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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68357
    작성자 : 왕양명
    추천 : 6
    조회수 : 1565
    IP : 211.36.***.179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4/05/29 02:22:59
    http://todayhumor.com/?panic_68357 모바일
    화장실
    막상 다음주로 시험이 다가오자 위기감을 느낀 나는 학교의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기로 결심했다.

    학교의 열람실은 총 10군데로 그중 내가 공부하는 열람실은 450 명가까이 수용이 가능했으며 시험기간에는 24시간 개방하여 공부하기에 꽤나 좋은 환경이었다.

    게다가 워낙 넓고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은 편이라 더위를 많이 타고 주의가 산만한 나에게는 최적의 장소였다. 

    나는 수능 이후로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하여 지금까지 밀린 공부를 했고 졸음이 온다 싶으면 밖으로 나가 바람을 조금 쐬며 커피를 먹어 스스로 잠을 깨우고 졸음이 가시면 다시 들어가 책을 보았다.

    2시가 조금 넘었을때 나는 커피를 많이 먹은 탓인지 속이 부글부글 끓는것을 느꼈고 화장실을 가기위해 일어섰다.

    화장실로 가는 도중 슬쩍 둘러보니 그 넓은 도서관에 남은 사람은 나밖에 없는듯 휑하였다. 나는 조금의 우월감과 만족감을 느꼈다. 그러나 동시에 이 도서관에 혼자있다는 생각을 하자 조금은 무서워졌다.

    그러나 무서움도 잠시였고 나는 배속에서 밖으로 나가고자 아우성을 치는 대장의 친구들의 난동에 식은땀을 흘리며 화장실로 달렸다.

    도서관에는 분명 나 혼자밖에 없었으나 이상하게도 화장실의 변기칸은 모두 사용중으로 닫혀있었고 한군데는 고장이라고 적힌 종이가 붙어있었다.

    나는 다른층의 화장실을 가야한다고 생각했으나 금방이라도 터져나올듯한 느낌이 들어서 고장이라고 종이가 붙은 칸에 들어가 바지를 내렸다.

    나는 터지듯 쏟아져 나오는 내 안의 친구들을 느끼며 해방감에 큰 쾌감을 느꼈다. 그러나 그 쾌감은 오래가지 못했다.

    고장칸이라 그런지 휴지가 없었던 탓이다. 나는 잠시 난감함을 느꼈으나 양 옆칸이 모두 사용중이었던 것을 생각해 내고는 소리를 내어 도움을 구했다.

    "저기요 휴지좀 얻을 수 있을까요?"

    그러나 대답은 커녕 양 옆 칸에서는 그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저기요..."

    내가 다시 한번 입을 열어 이야기를 꺼내는 도중 양옆칸에서 동시에 밑의 틈으로 휴지를 넣어주었다.

    "감사합니다"

    인사를 하고 휴지를 받아가려던 나는 몸이 살짝 굳어지는 것을 느꼈다.

    어...여기는 남자화장실일텐데?

    분면 남자화장실이었는데 틈으로 들어온 손은 붉은 매니큐어를 칠한 가늘고 긴 손가락이 있는 손이었다. 그리고 더욱 나를 당황하게 만든것은 내 왼쪽에서 왼손이 나왔다는 것이었다.

    분명 내 왼쪽 사람은 틈으로 휴지를 보낼 때 오른손이 나와야 자연스러울 터였으나 왼손이 나온 것이었다. 

    나는 두려움을 느끼며 내 오른쪽 밑틈으로 들어온 손을 확인하고는 다시 놀랐다. 

    왼쪽과 마찬가지로 붉은색 매니큐어를 칠한 오른손이 튀어 나와있었다.

    나는 온몸의 털이 삐쭉 곤두서는 것을 느꼈다. 마치 무언가가 위쪽에서 세게 들숨을 들이쉬는 것처럼 온몸의 털이 천장쪽을 향해 솟았다.

    이성은 나에게 고개를 들면 무언가 있을 것이라고 고개를 들지 말아야한다고 생각하게 만들었으나 나는 본능적으로 아니 무언가에 이끌리듯 천장을 올려다보고야 말았다. 

    천장에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여자가 비정상적으로긴 팔을 내 양 옆쪽 칸에 내려트린채로 매달려 있었다.

    그리고 그 여자는 입을 오므리고 힘차게 공기를 빨아들이고 있었다. 

    마치 나를 빨아들이려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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