나는 고통속에 갇혀 버렸다.</div> <div><br></div> <div>-지잉-</div> <div><br></div> <div>핸드폰의 진동이 울렸다.</div> <div><br></div> <div>평소 시계로 쓰이는 핸드폰이 울린 것은 오랜만에 일이었으나 분명 어머니나 대출 문자같은 스팸문자일 것이 분명했다.</div> <div><br></div> <div>나같은 인생의 패배자에 못생인 찌질이 아웃사이더따위에게 연락을 주는 사람은 없을테니까 말이다.</div> <div><br></div> <div>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핸드폰을 확인해보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018-9456-12xx</div> <div>오빠!</div> <div>대출최대 500만원 즉시 지급!!!</div> <div><br></div> <div>역시나 스팸문자였다.</div> <div><br></div> <div>잠을 자기에는 조금 이른 시간이었지만 나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div> <div><br></div> <div>눈가가 촉촉히 젖어오는 느낌이 들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눈을 뜨자 햇볕이 블라인드 사이로 새어들어오고 있었다.</div> <div><br></div> <div>너무 오래 잠을 잔 탓인지 오히려 몸이 무겁고 기운이 빠졌다.</div> <div><br></div> <div>핸트폰을 들어 시간을 확인하니 오전 8시였다.</div> <div><br></div> <div>어제 저녁 6시에 잠이 들었으니 12시간이 넘게 잠을 잔 것이다.</div> <div><br></div> <div>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무기력하게 화장실로 향했고 세수를 하고 머리를 감으며 학교에 갈 준비를 했다.</div> <div><br></div> <div>문득 거울을 보자 역시나 못생긴 내 얼굴이 거울에 반사된다.</div> <div><br></div> <div>올라오는 구역질을 참으며 나는 이를 닦고 화장실을 나섰다.</div> <div><br></div> <div>아침을 먹을까 말까 고민했으나 나는 굶기로 결심하고 집을 나섰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강의실에 도착하자 아무도 없었다.</div> <div><br></div> <div>항상 나는 제일 먼저 강의실에 들어왔고 오늘도 역시 내가 제일 먼저 강의실에 도착했다.</div> <div><br></div> <div>나는 평소처럼 적당히 뒷줄에 자리를 잡고 귀에 이어폰을 꽂고 책상에 엎드렸다.</div> <div><br></div> <div>강의실 문이 열리며 누군가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div> <div><br></div> <div>그게 누구든지 나와는 상관이 없기 때문에 나는 계속 자는척하며 엎드려 있었다.</div> <div><br></div> <div>-툭툭</div> <div><br></div> <div>방금 들어온 누군가가 내 옆에서 내 어깨를 살짝 두드렸다.</div> <div><br></div> <div>뭔가 싶었지만 그냥 잘못해서 건드린 것이라 생각하고 나는 모른척 계속 자는척을 했다.</div> <div><br></div> <div>-톡톡</div> <div><br></div> <div>"저기"</div> <div><br></div> <div>계속 자는척을 했더니 이번에는 더 세게 어깨를 두드렸고 목소리를 내에 나를 불렀다.</div> <div><br></div> <div>그러나 이번에도 나는 일어날 수 없었다.</div> <div><br></div> <div>목소리는 다름아닌 세희의 목소리였기 때문이다.</div> <div><br></div> <div>무슨말을 하려고 나를 건드렸을까?</div> <div><br></div> <div>혹시 어제 쳐다봐서 재수없으니 꺼져달라는 것일까?</div> <div><br></div> <div>온갖 잡생각이 머리속을 어지럽혔다.</div> <div><br></div> <div>-톡톡</div> <div><br></div> <div>다시 세희가 내 어깨를 두드렸다.</div> <div><br></div> <div>나는 더이상 모른척하지 못하고 고개를 슬쩍 들었다.</div> <div><br></div> <div>고개를 들어 세희의 얼굴을 확인하니 나는 또 가슴이 쿵쾅거리며 빠르게 뛰는 것을 느꼈다.</div> <div><br></div> <div>얼굴이 달아오르는 느낌이 들다 나는 다시 고개를 푹 숙이고 물어보았다.</div> <div><br></div> <div>"어,으, 왜?"</div> <div><br></div> <div>너무 당황해서인지 말이 잘 나오지 않아서 버벅대고 말았다.</div> <div><br></div> <div>간단히 왜라는 한마디도 제대로 못말하는 내 스스로가 병신같이 느껴져서 나는 더욱 침울해졌다.</div> <div><br></div> <div>그때 세희의 목소리가 내 기분은 날아갈 듯이 만들어주었다.