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안녕하세요? 좌절감에 빠져서 허우적대다가 오유에 처음 글을 써 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P> <P> </P> <P>제 마음도 여러분과 같습니다. 눈물이 나오는 건 어떻게든 참았는데 정말 가슴이 답답하고 한숨밖에 안나오네요.</P> <P>하루 종일 아무 것도 하기 싫었는데 겨우 정신 차리고 수습했어요. 지금도 왈칵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은 기분이 자꾸 들지만 어떻게든 참아내려고 합니다. 여러분도 모두 이겨내십시오! 참아냅시다!!</P> <P> </P> <P> </P> <P>좌절하지 마세요, 여러분.</P> <P>이번엔 어떻게든 바뀌겠지, 우리가 이렇게 투표하는데 바꿀 수 있겠지!</P> <P>네...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투표율 75%가 넘었다는 말에 쾌재를 불렀습니다. 정말 바뀔 줄 알았습니다.</P> <P>... 그런데 바뀌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졌습니다. 안타깝지만 이게 현실입니다.</P> <P>저는 여러분이 좌절감에 빠져서 무력한 시민이 되길 원하지 않아요. 오히려 선거 결과를 통해 다른 것들을 더 깨달을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P> <P> </P> <P>일단 제가 느낀 건... 제가 배운 건 이겁니다.</P> <P><STRONG><SPAN style="COLOR: #ff0000; FONT-SIZE: 12pt"></SPAN></STRONG> </P> <P><STRONG><SPAN style="COLOR: #ff0000; FONT-SIZE: 12pt">선거로는 바뀌지 않습니다.</SPAN></STRONG></P> <P> </P> <P><STRONG>원래는 바뀌어야죠. 선거로 바꿀 수 있어야죠. 그게 정상적인 국가입니다.</STRONG></P> <P>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아요. 선거로 바꿀 수 없어요.</P> <P>새누리당이 아무리 뻘짓, 삽질, 범죄를 저질러도 그들은 과반수 가까운 사람들의 지지를 얻을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50-60대, 경상도 대부분의 인구가 절대적으로 새누리당을 지지합니다. 반대로 민주당이나 다른 정당이 아무리 잘한다 해도 그들은 새누리당 외의 정당을 지지하지 않을 거예요.</P> <P>너무나 절망적인 사실이지만 인정합시다. 저는 이번 선거를 통해 그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P> <P>저희 아버지만 해도... 경상도 외 지역의 50대 이시지만, 새누리당이 사고를 칠 때마다 혀를 끌끌 차시며 이렇게 말씀하십니다.</P> <P>"저 놈들 저거저거... 이번에 지지율 엄청 떨어지겠네. 안되겠네, 내가 꼭 찍어줘야겠군."</P> <P>...........</P> <P>기가 막히죠? 근데 그게 현실입니다. 무슨 짓을 해도 새누리당 지지자들은 새누리당을 지지해요. 슬프고 안타깝게도 그들은 전체 유권자 수의 과반에 가깝습니다.</P> <P> </P> <P>절망스럽다고요? 좌절스럽다고요?</P> <P>그럴 필요 없다고 봅니다, 저는.</P> <P>여러분, 18번의 대통령 선거에서 새누리당 계열의 기득권층이 아닌 세력에서 대통령이 선출된 건 이제껏 딱 3번이었습니다. (윤보선 포함)</P> <P>19번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누리당 계열의 기득권층이 소수였던 적은 이제껏 딱 2번이었습니다.</P> <P>그나마 4.19혁명이나 탄핵 같은 엄청난 사건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고 그런 사건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은 어떻게든 엄청난 지지를 얻었습니다.</P> <P>이게 선거의 결과입니다.</P> <P>대한민국 민주주의 64년의 결과입니다.</P> <P>어제의 실패와 패배가 처음이 아닙니다. 이제껏 그냥 그래왔던 그대로예요. 늘 그래왔던 사실입니다. 새삼스러울 것도, 더 좌절하고 슬퍼할 것도 없어요. <STRONG><U>20-30이 단지 50-60과 경상도의 인구수에 밀렸을 뿐입니다.</U></STRONG> 민주주의의 한계일지도 모르지만... 선거에서는 어쩔 수 없어요. 쪽수에 밀리면 지는 겁니다. 쪽수에 밀렸을 뿐, 우리가 틀린 것도 그들이 옳은 것도 아닙니다. 우리의 노력이 부족했거나, 새누리당이 잘해서가 아닙니다. 우린 그냥 수가 모자랐을 뿐이에요.</P> <P> </P> <P>그러나 이건 알아둡시다.</P> <P>선거가 민주주의의 전부가 아닙니다.</P> <P><STRONG><U>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독재를 이겨내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선거 때문이 아니었습니다.</U></STRONG></P> <P><STRONG><U>4.19가 있었고, 유신 반대 투쟁이 있었고, 5.18이, 6월 민주 항쟁이 있었습니다. 