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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69051
    작성자 : 왕양명
    추천 : 20
    조회수 : 5338
    IP : 121.131.***.145
    댓글 : 13개
    등록시간 : 2014/06/18 15:59:13
    http://todayhumor.com/?panic_69051 모바일
    소개팅
    <div>"야 욱아 너 소개팅 해볼래?"</div> <div><br></div> <div>군을 제대를 하고나서 복학을 하자 내 일상은 학교와 집의 반복이었다.</div> <div><br></div> <div>동갑내기 여자아이들은 이미 졸업반으로 취업하기에 바빴고 조금이라도 정신이 깨어있는 녀석들은 정신차리고 공부에 매진했다.</div> <div><br></div> <div>그러한 주위의 분위기에 나 역시 영향을 받아 그들과 함께 스터디를 만들어 공부하기 시작했었다.</div> <div><br></div> <div>사실 나는 여자친구도 만들고 싶었고 미래를 위해 열심히 달려나아가기 보다는 아직 술을 먹고 떠들며 대학의 낭만을 즐기고 싶었다.</div> <div><br></div> <div>그러나 인간은 환경에 의해 좌우되는 동물이라던가? 친구들의 면학분위기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div> <div><br></div> <div>그렇게 특별한 사건 없이 지나가던 1학기의 끝무렵 나는 친구에게 달콤한 제안을 받게 된 것이었다.</div> <div><br></div> <div>"야! 할거야 말거야?! 소개팅"</div> <div><br></div> <div>막상 공부 외에 다른 대학 생활의 길을 친구가 제시해 주었으나 나는 선뜻 그 제안은 받아들이기 힘들었다.</div> <div><br></div> <div>그동안 공부만 해 왔던 탓인지 새롭게 여성을 만난다는 것이 조금은 두렵기도했고 주머니 사정이나 하던 공부들이 생각나 고민이 되었다.</div> <div><br></div> <div>"음...?"</div> <div><br></div> <div>내가 뜸을 들이며 고민을 하는 듯 보이자 친구놈은 얼굴을 바짝 들이밀며 장사하는 톤으로 말했다.</div> <div><br></div> <div>"자! 날이면 날마다 오지 않는다 빨리 물어!"</div> <div><br></div> <div>그러한 친구의 태도에 나는 피식 웃으며 소개팅에 나가겠다고 답변을 주었다.</div> <div><br></div> <div>"야 알았으니까, 사진이나 좀 줘봐"</div> <div><br></div> <div>친구는 핸드폰을 꺼내어 한 여자의 사진을 보여주었다.</div> <div><br></div> <div>긴 생머리에 하얀 피부 그리고 깨끗한 치아를 드러낸 채 환하게 웃고있는 여대생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div> <div><br></div> <div>"괜찮지?"</div> <div><br></div> <div>친구는 보라는 듯 의기양양하게 씨익 웃으며 내 반응을 살폈다.</div> <div><br></div> <div>내 이상형이라고 할 수는 없었지만 제법 귀엽고 예쁘장한 모습에 사실 나도 그렇게 싫지는 않았고 그동안 메말랐으리라 생각했던 가슴에 한줄기 설레임이 자리잡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응 예쁘다... 근데 이 여자분은 내 정보를 알아?"</div> <div><br></div> <div>내 물음에 친구는 정곡을 찔린 듯이 주춤하면서 대답했다.</div> <div><br></div> <div>"어,아직 니 얘기는 안했고 그냥 내 여자친구가 친구중에 소개팅 원하는 애가 있대서...니 생각이 나더라고"</div> <div><br></div> <div>결국 친구의 말에 의하면 소개받을 여성분은 딱히 나를 원한 것은 아니었고 나는 내 사진과 정보를 주어 그녀의 허락을 기다려야 하는 신세였던 것이다.</div> <div><br></div> <div>"에라이! 너 같으면 저런 귀여운 여자가 나같은 난쟁이에 평범한 안경잽이랑 사귀어 주겠냐?"</div> <div><br></div> <div>나는 조금 역정을 내며 친구에게 다그쳤으나 친구는 아니라며 나를 은근히 비행기 띄워주며 여자친구에게 문자를 보내겠다고 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조금 뒤 친구의 여자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div> <div><br></div> <div>"뭐래냐?"