</div> <div><br></div> <div>"저기 어제 교수님께서 중요한 과제를 내주셨는데...못들었을까봐 알려주려고"</div> <div><br></div> <div>세희는 생긋 웃으며 그렇게 말했다.</div> <div><br></div> <div>나같은 병신을 위해서 세희는 그 고운 손으로 더러운 내 어깨를 건드렸던 것이었다.</div> <div><br></div> <div>역시 세희는 얼굴만이 아니라 마음씨도 예쁘다.</div> <div><br></div> <div>"고,고마워"</div> <div><br></div> <div>"아냐 동기끼리 챙겨야지! 그리고 앞으로 너도 모임에도 나오고 친하게 지내자"</div> <div><br></div> <div>세희는 과제 프린트를 챙겨준 것도 모자라서 나에게 친하게 지내자고까지 말해주었다.</div> <div><br></div> <div>나는 그러한 관심에 몸둘바를 몰랐고 기분은 날아갈 것만 같았다.</div> <div><br></div> <div>여신께서 나를 챙겨준다는 생각이 들자 마음속이 뿌듯함이 가득 차오르는 기분이었다.</div> <div><br></div> <div>거기에 세희는 내 전화번호를 물어보며 자신의 전화번호까지 알려주었다.</div> <div><br></div> <div>나는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사람이 된 것같은 기분이 들었다.</div> <div><br></div> <div>세희가 전화번호를 알려주다니!!</div> <div><br></div> <div>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았다.</div> <div><br></div> <div>세희는 나에게 전화번호를 알려주며 연락하고 지내자는 말을 하고는 조금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div> <div><br></div> <div>곧 다른 학생들이 들어와 자리를 하나씩 채웠고 곧 세희의 주변은 다시 세희를 좋아하는 남학생들과 세희와 친한 여학생들이 벌떼처럼 몰려 시끌시끌한 분위기를 만들었다.</div> <div><br></div> <div>나는 그러한 광경을 보며 아직도 가라앉지 않는 흥분감에 젖어들었다.</div> <div><br></div> <div>시간이 조금 더 지나자 교수님이 들어오고 수업이 시작되었다.</div> <div><br></div> <div>나는 또 세희를 훔쳐보며 마음속에 행복을 더했다.</div> <div><br></div> <div>교수님이 무슨 말을 하더라도 내 귀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고 오로지 세희만이 내 세상에 가득하게 들어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수업이 끝나고 나는 또 혼자서 짐을 챙겨 집으로 향했다.</div> <div><br></div> <div>오늘은 세희에게 인사를 하고 싶었으나 세희를 둘러싼 구름과도 같은 사람들의 무리를 보자 자신감이 없어져서 그냥 나와버렸다.</div> <div><br></div> <div>대신 집에 가는길에 세희에게 짧은 문자를 보냈다.</div> <div><br></div> <div><br></div> <div>-세희야 오늘 고마웠어 </div> <div><br></div> <div>문자를 보내고 나는 내가 세희에게 문자를 보냈다는 사실에 가슴이 떨려 또다시 흥분이 되었다.</div> <div><br></div> <div>-지잉</div> <div><br></div> <div>문자를 보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핸드폰이 울렸다.</div> <div><br></div> <div>-아냐 당연한 건데 뭘~</div> <div><br></div> <div>답장...세희에게서 답장이 왔다!!</div> <div><br></div> <div>나는 세희에게서 온 답장을 받는 순간 또한번 강렬한 쾌감과 흥분을 느꼈다.</div> <div><br></div> <div>그렇다 이제 나는 세희와 더 가까운 사이가 된 것이다.</div> <div><br></div> <div>물론 아직까지도 여신인 세희와 나의 거리는 멀지만 한발자국이라도 더 가까워 진 것이다!</div> <div><br></div> <div>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나는 세희와 데이트를 하는 상상을 하며 집으로 돌아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 이후로 의외로 세희는 적극적으로 나에게 문자를 보내왔고 나는 세희와 문자상으로 매우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게 되었다.</div> <div><br></div> <div>세희 : </div> <div> 자?</div> <div>오전 12:01</div> <div><br></div> <div> : </div> <div> 아니 아직 안자 너는 왜 안자?</div> <div>오전 12:01</div> <div><br></div> <div>세희 : </div> <div> 그냥..