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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ony_91266
    작성자 : 베타초콜릿
    추천 : 4
    조회수 : 412
    IP : 121.64.***.131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6/07/31 17:24:44
    http://todayhumor.com/?pony_91266 모바일
    [팬픽] 다이아몬드 티아라의 노예가 된 유동이 2 下



    상편 - http://blog.naver.com/dbghd122/220751640244

    중편 - http://blog.naver.com/dbghd122/220760357417


    -----------------------------------------------------------------------------------------



    현관문을 열자 예상치 못한 포니가 나를 맞이하고 있었다. 다이아몬드 티아라 였다. 나는 당황하며 몸이 그대로 굳어버렸다.  황급히 시간을 확인했다. 설마 이미 하교시간이 지난 뒤였나 싶었지만 아직 시계는 정오를 넘기지 않았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분명 아침에 학교를 나간 다이아는 오후에는 돌아와야 했다. 나는 혼란이 증폭되어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다이아의 표정은 절대로 호의적이지 않았다. 마치 내가 무엇을 하고 왔다는걸 알고 있다는 듯 싸늘한 눈빛으로 날 보고 있었다.


    "어, 저..."


    일단 입을 열긴 했지만 할 말은 전혀 생각나지 않았다. 차라리 그녀가 먼저 말을 열어주길 바랬다. 다이아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알 필요가 있었다.


    "어디 갔다 왔어?"


    다이아가 또박또박 말했다. 흥분을 억지로 가라앉히고 말하는 차분한 목소리가 날 옥죄었다.


    어디 갔다 왔냐니. 말할 수 있을리 없었다. 지금 다이아의 태도로 보아 말했다간 무슨 난리가 날지 몰랐다. 다이아가 대체 왜 지금 여기있는걸까. 다이아는 왠만한 일이 아니고서야 학교에 가게되면 수업이 끝난 오후 2시에 돌아오게 된다. 그리고 그 '왠만한 일'이 있는 날에는 다이아는 반드시 나에게 미리 말을 해둔다. 다이아가 일찍 온 이유가 내가 밖에 나간 이유와 관계가 있을까. 중요한건 내가 뭐하고 왔는지 다이아는 알고있는가에 대한 것이다. 현관에 다이아를 보았을 때는 당황했었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내가 꿀릴게 전혀 없어 보였다. 내가 대쉬와 놀다 왔다는걸 다이아가 알리가 없었다. 집에 돌아와보니 내가 없고 그 사실에 화가 나 나를 떠보는 것 일수도 있었다. 시치미만 잘 뗀다면 다이아도 충분히 속아넘어갈 수 있었다. 나는 금세 아무렇지도 않다는듯 표정을 고치고는 다이아를 보며 무덤덤하게 말했다.


    "집안이 너무 더워서 말야. 더위 좀 피하려고. 공원에서 나무 그늘에 앉아서 좀 쉬고있었어."


    "더위를 피해? 수영장도 있는 우리 집에서 더위를 피하러 공원까지 갔다고?!"


    아, 맞다 그랬지. 그녀는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소리쳤다.


    "진짜야. 봐. 내 땀  좀 봐. 온몸에 흐르잖아."


    다이아는 내 몸에 눈길조차 주지도 않는다. 나는 뭔가 잘못됐다는걸 느꼈다. 평소에는 내가 적당히 호소하거나 둘러대면 믿어주는 눈치였지만 지금은 내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걸 뻔히 알고 있는듯 했다. 혹시라도 떠보는게 아니라면? 정말로 내가 뭘 하고 왔는지 알고 있다면?


    "더위는 무슨 웃기는 소리! 레인보우 대쉬랑 아주 희희낙락이던데?"


    다이아가 결정적인 말을 했다. 하마터면 입에서 '그걸 어떻게?'라는 말이 튀어나올 뻔 했다. 머릿속은 다시 혼란이 찾아왔다. 지금 이 말을 반박하지 못한다면 자연스레 그 사실을 인정하는 꼴이 되었다. 무슨 말이든 해야 했다.


