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를 당해서 2주일 정도 어느 지방에 있는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었다.
같은 병실에 반신불수의 아저씨가 입원해 있었고 곁에서는 상냥해보이는 아주머니가 항상 간호를 하고 계셨다.
몸을 아끼지 않고 간호하는 모습이 정말이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옆에 있는 간병인용 허술한 침대에서 쪽잠을 자며 한 밤중까지 간호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이따금 한밤중에 아주머니가 아저씨에게 간 사과나 물을 입으로 옮겨 먹여주는 소리를 들었다.
듣는 입장에서는 참 훈훈한 미담이겠지만 병실에 울려퍼지는 [츄릅 츄릅] 하는 소리를 들어야하는 입장에서는 솔직히 조금 힘들었다.

퇴원할 즈음 아주머니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었다.
아저씨는 젊은 시절부터 병이 들어 40살부터는 반신불수 생활을 하고 있다고 했다.
항상 목으로 직접 호흡기 용 관으로 유동식 등을 흘려넣어주기 때문에 입으로 직접 음식을 씹을 기회가 통 없어졌다고 한다.

그렇다.
내가 한밤중에 들었던 그 소리는 아주머니가 잘게 씹은 음식을 아저씨에게 흘려넣어주는 소리가 아니었다.
음식을 삼키지 못하는 아저씨가 씹고 맛본 음식 찌꺼기를 아주머니가 입으로 빨아들여 깨끗하게 해주는 소리였던 것이다.

하지만 더 충격이었던 것은 간호사의 한마디였다.

"아주머니가 헌신적이라 그렇게 보일지는 모르지만 저 분 부인이 아니고 따님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