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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타초콜릿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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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ony_86715
    작성자 : 베타초콜릿
    추천 : 5
    조회수 : 451
    IP : 121.64.***.131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5/11/10 23:35:31
    http://todayhumor.com/?pony_86715 모바일
    [팬픽] 바위농장에서 아르바이트
    옵션
    • 창작글

    바위 농장에서 아르바이트
      
    "또 오세요."
      
    포니가 머핀이 든 종이봉투를 입에 물며 가게를 나서자 파트 타임이 인사를 했다. 아침 시간이 막 지나 가게는 한산해졌다. 파트 타임은 축 늘어진 채 무기력한 얼굴로 카운터에 엎드렸다. 슈가큐브코너의 일은 어렵지 않았지만 서비스업은 파트 타임의 성미에 맞지 않았다. 손님들을 맞이하고, 주문한 빵이나 과자를 포장하고, 계산하고, 인사를 하면 끝인 일인데도 어쩐지 힘이 쭉쭉 빠져나간다. 그래도 아무 것도 안하는 것 보다야 낫지만 이런 일 보다는 차라리 힘들고 돈을 많이 받는 일이 나았다.
      
    "아, 힘든데 잘 버는 일 없을까."
      
    "그런 거라면 내가 아는 곳이 있는데."
      
    핑키 파이가 주방에서 나오더니 말했다. 하얀 빵모자를 쓰고 입가엔 생크림이 잔뜩 묻어있는 걸로 봐선 케이크를 만들던 중인 것 같았다.
      
    "정말?"
      
    파트 타임이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핑키는 혀로 입가의 크림을 핥아 꿀꺽 삼켰다.
      
    "물론! 바로 우리 집에 있는 바위 농장이야!"
      
    "바위... 농장?"
      
    파트 타임이 물었다. 사과 농장, 당근 농장, 포도 농장, 체리 농장 등 여러 농장에서 일을 해왔지만 바위 농장이란 곳은 처음 들었다.
      
    "거긴 대체 뭐하는 건데? 바위라도 심어서 기르는거야?"
      
    파트 타임의 농담 섞인 질문에 핑키는 깔깔 웃었다.
      
    "아냐, 바보야. 바위 농장은 바위가 많이 있는 황무지에서 바위를 캐서 필요한 포니들한테 파는거야. 보석 광산도 있는데 거기서 보석들을 캐서 팔기도 하지."
      
    농장이라기 보단 채석장에 가까웠다. 바위를 캐는 일로 돈이 벌릴까 싶었는데 크리스탈 광산을 들으니 충분히 이해가 됐다.
      
    "참고로 우리 농장에서 나온 보석은 이퀘스트리아 보석의 90퍼센트를 공급하고있어."
      
    핑키가 윙크를 하며 말했다. 파트 타임은 의외의 사실에 놀랐다. 핑키의 집안이 이 정도로 대단했단 말인가. 사실 핑키가 겉모습으로는 잘 사는 집안이라는 분위기가 풍기지 않았다. 생각해보니 핑키는 자신과 다르게 돈에 대해서는 굉장히 헤펐다. 한 푼이라도 더 벌고 한 푼이라도 더 아끼겠다는 파트 타임과 달리 핑키의 소비는 고민 이란게 없었다. 갖고싶다 마음만 먹으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돈을 지불한다. 특히 그녀의 갈기 속은 다른 차원이라도 연결 돼 있는지 필요한 순간 마다 돈이 끊임없이 나왔다. 돈이 필요한 순간에 앞 갈기를 잡아당기면 동전이 튕겨져 나왔고 머리를 털면 우수수 돈이 쏟아져 나왔다. 한번은 파트 타임이 호기심에 그녀의 갈기에 발굽을 집어넣어봤지만 아무것도 잡히는 게 없었다. 단순히 미래 대비에 대해 생각 없는 포니인 줄 알았더니 그럴 필요가 없던 것이다. 새삼 핑키가 달라보였다.
      
    "게다가 요즘 한창 바위 수확 시즌이라 라임스톤 언니가 일손이 필요하댔어!"
      
    "바위 수확 시즌?"
      
    "1년에 이 맘 때쯤 되면 보석과 바위의 수요량이 늘어나거든. 그래서 그 만큼 바위와 보석들을 더 많이 캐야하는 때야. 사과농장에서 애플 벅 시즌이 오듯이 말야."
      
    "흐음..."
      
    파트 타임은 바위 농장에 흥미가 커져갔다. 그 정도 규모의 농장이라면 일당이 상당할게 분명했다. 바위와 보석들을 캐고 옮기는 일이 고되 보였지만 그녀에겐 오히려 반가웠다. 힘 쓰는 일이라면 누구에게도 질 자신이 없었다. 애플잭도 인정한 힘과 근성의 포니 파트 타임이 아닌가.
      
    "어때? 할래?"
      
    "물론이지!"
      
    파트 타임은 단번에 대답했다. 아무런 조건 없이 이런 좋은 조건의 일자리까지 제공해주다니 파트 타임은 핑키가 수호 천사로 보일 정도였다. 파트 타임은 핑키를 안으며 몇번이나 고맙다고 인사했다. 핑키는 종이에 무언가를 적더니 파트 타임에게 건냈다.
      
    "자, 이걸 들고 우리 언니한테 가봐. 그럼 바로 알아들을꺼야."
      
    파트 타임은 활짝 웃더니 종이를 집어들고 곧바로 가게를 나섰다. 핑키는 미소를 지으며 창문 사이로 기차역을 달려가는 파트 타임의 모습을 봤다.
      
    "그래도 다행이야. 일 할 수 있는 포니를 구해서. 왠지는 몰라도 바위 수확 시즌에 일을 구한 포니들이 하루를 못가고 전부 포기한단 말이야. 라임스톤 언니가 좋아하겠어. 랄랄라라."
      
    핑키 파이는 그렇게 말하곤 노래를 부르며 다시 주방안으로 들어갔다.
      
      
      
      
      
      
      
      
      
    "여긴가......?"
      
    파트 타임이 바위 농장 역에서 내리며 중얼거렸다. 바위 농장 역은 황량한 벌판에 덩그러니 기차역 하나만 놓여있었다. 황무지에서 바위를 캔다는 말이 실감이 왔다. 저 멀리에서 바위 농장으로 보이는 건물 하나만 보이고 지평선이 보일 정도로 주위가 황량했다.
      
    "출발합니다."
      
    내리는 포니는 파트 타임 혼자 뿐이었다. 이윽고 기차가 경적소리를 내더니 레일을 따라 움직였다. 파트 타임 혼자만 남게 되어 어쩐지 낯선 곳에 버려진 것 만 같았다. 마중 나온 포니 같은 것도 없었다. 그도 그럴것이 약 1시간 전에 핑키 파이의 즉석 면접으로 합격해 곧바로 첫 출근을 하였으니. 다행인 것은 농장이 이곳에 멀지 않는 곳에 선명히 보인다는 것이다. 적어도 길을 잃을 걱정은 없는 셈이었다.
      
