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div> <div> </div> <div> </div> <div>저도 시 하나 올려볼까 합니다.</div> <div> </div> <div>정리안된 책들을 뒤지니까 나희덕 시인의 시집이 나오더라구요.</div> <div>오유 운영자이신 바보님께서도 참 좋아하시는 시인이라고 알고있는데 ㅎㅎㅎ </div> <div> </div> <div>요즘 제가 얼마나 무심한 사람 중 한명인가를 깨닫게 해준 시입니다.</div> <div> </div> <div> </div> <div><strong>구경꾼들이란</strong></div> <div> </div> <div> 나희덕</div> <div> </div> <div>구경꾼들이란 으레</div> <div>충혈된 눈을 지니고 있는 법이죠</div> <div>몸 속의 호기심이</div> <div>피를 타고 온통 눈으로 몰려드니까요</div> <div>특히 죽음에 대한 호기심은</div> <div>누구도 말릴 수 없는 것이어서</div> <div>모르그*는 언제나 성황이었다죠</div> <div>유리관 속에 진열된 죽음을</div> <div>줄을 서서 구경하면서</div> <div>담배를 피워물고 잡담을 즐기는 남자들,</div> <div>식물원의 화초처럼 즐기는 여자들,</div> <div>막대사탕을 빨며 들여다보는 아이들,</div> <div>조명 아래 누운 시체들도</div> <div>몰려드는 구경꾼들을 보며 웃고 있을 거예요</div> <div>어쩌면 유리관 속에서</div> <div>헤어진 옛 애인을 발견할 수도,</div> <div>길에서 잃어버린 아이를 발견할 수도,</div> <div>자신이 살해한 시체를 발견할 수도 있었겠지요</div> <div>그래도 모르는 척 지나며</div> <div>희미한 발자국만 남기고 흩어지는 사람들,</div> <div>그래도 구경꾼의 눈은</div> <div>아무 죄도 저지르지 않지요</div> <div>유리창 너머의 세계를 잠시 엿보았을 뿐</div> <div>별거 아니군, 하는 표정으로</div> <div>죽음의 극장 밖으로 걸어나왔을 뿐</div> <div> </div> <div> </div> <div>*19세기 프랑스 파리에 있던 시체전시장. 연간 100만명 이상의 사람들이</div> <div>방문했었다고 한다.</div> <div> </div> <div>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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