ㅋㅋㅋ요새 학교 좀 별로야</div> <div>오전 12:03</div> <div><br></div> <div> :</div> <div> 왜?? 너는 인기도 많고 재밌을거 같은데??</div> <div>오전 12:04</div> <div><br></div> <div>세희 : </div> <div> 너무 힘들어 걔들 너무 귀찮아ㅠㅠ</div> <div>오전12:10</div> <div><br></div> <div> : </div> <div> 힘내!! 그래도 나는 주목받는 니가 부러운걸...</div> <div>오전12:10</div> <div><br></div> <div>세희 : </div> <div> 정말??ㅎㅎ 이제 자야겠다 내일봐</div> <div>오전12:12</div> <div><br></div> <div> :</div> <div> 응!! 잘자!</div> <div>오전12:12</div> <div><br></div> <div>나는 항상 세희의 문자가 오기를 기다렸고 세희에게 문자가 오면 칼같이 빠르고 정확하게 답장을 보내며 세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했다.</div> <div><br></div> <div>세희의 답장이 늦어지거나 하는 날에는 잠도 제대로 잘 수 없었으나 그러한 기다림도 나에게는 즐거운 기다림이었다.</div> <div><br></div> <div>이전과 다르게 나는 세희와 문자를 주고받으면서 여신과도 같던 세희가 점점 나와 가까워지는 기분이 들어 매우 좋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세희와 연락을 하고 지낸지 한달이 지나자 나는 이제 세희와 완전히 가까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div> <div><br></div> <div>물론 학교에서는 모르는 사람처럼 지내긴 하지만 나는 문자를 통해서 세희와 소통하고 세희의 고민을 들으며 세희의 비밀을 알게 되었다.</div> <div><br></div> <div>세희는 학교에서 자신의 주위로 몰려드는 사람들이 부담스럽다고 했으며 가식적으로 그들을 대하는 것이 상당히 불편하고 메스껍다고 말했다.</div> <div><br></div> <div>그러면서 나에게 니가 있어 큰 힘이된다고 말해주었는데 나는 그 이후로 세희의 곁에 몰려드는 사람들이 안쓰러웠다.</div> <div><br></div> <div>세희가 웃으며 상대해 주지만 정작 그들은 세희의 진정한 마음을 모르는 쭉정이들이다.</div> <div><br></div> <div>오로지 나만이 세희와 진정한 마음을 나누는 친구이고 저들은 학교내에서 인맥을 위한 가짜들이다라는 생각에 나는 그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그들과 다른 나에대한 자부심이 들었다.</div> <div><br></div> <div>나는 나와 세희 둘만의 비밀에서 오는 달콤한 감정에 매일매일 행복을 느꼈다.</div> <div><br></div> <div>이전의 생활과는 명확히 다른 인생을 사는 것과 같이 느껴졌다.</div> <div><br></div> <div>수업이 시작되고 세희 주위의 사람들은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div> <div><br></div> <div>나는 또 세희의 옆모습을 바라보며 황홀감에 젖어들었다.</div> <div><br></div> <div>-지잉</div> <div><br></div> <div>바지에 넣어두었던 핸드폰에서 진동이 느껴졌다.</div> <div><br></div> <div>나는 잠시 세희의 옆얼굴에서 시선을 떼 핸드폰을 확인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세희 : </div> <div> 우리 수업 끝나고 같이 저녁먹을래?</div> <div><br></div> <div>세희에게서 온 문자는 나를 또다시 행복한 충격에 빠트렸다.</div> <div><br></div> <div>나는 떨리는 손으로 한자한자 조심스럽게 문자를 입력하여 전송했다.</div> <div><br></div> <div> :</div> <div> 나야 좋지!! 어디서 먹을건데?</div> <div><br></div> <div><br></div> <div>세희 :</div> <div> 음 학교 근처는 아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조금 멀리로 가자! 우리 집 근처에 맛있는 곳이 있어!</div> <div><br></div> <div><br></div> <div>세희의 집 근처라... 잘하면 세희가 사는 집이 어떤 곳인지 구경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div> <div><br></div> <div>과연 세희는 어떤 집에 살까? 여신같은 세희와 어울리는 집이려면 으리으리하고 멋진 성같은 집일 것이다.</div> <div><br></div> <div>나는 그러한 상상을 하며 세희에게 답장을 보냈다.</div> <div><br></div> <div> :</div> <div> 좋아 거기로 가자!</div> <div><br></div> <div>세희 : </div> <div> 음 그럼 수업끝나고 6시 쯤 학교 후문에서 보자!