2000년대의 촛불이, 그리고 나꼼수가 있었습니다.</U></STRONG></P> <P>그래서 여기까지 온 거예요. 우리의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고 시민사회를 이끌었던 것은 절대로 선거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그 선거를 지켜낸 것도 선거가 아닌 다른 방법 때문이었습니다.</P> <P> </P> <P>저는 학원에서 중학생들에게 사회와 역사를 가르칩니다.</P> <P>중학교 사회에 이런 내용이 나와요.</P> <P><STRONG>시민들이 정치에 참여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 선거이다-</STRONG></P> <P>네. 선거는 시민이 정치에 참여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일 뿐입니다. 수많은 방법 중 한 가지일 뿐이에요.</P> <P>아이들을 가르칠 때 항상 했던 말이긴 하지만... 어제, 그리고 오늘 정말 절실하게 그 사실을 느꼈습니다.</P> <P>선거를 통해 세상이 바뀌지는 않습니다. 이제까지 그래왔습니다. 앞으로도 50-60 세대가 사라질 때까지... 근 20~30년 후까지도 그럴 거예요. 어쩌면 새로운 50-60마저 보수화 된다면 앞으로 영원히 선거로 세상을 바꾸는 건 힘들지도 모릅니다.</P> <P>하지만 그래도 세상은 바뀝니다. 조금 더 진보적으로, 조금 더 발전적으로 바뀌어 왔습니다.</P> <P>선거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P> <P> </P> <P>이번 선거는 졌습니다. 우리가 인구수로 졌습니다.</P> <P>하지만 이번 선거의 패배를 통해, 저는 많은 분들이 저와 같은 생각을 하셨으면 좋겠어요.</P> <P><STRONG><SPAN style="COLOR: #ff0000">선거가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 선거로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사실. 그리고 선거가 아닌 다른 방법을 통해 정치 참여를 하는 게 더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 </SPAN></STRONG></P> <P>제가 말씀드리는 이 사실들은 이상론이나 교과서적 내용이 아닌, 분명한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P> <P>선거를 제외한 다른 정치 참여 방법은 너무나 많기 때문에 일일이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P> <P>좀 더 즐거운 마음으로, 좀 더 적극적인 다짐으로 우리가 하나씩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P> <P> </P> <P> </P> <P> </P> <P>여러분 쫄지 마세요.</P> <P>지금은 60년대도, 70년대도, 80년대도 아닙니다. 여러분이 목숨을 바쳐야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그런 시대가 아니란 말입니다.</P> <P>우리가 엄청나고 특별한 각오를 해야만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시대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P> <P>누가 지금의 20대, 30대가 정치에 무지하고 관심이 없는 세대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P> <P>이번 선거에서 보여주었던 우리의 열기와 관심과 행동들은 근 10년 동안의 20-30세대 중 가장 정치에 각성했기에 보여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P> <P>우리의 현실을 우리가 스스로 바꿔내기 위해 했던 노력들이라고 생각합니다.</P> <P>이제 여러분이 민주사회의 시민으로서 한 번 더 성장할 수 있는 사건이 터졌다고 생각합니다.</P> <P>여기서 절망하고 포기할 것인지, 아니면 민주주의를 스스로 지켜내기 위해 더 노력할 것인지는 이제 우리의 손에 달렸습니다.</P> <P>저는 제 자식들, 앞으로 등장할 새로운 20-30 세대가 지금 제가 느끼고 있는 이 절망감을 더는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P> <P>지금의 50-60을 바라보며 느끼는 배신감과 분노를 새로운 20-30 세대가 우리를 바라보며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P> <P> </P> <P> </P> <P> </P> <P> </P> <P>포기하지도 절망하지도 맙시다. </P> <P>우리가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일 뿐입니다.</P> <P> </P>
언제나 세상을 바꾸는 건 5060이 아니라 2030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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