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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93213
    작성자 : 묻어가자
    추천 : 6
    조회수 : 1277
    IP : 182.221.***.201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7/04/21 07:55:20
    http://todayhumor.com/?panic_93213 모바일
    [단편] 이현국
    관객이 입장한다




     ----------- 





    "뉴스입니다. 오늘은 최우겸 형사가 12명의 이현을 제거하였습니다. 정부당국은 곧 이현 개체가 모두 사라질 것이라고..."

    탕탕!!

    한밤의 시내는 번잡했다. 대형 전광판의 뉴스 소리와
    총 소리가 섞이면서 그 번잡함은 더욱 심해졌다.

    "비켜!!"

    사람들은 추격전을 벌이는 형사의 고함에 길을 텄다.
    누군가를 향해 총을 쏘면서 추격을 하는 형사는 결국
    타겟을 명중시켰다. 그리고 곧 확인 사살을 했다.
    이는 명백히 경찰법에 반하는 행위지만 
    그 대상은 인간이 아니었다. 아니 사실 인간이라고
    표현하는 게 생물학적으로 틀린 것은 아니지만
    법적인 인간이 아니었다. 
    '이현 특별법 제1조 이현은 인권이 없다'

    "지긋지긋한 놈..."

    최우겸 형사는 냉소적으로 이미 죽어버린 
    이현을 내려다 보았다.
    새빨간 피가 흥건했다. 사체를 자세히 표현하는 것이
    힘들 정도로 그는 확실히 인간이었다.
    형사는 그의 소지품을 간단히 검사했다.

    "허탕이군..."

    순간 최우겸 형사는 문득 뒤를 돌아봤다.
    군중들 속에 변장한 이현이 있었다. 
    눈빛, 행색. 형사는 그가 알파개체임을 직감했다.
    이현도 정체가 탄로났음를 느끼고 도망치려 했다.
    그러나 형사의 테이저건이 빨랐다.
    형사는 재빨리 이현의 입을 벌리고는
    어금니의 독약을 빼버렸다. 
    뒤이어 도착한 경찰들은 이현을 경찰 승합차로 끌고갔다.

    "우겸 형사님. 이번은 뭔가 느낌이 좋은데요? 딱 보니까 알파 개체 같은데. 아무래도 팩토리를 알아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생포한 것도 참 오랜만이고..."

    "김칫국부터 마시지 마. 아주 독한 놈이야"

    우겸은 넓은 경찰 승합차 안에서 준비된 약물을 
    이현에게 주입했다. 이현은 괴로워하면서 약물에 
    저항하려 했다. 

    "글쎄... 저항한다고 될까?
    브레인 백도어링처럼 완벽한 취조는 아니지만
    이런 원시적인 방법도 나름의 전통이 있지"

    이현은 충혈된 눈을 치켜뜨고 우현을 노려봤다.

    "넌 내가 암덩어리라고 생각하나?"

    "재밌구만. 암은 끝없이 자기복제를 하지. 
    그래서 결국 몸 전체를 파멸시켜.
    네놈이 계속 자기 복제를 한다면 어떨까.
    사회가 정상적으로 동작할 것 같아?
    너는 암이다. 사회를 좀 먹는 암"

    "다수의 논리일 뿐이다. 나를 죽이는 게
    흑인을 탄압하던 역사와 다를 게 뭐지?"

    "흑인은 유전적 다양성이 존재했어.
    너는 아니야. 생명의 특성을 알고 있겠지?
    너는 생식을 통해 번식을 하지 않아.
    때문에 진화도 하지 않지. 그런 단편적
    유전자는 환경 변화에 너무 취약해.
    넌 위험인자다. 생명이라고 볼 수 없어"

    "너는 사이보그지? 이미 생존의 전반을 
    과학에 의존하면서 무슨 유전적 다양성!!
    이미 질병이든 뭐든 다 정복했잖아.
    내가 단일 유전자여서 위험할 일은 없어"

    "뭐...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야.
    하지만 진화는 여전히 중요하다고"

    "내가 진화라는 생각은 안 해봤나?"

    "궤변이군. 과학에 의존해서 불법적인
    복제를 지속하는 주제에.
    마치 자신이 새로운 종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하지 마라. 
    유전적으로는 평범한 인간일 뿐이면서"

    "유전자는 종의 유지를 위한 정보전달 수단이지.
    나는 개체를 복제하는 새로운 종이다.
    생명이라는 전통적 정의에 얽매여서
    새로움을 보지 못하는군" 
       
    "그딴 건 알 바 아니야. 팩토리의 위치나 불어.
    어디냐. 너를 대량복제 하는 곳이"

    "끄으... 약물이 꽤나 고통스럽군. 
    너도... 언젠가는..."

    "언젠가는?"

    "나를 이해할 거다"

    "...싱거운 놈. 약을 더 넣어야겠군"

    "크크...크히하하하!! 쿨럭쿨럭"

    "뭐냐? 갑자기..."
     
    "하하. 이미 늦었어. 난 공식적인 망명을 신청한다"

    "망명? 너 같은 놈을 받아줄 곳이 어딨다고"

    "밖에 나가서 전광판이나 보시지..."

    "뭐?"

    ..

    "방금 들어온 속보입니다. 
    수도 표준시 기준으로 오후 9시 경
    이현은 마리나 해협의 열도들을 점거하고
    국가의 성립을 선포했습니다.
    이들은 모두 같은 유전자의 복제로서
    수는 대략 오십만 명 정도로 추정됩니다.
    또한 30아토믹 급의 반물질 폭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는 지구권을
    파괴하는 에너지를 초과하는 것으로서,
    각국의 지도자들은 폭탄의 위협때문에 
    섣불리 움직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들은 세계 각국의 이현들을 모두 자국으로 
    송환할 것을 요구하며 이현의 인권을 침해하는 
    처사는 좌시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였습니다. 
    ..."





    ...
    ...

     


    -----------




    생각보다 짧은 영화가 끝나고
    모든 우겸들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도 일어났다.






     
    출처 솔로는 커플을 거부하고 그렇게 자신의 왕국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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