    "무슨 소린지 잘 모르겠는데."


    "시치미 떼지마. 내가 다 봤으니까."


    분명 비행연습은 주위에 아무도 없는 포니빌 외곽에서 했다. 연습을 하는 동안 포니 한마리 지나가지 않았고 학교와는 거리가 먼 그곳을 다이아가 왔다 갔을리는 절대로 없었다. 더군다나 다이아가 그 장면을 봤더라면 그냥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다. 분명 그 자리에서 당장 나에게 뛰어와 소리부터 질렀을 것이다. 초원으로 갈 때는 대쉬의 등에 타고 날아갔기 때문에 날 목격했을리는 없었다.


    아니, 생각해보면 그럴 수 있었다. 나는 그제서야 대쉬 등에 타고 날아가며 미친듯이 웃었던 기억을 상기시켰다. 그 순간 땅 위에 있던 포니들의 이목을 끈 장면도 기억해냈다. 시간도 다이아가 학교를 가고 얼마 되지 않았던 시간이었다. 그 땐 알아채지 못했지만 학교가는 중이었던 다이아가 그 중 하나였다면 더 이상 변명할 여지는 없었다. 그녀의 두 귀로 직접 듣고 두 눈으로 직접 본 장면이었으니 말그대로 현장검거였다.


    "그게 있지... ..."


    나는 자신감이 현저히 떨어지는 목소리로 말했다. 븅신같이 그 때 왜 소리를 질러가지고. 뒤늦은 후회를 해봤지만 소용없는 짓이었다.


    "나는 집에 있으려 했는데 레인보우 대쉬가 날 억지로 끌고나오는 바람에..."


    "억지로 끌고 나왔다는 사람이 그렇게 즐겁게 웃고 있어? 내 앞에서도 그렇게 즐거운 모습을 안보여주던데."


    "아냐, 아냐. 재미 하나도 없었어. 나도 한시라도 빨리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밖에 없었다고."


    망할. 내가 왜 쩔쩔매면서 쬐깐한 포니 앞에서 변명을 하는걸까. 잠깐 나가서 다른 포니들과 놀고 온 게 그렇게 큰 잘못인걸까. 내가 정말로 다이아의 애완동물이나 남편도 아닌데 말야.


    "유동이를 앞으로 내가 없을 때 외출금지를 시켜야겠어."


    "뭐? 그건 안되지. 그건 너무 심하잖아."


    "뭐가 심해! 유동이가 나 없을때 다른 포니랑 재밌게 논다고 생각하니..."


    다이아의 눈빛이 기름이라도 부은듯 활활 타올랐다. 또 시작이다. 날 애완동물 취급하며 자기 멋대로 날 통제하고 있었다. 요즘 들어선 줄어들긴 했지만 내가 다이아의 소유에서 벗어나려고만 하면 그 버릇이 나타나곤 한다. 잊을만하면 그녀에게 나타나는 나쁜 버릇이었다. 날 통제하고 자기 말대로 움직이게 하고 자신이 원할 때 언제든지 자신의 옆에서 사랑을 줘야한다는 강박. 그 집착이 슬슬 지긋지긋하다.


    "내가 다른 포니랑 있어도 네가 있으면 항상 너랑 같이 있잖아. 내가 어디 가버리는 것도 아니고 전처럼 똑같이 널 좋아하고 있다고."


    "넌 아무하고도 만나면 안돼. 그냥 내 옆에서만 있어야 한다고."


    완전히 자기 감정에 빠져 상대방의 말을 들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 대화가 통하지 않는 상대와 얘기한다면 벽보고 혼자 얘기하는 것과 뭐가 다를까.


    "학교는 어떻게 된거야? 왜 벌써 집에 온건데?"


    "왜? 내가 벌써 집에 오니까 아쉬워? 다른 포니들을 더 만나야 하는데."


    샹년, 말 참 곱게 하네. 대답은 바라지 않았다. 샤워나 해야지.


    "네가 레인보우 대쉬와 둘이 나갔는데 학교 같은게 뭐가 중요해. 집에서 네가 언제 오나 계속 기다렸다고."