</div> <div><br></div> <div>"키는 상관 없고 사진 좀 보내 달라는데?"</div> <div><br></div> <div>절반쯤은 성공인건가? 하는 생각을 하며 나는 그자리에서 최대한 멋져보이게 셀카를 찍어 전송해 주었다.</div> <div><br></div> <div>사진을 보내고 한동안 답장이 없었고 그 때문에 나는 한참을 후회했다.</div> <div><br></div> <div>"아...그냥 하지 말걸 괜히 까이면 기분 나쁠텐데"</div> <div><br></div> <div>내 자신감 없는 태도가 불만이었는지 친구가 어깨를 두드리며 강하게 말했다.</div> <div><br></div> <div>"임마! 니가 어때서 키 작아도 너정도면 인물을 훤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는데 뭐가 꿀리냐? 자신감 가져!"</div> <div><br></div> <div>그리고 얼마 후 친구에게 소개팅의 성사 여부를 결정하는 답변이 전달되었다.</div> <div><br></div> <div>"오! 콜했다."</div> <div><br></div> <div>"정말?!"</div> <div><br></div> <div>솔직히 믿기지 않았다. 복학생 아저씨에다 키도 작고 그다지 잘 난 구석이 없는 나를 뭘보고 소개팅을 하겠다고 나선 것이었는지 조금 얼떨떨한 기분이 들었다.</div> <div><br></div> <div>"잘해봐라! 잘되면 술사고"</div> <div><br></div> <div>친구는 으스대면서 나에게 소개받을 여자에 대한 전화번호와 조금의 신상을 보내주었다.</div> <div><br></div> <div>아직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일을 이미 끝난 것처럼 확신하면서 생색을 내는 친구의 모습이 기가막혔으나 어쨌든 이러한 기회를 준 친구였기에 나는 별다른 말 없이 녀석의 생색을 받아주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그날 밤 집에서 나는 그녀에게 연락을 취해보았다.</div> <div><br></div> <div>-저 안녕하세요 이번에 소개받은 욱 입니다 반가워요^^</div> <div><br></div> <div>-아, 반갑습니다 ㅎㅎ</div> <div><br></div> <div>우리는 서로 카톡으로 인사를 하고 이것 저것 이야기 하다가 우리는 시험이 끝나고 주말에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다. </div> <div><br></div> <div><br></div> <div>주말까지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잘 모를 정도로 나는 긴장을 하며 주말을 기다렸다.</div> <div><br></div> <div>약속 당일 나는 옷장 속에서 가장 세련되고 깔끔한 스타일로 차려입고 약속 장소인 레스토랑으로 향했다.</div> <div><br></div> <div>그런데 집을 나서서 지하철을 타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아...하필 오늘 비가오냐"</div> <div><br></div> <div>갑자기 비를 쏟아내는 하늘이 원망스러웠지만 식당은 이미 예약이 되어있는 상태였고 나 역시 만반의 준비를 하고 나온 상태로 약속을 취소하기에도 조금 에매한 상황이었다.</div> <div><br></div> <div>지하철에서 한참을 고민하고 있는데 바지 속에서 진동이 느껴졌다.</div> <div><br></div> <div>부르르르</div> <div><br></div> <div>핸드폰을 꺼내 보니 소개팅 녀에서서 카톡이 몇 통 와 있었다.</div> <div><br></div> <div>-저 죄송해요ㅠㅠ 비가 와서 조금 늦을거 같아요....</div> <div><br></div> <div>-최대한 빨리 갈게요 ㅠㅠ 미안해요ㅠㅠ</div> <div><br></div> <div>-ㅜㅜ</div> <div><br></div> <div>약속에 조금 늦을지도 모른다는 내용의 문자였으나 비 때문이라는데 뭐라할 이유도 없었고 나 역시 꽤 고민했었기 때문에 그다지 신경쓰지 않고 답장해 주었다.</div> <div><br></div> <div>-괜찮아요 길 조심해서 천천히 오세요</div> <div><br></div> <div>-넵ㅠㅠ</div> <div><br></div> <div>지하철에서 내린 나는 지하상가에서 큰 우산을 하나 사서 쓰고 예약된 레스토랑으로 들어섰다.