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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freeboard_670029
    작성자 : 갈릴리요
    추천 : 1
    조회수 : 253
    IP : 58.230.***.188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3/03/15 15:30:36
    http://todayhumor.com/?freeboard_670029 모바일
    엄마, 엄마
    <P>1.</P> <P>엄마가 고향에서 올라오신단다.</P> <P>언니와 내가 자취하는 방으로 오신단다.</P> <P>엄마가 다니시던 골프장카운터 일을 더이상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P> <P>재개발로 골프장이 없어진다고.</P> <P>그말에 우리는 기뻤다.</P> <P>일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엄마가 와서 일좀 도와줬으면 했다.</P> <P>2-3일쯤 계시다 내려가시겠거니 했는데, 일주일쯤의 계획을 잡고 계셨다.</P> <P>엄마에게 내색은 못했지만</P> <P>우리 딸 둘은 엄마가 오면 자유롭지 못함에 약간의 짜증을 냈다.</P> <P>더군다나 난 다이어트 중인데..</P> <P> </P> <P>2.</P> <P>엄마가 고향에서 올라오신 날</P> <P>간만에 밥솥에 칙칙이는 소리가 나고 한뼘밖에 되지 않아보이던 방이</P> <P>원래의 열평의 모습을 갖추었다.</P> <P>옷은 옷장으로, 책은 책장으로, 서류는 서류함으로, 영수증은 영수증함으로</P> <P>모든것이 제자리도 돌아갔다.</P> <P>단 하루만에.</P> <P>간만에 밥다운 밥을 먹었다.</P> <P> </P> <P>3.</P> <P>엄마가 오신 둘째날 째</P> <P>언니와 나는 크게 싸우는 불효를 저질렀다.</P> <P>매일같이 바득바득 싸우지만 엄마앞에서는 싸우지 않기로 다짐했던 우리였다.</P> <P>엄마는 사실 뇌속에 폭탄을 안고있어서...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으면 알츠하이머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고</P> <P>의사가 진단했다.</P> <P>우리는 그런 엄마의 폭탄에 또 불을 지핀것이다.</P> <P>그날 우리는 엄마에게 미안하다고 울었다. 셋이 함께 울었다.</P> <P> </P> <P>4.</P> <P>엄마가 오신 셋째날 째</P> <P>언니가 또 내게 화를 냈다.</P> <P>함께 소규모로 작게 사업을 운영하고있는데, 내가 실수를 저지른 것이다.</P> <P>그렇다고 해도 너무 심하게 대한다.</P> <P>그래도 꾹 참았다. 엄마앞이니까.</P> <P>엄마가 내편을 들어주면서 되려 언니를 혼낸다. 너무 좋다.</P> <P>언니는 거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나를 혼낸다.</P> <P>엄마앞에서 언니한테 혼나는건 참 기분이 좋지않다.</P> <P>꼭 사업이 안되는게</P> <P>나때문인것을 엄마한테 확인시키는 것만 같아서..</P> <P> </P> <P>그날 밤..</P> <P>자고있는 내손을 엄마는 꼭 잡아주셨다.</P> <P>그 잡은손이 너무좋아 눈물이 핑 돌았다.</P> <P> </P> <P> </P> <P>5.</P> <P>꼬박꼬박 차려져있는 밥상이 너무좋다.</P> <P>항상 깨끗한 집이 너무 좋다.</P> <P>내편 들어주는 엄마가 있어서 너무좋다.</P> <P>그냥 같이 서울에서 살았으면 좋겠다.</P> <P> </P> <P> </P> <P>6.</P> <P>어쩌다가 어릴적 이야기가 나왔다.</P> <P>나는 항상 빵실빵실 웃었다고 한다.</P> <P>순하고 얌전해서 어딜가도 사람들이 좋아했단다.(<-못생겼어도 라는 말을 엄마는 빼놓지 않았다)</P> <P>언니는 어릴적 일주일을 맡은사람이 없었단다.</P> <P>사정상 일주일간 친가댁에 언니를 맡기고갔는데</P> <P>우리언니를 그렇게나 좋아하던 친할머니께서도 딱 3일째 되던날 전화와서</P> <P>얘 언제대려가냐 했단다.</P> <P>고집이 쎄서 한번 떼를쓰기 시작하면 어르고 달래도 바닥에 딱 앉아서 울음을 멈추는법이 없었단다.</P> <P>엄마가 말했다.</P> <P> </P> <P>"그래도 느이 둘이 붙어서 웃고있는거보면 엄마는 딸 참 잘낳았다 싶더라"</P> <P> </P> <P> </P> <P>7.</P> <P>엄마한테 말했다.</P> <P>"엄마 근데 딸 둘다 아직 엄마한테 제대로 된 돈도 못안겨주고</P> <P>서울에서 돈먹는 구신되어있어서 우짜노, 엄마는 그 딸들이 이래될줄 몰랐을텐데"</P> <P> </P> <P>엄마가 말했다.</P> <P>"온전히 잘 자랐음 됬지머, 엄마는 어딜가도 우리딸래미들이 젤 예쁘다.</P> <P>항상 우리딸 둘이 잘 낳았다 싶다"</P> <P>그 말에 또 나는 몰래 울었다.</P> <P>엄마 미안</P> <P> </P> <P> </P> <P>8.</P> <P>엄마가 내일 내려간다.</P> <P>아빠가 자꾸 전화와서 언제오냐고 독촉한다.</P> <P>거기서 애들 시다바리 하지말고 얼른 내려오라 하신다.</P> <P>언니와 내가 졸랐다 하루만 더 있다가라고</P> <P> </P> <P> </P> <P>9.</P> <P>앗싸 내일모래 가신단다.</P> <P> </P> <P> </P> <P>10.</P> <P>또 엄마가 내일 내려간다.</P> <P>요리하는 엄마에게 백허그를 시도했다.</P> <P>"엄마 고마워"</P> <P>엄마는 한동한 그상태로 가만히 계셨다.</P> <P> </P> <P> </P> <P>11.</P> <P>엄마가 계실동안 결국 사랑한단말을 못했다.</P> <P>다음엔 꼭 해야지.</P> <P>무사히 잘 내려가셨으면 좋겠다.</P> <P>벌써 보고싶다.</P> <P> </P> <P> </P> <P> </P> <P> </P>
    갈릴리요의 꼬릿말입니다
    그리고 엄마가 내려가신지 몇시간만에
    우리집은 또다시 돼지우리가 되었다.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3/04/22 16:26:29  182.218.***.164  뚱뇽  163325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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