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인들과 활동가들, 전문가들과 정치인들 그리고 언론인들 이들에게 가장 편안한 시대는 엄혹하거나 무능한시대다. 명확하게 적으로 간주되는 것들에게 손가락질하거나 그들의 논리에 편승해 주면 자신을 지지해주는 세력과 자신을 손가락질하는 세력이 확연히 구분되고 자신을 지지해주는 세력과 긴밀하게 지내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대중 노무현때를 생각해보자. 김대중 때는 그나마 김대중이라는 거목이 버티고 있으니 현정부 비판이라는 프레임이 잘 먹히지도 않았고 예의상 비껴가 주기도 했다. 그러나 그 눌러왔던 폭압적인 삿대질은 노무현때 폭발했고 노무현은 홀로 그들과 맞서 싸웠다. 그저 까기만 하면 다행일 정도로 "이게 다 노무현때문이다"라는 프레임까지 등장했다.
그런식으로 약해보이는 상대 혹은 자신에게 해코지하지 않을 것 같은 상대에게 함부로 말하는 흐름이 생겼고 이명박근혜 때 읍소하거나 그들에 대해 비판은 하지만 노무현때와는 비교도 안 될만큼 순화시켜서 이야기하는 게 고작이었던 그들을 아군이라고 우리편이라고 단정지으며 맹신하지는 말아야한다.
이재명이 싫어서 떨어져나온 문파들과 '그래도 민주당이니까' 라는 온건파 '역시 이재명이야' 라고하는 정신나간 작자들로 혼재되어있는 이 상황을 만든건 당연히 맨 위에 거론한 그들 탓이다. "민주당이 우선이고 민주당이니까 찍어라." 라는 이 워딩에 신뢰를 주려면 애초에 공천에서부터 저들은 단 한마디라도 했어야 했다. 그리고 경선때 불거진 혜경궁과 일베논란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넘어가야했다. 그때 저들은 뭘했나?
일언반구 말 한마디 없이 침묵하더니 이재명이 본선에 오르자 민주당이니까 찍어야 한다는 작자들의 말을 어디부터 걸러들어야 하는 것인가? 표를 행사한 사람들에게 잘했다 잘못했다라고 말하는 것은 의미없는 일이다. 중앙당에서 당원들을 무시하고 맨 위에 거론한 저런 친목질러들의 모른척을 질책해야 하는 것이다. 그들이 국민이 알권리를 막은 것이다. 그들이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 하기위해 눈감아 준 것이다. 저들이 일반인들보다 이재명에대해 몰랐다? 늦게 알았다?
판단은 이제 국민들의 몫이다. 아군이라고 100%믿지는 말자. 자신 스스로도 100%믿으면 안된다. 피아가 확연히 구분되지 않는 상황에서 맹신은 자신을 들러리나 만들 뿐이다. 당신은 끊임없이 검열하고 검증하며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알았을때는 고쳐나가야하고 틀렸다고 지적해 주어야한다.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은 낙오되고 도태되며 이용당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