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다닌지 얼마 지나지는 않았지만 나는 니혼바시(日本橋)에 있는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이다.</SPAN></P> <P><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다들 알다시피 요즘 휴대폰은 전부 카메라 기능을 갖추고 있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신기한 것을 볼때도 촬영을 하고 연예인을 마주쳐도 촬영을 한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바야흐로 개나소나 휴대폰 카메라를 지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SPAN></P> <P> </P> <P> </P> <P> </P> <P><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어느 날 퇴근하던 길이었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아마 저녁 8시 경이었을 것이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니혼바시는 회사원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이라 저녁 8시는 퇴근하는 직장인이나 한잔 하러 가는 직장인들로 복작복작한 시간대이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내가 건널목에서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고 있을 때였다.</SPAN></P> <P> </P> <P> </P> <P> </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자전거와 자동차가 엄청난 기세로 부딪쳤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사고였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상당한 빠르기였기 때문에 자전거에 타고 있던 사람은 붕 하고 날아올라, 나를 포함한 직장인들이 서 있는 횡단보도로 강하게 내팽겨쳐졌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얼굴은 피투성이에 머리에서는 무시무시한 기세로 피가 철철 흘러내렸다.</SPAN></P> <P> </P> <P> </P> <P> </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나는 깜짝 놀라 119를 불러야 한다는 생각에 핸드폰을 허둥지둥 꺼내며 주의를 둘러보았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나와 함께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던 직장인들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휴대폰을 꺼내어 피 투성이가 된 그 사람을 찍고 있었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줄줄 떼지어 휴대폰을 들이미는 그들의 얼굴은 실쭉실쭉 웃고있었다.</SPAN></P> <P><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이야-. 이거 참 충격적인데."</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굉장한 광경을 보고 말았구만."</SPAN></P> <P><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사업가처럼 보이는 훌륭한 복색의 청년도 연세 지긋한 할아버지도.</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그 누구도 상황을 수습하러 다가가지 않았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그저 촬영을 멈추지 않았다.</SPAN></P> <P> </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나는 119를 부르고 빠른 걸음으로 그 장소에서 멀어졌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그 곳에 1분도 더 있고 싶지 않았다.</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휴대폰을 꺼내들고 촬영을 하던 사람들의 얼굴에 어린 형언할 수 없는 그 악의 어린 웃음.</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나는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SPAN></P> <P> </P> <P><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일본은 역시 병들어 있는가.</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아니면 내가 미쳐가고 있는 것인가. </SPAN></P> <P> </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출처 - 접니다(<a target="_blank" href="http://vivian9128.blog.me/">http://vivian9128.blog.me/</A>)</SPAN></P> <P><B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