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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68350
    작성자 : 왕양명
    추천 : 4
    조회수 : 913
    IP : 121.131.***.145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4/05/28 23:59:03
    http://todayhumor.com/?panic_68350 모바일
    선물
    또 나는 그에게 거절 당했다.

    그는 내가 정성스럽게 준비한 선물을 거절했다. 또한 나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었다. 

    그의 사랑스러운 입술이 벌어지며 나온 말이 사랑의 밀어라면 소원이 없을 텐데 그는 절대로 그런 말을 내게 들려주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얼굴을 붉히며 내게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대부분 욕설이 섞인 폭언으로 내 가슴에 큰 멍을 만드는 말들을 서슴없이 내뱉었다.

    나는 그에게 거절당하고 욕설을 듣지만 그가 밉지 않다. 

    그는 나의 전부이고 내 삶의 이유이니까... 나는 그가 땅바닥에 던져버린 나의 선물을 주섬주섬 주워 담으며 생각했다. 

    아마 나의 사랑이 아직 부족한 것이라고.... 내가 더 큰 사랑을 보여주면 언젠가는 반드시 그도 날 알아주고 날 사랑해 줄 것이라고

    나는 내 방에 돌아와 다시 그에게 줄 선물을 정성스럽게 준비했다.

    그는 꽤 까다로운 성격이니까 이번에도 거절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더욱 열심히 준비했다. 

    그에게 줄 선물을 준비하다 나는 손이 다쳤지만 신경쓰지 않았다. 손에서 느껴지는 이 고통도 그의 거절보다 아프지는 않다. 

    그에게서 받을 사랑을 생각하면 이깟 고통쯤이야 우습게 참아 넘길수 있다.

    나는 이번에 준비한 선물을 예쁘게 포장하여 다시 그에게로 찾아갔다.

    이번에는 마음에 든 것일까?

    그는 잠시동안 내 선물을 받고는 아무 말 없이 바라보았다.

    나는 그런 그를 보며 살며시 미소를 지어주었다.

    -퉤-

    내 얼굴에 찝찝한 무언가가 날아왔다. 그가 이번엔 나에게 침을 뱉은 것이다. 나는 형언할 수 없는 수치심과 슬픔을 느꼈다.

    그럼에도 그의 얼굴을 보는 순간 나의 마음에 자라나는 모든 감정은 사라지고 오직 '사랑'이라는 이름의 감정만이 남는다.

    나는 그를 미워할 수 없다. 그가 이번에도 나를 욕하며 꺼지라고 소리를 질러대었으나 나는 괜찮다. 참을 수 있다. 왜냐하면 언젠가는 그도 날 사랑해 줄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정성과 사랑이 담긴 마음이 부족했을 것이다. 나는 그의 사랑을 받기 위해서 다시 어떤 고통이 찾아오더라도 참고 견딜 것이다. 나는 또 그의 선물을 준비하기 위해 방으로 돌아왔다.






    처음 이곳에 어떻게 도착했는지는 모르겠다. 친구들과 술에 취해서 여자들을 불러서 끼고 놀았던 것 까지는 기억이 났지만 그 이후로는 기억이 전혀 없었다. 일어나 보니 어딘가의 창고 혹은 지하실 같은 분위기의 곳에 목이 묶여 있었다.

    내가 정신이 들고 여기저기를 둘러보며 상황을 파악하려 애를 쓰고 있을 때 '그여자'가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그 여자'는 내 마지막 기억속에 나와 함께 술을 마시던 여자들의 무리중의 하나였다. 우리 쪽 일행은 '그 여자'를 폭탄으로 여겼고 어느정도 술을 먹여서 보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그 여자는 나를 멍하니 쳐다보았고 곧 입을 열었다.

    "사랑해요"

    대뜸 그녀가 처음 내뱉은 말이었다. 나는 당연히 무시했고 이곳이 어디냐 나를 풀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그녀의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고 오직 한가지만 나에게 물어왔다.

    "저 어때요?"

    나는 분노를 느끼고 그녀를 다그쳤다.

    "씨발 미친년아 장난질 치지말고 빨리 나를 풀어줘!"
    "사랑해요"
    "이 미친년이? 빨리 안풀어?"
    "사랑해요"
    ....

    대화는 계속 이런 식이었고 나는 지친채로 그녀에게 '사랑한다'라고 대답을 해 주었다. 그리고 그녀는 무척이나 기쁜듯 웃었다. 사람이 밝게 웃는데도 굉장히 섬뜩한 분위기를 풍기는 웃음이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진정한 공포가 시작되었다.

    그녀는 매일매일 선물이라며 무언가를 들고 찾아왔다. 그녀가 제일 처음 들고 온 '선물'은 바로 '손'이었다.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와 손목에 채워진 시계를 보니 분명 그것은 친구의 것이 분명했다.

    나는 그자리에서 충격에 빠진채 한참을 오열했고 그여자에게 분노에 차서 욕설과 폭언을 내뱉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웃었다. 그리고 그녀는 '선물'을 챙겨 다시 돌아갔고 나는 이후 지옥같은 그녀의 '선물'공세에 시달려야했다.

    내 친구들의 신체부위가 하나씩 '선물'이 되어 올 때 마다 나는 그녀에게 애원하고 윽박을 지르기도 했으나 그녀는 그저 항상 똑같이 웃고만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끔직한 화장을 하고 나타나기 시작했다. 머리를 언제 감은 것인지 산발하여 떡이진 채였고 대체 화장은 어떻게 배운 것인지 눈 주위는 온통 새까맣게 칠하고 립스틱은 귀까지 칠해 놓았다. 

    그러한 무시무시한 모습으로 그녀는 나를 직시하며 웃었다.

    그리고 그때부터는 더이상 선물이 없는지 그녀는 자신의 신체의 일부를 가져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손가락 그 다음에는 손목 이런식의 선물 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오늘 그녀는 최악의 선물을 가지고 나타났다.

    "내 사랑 선물이에요"

    나는 대답하지 않고 이번에는 이여자가 무슨 선물을 가지고 왔는지 두려움에 떨었다.

    그것은 '눈'이었다. 

    "으아아아악!!!!!"

    나는 미친듯이 소리질렀다. 그녀는 나를 보며 한쪽 남은 눈으로 밝게 웃었다.

    웃었다.

    매우 끔찍한 몰골으로.....

    "사랑해요"

    그녀가 얼굴을 들이밀어 내 귀에대고 속삭였다. 그리고 다시 짧게 덧붙였다.



    "이제 저에게도 선물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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