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에 대한 제 견해를 정리한 글입니다.
다른 사람이 읽을 것을 가정하므로, 존댓말을 기본으로 합니다.
다른 곳에 올렸는데, 여기가 더 관심독자가 많을 것 같아 올립니다.
만화란 무엇인가.
스콧 맥클라우드의 만화의 이해 에서는 만화를
의도된 순서로 병렬된 정지된 시각자료 및 기타 형상들 -영문 번역
이라고 정의합니다.
이보다 더 만화를 포용적으로 정의할 말이 없으므로, 이 말을 최대한 이해하는 방향으로 글을 써봅니다.
이게 무엇을 의미하냐하면,
<드래곤볼-토리야마 아키라> -구글 검색
이것은 이견 없이 만화이며,
<로닌 - 프랭크 밀러> - 구글 검색
이 또한 만화인 반면,
<세상에, 닌텐도! - =먀닐캣=>
출처 : http://bbs2.ruliweb.daum.net/gaia/do/ruliweb/default/read?articleId=21600224&bbsId=G005&itemId=87
여기부터 반발심이 생길 수 있지만, 이것은 만화이며,
<우리 집 캣'새'키가 한 짓 - 오르비내리둠>
반발심이 매우 크리라 생각하나, 이 또한 만화라 볼 수 있습니다.
뒤의 두 예시에서 반발심이 생기는 이유가 무엇이냐하면
이것들은 전통적인 회화도구로 그린 것이 아니라 사진기로 찍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사진을 이용하면 만화가 아니게 되는가?
결론을 말하자면, 만화라 할 수 있다 입니다.
이유를 쓰자면,
구글로 죽음 을 검색해서 뜬 그림 세 개를 나열했습니다.
여기에는 어떠한 의미도, 의도도 없기에, 단순한 그림의 나열일 뿐, 만화라 할 수 없습니다.
나는 다다이즘 만화를 만든 거다 라고 주장할 수 있지만,주제에 벗어나는 이야기니 넘어가고요.
허나, 위에 올린 <우리 집 캣'새'키가 한 짓>을 보면 거기에는
작성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가지고 의도적으로 사진을 배열했기에
만화라 볼 수 있습니다.
사진을 이용한 만화를 만화라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이유는
말풍선, 칸, 효과음, 상황 해설 등 만화에서 주로 사용하는 표현이 없기 때문입니다.
허나 그러한 것은 만화에 자주 등장하며 유용할 뿐, 그러한 것이 있어야만 만화는 아닙니다.
어떠한 시각매체가 만화이냐 아니냐 고민이 될 때, 간단한 판별식이 있습니다.
해당 시각매체를 그림으로 변환하는 것입니다.
당장 예를 들을 겸, 저 고양이 사진을 그림으로 그려봅시다.
의성 의태어도 없고, 비중에 따른 지면 할당도 나쁘며, 상황을 묘사하는 해설도 없습니다.
허나, 이것을 보고 만화가 아니라고 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만화가 무엇인지를 더 확실히 이해하기 위해
만화가 확실히 아닌 것을 찾아봅시다.
<자화상 - 렘브란트>
제가 좋아하는 화가 중 하나인 렘브란트의 자화상입니다.
이는 확실히 그림이며, 만화라 할 수 없습니다.
<자화상 - 반 고흐>
반 고흐의 자화상은 보시다시피 한 쪽 귀가 없고
그 시절을 그린 건 다른 작품이지만, 아무튼간에
작가의 주관적 해석이 담겨진 그림체, 만화에서 볼 수 있는 물결 무늬 등이 있으나, 이는 그림입니다.
신곡에 등장하는 자살자의 숲을 묘사한 삽화
삽화가(요즘은 일러스트레이터 라고 부르죠) 귀스타브 도레의 작품입니다.
펜을 이용한 극화적 표현의 정점을 찍은 작품군 내 아무거나 뽑았는데, 그림입니다.
팝아트 작가 리히겐슈타인의 작품입니다.
효과선, 말풍선이 존재하며, 만화에서 사용하는 구도도 들어있습니다.
그러나 이 작품 내부에는 어떠한 의미 전달을 위해 의도적으로 나열된 개념이 담겨져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만화라 할 수 없습니다.
좋게 봐 줘야 미완성된 만화, 혹은 만화에서 떼어낸 그림입니다.
허나, 아래의 예제는 또 만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연인과 헤어져서 슬퍼하는 여인을 묘사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습니까?
제가 구글 검색해서 얻은 서로 다른 세 작품을 의도적으로 배치해서 실연한 여인의 모습을 묘사한 세 컷 만화를 만들었습니다.
이는 명백히 다른 작가의 작품을 멋대로 가져다 쓴 것이고, 저작권, 도용, 뭐시기 저시기해서 나쁜 겁니다, 하지 마세요.
독자들 역시 이를 느낄 수 있다면 저는 성공한 것이고, 아니라면 뭐, 저는 형편없는 만화를 만들었네요.
아무튼, 정리하자면,
만화가 무엇이냐 하면
그림, 사진, 3D 모델링 등 뭐든지간에 눈에 볼 수 있는 것을 이용해서 의미를 전달하려 한다면 만화라 할 수 있다 이겁니다.
그게 아무리 조악해보이고 형편없을지라도 말이죠.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만화를 잘 그린다고 들을까요.
다음편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