    파트 타임은 바위 농장에 가까워 질 때마다 자신의 예상보다 일찍 도착하고 있어 놀랐다. 농장이 클거라는 착각 때문에 역에서 상당히 먼 거리에 있다 생각한 것이었다. 이퀘스트리아의 보석을 공급하는 농장이라기에 엄청난 규모의 농장을 상상했건만 이 정도로 작을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역에서 소리치면 농장에서 선명히 들릴 정도였다. 이곳이 맞나 싶었다. 허름한 2층 집과 창고로 보이는 풍차, 그리고 농장 주위에 있는 울타리가 전부였다. 심지어 농장 주위에는 포니 한 마리 보이지 않았다. 파트 타임은 영문을 모른 채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울타리 안으로 들어왔다. 누굴 불러야 하나, 아니면 집안으로 들어가야 하나 고민하며 농장 안을 방황했다. 농장에는 눈에 띄는 구조물이 하나 더 있었다. 엄청난 크기의 달걀 모양 바위가 떡 하니 절벽 앞쪽에 놓여있었다.
      
    "오..."
      
    뭔가 신비로운 분위기에 파트 타임은 바위에 가까히 다가갔다. 그녀가 바위에 발굽을 댄 순간,
      
    "홀더의 바위한테 발굽하나 대지마!"
      
    고막을 찢는 고함 소리에 파트 타임은 깜짝 놀랐다. 소리의 근원을 향해 고개를 돌리니 집에서 포니 하나가 그녀 앞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엄청난 기세로 달려오는 포니는 흡사 황소를 연상시켰다. 이러다 받아버리는거 아닌가 파트 타임이 피할 준비를 하자, 포니는 파트 타임의 앞에서 미끄러지며 우뚝 멈춰섰다.
      
    "너 누구야."
      
    옆머리에 있는 은색 갈기가 삐쭉 튀어나온 회색포니는 적개심을 드러내며 말했다. 파트 타임은 눈을 좌우로 굴리며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어...... 라임스톤 파이 맞죠?"
      
    "뭐?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그야 큐티마크에 라임과 돌이 그려져 있으니 모르는게 이상하지. 차라리 엉덩이에 이름표를 붙히고 다니는게 어떠냐고 파트 타임은 생각했다.
      
    "저는 수상한 포니가 아니에요. 당신의 동생 핑키 파이가 절 추천해줘서 이곳에 일하러 왔어요. 일손이 필요하시다면서요? 여기 핑키가 써준거에요."
      
    파트 타임은 라임스톤에게 핑키가 써준 종이를 건냈다. 라임스톤은 편지를 빼앗듯이 낚아채더니 인상을 쓴 채로 편지를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파트 타임은 핑키의 가족이라기에 또 얼마나 정신 사나운 포니일까 걱정했는데 이런 종류는 그녀의 예상범위 안에 없었다. 생긴 것 부터가 핑키와는 완전히 딴판이었다. 미소를 모르는 저 표정하며 잔뜩 부푼 머리와 대비되는 눈섭까지 내려오는 생머리하며 밤에서도 눈에 확띄는 핑키의 털과는 반대되는 칙칙한 색까지. 자매가 이렇게까지 다를 수 있을까.
      
    편지를 다 읽은 라임스톤은 갑자기 종이를 무차별적으로 찢기 시작했다. 그녀는 반을 찢더니 다시 겹쳐서 반을, 또 반을, 반복하다 조각 조각이 난 종이조각을 눈송이처럼 땅바닥에 흩뿌렸다. 종이 조각 사이로 핑키가 그린 파트 타임의 얼굴 그림이 반으로 잘려나간게 보였다.
      
    "이... 이봐요!"
      
    파트 타임이 소리 쳤지만 라임스톤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누가 보냈건 상관없어. 중요한 건 일을 잘하느냐 못하느냐 이니까. 일을 잘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줄거고 못한다면 당장 기차를 타고 꺼져야 할거야."
      
    라임스톤은 찢어진 종이조각을 밟고 뒤를 돌아 집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럼 당장 튀어와. 지금부터 시작할거니까."
      
    파트 타임은 그녀의 뒤를 따라갔다. 시작부터 고난길 여행이 풀코스로 깔려 있을 거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포기를 한다면 지금 하는 게 가장 나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부터 벌써 포기하고 돌아간다면 근성 빼면 시체인 그녀의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무슨 일이던 악착같이 해내 저 비뚤어진 회색 포니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포니빌로 돌아가는 그녀의 지갑을 돈으로 두둑하게 채울것이다. 여기서 떠날 때가 되서야 자신같은 유능한 포니를 놓치는게 아쉬워 잡고 매달려봐야 소용없을 것이다. 그 때가 되면 반드시 저 회색 포니에게 비웃음을 날리며 여길 떠나주겠다고 파트 타임은 다짐했다.
      
    "모드, 마블. 일꾼 한 마리 왔어. 오늘 얘 굴려서 일 마무리 하자고."
      
    라임스톤이 문을 거칠게 열으며 말했다. 파트 타임이 뒤따라 집안으로 들어서자 부엌으로 보이는 공간에는 포니 두 마리가 식탁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파트 타임은 단박에 그들이 파이 가족의 일원이란걸 알아챘다. 두 포니의 모습이 라임스톤과 똑 닮았기 때문이었다. 눈빛은 서로 달랐지만 풍기는 분위기가 어쩐지 가족이라는 느낌을 단박에 줬다. 오히려 핑키만 이 가족의 일원이 아닌 듯 했다. 칙칙한 색과 생머리, 돌을 큐티마크로 가진 포니들은 꼭 세 쌍둥이 같았다. 두 포니는 파트 타임을 흘끗 보더니 다시 말없이 식사를 시작했다. 둘 다 파트 타임에게 그 흔한 인사 한마디 조차 하지 않았다. 파트 타임은 셋 사이에 흐르는 오묘한 분위기에 어쩔 줄 몰라했다. 핑키가 벽난로에서 튀어나와서 이 상황을 좀 해결해줬으면 했다.
      
    "일하기 전에 연료를 채워야지. 입맛 없어도 쑤셔넣어야 할거야. 다리가 후들 거려 걷지도 못하게 할 때 까지 굴릴거니까."
      
    파트 타임은 모드와 마블의 맞은 편에 앉았다. 세상에 저게 일하러 온 포니에게 할 말인가. 대체 저 포니는 일하러 온 포니를 내쫓으려는건가, 생각을 할 쯤 그녀 앞에 접시 하나가 날아왔다. 마블과 모드가 먹고있는 똑같은 접시가 아니었다면 그게 음식이라고 생각하지도 못했을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는게 당연했다. 왜냐면 접시에는 돌이 들어있었으니까!
      
    "어...... 이건 돌이잖아요?"
      
    혹시나 돌 모양의 음식인가 싶어 파트 타임이 물었다. 라임스톤은 한심한 질문을 들은 것 처럼 한숨을 내뱉었다.
      
    "그냥 주는 대로 쳐 먹어. 먹는거니까."
      
