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소위 상관인지 나발인지 놈들은 휴가간 놈들도 있고 반차를 간 놈들도 있고. 그저 빨리 도망간 놈들 천지.
냄새를 맡고 바로 도망간 놈들이 즐비하다. 이럴때는 거의 세계에서 제일 유능한 인간들.
사실 나에게는 명절이란 그저 빨간 날일 뿐이다. 가족간의 정이라는 말로 점칠된 자기자랑과 간섭의 시간.
대학을 운으로 좀 잘가고 취직하고 그러니 확 줄어들고 이제는 결혼으로 시비를 건다. 가족간의 정과 안부라는 핑계로
돌을 던진다. 개구리가 맞아서 죽을 것은 생각도 하지 않는 예의없는 행동들에 나는 "글쎄요..."라는 말로 그냥 넘겨버린다.
언제부터 가족이 그렇게 넓은 범위였는지....... 나에게 가족이란 초중고 가족사항에 쓰는 부모와 형제. 여기서 끝이다. 앞으로
내 앞에서 친척이라 불리는 자들이 가족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더 강하게 생겼다.
얼마전에 글을 쓰며 추석과 설을 혼동하여 썼다. 떡국이라는 상징적 음식을 떠올리고도 추석이라 쓰는 나의 이런 행동에
설과 추석은 그저 쉬는 날임을 다시 한 번 증명케 하는 순간이었다. 뭐........ 실수이기도 하고 그 실수의 시작은 이 인식 때문인지도.
이런 상황에 그저 기분이 안 좋아서 퇴근 때 나오던 내 표정을 본 여자친구는 "내일 데이트하자."라는 말로 나를 위로했고
본가로 데려다주는 지하철 안에서 내 손을 잡고 날 바라보던 여자친구의 표정에서 그 더러운 기분을 사라지게 해주는
사랑을 보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