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나는 편집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한 달에 몇 번 정도 무척 바쁜 때가 있다.</div> <div><br></div> <div>그 탓에 피로가 쌓일 때, 매번은 아니지만 종종 오른쪽 윗 어금니 쪽 잇몸이 부어오를 때가 있다.</div> <div><br></div> <div>치과에 가도 치조농루 같은 건 아니고 잡균이 들어간 것 같다는 말 뿐이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런데 이렇게 잇몸이 부어오를 때는 종종 이상한 것이 보이곤 한다.</div> <div><br></div> <div>가장 많이 보이는 것은 일반적으로 아귀라고 불리는 것이다.</div> <div><br></div> <div>색은 검은데, 그것도 흑인 같이 새까만 것이 아니라 말린 물고기 같은 느낌으로 피부가 너덜너덜하게 늘어져 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키는 초등학교 1학년 아이 정도로, 머리카락은 그나마도 벗겨져서 거의 대머리나 다름없다.</div> <div><br></div> <div>옷은 입지 않았다.</div> <div><br></div> <div>다만 낮에 태양이 떠 있는 동안에는 보이지 않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조명 아래에서도 마찬가지다.</div> <div><br></div> <div>저녁부터 밤까지, 어둠 속에서 부자연스럽게 움직이는 것이 있다면 대개 아귀인 것이다.</div> <div><br></div> <div>예를 들면 어느날, 지하철 역에서 막차를 기다리고 있는데 벤치에서 머리를 움켜쥐고 있던 회사원이 갑자기 토를 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러자 벤치 아래에서 우르르 아귀들이 기어나와 그 토사물을 먹는 것이다.</div> <div><br></div> <div>하수구 속에 수많은 것들이 모여 있거나, 민가의 지붕 위를 달리고 있는 것도 있었다.</div> <div><br></div> <div>몇 번이고 사진을 찍어 봤지만, 한 번도 사진에 찍혀 나온 적은 없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추석날 시골 절로 성묘를 갔을 때 용기를 내서 주지 스님께 물어보았다.</div> <div><br></div> <div>일단 불교적으로 아귀에는 3가지 종류가 있다고 한다.</div> <div><br></div> <div>첫번째는 아무 것도 먹을 수 없는 최하급 아귀.</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두번째는 시체의 살이나 똥 같이 더러운 것만 먹을 수 있는 종류로, 토사물을 주워 삼키던 것들은 이것인 것 같다.</div> <div><br></div> <div>세번째로는 거의 뭐든지 먹을 수 있지만 먹어도 전혀 만족감이나 포만감이 없는 아귀.</div> <div><br></div> <div>주지 스님은 [어떤 것이 가장 괴로울까요?] 라고 말하고, [저로서는 도저히 가늠도 할 수 없습니다.] 라고 덧붙이셨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거기에 [아귀가 돌아다닐 때는 당신이 아귀를 본다는 걸 눈치 채지 않도록 하는 게 좋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것들은 언제나 성불이 되기만을 바라고 있어서 자신들이 보이는 사람이라면 도와줄 거라고 믿고 따라올지도 모릅니다. 조심하세요.] 라고 충고를 해 주셨다.</div> <div><br></div> <div>또한 어느 아귀라도 죽은 이에 대한 제사를 마친 후의 제사 음식은 먹을 수 있다며, [저희 절에서도 제사를 자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라고 말씀하셨다.</div> <div><br></div> <div>또 직업상 영능력자라는 사람들을 만날 때가 있는데, TV에 나온 적 있는 유명한 사람에게 이 이야기를 헀더니 그 사람은 언제나 아귀가 보인다는 것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아무리 그래도 살아 있는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일은 없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수가 증가하게 되면 우연히 만나게 된다고 한다.</div> <div><br></div> <div>그럴 때는 공양한 사탕을 던져준다고 한다.</div> <div><br></div> <div>그러면 아귀들이 사탕에 몰리니 그 틈에 빠져 나간다는 것이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영능력자의 말에 따르면 아귀는 이매망량 중에서도 사람에게 가까운 성질이 있어서 볼 수 있는 사람도 꽤 많다고 한다.</div> <div><br></div> <div>하지만 아귀보다 레벨이 높다고 할까, 더욱 무서운 것도 있어서, 그런 것들은 수행을 쌓지 않은 사람이 보면 미쳐버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div> <div><br></div> <div>[당신의 경우에는 피곤할 때 뿐이니까 그렇게 큰 일은 아닙니다. 다만 그런 것들은 부정한 곳에만 나타나니까 회사나 자기 집에서 보게 된다면 그건 큰 일이겠지요.]</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 이후로 잇몸이 부어오를 때는 방에 돌아와 불을 켜기 전에 낌새를 살피는 버릇이 생겼다.</div> <div><br></div> <div>다행히 아직까지 내 방에서 아귀를 본 적은 없다.</div> <div><br></div> <div>출처: <a target="_blank" href="https://vkepitaph.tistory.com/670?category=348476">https://vkepitaph.tistory.com/670?category=348476</a>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