    라임스톤이 싸늘하게 말했다. 파트 타임은 라임스톤을 흘겨보며 이를 갈았다. 그녀는 음식의 냄새를 킁킁 맡더니 접시 위에 띄어진 돌을 입에 물고 까득 베어 물었다. 다행히 진짜 돌보단 덜 딱딱했다. 조각난 돌들을 입안에 씹자 으드득 거리는 소리가 났다. 이빨이 부셔지는 건지 돌이 부셔지는 건지 구분이 되지 않는 소리였다. 먹을수만 있었지 돌은 돌이었다. 식감도 맛도 그냥 돌이었다. 이딴 걸 먹을 수 있다고 말하면 접시도 먹을 수 있고 식탁도 먹을 수 있고 신발도 먹을 수 있고 흙도 먹을 수 있는 물건이었다. 자신이 잘못 먹고 있나 맞은편을 봤지만 모드와 마블 역시 돌을 씹어먹는 중이었다. 씹으면 씹을수록 그녀의 표정이 괴로움으로 일그러져 갔다. 문득 라임스톤을 보니 그녀는 파트 타임을 보며 입꼬리를 올리며 웃고있었다. 마치 돌을 먹으며 괴로워하는 그녀를 보며 즐기는듯, 얼굴에는 희열이 가득 차 있었다. 파트 타임은 욕설을 내뱉으려 하다 입안의 돌 때문에 말이 막혀버렸다.
      
    식사동안 식탁에는 대화 한마디가 오가지 않았다. 핑키와 식사를 하면 핑키의 수다에 음식을 넘길 수 없었다면 지금은 무거운 침묵에 음식이 넘어가지 않았다. 마블이라는 포니는 파트 타임을 자꾸만 흘끗 쳐다봤다. 마블의 시선이 의식되어 아예 그녀를 마주보면 그녀는 얼굴이 빨개지며 고개를 푹 숙였다. 모드라는 포니는 무표정한 얼굴로 허공을 보며 돌을 씹어먹기만 했다. 파트 타임도 말이 많고 사교성이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앞으로 일할 포니들과 자기 소개와 인사정도는 할 줄 아는 포니였다. 더군다나 자기는 그렇다 쳐도 모드와 마블은 서로 언니 동생 사이인데도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핑키한테 들었어요. 돌에 대해 모르는 게 없다면서요."
      
    결국 침묵을 먼저 깬 건 파트 타임이었다. 그녀는 모드를 보며 말했다.
      
    "네."
      
    모드가 짧게 대답했다. 그게 끝이었다. 모드는 다시 돌을 씹어먹기 시작했다. 파트 타임은 괜히 말걸었다 싶었다. 그냥 입 닥치고 눈 앞에 있는 돌이나 먹을까 했지만 그래도 한번 더 도전해 보기로 했다.
      
    "뭐 때문에 돌에 대해 그렇게 연구하시는거에요?"
      
    "저는 돌을 좋아하거든요. 아주. 많이."
      
    모드는 무감정한 표정과 목소리로 말했다. 파트 타임은 더 이상 대화를 이어나갈 자신이 없었다. 그녀는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한번 더 용기를 내었다.
      
    "저는 파트 타임이에요. 포니빌에 얼마 전에 이사를 왔는데 집이 없는 절 위해 핑키가 방을 내어주어 같이 살고 있어요."
      
    "네."
      
    모드가 대답했다. 파트 타임은 차라리 잘 됐다고 생각했다. 대화를 걸 필요없이 일만 하자 다짐했다. 파트 타임은 그녀 앞에 있는 포니들에게 신경끄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그것도 쉽지가 않았다. 눈 앞에 있는 마블 파이란 포니가 자꾸만 그녀를 쳐다봐 신경을 끌래야 끌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모른 척 하고 먹기엔 시선이 부담되고 시선을 마주쳐버리면 그녀는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푹 숙이기를 반복했다. 이대로 가다간 평생을 가도 식사를 못 끝낼 기세였다.
      
    "제 얼굴에 뭐가 묻었나요?"
      
    파트 타임이 마블을 보며 말했다. 그녀는 또 다시 두더지처럼 고개를 푹 숙였다.
      
    "......"
      
    파트 타임은 계속 마블을 봤지만 그녀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대신 그녀의 볼이 불에 데인것처럼 붉게 물들어갔다. 파트 타임은 답답해 죽을 지경이었다. 일은 시작도 안했는데 벌써부터 힘이 빠진 것 같다. 답답해하는 그녀에게 해답을 준 건 모드 파이였다.
      
    "제 동생이 당신을 좋아하는거 같네요."
      
    "푸훕!"
      
    파트 타임은 놀라 먹고 있던 돌을 뿜어버렸다. 작은 파편들이 소리를 내며 식탁을 굴러갔다.
      
    "그... 그게 무슨?"
      
    "마블 이상형이 덩치 큰 포니거든요."
      
    파트 타임은 입을 벌린채 멍하니 모드를 쳐다봤다. 충분히 오해가 가능한 소지였다. 파트 타임은 종종 수컷으로 오해받곤 한다. 왠만한 수컷 포니보다 큰 덩치에 짧은 쇼트컷, 무뚝뚝한 목소리와 행동이 그런 오해를 불러일으키곤 했다. 실제로 포니빌 주민들 중 파트 타임에게 일을 의뢰한다며 자기 집으로 불러놓고 암컷이라는 사실에 실망하며 돌려보내는 포니들이 적지않았다. 파트 타임은 난감한 상황에 어쩔 줄 몰랐다. 단순히 수컷으로 오해하는 것 뿐 아니라 자신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포니에게 진실을 알려주면 충격을 받거나 실망을 금치 못하거나 슬퍼하거나 화를 내기까지 한다. 속일 생각도 없는 파트 타임이 상대를 기만한 나쁜 포니가 되어버렸다. 그렇다고 계속 숨길수는 없는 노릇이다. 괴롭지만 말하지 않는다면 정말 상대를 속여버리게 된다. 파트 타임은 자기 눈 앞에 있는 수줍어하는 포니에게 진실을 알려줘야 했다. 그녀는 입안에 있는 음식들을 씹어 꿀꺽 삼켰다.
      
    "저... 정말 죄송한데 전 수컷이 아니라 암컷이에요. 오해하는 포니들이 있는데, 괜히 속이는 거 같아 죄송해요."
      
    파트 타임은 마블의 반응을 차마 확인할 수 없었다. 말도 못할 만큼 소심한 포니가 잔혹한 진실을 알았을 때 모습은 그녀에게 괴로울 것이다. 설마 우는 건 아니겠지, 파트 타임은 조심스럽게 마블을 살펴봤다. 그녀는 여전히 고개를 숙이며 파트 타임을 흘끗 쳐다보고 있었다. 놀라는 기색은 없었다. 여전히 볼은 빨개져 있었고 수줍어 하는 표정 역시 그대로였다. 파트 타임은 영문을 몰랐다. 자기가 했던 말을 못들은 걸까? 설마 바로 코 앞에 있는데 못들을 리는 없었다.
      
    "상관없어요."
      
    모드가 무뚝뚝하게 말했다.
      
    "제 동생은 '덩치 큰 포니'가 이상형이거든요. 암컷이든 수컷이든 상관없어요."
      
    "그게 무슨..."
      
    파트 타임이 멍청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모드는 두번 다시 설명해 주지 않았다. 파트 타임은 머릿속이 새하얗게 질려버렸다. 모드의 말을 이해하는데 한참이 걸렸다.
      
    "그러니까, 그, 저를 좋아한다는 건가요? 암컷인데도 상관없이?"
      