</div> <div><br></div> <div>예약 확인을 마치고 예약된 자리로 가자 나보다 먼서 소개받기로 한 여자분이 와서 앉아있었다.</div> <div><br></div> <div>"어, 죄송합니다 늦으실거 같다더니 저보다 먼저오셨네요"</div> <div><br></div> <div>당황한 나는 재빨리 사과를 하며 맞은 편에 앉았고 그녀는 핸드폰을 보고있던 고개를 들어 나와 시선을 마주했다.</div> <div><br></div> <div>그런데 조금 이상했다.</div> <div><br></div> <div>소개받기로 했던 여자분과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다른 느낌으로 괴리감이 느껴지는 얼굴이었다.</div> <div><br></div> <div>'뭐야 뽀샵빨이었나... 이렇게 안생겼던거 같은데'</div> <div><br></div> <div>나는 천천히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살펴보았다.</div> <div><br></div> <div>긴 생머리에 하얀 피부...그런데 지나치게 우유빛으로 건강한 색채가 아닌 화장실의 흰색 페인트처럼 메마르고 생기 없는 톤의 흰 피부였다.</div> <div><br></div> <div>사진에서 처럼 동그랗고 큰 눈을 가졌으나 뭔가 흐릿하고 초점이 없는 눈동자를 보자 나는 조금 섬뜩한 느낌이 들었다.</div> <div><br></div> <div>무엇보다도 깨끗한 치아를 드러낸 채 환하게 웃고있던 사진속의 인상과는 다르게 눈 앞에 앉아 있는 그녀는 입을 꾹 다문채 무표정하게 나는 응시했다.</div> <div><br></div> <div>아마도 자신보다 내가 늦게 도착해서 화가 난 듯 보였으나 나는 정시에 도착한 것이었기 때문에 조금은 억울하다는 생각도 들었으나 소개팅을 이제와서 망칠 이유는 되지 않았다.</div> <div><br></div> <div>그래서 나는 다시 한번 더 정중하게 사과를 했다.</div> <div><br></div> <div>"제가 좀 더 빨리 왔어야 했는데...정말 미안합니다"</div> <div><br></div> <div>그러자 그녀는 한 쪽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듯 슬쩍 웃었다.</div> <div><br></div> <div>상당히 기분이 나빴으나 나는 애써 기분을 감추며 주제를 돌렸다.</div> <div><br></div> <div>"참 배고프실텐데 뭐 드실래요? 이 집은 크림파스타가 맛이 좋다고 하던데"</div> <div><br></div> <div>나는 웃으며 식사메뉴에 대한 질문을 던졌지만 그녀는 계속 조소를 지은 채로 대꾸없이 나를 보았다.</div> <div><br></div> <div>그 비웃는 듯한 미소를 품은 여자는 과연 사진속에서 그렇게 밝게 웃던 여자와 동일 인물인지 의심이 들 정도로 괴리감이 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div> <div><br></div> <div>침묵속에서 당황하던 나는 다시 바지 속에서 떨리는 핸드폰을 느꼈다.</div> <div><br></div> <div>핸드폰을 꺼내자 전화가 오고 있었다.</div> <div><br></div> <div>나는 앞에 앉은 소개팅녀에게 양해를 구하고 전화를 받았다.</div> <div><br></div> <div>발신자의 이름은 소개팅녀라고 떠 있었다.</div> <div><br></div> <div>순간 의아한 마음으로 전화를 받자 소개팅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div> <div><br></div> <div>"여,여보세요?"</div> <div><br></div> <div>"저 욱씨 죄송해요...지금 어디신가요? 역에서 내렸는데 레스토랑을 못 찾겠네요"</div> <div><br></div> <div>순간 나는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한 충격이 들었다.</div> <div><br></div> <div>"여보세요? 욱이씨? 여보세요?"</div> <div><br></div> <div>시선을 돌려 다시 앞 쪽을 바라보자 나머지 입꼬리를 귀까지 올린 채 마치 상어의 이빨같은 치아를 드러내고 환하게 웃고있는 여자가 눈에 들어왔다.</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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