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설 연휴의 마지막. 대체휴일. 좋은건지 나쁜건지. 쉬니까 좋은데 내수진작이라는 말같지도 않은 소리가 나올 때마다 제발 개소리를 하지 않았으면</div> <div> </div> <div>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오늘. 난 여자친구와 꽤 진지한 이야기를 했다. 바로 여자친구의 휴학 기간 중의 계획.</div> <div> </div> <div>굳이 내가 참견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으나 여자친구는 제발 좀 참견해달라고....... </div> <div> </div> <div>여행을 가라고 했으나 같이 못 가니까 제외, 토익과 자격증을 이야기하니 그건 뭐 이미 계획이 다 세워졌으니 제외.</div> <div> </div> <div>그러다 설 당일의 이야기가 나왔다. 여자친구의 주제 전환에 난 그 날의 기억을 떠올렸다. 상대방의 부모님을 만나는 것은 정말로</div> <div> </div> <div>긴장되고 걱정되는 일이다. 당일 갑자기 여자친구 부모님의 호출이 있어 여자친구와 함께 여자친구의 부모님과 식사를 하게 되었다. 여자친구의</div> <div> </div> <div>동생도 함께 참석한 그 상황에서 나 혼자 뭔가 외지인인 듯한 느낌이었다.</div> <div> </div> <div>여자친구의 부모님 두분은 나에게 질문 폭격. 왜 명절인데 내려가지 않았는지, 얼마나 만났는지, 직장은 잘 다니는지, 우리 딸이 어디가 좋은지....... </div> <div> </div> <div>딸이 연애하고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말을 처음들었다고 신기해 했다는 두 분의 말에 나는 긴장 속에서</div> <div> </div> <div>여자친구를 살짝 보니 여자친구는 그저 싱글벙글. 나와 대조적인 모습으로 앉아있는 이 사람은 내 맘은 알기나 하는지.</div> <div> </div> <div>여자친구의 동생은 자신의 언니의 의외의 모습을 알았는지 신기해서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나와 여자친구를 번갈아 보면서 미어캣처럼 고개를</div> <div> </div> <div>돌리는 그 장면에 속으로 웃고 있던 찰나에 여자친구의 아버지께서 갑자기 나에게 술을 권하셨다. 술, 담배는 전혀 못하는 나는 속으로</div> <div> </div> <div>어떻게 해야할지 머리 속으로 모든 경우의 수를 계산했다. 그 때 여자친구가 "오빠 술 못 마시니까 술 주지마."하면서 자신의 아버지께 </div> <div> </div> <div>말하니 "흠.흠.흠"하면서 술을 거두시는 모습에 난 급당황. 여자친구의 동생도 당황. 여자친구의 어머니는 흐뭇하게 웃으셨다. 이유는 모르겠다.</div> <div> </div> <div>술, 담배를 안하는 나의 취향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반응을 하셨던 것으로 자의적인 해석을 하고 있다. 지금도 여전히.</div> <div> </div> <div>식사를 시작하고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정신이 좀 없었을 쯤에 여자친구가 많이 먹으라고 맛있는 반찬을 내 접시에 옮겨주니까</div> <div> </div> <div>여자친구의 아버지는 또 "으흠." 난 속으로 '제발 이러지마.'라고 한 10번을 말했을라나. 제발 나랑 둘이 있을 때의 행동을 하지 않았으면</div> <div> </div> <div>했으나 결국 일이 터져버렸다. 내 등을 토닥토닥하면서 미소짓는 여자친구의 모습을 본 여자친구의 아버지는 딸의 살가운 모습을 자주 못본</div> <div> </div> <div>상황의 당황과 남자친구에게만 신경쓰는 당신의 딸에 대해서 섭섭함을 느꼈는지 나를 도둑놈 쳐다보듯이 쳐다보셨다. 그 눈빛은......</div> <div> </div> <div>속으로 나는 '이제 박살나겠구나.ㅜㅜ'라고 생각했으나 여자친구는 내 마음은 모르고 그저 등을 토닥토닥.</div> <div> </div> <div>물론 이 상황이 지나고 오해는 하나 풀렸다. 여자친구의 부모님은 박사모나 여권지지자가 아니었다. 오히려 나랑 정치적 성향이 비슷한 분들이었다.</div> <div> </div> <div>그 당시의 상황이 파편처럼 흩어진 것을 긁어모으니 그렇게 결론이 나버려서 그 자리가 더 불편했는데 그게 아니어서 긴장이 상당히 완화.</div> <div> </div> <div>갑작스럽게 긴장이 완화되어 땀이 나서 휴지로 땀을 닦으려는데 웃으면서 휴지로 내 이마의 땀을 닦아주는 여자친구의 모습에 </div> <div> </div> <div>여자친구의 동생은 또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나와 여자친구를 번갈아 보고......</div> <div> </div> <div>아무튼 여자친구의 부모님은 나와 여자친구의 연애를 공식적(?)으로 허락하셨고 동생은 "화이팅!!!"하면서 날 응원해줬다. 그리고 언니의 새로운</div> <div> </div> <div>모습에 많이 놀랐다면서 나에게 대단한 사람이라고 칭찬해줬다. 점심 식사가 끝나고 긴장이 풀린 상태에서 여자친구와 단 둘이 카페에서 </div> <div> </div> <div>음료를 먹으며 왜 그랬는지 물었다. 본인도 참으려고 했는데 좋아서 그랬다고. 집에서는 살갑지 못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앞에서는 이렇게</div> <div> </div> <div>변하게 될 줄은 자신도 몰랐다는 말과 함께 미안하다고 내 손을 잡고 꼼지락꼼지락. 이해는 되었지만 그 긴장을 다시 생각하면......</div> <div> </div> <div>그렇게 그 다음날 몸이 천근만근. 그 씁쓸했던 기억을 이틀이 지나고 떠올렸던 오늘. 나와 함께 계획을 세우던 여자친구는 나에게 말했다.</div> <div> </div> <div>"짐을 빼서 오빠 집으로 들어갈까?^^ 헤헤헤헤."하면서 양손 검지손가락을 맞부딪치면서 나를 보는 그 모습에서 미래에 맞아죽는</div> <div> </div> <div>환상을 본 나는 그건 절대 안된다며 선을 그었다. 여자친구는 입술을 삐쭉 내밀면서 뾰루퉁. 내 목숨이 붙어 있어야 너랑 만나지 않겠니?ㅜㅜ</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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