    모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건 그녀의 예상을 벗어난 상황이었다. 그녀는 마블의 반응을 살폈다. 마블은 익숙해졌는지 파트타임과 시선을 마주치며 웃고있었다. 이번엔 파트 타임이 마블의 시선을 피해 고개를 숙였다.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정작 당사자는 한 마디 말도 없었다.
      
    "다 먹었으면 빨리 시작해. 농땡이 피우지 말고."
      
    그 때 부엌으로 라임스톤이 들어와 소리쳤다. 조금이라도 친절하게 말하려면 어디가 덧나기라도 하나, 파트 타임은 혀를 차며 식사를 마친 의자를 집어넣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모드와 마블도 이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네 포니는 집을 나서서 농장에 모였다. 일이 시작되기전에 파트 타임에게 개요를 간단히 설명해 주었다. 바위 농장은 크게 두 가지 분야로 나뉘었다. 보석 광산과 바위 벌판이었다. 보석 광산은 마블 파이가 담당하고 바위 벌판은 모드 파이가 담당하며 라임스톤은 둘 사이를 오가는 총괄감독 겸 바위 농장을 이끌어가는 영업과 경영을 맡았다.
      
    "자, 그럼 너는 보석 광산으로 가서 마블을 도와. 바위 벌판은 모드 혼자서도 충분하고 보석쪽 주문이 훨씬 많으니 그쪽을 도와야 할거야."
      
    파트 타임이 맡은 일은 광산에서 마블이 시키는 일을 해내면 되는 것이었다. 한 마디로 시키는데로 아무 생각없이 몸만 쓰면 되는 일이었다. 다행히 일은 어렵지 않아보였다. 힘과 근성이 필요한 일은 그녀의 장기였다.
      
    "혹시라도 순찰도는데 농땡이 피웠다간 가만 안둘거야. 일이 끝나기 전까진 퇴근따윈 꿈에도 꾸지 말아, 알겠어?"
      
    라임스톤이 신경질 적으로 말했다. 파트 타임은 대답도 하기 싫어 건성으로 고개만 끄덕였다. 
      
    파트 타임은 마블을 따라갔다. 창고에서부터 깔린 레일을 쭉 따라가 농장에서부터 멀지 않은 곳에 터널 하나가 보였다. 터널 안으로 들어서자 파트 타임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바닥에서부터 천장 까지 온통 보석천지라 보석에서 반사되는 빛에 눈이 부셔 막힌 터널에서도 조명이 필요가 없을 정도였다. 파이 농장이 이퀘스트리아의 보석 공급을 책임진다는 말이 허풍이 아니었다. 파이 농장엔 이곳 말고도 보석 종류가 다른 광산이 여러 곳 있었다. 광산이라기에 깊숙하고 어두컴컴한 지하를 파고 내려가 딱딱한 벽을 파내 보석이 나올 때까지 곡괭이 질만 해대는 일을 상상했었는데 이런 광산이라면 굳이 그럴 필요도 없었다. 그냥 눈에 띄는 보석을 부숴서 수레에 실어보내기만 하면 됐다.
      
    "그럼 저는 무슨 일을 하면 되죠?"
      
    파트 타임이 마블에게 물었다. 마블은 그녀의 시선을 피하며 입을 우물거렸다.
      
    "... 말을 해줘야 일을 할 수 있는데."
      
    파트 타임이 재촉했지만 그녀는 여전히 말이 없었다. 그녀는 식사 때 처럼 얼굴이 붉어졌다.
      
    "여기 있는 보석을 캐면 되나요?"
      
    마블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수레에 담으면 되죠?"
      
    끄덕끄덕.
      
    파트 타임은 마블과 대화하는 법을 터득했다. 그녀가 먼저 말을 할 일은 없기에 네 아니오로 대답할 수 있는 질문만 해야했다. 그 마저도 답이 안나오면 답이 나올 때 까지 계속해서 다른 질문을 해야했다. 파트 타임이 바로 일을 시작해도 되냐고 묻자 마블은 고개를 끄덕였다.
      
    파트 타임은 작업도구를 가져와 일을 시작했다. 곡괭이를 입에 물고 벽에 박힌 보석들을 깨기 시작했다. 광산에서 일 한 경험이 있던 그녀는 금방 요령을 터득해나갔다. 그녀는 묵묵히 일을 했고 텅 빈 수레들을 하나 둘 채워나가기 시작했다. 어려운 일은 아니었지만 보석을 깨면 깰수록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졌다. 파트 타임은 자신의 일당보다 몇 배는 비싼 보석들을 잔뜩 캐고있지만 정작 그녀는 단 하나도 가질 수가 없었다. 여기 있는 커다란 보석덩이 중 하나만이라도 가져간다면 이렇게 개고생은 하진 않을텐데. 수레를 채워나갈수록 그녀의 마음속은 비워져가는것 같았다.
      
    일은 순조롭게 진행 되었지만 한 가지 걸리는게 있었다면 마블의 시선이었다. 파트 타임이 보석을 캐는 동안 보내오는 마블의 뜨거운 시선에 그녀는 제대로 집중을 할 수 없었다. 집에서 들었던 충격적인 모드의 말이 아직도 귓가에 멤도는 것 같았다. 마블의 시선을 피하려 광산의 깊숙한 곳으로 갔지만 마블은 그녀를 졸졸 쫓아다녔다. 파트 타임은 애써 모른 체 하며 보석 캐기에 열중하려 했지만 뒤통수가 뚫어질듯 느껴지는 시선을 도저히 무시할 수 없었다. 파트 타임은 결국 작업도구를 내려놓고 마블 앞으로 다가갔다. 마블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다가오는 파트 타임을 보며 어쩔 줄 몰라했다. 그녀의 얼굴이 붉어지고 심장이 뛰는 만큼 호흡도 가빠졌다. 긴장하는 것 처럼 보였지만 얼굴엔 미소를 보였다. 파트 타임은 마블을 내려다보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저......"
      
    막삭 마주보긴 했지만 무슨 말을 해야할 지 몰랐다. '부담되니까 쳐다보지 좀 마세요.' '전 그쪽한테 관심없어요.' '한번만 더 보면 고소할 거에요.' '소름끼치니까 좀 떨어져요' 머릿속에 떠오르는 선택지들은 하나같이 다 상처주는 말들 뿐이었다. 평소 같았으면 자기 성격대로 생각나는 대로 내뱉고는 쫓아내서 얼른 자신의 일을 해냈겠지만 이번엔 망설여졌다. 파트 타임은 자신의 눈 앞에 있는 포니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았다. 수줍어하며 움츠러드는 몸짓과 말도 못하는 성격을 보면 어딘가 지켜주고 싶었다. 차라리 자신이 수컷이었다면 좋았을걸, 이런 연약한 포니를 상처입혀야 하는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그러니까..."
      
    마블은 파트 타임의 의도를 전혀 느끼지 못하는지 어딘가 기대에 찬 표정으로 그녀를 올려다봤다. 파트 타임은 더욱 말하기가 망설여졌다. 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천장을 올려다봤다.
      
    "어?"
      
