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참 오랜만에 글을 쓴다. 일상의 소중함을 만끽하고 살고 있었다. 물론 지금도 그러한 일상을 즐기고 있다. 지금 이 공간에는 나 혼자 있다.</div> <div> </div> <div>여자친구는 자신의 친구들과 함께 카페에서 수다삼매경일 것이다. 사실 혼자는 아니다. 다육이 화분이 나를 지켜보고 있으니.</div> <div> </div> <div>퇴근 후 샤워를 한 후 여자친구와 간단하게 저녁을 먹었다. 양치를 한 후 나란히 침대 등받이에 기대어 이야기를 했다. 여자친구의 어깨에 팔을 걸고</div> <div> </div> <div>왼손으로 여자친구의 볼을 손가락으로 부비며 간지럽히는 나는 오늘의 일과를 여자친구에게 설명했다. 여자친구는 내가 말하는 일과를 들으면서</div> <div> </div> <div>가끔씩 입술로 내 손가락을 '앙'하고 깨물었다. 설명 도중 그러한 행동이 뜸해서 고개를 돌려 여자친구를 바라보니 여자친구는 눈을 감고</div> <div> </div> <div>입술을 내밀고 있었다. 나는 그에 화답했다. 여자친구는 눈을 뜨며 말했다. "요즘 연인의 의무에 소홀해. 흥." ????? 연인의 의무?</div> <div> </div> <div>처음들어보는 말이다. 연인의 의무라는 말. 여자친구는 나에게 말했다. "비밀번호 486 몰라?" 비밀번호 486이 어느새 추억의 노래가 되어버릴 만큼</div> <div> </div> <div>시간이 지난 이 시점에 그 노래를 떠올려봤다. 하루에 4번 사랑을 말하고 8번 웃고 6번의 키스를 해달라는 그 노래를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div> <div> </div> <div>여자친구와 연애를 하며 거의 헌법 1조 1항의 수준이 되어버린 그 노래 가사를 잊을 수 있겠는가. 그러한 생각을 하고 있는 동안 여자친구는</div> <div> </div> <div>자신의 말을 이어갔다. "국방의 의무, 납세의 의무, 교육의 의무, 근로의 의무를 이행하면서 왜 이 의무를 이행하는 것을 소홀히 하시나요?"</div> <div> </div> <div>라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또 눈을 감고 입수을 쭉 내미는 여자친구의 볼을 잡고 나는 뽀뽀를 했다. 그 때 전화벨이 울렸고 여자친구는</div> <div> </div> <div>"명심해. 이 의무를 국민 4대 의무만큼 중시해라고."라고 말하며 전화를 받았다. 내 몸에 기대어 전화를 받는 여자친구는 스피커로 통화를</div> <div> </div> <div>전환하고 한 손으로는 내 볼을 만지고 한 손은 내 손을 잡고 자신의 친구와 통화를 이어갔다. 그렇게 약속을 잡고 여자친구는 옷을 갈아입고 나가기</div> <div> </div> <div>전에 뒤돌아보며 말했다. "그동안 이 의무를 소홀히 한 것을 일시불 또는 할부로 다 보상받아야겠어. 기대하십시오. ^^"</div> <div> </div> <div>여자친구가 나간 후 맨유의 유로파 결승전 골 모음을 봤다. 미키타리안의 저 세러머니는 그리즈만의 세러머니만큼 이해가 어렵다는 생각을 할</div> <div> </div> <div>무렵 여자친구의 전화가 걸려왔다. 어김없이 영상통화. 자신의 친구들과 있을 때 유난히 영상통화가 잦다. 물론 이 친구들은 나랑 여자친구가</div> <div> </div> <div>함께 지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여자친구 친구들과 영상통화로 자주보니 되게 친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div> <div> </div> <div>그렇게 통화를 마치고 맨유 이적 관련 기사를 봤다. 카더라만 많고 확실한 것은 없다. 뭐........ 8월이 되어봐야 알지.</div> <div> </div> <div>휴학 상태인 여자친구의 자유로움이 부럽기는 하지만 이미 누렸던 일이니......... </div> <div> </div> <div>다육이 화분의 물을 줘야 할 날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