    나는 멈칫했다. 다이아는 학교에서 예기치 못하게 일찍 온 것이 아니었다. 아예 학교 자체를 가지 않았던 것이다.


    "야, 그건 아니지. 아무리 그래도 학교를 빠지면 안되지. 고작 그것 때문에 학교도 안가고 날 기다리고 있었어?"


    내가 다이아를 보며 말했다. 그녀는 어이가 없다는듯 헛웃음을 지었다.


    "그게 고작이야? 너는 다른 포니랑 히히덕 거릴 때 난 학교에나 가 있으라고?"


    "아무리 그래도!"


    나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언성을 높혔다.


    다이아가 나를 통해 정신적인 위로를 얻는다면 나는 기꺼이 애완동물 취급을 받을 수 있었다. 그녀의 인생에선 그 누구도 그런 자가 없었으니. 그녀는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포니였다. 하지만 이건 아니었다. 그녀는 나를 통해 안정을 취해야지 나를 통한 집착으로 불안에 떨고 분노하고 정상적인 생활이 깨져선 안됐다. 이래선 내가 없느니만 하지 못했다. 다이아가 날 향한 애정이 커져 갈수록 집착또한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것 같았다.


    나는 흥분을 가라앉혔다. 최대한 부드러운 목소리로 달래주듯 그녀에게 천천히 말했다.


    "다이아. 네가 날 좋아해주는건 정말 고마워. 나도 네가 좋아. 하지만 이건 잘못된거야. 그러니 지금이라도 학교에 가자. 나도 이번엔 정말 어디 안나갈게. 약속할게."


    다이아는 화를 풀지 않았다. 방금 전 내가 한 얘기를 알아듣기나 한건지도 모르겠다. 그녀는 불을 뿜는 눈으로 날 노려보며 원망과 분노의 시선만 보내고 있었다.


    "내가 나가면 또 바로 나갈거잖아. 나같은건 생각도 안하고 말야. 그래놓고선 내가 돌아오면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날 쓰다듬고 좋아하는 척 할거고 말야! 유동이 넌 오늘부터 외출금지야! 철창에 들어가있어!"


    그녀의 마지막 마디는 거의 고함에 가까웠다. 귀를 찢고 들어오는 그녀의 목소리에 내 인내심도 갈갈히 찢기는것 같았다. 귀여운 질투에도 정도가 있는 법이었다. 그녀의 분노가 내게 옮겨붙는것 같았다. 얼굴이 뜨거워지고 주먹과 미간에 힘이 들어갔다. 머릿속의 주인은 이성대신 감정이 차지했다.


    "야, 꼬멩이."


    그녀는 내 호칭에 흠칫 놀란듯 했다. 아니면 내 태도에 놀랐거나.


    "나도 너희랑 똑같이 지능가진 동물인데 네눈엔 정말 내가 너한테만 꼬리 흔드는 애완동물이라도 되는 줄 알아? 내가 이제까지 귀여워서 그냥 넘어갔지 너같은 꼬멩이한테 애완동물 취급 당하는 것도, 다른 포니들과 못만나게 집착하는것도 다 개같다고!"


    이젠 정말 모르겠다. 다 맘대로 하라지. 날 갖다 버리든 아니면 가두든. 어차피 자기 멋대로 아닌가.


    다이아는 내가 소리를 지르자 겁을 먹은듯 주춤했다. 그녀의 눈동자가 불안감에 떨리기 시작하더니 눈물로 흐려졌다. 하지만 눈물로도 그녀의 타오르는 분노를 꺼뜨릴 순 없었다. 다이아는 씩씩거리며 금방이라도 내게 달려들것만 같았다. 그녀는 인내심으로 그 충동을 억누르듯 부들부들 떨리는 발굽으로 방문을 가리켰다.


    "방에 들어가, 당장!"


