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bbs.ruliweb.com/etcs/board/300143/read/30642228

먼저 예전에 봤던 한 글을 소개하면서 시작하겠습니다.
10년 후의 네이버 웹툰이라는 글인데, 럭키짱을 제외하고 다른 작품들은
모두 초딩이 그린 것만도 못한 그림체로 퇴화되었죠.

굳이 설명하자면 이 짤이 말하자고자 하는 건
우리나라의 웹툰 작가들은 현재 특성상
탄탄한 시장과 시스템이이 구축되어있는 일본 만화처럼
작가가 되는데 충분한 경험과 시간이 필요하고,
어시스턴트를 둬서 작가의 부담을 줄일 수 없기 때문에
연재를 맞추는데 급급하다가 저렇게 질이 떨어져갈 것이다 라는 것이죠.

럭키짱은 도장을 찍어서 만드는 방식이니 그림체의 변화와는 상관이 없는거고요.


그 와중에 기존의 일본 방식처럼 충분한 경험을 쌓아 작가가 되었고
어시들도 두고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원래부터 웹툰작가'가 아닌
웹툰시장으로 뛰어든 기존 만화가들 (류기운,문정후/윤인환,양경일/곽백수)도
같이 뭉뚱그리는 바람에 설득력이 없는 짤이 되어버리긴 했습니다만.



아무튼 이 전체적으로 봤을때 설득력 없는 짤을 들고온 이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짤이 내포하고 있는 우리나라 웹툰에 대한 설득력있는 인식은
'일본 만화에 비해 질이 낮다'라는 겁니다.

또한 '시간이 지나도 이게 좋아지기는 커녕 더 나빠질 것이다' 라는 거죠.


위에서도 말했듯이 우리나라 시장은 아직 일본처럼 탄탄하지 않아서
수익구조도 불안정한지라 정말 일부의 상위 작가들을 제외하면
어시스턴트를 두는건 꿈도 못꾸기 때문에 마감에 급급하게 되죠.

따라서 연재 기간이 오래될수록 그림체가 점점 발전하는 (퇴화하는 일부 작가들도 있겠지만)
일본의 만화가들과는 달리 우리나라 웹툰 작가들은 그림체의 발전을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1,2세대 웹툰작가들 중에서 그림체가 뛰어나게 발전했다고 생각되는 작가를 떠올려보세요.
누가 있습니까?
연재에 맞추기 위해 그림이 '안정적으로' 변하는 경우는 많아도
척봐도 그림 실력이 '좋아졌다' 라고 느낄만한 작가들은 거의 없습니다.


일례로 웹툰 작가들중에서도 상당히 많이 알려진 어떤 작가의 경우
요번에 브랜드웹툰을 냈었는데 그림이 좋아지긴 커녕 오히려 더 퇴보한 것 같더군요.
이분은 전작의 히트로 아직도 달마다 상당한 수익이 들어온다고 알려진
우리나라에선 보기드문 수입이 안정적인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발전이 없었습니다.


웹툰계에선 나름 알아주고 여유있는 작가들조차 자기 발전을 안합니다.

하물며 그들보다 모든게 부족한 대부분의 웹툰작가의 경우, 그럴 시간과 여유가 없기 때문에 못합니다.



그리고 그걸 대부분의 독자들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 이유를 대며 감싸주죠.


일본 만화 시장과 우리나라 웹툰 시장은 다르니까.
여러모로 열악하니까, 한때 씨가 말랐다가 이제야 겨우 다시 싹트기 시작한 새싹이니까,
일본 만화보다 그림도 좋지 않고, 스토리도 특출나게 뛰어나지 않지만
그래도 우리나라 문화컨탠츠이니까.


까놓고 말하자면 우리나라 웹툰 컨탠츠가 여기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런 애국심 때문이었습니다.


이제 신토불이니 국산이니 뭐니 애국 마케팅을 하면 주모~ 국뽕 한사발 주시요~ 하면서 비웃는 시대에 와서도
웹툰같은 서브컬쳐에 관해서는 '일본, 미국 등과 비교하는건 너무 가혹하다'하며
여러 면에서 눈을 감아주고 감싸줬어요.



그런데 이 보호주의 아래에서 성장해온 웹툰 작가들이,
지금까지 이 웹툰이라는 문화 컨탠츠를 같이 키워보고자 힘써온 독자들을 가리고 등신 취급을 해요?

일본,미국 만화 작가들도 감히 못하는 짓을?
같은 잣대를 대고 본다면 그들보다 질과 양 면에서 뭐하나 잘난 것도 없는,
그들과는 같은 작가, 혹은 만화가로서 제대로 설 수도 없는 자격미달인 애들이?


하, 참.
정말 웃기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