    파트 타임은 천장을 보며 이상함을 느꼈다. 순간 천장에 박힌 보석중 하나가 흔들거리는 착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착각인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자세히 보려는 순간 보석은 겨울의 고드름처럼 뚝 하고 천장에서 떨어져 나갔다. 그녀의 바로 위에서 보석은 점점 가속도를 더해가며 그녀에게 다가왔다. 경고할 틈 따윈 없었다. 저 보석이 떨어진다면 둘 다 무사하지 못했다. 파트 타임은 마블 파이를 안은 채 앞으로 몸을 날렸다. 그녀가 공중에서 땅에 닿기도 전에 그들이 방금 전 까지 있던 자리에 집채만한 보석 하나가 떨어졌다. 낮은 폭발음이 광산을 울려퍼졌고 지진이라도 일어난 듯 땅이 흔들거렸다. 흙 먼지가 주위를 일었고 파트 타임과 마블은 기침을 해댔다.
      
    "세상에나."
      
    파트 타임이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조금만 늦었다면 큰일 날 뻔했다. 떨어지는 보석에 자신의 꼬리가 스쳤던 감각이 아직도 생생해 소름이 돋았다.
      
    "괜찮으세요?"
      
    파트 타임이 마블을 보며 물었다. 마블을 향해 몸을 날린 탓에 그녀는 바닥에 누워있었고 파트 타임은 그녀의 허리위에 올라 탄 모양새가 되었다. 마블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히 다친 곳은 없는 듯 했다. 파트 타임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마블은 바닥에 누운 채 파트 타임을 빤히 쳐다봤다. 자세도 그렇고 마블의 행동도 그렇고 어쩐지 분위기가 이상하게 흘러간단 느낌이 들었다. 마블은 조용히 미소를 짓더니 눈을 지긋이 감았다. 마치 무언갈 기대하고 있다는 듯 가만히 있은 채 파트 타임을 기다리고 있었다.
      
    "저, 저기요?"
      
    파트 타임은 말을 더듬었다. 눈 앞에 있는 포니의 돌발 행동에 머릿속의 스위치를 누군가 끈 듯 사고가 정지되어버렸다. 뒤늦게야 도움 안되는 생각들이 밀려왔다. 어쩌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일어나야 하나. 대체 내가 뭘 해주길 바라는거지. 내가 왜 여기 있는거지. 핑키 파이가 제안한 일에는 다신 하지 말자 다짐했는데 내가 왜 수락했을까. 파트 타임은 멍하니 마블을 보았다. 그녀는 그녀가 원하는 것을 얻을 때 까지 계속 눈을 감고 기다리고 있을 참인듯 했다. 파트 타임은 차라리 단도직입적으로 물을까 했다. 지금 당신이 원하는게 내가 생각하는 그거 맞냐고.
      
    찰싹!
      
    그 때 공기를 가르는 날카로운 소리가 나더니 파트 타임의 등에서 파열음과 함께 고통이 엄습해왔다.
      
    "아악!"
      
    파트 타임은 마블의 위에서 굴러떨어져서 바닥을 뒹굴었다. 고통을 호소하며 무언가에 맞은 자신의 옆구리를 부여잡았다.
      
    "지금 내 동생한테 무슨 개수작이야?!"
      
    그녀의 앞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파트 타임이 고개를 드니 옆 머리가 삐죽 튀어나온 회색포니가 입에 채찍을 문 채 자신을 노려보고 있었다. 파트 타임은 충격받은 표정으로 채찍을 보고 있었다. 지금 저거로 나 때린거 맞지? 하는 표정이었다.
      
    "전 아무짓도 안했다고요!"
      
    파트 타임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 근로자를 채찍으로 때리다니, 해도해도 너무했다. 게다가 오히려 무슨 짓을 한 건 그녀가 아니라 마블 파이였다. 파트 타임은 난데없는 오명에 억울해 죽을 지경이었다.
      
    "그럼 방금 전 그 소리는 뭐였어. 내 동생 넘어뜨리고 무슨 짓 하려했냐고."
      
    라임스톤은 특유의 낮게 깔리는 쉰 목소리로 으르렁 거리며 말했다.
      
    "넘어뜨린게 아니라 구해준거라고요. 천장에서 보석이 떨어져서 구해주다가 넘어진거에요!"
      
    "그게 사실이야?"
      
    라임스톤이 목소리를 죽이고 마블을 향해 물었다. 마블은 발굽으로 얼굴을 가린채 얼굴과 귀까지 새빨개진 상태로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라임스톤은 그제서야 흥분을 가라앉혔지만 불만 가득한 표정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럼 빨리 일이나 끝내. 일은 다 끝내놓고 그러는 거야?"
      
    고맙다는 말은 해줄 수 있는거 아닌가. 파트 타임은 콧방귀를 꼈다.
      
    "거의 다 했어요. 저기 있는 수레 하나만 더 채우면 다 끝나요."
      
    "무슨 헛소리야. 저 수레들 다 채우고 열번은 왔다갔다 해야 하는데."
      
    "네?"
      
    파트 타임이 놀라 되물었다. 지금까지 실은 보석만 하더라도 줄줄이 이어진 8개의 수레를 가득 채운 양이었다. 마블과 둘이서 나눠서 했다고는 하지만 단 1초도 쉬지 않고 작업을 해서 끝낸 양이었다. 그나마 파트 타임이 속도가 빨라서 이 정도였지 다른 포니였다면 반도 해내지 못했을거다. 한 두번, 아니 그래도 다섯 번 정도까진 이 악물고 하면 어떻게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열번은 도저히 생각해도 아니었다. 아예 오늘안에 끝낼 생각이 없는건지 아니면 포니 하나가 쓰러질 때 까지 해보자는건지 둘 중 하나였다. 이건 완벽한 부당노동 착취였다.
      
    "그걸 둘이서 어떻게 해요?"
      
    파트 타임이 따졌다. 라임스톤은 그녀의 불만을 한마디로 일축했다.
      
    "꼬우면 관두던가."
      
    "......"
      
    그녀의 앞 발굽이 부들부들 떨렸다. 중간에 일을 관둔다는건 그녀에겐 상상도 할 수 없는 짓이었다. 일당도 못받고 시간만 낭비하는 것 만큼 비생산적인 일이 또 있을까. 파트 타임은 말없이 바닥에 떨어진 곡괭이를 물고는 보석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하. 의외인걸. 대부분 포니들은 다 중간에 포기하고 도망가던데."
      
    라임스톤이 웃으며 말했다. 대부분 너 때문인거 같은데 파트 타임이 생각했다.
      
    "아무튼 난 보석들을 창고에 옮겨야 하니 일 똑바로 하고 있으라고. 제대로 안하면 바로 채찍맛을 볼테니까."
      
