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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냥이멍뭉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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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readers_4794
    작성자 : 4월17일♥
    추천 : 12
    조회수 : 376
    IP : 211.205.***.25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2/12/02 06:04:12
    http://todayhumor.com/?readers_4794 모바일
    [오유과거] 산문 - 지금도 담배를 피운다

     눈을 맞으며 그녀가 서 있었다. 멀리서 그녀를 바라본다.

     

     

     엄청 작은 키는 아니지만 그래도 평균키보다는 작은 듯하다. 카라부분이 가죽으로 되어있는 검정 재킷에, 안에는 검정 원피스에 노란 니트를 입었다. 검정 스타킹을 신었고 신발은 하이힐을 신었다. 눈이 내리는 하얀 거리에 검정색 그녀가 눈에 튄다. 머리는 길지는 않지만 어깨를 조금 넘어갈 거 같다 지금은 묶고 있다.

     

     

     그녀에게 조금 더 다가갔다. 옆머리는 땋았는데 그 모양이 참 귀엽다. 살짝 말려있는 앞머리 계속 거울을 보며 만지는걸 보면 앞머리가 신경 쓰이나 보다. 하지만 내 눈에는 예쁘다. 계속 핸드폰을 보는걸 보니 누구를 기다리나 보다. 내가 그녀를 20분정도 보고 있었으니 누군지는 몰라도 그녀를 기다리게 하는 사람이 왠지 미워진다. 단지 그녀와 함께 있게 될 거라는 생각 때문에 미울지도 모른다.

     

     

     잠시 생각을 하다가 저 길모퉁이에 편의점으로 뛰어간다. 따뜻한 캔 커피 두 개를 산다. 눈까지 내리는데 얼마나 추울까. 게다가 주머니에 손도 못 넣고 저렇게 계속 핸드폰만 만지작거리는데.......

     

     

     아까보다 그녀와 더욱 가까워졌다. 아직도 그녀는 핸드폰만 하염없이 보고 있다. 난 그녀를 찬찬히 살펴본다. 옆머리 사이로 귀가 살짝 보인다. 귀의 바깥쪽에 피어싱 두 개가 반짝 거린다. 미러볼처럼 생겼다. 저 부분을 아웃컨츠라 했었던가? 귀가 빨갛다. 많이 추운가 보다. 그녀의 귀를 내 두 손으로 덮어주는 상상을 해본다. 그녀가 놀라겠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역시 이상한 사람 취급하겠지. 핑크빛 상상은 관둔다.

    그녀의 눈은 겹쌍꺼풀이다. 그녀의 눈은 참 예쁘다. 쌍꺼풀이 짝짝이로 있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다. 눈 화장을 꽤 공들여서 했을까? 눈 주변이 반짝거리고 아이라인도 자연스럽다.

    그녀의 볼이 통통하다. 전체적으로 통통한 체형은 아니지만 유독 볼만 통통하다. 왠지 폭신폭신할거같다. 가서 볼을 잡아보고 싶지만 역시 관둔다. 내가 미쳤나보다.

    작은 입 분홍빛 입술 입 맞추고 싶다.

    하얀 목선 내 손끝으로 쓸어내리고 싶다.

    펄이 들어간 주황색 매니큐어를 했다. 잡고 싶다.

     

     

     아직도 그녀는 핸드폰만 바라보고 있다. 난 그녀 앞으로 간다. 불쑥 캔 커피를 내민다.

    “춥지? 이거.....”

    “어?..안녕?...여긴 어쩐.......”

    그녀가 말하고 있는데 저기서 한 남자가 달려온다.

    난 당황한다. 황급히 캔커피를 내 주머니 속에 넣는다. 그리고 머리를 긁적이며 한 걸음 물러난다. 남자는 내 쪽을 슬쩍 보더니 그녀에게 늦어서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고 가자며 재촉한다.

    “아, 나는 가볼게.”

    그녀가 남자와 팔짱을 끼고 저 멀리 멀어진다. 난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낸다. 그녀에게 끊기로 다짐했었던 담배다. 멀어지는 그녀를 보면서 불을 붙인다. 그녀의 볼을 꼬집었던 기억, 내가 사준 노란 니트, 눈이 짝짝이라고 놀렸던 기억들....... 울컥 올라온다. 그녀가 나에게 이너컨츠를 뚫으면 예쁠 것 같다고 했었다. 내 귀 안쪽을 만지작거린다. 아직 그녀가 끼워준 피어싱이 만져진다. 속이 울렁거린다. 황급히 담배연기를 내뱉는다.

    첫눈 오는 날 어디를 가기로 했더라?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확실히 여기서 만나기로 했던 것은 기억난다. 하지만 지금은 다른 남자와 어딘가를 가고 있다.

     

     

     그녀를 다시 볼 수 있을까 하고 기다렸었다. 어제도 그제도 항상 기다렸다. 첫눈이 온 오늘도 기다렸다. 그리고 그녀를 다시 보았다. 난 왜 이 자리에 서서 그녀를 기다렸을까. 쓴웃음이 지어졌다. 목이 칼칼해진다. 그녀가 다시 나에게 돌아올 줄 알았을까. 캔 커피를 따고 마신다. 아까는 따뜻했는데 지금은 차갑기만 하다. 그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돌아서던 너의 모습이 생각난다.

     

     

     담뱃불을 끄고 그녀가 갔던 길의 반대방향으로 나선다.

    다시는 이 자리에 오지 않을 꺼라 다짐한다. 그런데 왠지 내일도 이 자리에 나와 담배를 피우고 있을 나를 생각하니 서럽다.

    내일은 눈이 내리지 않았으면 한다.

     

     

     

     

     

    ps. 제가 쓴 운문이랑 같은 이야기로 썼는데 뭔가 장원욕심보다는 그냥... 뭔가 꼭 쓰고싶어서 가입까지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흐앙...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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