</div> <div><br></div> <div> :</div> <div> 응!!</div> <div><br></div> <div>그때부터 수업이 끝날때까지 나는 행복감에 젖어서 세희와 사귀는 상상을 했다.</div> <div><br></div> <div>함께 밥을 먹고 술을 먹고 세희의 집에 바래다주고 함께 밤을 보내고....</div> <div><br></div> <div>상상만으로도 하체에 피가 쏠렸다.</div> <div><br></div> <div>평소보다 길게 느껴진 수업시간이 끝나고 집에 돌아가 멋을 내고 6시에 시간을 맞추어 후문으로 향했다.</div> <div><br></div> <div>후문에 도착해 시간을 확인하니 5시 58분이었다.</div> <div><br></div> <div>나는 세희가 나타나기를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렸다.</div> <div><br></div> <div>6시가 조금 넘어서야 세희가 나타났다.</div> <div><br></div> <div>세희는 미안함이 가득한 얼굴로 따라붙는 친구들을 떨쳐내고 오느라 늦었다며 사과를 했다.</div> <div><br></div> <div>그러나 그런 사소한 것은 신경쓰지 않았다.</div> <div><br></div> <div>나에게는 오직 여신 같은 세희가 옆에 있다는 사실과 그러한 여신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는 남자가 바로 나라는 사실만이 머리속에 가득했기 때문이었다. </div> <div><br></div> <div>세희와 나는 택시를 잡아타고 세희의 자취방이 있는 신림동으로 자리를 옮겼다.</div> <div><br></div> <div>신림동에 온 세희와 나는 분위기가 괜찮은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를 할 수 있었다.</div> <div><br></div> <div>태어나서 처음으로 와보는 고급 레스토랑이었고 가격이 조금 부담이 되었으나 여신을 위해서는 전혀 아깝지 않았다.</div> <div><br></div> <div>레스토랑의 음식은 꽤 맛있었으나 나는 세희와 함께 마주앉아서 식사를 하고있다는 사실에 음식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고 식사를 했다.</div> <div><br></div> <div>식사중에는 평소에 문자로 나누던 이야기와 비슷한 패턴의 대화가 오고갔다.</div> <div><br></div> <div>늘상 비슷하게 세희가 푸념을 늘어놓으면 나는 그냥 맞장구를 치거나 하는 둥의 대화였다.</div> <div><br></div> <div>사실 세희가 무슨 고민은 하는지는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div> <div><br></div> <div>나는 그저 맞장구를 치며 무조건 세희의 편을 들어주면서 세희의 얼굴을 감상하기에 바빴다.</div> <div><br></div> <div>너무나도 예쁘다.</div> <div><br></div> <div>세희는 정말로 여신이 틀림없었다.</div> <div><br></div> <div>식사를 끝내고 세희를 원룸까지 바래다 주면서 감히 여신을 대상으로 불손한 생각이 고개를 들기도 했으나 세희에게 미움을 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자 나는 곧 추악한 망상을 지워버렸다.</div> <div><br></div> <div>그럼에도 세희를 바라보면 나도모르게 하체에 피가 쏠리고는 했다.</div> <div><br></div> <div>세희의 집 앞에 도착하자 세희가 웃으면서 내가 상상도 못할 제안을 했다.</div> <div><br></div> <div>"라면먹고갈래?"</div> <div><br></div> <div>세희의 그 말에 나는 가슴이 터질듯이 뛰는 것을 느꼈다.</div> <div><br></div> <div>머리속에 세희의 제안이 구름이 되어 뇌를 흐리게 만들었고 나는 멍청하게 고개를 끄덕거렸다.</div> <div><br></div> <div>내 마음속의 한쪽 편에서는 세희를 지켜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세희의 영역에 들어가고자 하는 욕망을 누를 수 없었다.</div> <div><br></div> <div>나는 떨리는 가슴을 안고서 세희의 보금자리로 들어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세희의 원룸은 아주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다.</div> <div><br></div> <div>소녀풍의 핑크빛 벽지에 고풍스러운 화장대를 보니 과연 여신이 사는 거처는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div> <div><br></div> <div>세희는 아름다운 선율의 음악을 틀었다.</div> <div><br></div> <div>무슨 음악인지는 모르겠으나 아주 듣기 좋은 소리였다.