    파트 타임은 대답도, 눈길 조차도 안 준채 보석만 캤다. 라임스톤은 수레가 줄지어진 앞부분에서 안장을 허리에 차더니 수레를 끌고 광산 밖으로 걸어갔다. 파트 타임은 다시 작업에 열중했다. 광산은 이전처럼 다시 곡괭이가 보석에 부딪히는 소리만 울려퍼졌다. 이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마블 파이가 더 이상 뒤에서 파트 타임을 쳐다보는 일이 없었다. 대신 그녀는 파트 타임의 바로 옆에서 그녀와 함께 일하고 있었다. 거의 기대다시피 바로 옆에 붙어 선 채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파트 타임을 올려다봤다. 파트 타임은 더 이상 그녀에게 뭐라 할 의지가 나지 않았다. 점점 적극적으로 변해가는 마블을 막고싶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파트 타임은 다시 수레를 채워갔다. 라임스톤이 수레를 끌고오면 빈 수레 8대를 보석으로 가득 채웠고, 다 차면 다시 라임스톤은 수레를 끌고 빈수레를 가져왔다. 한번, 두번, 세번, 네번, 다섯번, 여섯번, 일곱번, 여덟번. 아직도 옮겨야 할 수레가 두번이나 남았다. 휴식시간은 단 1초도 없이 몇시간 동안이나 작업을 계속했다. 파트 타임이 공사장에서 일을 했을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힘든 것도 힘든거지만 라임스톤의 끊임없는 호통과 채찍질이 정신과 육체를 괴롭혔다. 라임스톤은 한 두번 채찍질을 해본 솜씨가 아닌지 아프지만 상처가 남지 않을 정도로 파트 타임의 둔부에 채찍을 휘둘렀다. 라임스톤은 채찍질을 할 때마다 희열을 느끼는지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아파하는 파트 타임을 보며 흥분한듯 숨을 헐떡였다. 마치 다른 이유때문에 채찍질을 하는것 같았다. 파트 타임은 처음엔 화를 냈지만 이내 익숙해졌는지 채찍을 맞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보석을 캤다. 처음엔 부당하다 생각했던 일도 애초에 이 농장에 정상인 포니가 없다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다리가 후들거릴 때 까지 굴린다는 말이 농담이 아니었다. 파트 타임이 마지막 수레에 보석을 채울 때 즈음엔 네 다리로 버티는게 전부였다. 파트 타임이 라임스톤과 마블을 따라 광산을 나서자 바깥은 해가 져 어두웠다. 주위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레일과 농장 주위에 조명이 설치되어 있어 길은 찾을 수 있었다. 
      
    창고에 도착한 라임스톤은 수레를 차례대로 쏟아붓기 시작했다. 파트 타임이 캤던 보석 말고도 기존에 저장되있던 보석들도 있어 그 양이 어마어마했다. 마치 드래곤의 둥지를 연상시키듯 각양 각색의 보석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었다. 확실히 이퀘스트리아의 보석 공급을 책임진다는게 어떤건지 실감이 왔다.
      
    "이게 전부 이퀘스트리아 전역으로 간단 말이죠?"
      
    파트 타임은 경외로운 눈으로 보석이 쌓인 창고를 바라보며 말했다. 라임스톤은 파트 타임의 반응을 보며 우쭐거렸다.
      
    "그래. 보석하면 우리 가문을 제일 먼저 떠올리지. 그만큼 좋은 품줄의 보석을 이만큼 싸게 살 수 있는 곳이 없지."
      
    파트 타임에게 있어 보석은 옷 다음으로 쓸모가 없는 물건이었다. 옷이야 추울 때 바람이라도 막아주지 보석은 먹을수도 없고 써먹을 수도 없고 말그대로 무가치한 물건이었다. 단순한 장식품의 용도로 사용되는 보석은 파트 타임에겐 길바닥에 굴러다니는 돌과 같은 가치였다. 하지만 눈 앞에 쌓여있는 광채를 보고있자면 왜 포니들이 보석에 열광하는지 조금은 이해가 갔다.
      
    "이제 거의 다 끝나가... 내 꿈을 이루는거라고."
      
    라임스톤은 입가에 미소를 지은 채 중얼거렸다. 보석에 정신이 팔린채 혼잣말로 말하고 있는게 파트 타임에게 하는 소리는 아닌 듯 했다.
      
    "조금만 더 하면 곧 이퀘스트리아의 모든 보석 시장을 독점하겠지. 그렇게 되면 보석의 값을 올려버려서 파이 가문의 재산을 엄청난 크기로 불릴거야. 이퀘스트리아의 모든 재정을 지배하고 우리의 영향력을 점점 키워가고, 결국엔 자본의 힘에 이퀘스트리아는 굴복하겠지. 셀레스티아를 폐위시키고 내가 이퀘스트리아의 지배자가 될거야!"
      
    라임스톤은 미친듯이 웃기 시작했다. 파트 타임은 못들은 척 하기엔 거리가 너무 가까웠다. 들을 의도도 없었는데 갑자기 그녀의 원대한 포부를 얼떨결에 알게되었다. 대체 뜬금없이 이런 얘기는 왜 꺼낸걸까. 응원이라도 해줘야하나.
      
    "그 때 되면 너도 특별히 끼워주지. 넌 그래도 쓸모 있어 보이니까."
      
    "저를요?"
      
    파트 타임이 물었다. 갑작스럽게 파이가 쿠데타 계획에 동참하게 돼 당황스러웠다.
      
    "안끼워주셔도 되니까 이 얘긴 못들은 걸로 하면 안되나요?"
      
    파트 타임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멍청하긴. 이미 늦었어."
      
    라임스톤이 웃으며 말했다. 
      
    일은 창고에 있는 보석들을 정리하는것이 마지막 작업이었다. 내일까지 배달해야할 보석들을 모아 창고 밖으로 내다두는 작업이었다. 모드도 어느샌가 바위 광장일을 마치고 와서는 포니들의 일을 도와주고 있었다. 파트 타임은 이젠 정신력으로 일하고 있었다. 머리는 비우고 기계적으로 몸을 움직였다. 가능하면 생각을 머릿속에 두지 않았다. 괜히 힘든 생각만 나 의욕을 떨어뜨릴 뿐이었다. 작업은 새벽까지도 계속 이어졌다. 중간중간 라임스톤이 음식들을 가져와 잠깐의 쉬는 시간을 가졌다. 음식들은 전부 돌이었다. 구운 돌, 찐 돌, 볶은 돌, 돌이라면 이골이 났지만 살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먹어야 했다. 먹지 않는다면 쓰러질 지경이었다.
      
    "지금 저만 힘든 건 아니죠?"
      
    힘든 기색 하나도 없이 묵묵히 일하는 파이들이 파트 타임은 존경스러웠다. 심지어 연약해보이는 마블조차도 아무렇지도 않게 일하고 있었다.
      
    "뭘 이 정도로. 바쁘면 몇날 며칠 밤을 새야할 때도 있는데."
      
    라임스톤은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마블과 모드는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다. 이 농장을 단 세 포니만으로 운영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문득 핑키 파이도 몇날 며칠 밤을 새면서 포니빌의 모든 파티를 준비 한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 사실을 생각하면 닮은 점이 하나도 없어보이는 네 포니가 자매가 맞다는 걸 새삼 느낄 수 있었다.
      
    "그래도 뭐, 그나마 네가 있어서 꽤 쉽게 풀렸어. 내일까지 준비해야하는 양이 많아서 다 준비 못할까 마음 졸였는데, 괜히 핑키가 추천해준게 아니더군. 고마워."
      
    고마워. 파트 타임이 농장에 오고 나서 드디어 처음으로 들은 감사의 인사였다. 저 까칠한 포니의 입에서 나올리 없을 줄 알았던 단어가 나오다니 고마워라는 흔한 말 한마디가 이렇게 와닿았던 적이 있었나. 파트 타임은 괜히 울컥해 고개를 돌렸다.
      