    그럼 그렇지. 나도 더 이상 그녀를 상대했다간 내가 무슨 짓을 할 지 몰랐다. 샤워따윈 생각 밖으로 사라졌다. 나는 다이아의 방을 열고 들어가 있는 힘껏 문을 닫아버렸다. 온 집안이 쾅하는 소리로 울리곤 이내 다시 조용해졌다. 나는 벽 한쪽에 등을 기댄채 털썩 앉았다. 팔짱을 낀채 고급스럽게 꾸며진 방안을 빤히 쳐다봤다.


    쉽게 분노가 사라지지 않았다. 미간에 들어간 힘은 풀리지 않았고 코로 내뿜는 숨은 거칠었다.


    다시 탈출하고 싶은 충동이 생겨났다. 정신나간 꼬멩이한테서 가능한 멀리 벗어나 다시는 마주치고 싶지 않았다. 이제야 메인식스와 친해지고 내가 원하던 삶을 살 수 있을까 기대했는데 필리 하나 때문에 이렇게 되다니. 내가 바랐던 이퀘스트리아와의 삶과는 딴판이었다. 하지만 여기에서 나간다면 저 녀석은 또 망할 전단지를 포니빌에 도배를 하고 다닐것이다. 돈에 환장한 포니들은 날 보며 달려들테고 영영 날 놓아주지 않을것이다. 그렇다고 포니빌을 벗어나긴 싫었다. 포니빌은 내가 좋아하는 포니들로 가득차고 이퀘스트리아에서 내가 가장 가고 싶었던 곳이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답답하고 화만 났다. 생각을 하면 할수록 이 상황이 좆같을 뿐이다.







    방구석에 처박혀 시간을 보내다 점심 시간이 다가워지니 배가 고파졌다. 다이아는 아직 집에 있을까. 날 감시한답시고 학교에 가지 않았겠지. 먹을걸 찾으려면 부엌에 나가야 했지만 방에서 나갈바엔 차라리 굶는게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


    똑똑


    그 때, 문에서 노크소리가 열리더니 다이아가 안으로 들어왔다. 나는 흠칫 놀랐다. 다이아는 날 보며 웃고있었다. 하지만 평소 내게 짓던 어린애같은 웃음이 아니었다. 마치 포니들을 괴롭히며 즐거워하는, 예전 다이아몬드 티아라에게나 어울릴듯한 기분나쁜 웃음이었다. 나는 날 향해 걸어오는 다이아를 빤히 쳐다볼 수 밖에 없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겁에 질려있었다.


    "미안해, 유동아."


    다이아가 말했다. 저런 얼굴로 사과의 말을 내뱉을 줄은 몰랐다.


    "뭐, 뭐가."


    내가 주춤거리며 말했다.


    "내가 우리 유동이를 믿지 못한걸 말야. 유동이는 분명 나만을 사랑하는데. 유동이는 잘못한 거 하나 없는데. 잘못한건 유동이를 꾀어낸 나쁜 포니들인데 말야."


    갑자기 자세를 바꾸니 다행스럽기보단 불안해졌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다이아는 내 눈앞에 서류더미를 툭 내려놓았다. 언뜻봐선 30장정도 되보였다.


    "이게 뭔데...?"


    다이아는 내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못다한 말을 마쳤다.


    "하지만 이제 그런 일 없을거야. 분수를 모르는 포니들은 내가 혼내줬거든."


    나는 흘끗 서류를 보았다. 그 문서는 필시 리치와 맺어진 한 포니의 주거계약을 임의로 해지한다는 내용의 통보서였다. 이 통보서와 다이아가 했던 말의 상관관계를 깨닫는 데에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나는 다음 장을 살펴보았다. 종이를 계속 넘겨봐도 전부 똑같은 계약서였다. 유일하게 다른건 이름 하나뿐이었다. 나는 이름을 하나씩 살펴봤다. 릴리, 로즈럭, 데이지, 봉봉, 라이라, 캐롯탑, 더피, 알로에, 로터스, 레인보우 대쉬...... 모두가 낯익은 이름들이다. 모두 나와 친해진 포니빌 포니들이었다.


    "유동이는 이제 아무도 건들지 못할거야. 잘 됐지?"