</div> <div><br></div> <div>세희의 방안은 훑어 보며 음악을 듣던 나는 갑작스럽게 다가온 세희의 얼굴에 당황했다.</div> <div><br></div> <div>"여기까지 온 건 니가 처음이야"</div> <div><br></div> <div>세희는 얼굴을 조금더 내밀어 내 귀에 대고 달콤하게 속삭였다.</div> <div><br></div> <div>나는 그 말을 듣고 진정을 할 수 없었다.</div> <div><br></div> <div>심장을 전력질주를 하고난 다음의 상태와 같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고 얼굴에는 화끈하게 열기가 느껴지며 달아올랐다.</div> <div><br></div> <div>그리고 세희가 옷을 한겹씩 벗기 시작하자 하체에는 피가 급격히 쏠리며 나의 분신이 거칠게 일어섰다.</div> <div><br></div> <div>"세,세희야?"</div> <div><br></div> <div>세희가 모든 옷을 벗고 깨끗한 나신이 되자 나는 그 눈부신 육체를 바라보며 세희의 이름을 불렀다.</div> <div><br></div> <div>심혈을 기울여 조각한 듯한 완벽한 턱선에서 이어지는 매끈하고 긴 목을 지나 봉긋하게 솟은 너무 작지도 크지도 않은 크기의 가슴과 잘록한 허리와 대비되어 탄력있어보이는 엉덩이와 허벅지 매끈하게 뻗은 다리 그리고 이 모든 매력적인 몸을 두르고 있는 하얀 피부가 자극적으로 다가왔다.</div> <div><br></div> <div>"들어와"</div> <div><br></div> <div>세희의 말에 나는 간신히 잡고 있던 이성의 끈을 놓아버렸다.</div> <div><br></div> <div>나는 원래도 추악한 외모처럼 거친 짐승과도 같이 세희에게 달려들었고 나의 분신은 세희의 안으로 들어갔다.</div> <div><br></div> <div>손으로 스스로를 위로하던 감각과는 확연히 다른 강렬한 쾌락이 척추를 타고 흐르며 온몸에 전율을 선사했다.</div> <div><br></div> <div>나는 미친사람처럼 허리를 경련하듯이 빠르게 들썩이며 세희의 육체를 탐했다.</div> <div><br></div> <div>"아!"</div> <div><br></div> <div>열기가 살짝 오른 세희의 얼굴이 그리고 세희의 목소리가 나를 더욱더 부추켰고 나는 내 분신은 하늘을 찌를 기세로 끝을 모르고 부풀었다.</div> <div><br></div> <div>도저히 멈출수가 없었다.</div> <div><br></div> <div>이 행위가 주는 쾌락에 마비된채 다른 행동은 전혀 할 수가 없었다.</div> <div><br></div> <div>나는 몇번이고 불출하고 또 분출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흘러나오는 아름다운 선율의 음악에 맞추어 나는 몸을 계속 움직인다.</div> <div><br></div> <div>격렬하게 움직이는 와중에 문득 세희의 화장대에 비춰진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div> <div><br></div> <div>거울에 비치는 것은 미친놈처럼 허공에 발작을 하는 나의 모습이었다.</div> <div><br></div> <div>그런데 그 모습이 이상하다.</div> <div><br></div> <div>마치 미이라처럼 말라버린 모습이 비춰지고 있었다.</div> <div><br></div> <div>거울 속의 어디에도 세희의 모습은 비춰지지 않았다.</div> <div><br></div> <div>나는 계속하여 허리를 움직이며 내 밑에서 신음을 흘리는 세희를 바라보았다.</div> <div><br></div> <div>매우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div> <div><br></div> <div>그러나 그것은 상체만의 이야기였다.</div> <div><br></div> <div>세희의 하반신은 어느새 깃털로 뒤덮힌 새의 모습이었다.</div> <div><br></div> <div>아름다운 선율의 음악이 갑자기 뚝 끊겼다.</div> <div><br></div> <div>태양에 매료되어 하늘 높이 올라가던 이카루스가 비참하게 추락했듯 나 역시 여신에게 너무 가까이 다가간 죄로 심판을 받았다.</div> <div><br></div> <div>음악이 꺼짐과 동시에 내 의식도 끝을 모르는 깊은 어둠속으로 추락해버렸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음악이 끊기자 세희는 조용히 자신의 위에 힘을 잃고 쓰러진 미이라같은 시체를 걷어냈다.</div> <div><br></div> <div>"그동안 고마웠어....그리고 저녁 참 잘 먹었어"</div> <div><br></div> <div>세희는 시체에게 진심을 담아 고마움을 전하고는 시체를 바닥에 남겨둔채 화장실에 들어가 몸을 씻는다.</div> <div><br></div> <div>홀로 침대에 남겨진 미이라와도 같은 시체의 눈에는 정체를 알수없는 물이 고여있었다.</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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