    "고마워요."
      
    모드는 건조하게 고마움을 표했다. 마블은 파트 타임에게 머리를 기대며 활짝 웃었다. 파트 타임은 복받치는 감정을 억누르고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세 포니를 번갈아 보았다.
      
    작업은 새벽 4시가 되어야 마무리가 되었다. 끝나지 않을것만 같았던 일이 끝나 눈물이 다 났다. 파트 타임은 만세를 부르며 소리치고 뛰어다니고 싶었지만 그럴 기운도 없었다. 요 근래 이 정도로 힘들었던 적이 있었나. 라임스톤은 정리된 창고의 문을 잠그고는 발굽을 탁탁 털었다.

    "수고했어. 오늘 일은 이걸로 끝이야. 가서 씻고 잠이나 자고 가."
      
    라임스톤이 파트 타임을 보며 말했다. 그녀는 바닥에 깔린 조명을 따라 집으로 걸어갔다. 파트 타임은 원래라면 일이 끝나자마자 일당을 챙긴 뒤 뒤도 안돌아보고 여길 떠날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 새벽에 기차가 다닐리는 만무했고 무엇보다 흙과 땀으로 뒤덮인 몸을 씻고 싶었다. 그녀는 고민하다 포니들을 따라 집 안으로 들어갔다.
      
    "욕실은 1층이고 침실은 3층 다락방이야."
      
    파이 자매들이 먼저 샤워를 했고 파트 타임은 마지막으로 욕실로 들어갔다. 파트 타임이 샤워를 하고 나오자 거실에는 어두 컴컴한 전등 아래에서 라임스톤이 무언가를 바쁘게 적고 있었다. 파트 타임은 기웃거리다 문득 라임스톤과 눈이 마주쳤다.
      
    "뭘 봐. 들어가서 잠이나 쳐 자."
      
    라임스톤이 신경질을 내며 말했다. 파트 타임은 한 순간 라임스톤이 좋은 포니라고 생각했던 자신이 한심했다. 파트 타임은 어차피 일도 끝난 마당에 거리낄 것도 없었다. 그녀는 라임스톤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그쪽이야말로 안 자요?"
      
    라임스톤은 기가 차단 듯 헛웃음을 터뜨렸다.
      
    "신경 쓰지 말고 너나 자라."
      
    파트 타임은 한시라도 빨리 침대에 눕고 싶었지만 저 말을 들으니 오히려 오기가 생겨버렸다. 그녀는 라임스톤의 맞은편에 앉아 그녀가 하는 일을 구경했다. 라임스톤은 한마디 하려 하다 다시 일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라임스톤의 장부는 언뜻 질서없고 복잡해보였지만 그녀만의 방식대로 모든 주문들을 세세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었다. 보석, 바위 주문 이외에도 바위 농장의 예산과 수익등 모든 재정들 또한 그녀가 관리하고 있었다. 모드나 마블도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지만 라임스톤이 없다면 아마 바위 농장 자체가 돌아가지 않았을것이다. 경영능력으로는 누구도 따라올 수 없기에 파이 가의 보석시장이 이 정도로 성장 할 수 있었다.
      
    "그거 끝나면 자는거에요?"
      
    파트 타임이 끈질기게 물었다.
      
    "아니, 이따 동트면 준비한 보석들을 화물차에 실어야 해. 곧바로 계약 때문에 다른 지역으로 출장을 가야하고."
      
    라임스톤이 말했다.
      
    "잠은 언제자려고요?"
      
    "말했잖아. 바쁘면 며칠 밤 새야한다고."
      
    파트 타임은 안쓰러운 눈빛으로 라임스톤을 바라봤다. 어쩐지 그녀의 모습이 자신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 이외에는 어떤 것도 신경 쓰지 않고 일 밖에 몰라 자신의 인생에서 자신이 중심이 아닌 일이 중심이 되 버린다. 목적 때문에 일을 하는건지 일이 목적이 되버리는 건지 구분이 안될 정도로 일에 중독돼있다. 자신은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이 포니에게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을까. 이 포니는 무엇 때문에 이렇게 되었을까.
      
    "왜 그렇게 일에 열심히세요? 이 농장은 이렇게 바쁘게 운영하지 않아도 될텐데."
      
    라임스톤은 펜을 탁자위에 집어던지더니 파트 타임을 노려봤다.
      
    "할 일 없어?! 잠 안 잘거면 잔업이라도 시켜줄까?"
      
    파트 타임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말해줄 생각이 없다면 더 이상 캐물을 필요는 없었다. 욕을 먹어가면서 듣고 싶은 얘기도 아니었으니. 파트 타임이 침실로 햘하려 계단을 올라서는 순간,
      
    "가족 때문이야."
      
    계단을 올라가려던 발이 우뚝 멈추더니 파트 타임은 라임스톤을 돌아봤다.
      
    "뭐가요?"
      
    "내가 일하는 이유.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라임스톤은 턱을 괸 채 서글픈 표정으로 조용히 말했다.
      
    "지키다니, 누구한테요?"
      
    파트 타임이 물었다. 라임스톤은 부엌 벽에 걸린 가족사진을 봤다. 어린 핑키 파이가 파티에서 즐겁게 뛰어 오르고 그 주위로 가족들이 그녀를 감싸며 웃고있는 사진이었다. 어린 모습을 한 마블, 라임스톤과 모드도 그 사진에서 활짝 웃고있었다.
      
    "너도 알다시피 이 농장 주변은 엄청난 양의 보석이 매장되있어. 그리고 이 영지를 노리는 녀석도 엄청나지. 그들은 이곳을 차지하려고 갖은 수를 다 썼어. 어떤 놈은 돈을 이용하고, 어떤 년은 권력을 이용하고, 누구는 무력을 이용하려 했지. 난 그것들한테서 이곳을 지켜야했어. 호시탐탐 이곳을 노리는 위협으로부터 어떻게든 우리 가족을 지켜야했지. 정신 차리지 않으면 전부 빼앗긴다고 마음 먹고 말야. 누구도 함부로 우릴 무시 못할 힘이 필요했어. 난 정말 열심히 일했어. 때론 잘못된 방법을 쓴다는걸 알면서도 이를 악물고 발굽에 피가 날 정도로 열심히 일했지. 다시는 우릴 건드리지 못하게 하고 우릴 건드렸던 놈들에게 댓가를 치르게 하려고 말야."
      
    파트 타임은 문득 창고에서 라임스톤이 중얼거렸던 말이 생각났다. 농담으로도 할 수 없었던 그 위험한 발언은 그녀의 각오를 말한 것 이었다. 라임스톤은 파트 타임을 보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다시 펜을 집더니 아무 일 없다는 듯 일에 집중했다.
      
    "......방금 얘긴 못들은 걸로 해."
      
    파트 타임은 말 없이 계단을 올라갔다.
      
    다락방은 파이 자매의 침실로 이용되는 듯 했다. 좁은 공간은 2층 침대가 양쪽에 하나씩 있었다. 왼쪽 침대에는 1층엔 마블, 2층엔 모드가 자고 있었다. 둘도 하루종일 일을 해서 피곤한지 벌써 곯아 떨어져 있었다. 그녀도 침대가 눈 앞에 있으니 갑자기 졸음이 몰려왔다. 파트 타임은 오른쪽에 있는 빈 침대에 눕기 위해 침대 사이로 갔다. 