    다이아가 싱긋 웃으며 말했다.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들고있던 종이들을 바닥에 던져버렸다.


    "나 때문에 이 많은 포니들을 노숙자로 만들어 버렸다고? 지금 너 제정신이니?"


    다이아는 소름끼치는 미소를 거두지 않았다.


    "이제 우리 산책가자, 유동아."


    제정신이 아닌게 확실했다. 다이아가 내 품에 안기려 하자 나는 그녀를 밀어냈다.


    "꺼져!"


    내가 소리치자 다이아의 미소가 슬픔으로 일그러졌다.


    "왜 그래, 유동아? 혹시 아까 일 때문에 그런거야? 아까는 내가 오해했어, 미안해."


    다이아가 또 다가오자 나는 그녀를 뿌리쳤다.


    "나한테 손대지마!"


    나는 혐호감이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


    "다이아몬드 티아라. 넌 정말 달라진게 하나도 없구나."


    더 이상 이곳에 있고 싶지 않았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방을 나섰다. 다이아는 다급하게 뛰어오더니 내 앞을 가로 막았다.


    "유, 유동아. 왜 그러는거야? 어디 가는데? 산책, 산책 가는거 맞지? 그치?"


    다이아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최대한 감정을 절제하려고 노력했다.


    "잘 들어. 난 이제 한시도 네 곁에 있고 싶지 않아. 네 애완동물 노릇하는것도 지겹고 여기서 나가서 다시는 여기로 오지 않을거야. 만약 네가 억지로 날 다시 잡아 처넣는다고 해도 상관없어. 너같은 년이랑은 단 한마디도 하지 않을거야."


    할 말을 마치고 현관문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순간 뭔가가 묵직하게 발목을 잡고 있었다. 다이아는 필사적으로 내 다리를 잡고는 버티고 있었다.


    "놔."


    "미안해 유동아. 내가 다 잘못했어. 제발 그러지마. 제발 날 떠나지마. 부탁이야."


    다이아는 울음섞인 목소리로 울부짖었다. 그녀는 온 힘을 다해 내 다리를 부여잡고 있었다. 힘을 줘서 다리를 뿌리칠 수 있었지만 인내심을 갖기로 했다. 적어도 이제까지 나와 지냈던 포니와의 마지막 배려였다.


    "놔."


    나는 무겁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제발 유동아. 원하는 거 다 들어줄게. 하고싶은거 다 하게 해줄게. 날 떠나지만 말아줘."


    다이아는 울음을 터뜨렸다. 필사적으로 내 다리를 잡는 모습이 안쓰러울 정도였다. 하지만 동정심따윈 들어선 안됐다. 그녀는 이미 선을 넘었다. 그녀는 내가 왜 이러는지 조차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자신이 한 일에 대해 죄의식조차 없을것이다.


    이 모든 일의 원인이 나 때문이라고 말하면 부정하지 않을것이다. 어찌됐든 간에 나는 이곳에서 사라지는 편이 나았다.


    "내가 원하는건 하나야. 이 집에서 나가는 것."


    "부탁이야, 유동아."


    다이아가 흐느끼며 말했다. 울고있어서 인지 날 붙잡는 힘이 점점 약해졌다. 나는 손으로 다이아를 밀어 억지로 다리에서 떼어냈다. 다이아는 더 이상 나를 막지않고 서럽게 울어대기만 했다.


    "가지마, 제발..."


    나는 대답하지도 뒤돌아보지도 않았다. 망설였다간 더 이상 나도 내 자신의 결정에 확신할 수 가 없었다. 나는 그대로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넓은 마당을 지나 대문 밖으로 나갔다. 거리로 나와 무작정 걸어가기 시작했다. 걸어가는 동안 다이아의 집 방향으로 한번도 돌아보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내 주인의 집에서 나왔다.


    ------------------------------------------------------------------


    상중하로 끝날줄 알았더니 생각보다 이야기가 진지해지고 길어졌네요. 앞으로 2,3편은 더 해야 완결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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