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막차 바로 전 전철을 타고 집으로 가던 때의 일이다. </SPAN></P> <P> </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차량 안에는 나 그리고 맞은편 오른쪽 대각선 자리에 술을 마시고 있는 지저분한 아저씨만이 타고 있었다.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전철 안에서 술을 마시는 모습이 불쾌했지만, 내가 앉아있는 자리까지 술냄새가 나는 것도 아니고 마침 연애 문제가 잘풀려 기분좋게 귀가하던 참이기도 했기 때문에 그냥 무시하고 핸드폰을 보며 집에 가고있었다.</SPAN></P> <P><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한동안 우리 둘만을 태우고 달리던 지하철은 어떤 역에 정차했다.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아저씨쪽 바로 옆 문이 열리자 샐러리맨 한사람이 서 있는 것이 보였다.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별 생각없이 다시 핸드폰으로 시선을 돌린 순간이었다.</SPAN></P> <P></P> <P></P> <P><BR></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 </SPAN></P> <P> </P> <P> </P> <P><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핸드폰으로 뭐 보고있는거야"?</SPAN></P> <P> </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 </SPAN></P> <P><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마치 음성 변조 한 것 같은 목소리였다. </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깜짝 놀라 고개를 들자 바로 옆에 그 샐러리맨의 얼굴이 실실 웃으면서 내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있었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나는 소스라치게 놀라서 그사람을 유심히 바라보다 또 한번 충격을 받았다.</SPAN></P> <P><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 </SPAN></P> <P> </P> <P> </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 </SPAN></P> <P><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샐러리맨의 몸이 없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아니 다시말하자면 "여기에" 없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몸은 전철 문 밖에 있고 길게 늘어난 목 끝에 얼굴이 차량안에 있었다.</SPAN></P> <P> </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대각선 좌석에 술병을 든 채로 굳어있는 아저씨가 보인다.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아저씨 눈에도 이 샐러리맨이 보인다는 뜻이다.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아무래도 그 샐러리맨을 다시 쳐다 볼 용기가 없어서 필사적으로 아저씨 얼굴에만 시선을 두었다.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그러던 차에 전차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SPAN></P> <P></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샐러리맨은 탈 생각은 없는 건지 이이이 하고 웃으며 기나긴 목은 몸으로 되돌아갔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하지만 목이 완전히 빠져나가기 전에 전철 문은 닫히고 말았다. </SPAN></P> <P></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샐러리맨 목이 안 빠져나갔는데 차량문을 닫으시다니 차장님 눈에는 안보였던 것일까.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목이 문에 낑겨서 납작해졌는데도 샐러리맨은 히죽거리고 있었다.</SPAN></P> <P><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 </SPAN></P> <P><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이윽고 전차가 출발했다. 문 틈에 끼인 목이 늘어났다.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우두커니 서 있는 샐러리맨의 몸이 멀어져 가는 것이 창 밖으로 보였다.</SPAN></P> <P><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 </SPAN></P> <P><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이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SPAN></P> <P><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샐러리맨은 기묘한 웃음소리를 흘렸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문 틈에 목이 끼인채로 좌우로 머리를 쾅쾅 휘두르며 부딪쳐댔다. </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한동안 부들부들 떨며 점점 늘어나는 목을 바라보다 더이상 견딜수 없을 것만 같던 순간이었다.</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늘어나는데도 한계가 있었던 건지 샐러리맨의 얼굴은 문 틈에서 퐁!!소리를 남기고 빠져나와 암흑속으로 사라졌다.</SPAN></P> <P> </P> <P> </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그 후 나는 완전히 술이 깨버린 듯한 아저씨와 다음 역에서 바로 내려서 둘이 술 한잔 하러 갔던 기억이 난다.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바로 옆에서 머리를 붕붕 흔들어대는 샐러리맨을 봐야했던 아저씨는 나보다 몇배는 더 무서웠겠지.</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연락처 교환은 하지않았지만 잘 지내고 있을지 가끔 궁금하다.</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 </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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