    그 때, 갑자기 그녀의 뒤에서 불쑥 무언가가 허리를 감싸더니 그녀를 끌어당겼다.
      
    "뭐야?!"
      
    깜짝 놀란 그녀는 저항할 틈도 없이 힘의 방향으로 끌려갔다. 파트 타임은 침대에 쓰러진 채 벗어나려 발버둥쳤지만 소용이 없었다. 파트 타임은 당황하며 자신의 허리에 감싼 무엇을 살폈다. 마블이 파트 타임의 허리를 감싼 채 침대 위로 끌고 온 것이었다. 잠꼬대 중에 그런건지 마블은 눈을 감은 채 색색거리며 자고있었다. 파트 타임은 어떻게든 허리에 감싼 발굽을 풀어보려 안간힘을 썼지만 소용없는 짓이었다.
      
    "무슨 힘이 이렇게 세!"
      
    파트 타임은 힘이 빠져 결국 포기했다. 마블은 행복한 꿈을 꾸고 있는지 자는 동안 미소를 지으며 파트 타임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었다. 마블의 따듯한 체온이 그녀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파트 타임은 피식 웃으며 자고있는 마블의 얼굴을 봤다. 그녀는 마블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다 그녀 역시 마블을 안고는 눈을 감았다.
      
    파트 타임이 눈을 뜬 건 그로부터 6시간이 지난 11시 경이었다. 다락방 안쪽에 있는 창밖으로 스며든 눈부신 햇빛이 그녀를 깨웠다. 다락방에는 모드도, 마블도 없이 그녀 혼자였다. 그녀는 몽롱한 정신 상태에서 크게 하품을 하고는 느릿느릿 침대를 빠져나왔다. 1층으로 내려가니 마블과 모드가 식사를 하고 있었다. 마블은 그녀를 보자 얼굴을 붉히며 미소를 지었고 모드는 무표정한 얼굴로 음식을 씹고있었다. 이제는 익숙한 광경에 그녀 역시 가족이라도 된 듯한 기분이었다. 식탁에는 빈 의자 앞에 접시 하나가 더 놓여져 있었다. 라임스톤의 식사인가 생각했었는데 라임스톤은 약속 때문에 나갔다고 모드가 설명했다.
      
    "가기 전에 먹고 가세요."
      
    모드가 말했다. 식사는 역시나 돌이었다. 파트 타임은 메뉴가 탐탁치 않았지만 그래도 자리에 앉았다. 식사 동안은 역시나 대화 한마디가 오가지 않았다. 오히려 그 적당한 침묵이 그녀에겐 더 편안했다.
      
    그녀는 식사를 마치고 포니빌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모드와 마블이 그녀를 배웅해줬다. 마블은 거의 울듯한 표정으로 파트 타임을 봤다. 모드는 그녀에게 커다란 자루를 건냈다.
      
    "여기 일당이에요."
      
    파트 타임이 받자 자루의 무게 때문에 중심을 잃고 앞으로 쏠려버렸다. 자루를 살펴보니 돈이 한가득 들어있었다.
      
    "이렇게나 많이?"
      
    파트 타임은 터져나오는 미소를 참지 않았다. 눈동자엔 노란 동전들이 가득한 채 자루안을 황홀하게 지켜보았다. 그녀는 충분히 감상을 마친 뒤 자루를 등에 업었다. 묵직하게 허리를 눌러왔지만 조금도 힘들지 않았다.
      
    "고마워요."
      
    "그리고 이것도."
      
    모드가 이번엔 작은 자루를 건냈다.
      
    "뭐죠, 이건?"
      
    파트 타임이 자루를 받았다. 들어있는 물건의 모양이나 무게로 보아 돈은 아닌 듯 했다.
      
    "저희가 감사의 뜻으로 선물을 하나씩 넣었어요."
      
    파트 타임은 커진 눈으로 자루를 바라봤다. 그녀는 자루를 선뜻 받지 못하며 망설였다.
      
    "...고마워요."
      
    파트 타임이 조용히 말했다. 모드는 아주 살짝이지만 입꼬리를 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파트 타임은 포니빌로 돌아가는 기차에 탔다. 그녀는 일부러 옆자리가 비어있는 구석자리에 앉고는 선물 받은 자루를 옆 자리에 두고 하나씩 꺼내보았다.
      
    첫 번째는 보석이 나왔다. 분홍 빛깔의 보석을 정성들여 깎아내린 하트모형이었다. 분명 마블이 준거겠지. 파트 타임은 생각했다.
      
    그녀는 다음 물건을 꺼냈다. 다양한 색깔의 돌멩이가 실에 얽힌 목걸이가 나왔다. 파트 타임은 예전에 핑키가 해줬던 사탕 목걸이 얘기를 기억해냈다. 그렇다면 이건 모드가 준 선물이었다. 그 무감정한 포니가 자기를 친구라고 인정해줬단 사실에 파트 타임은 어쩐지 쑥스러웠다.
      
    선물은 거기서 끝이려니 했다. 파트 타임이 자루를 바닥에 놓자 덜그럭 거리는 소리가 났다.
      
    "뭐지?"
      
    그녀는 다시 자루를 집어 남은 물건을 꺼냈다.
      
    "이건......"
      
    그녀의 발굽에 들린건 돌로 깎은 작은 모형이었다. 짧은 쇼트컷에 엉덩이엔 동전 세개를 큐티마크로 가진 그 모형은 파트 타임을 모델로 만든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단순한 돌 모형이라기엔 너무나 정교했다. 세세한 발굽질로 정성들여 만든 작품이란걸 한눈에 봐도 알 수 있었다. 하나는 마블, 하나는 모드, 그럼 나머지 하나는 누가 준 것인지는 안봐도 뻔했다.
      
    "바보같이. 이거 만들 시간에 잠이나 자지."
      
    그녀가 피식 웃으며 중얼거렸다.
      
    파트 타임은 이제껏 세상은 돈이 전부라고 생각했다. 돈이 무엇보다 소중했고 그 외의 물건들은 쓸모가 없다면 무의미하다고 생각했다. 여전히 눈 앞의 물건들을 보고도 그런 생각이 남아있었다. 써먹지도 못하고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물건들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 물건들을 얼마를 준다고해도 팔고싶지 않았다. 그녀가 제일 좋아하는 돈일지라도 이 쓸모 없는 물건들과는 바꾸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선물들을 다시 자루에 조심스럽게 넣었다. 그녀가 창 밖을 바라보자 바위 농장이 그녀의 눈 앞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파트 타임은 창문 틀에 턱을 기댔다. 그녀는 말 없이 미소지으며 그 곳이 완전히 사라질 때 까지 지켜봤다.

    ------------------------------------------------------------------------------------


    중간 중간에 OC에 대한 얘기가 나오지만 이해 못해도 그냥 그러려니 해주세요. 주인공이 OC이긴 하지만 파이자매들과 바위 농장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어요. 
    출처 짤 출처 https://derpibooru.org/1009002?scope=scpebe8e9c374624410190e8abfaba9486229e614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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