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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타초콜릿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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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ony_84728
    작성자 : 베타초콜릿
    추천 : 2
    조회수 : 266
    IP : 121.64.***.131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5/09/09 19:12:13
    http://todayhumor.com/?pony_84728 모바일
    [팬픽]스펙트럼 - 이퀘스트리아의 수호자 4

    [1] [2] [3]


    플러터샤이는 그리폰스톤으로 가는 기차에서 내내 불안한듯 가만히 있지 못했다. 기차가 역에 설 때마다 기차에 나가서 역을 멤돌며 망설이다 다시 기차로 돌아오기를 반복해 결국 종착역인 그리폰밸리로 가기만을 남게 되었다. 플러터샤이는 품에서 길다의 사진을 꺼냈다. 증명 사진으로 보이는 사진 속 길다는 무표정한 얼굴로 정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사진으로만 봐도 벌써 그녀는 겁에 질려있었다. 그녀는 뒷장을 넘겼다. 사진의 뒷장에는 현재 길다가 살고있는 주소, 설득할 만한 제안과 조언들이 적혀있었다. 하지만 자신이 정작 길다 앞에 제대로 설 수 있을지도 의문인 상황에서 이런 것들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플러터샤이는 생각했다. 핑키 파이는 길다가 자기와 친구가 되었다고 말했지만 플러터샤이의 기억엔 여전히 예전 길다의 모습이 생생했다. 처음 만났을 때 다짜고짜 자신에게 소리를 지른 기억을 떠올리면 지금도 몸이 떨렸다. 사실 친구가 된 건 핑키지 자신이 아니었다. 길다는 여전히 자신을 싫어하고 보자마자 소리를 지를지도 몰랐다. 이곳에 혼자 오지 말아야 했다는 뒤늦은 후회를 했다. 옆에 친구들이 있다면 모를까, 자신 혼자서 이 일을 한다는것은 불가능했다. 차라리 길다말고 다른 포니였으면 했다. 적어도 다른 포니들은 무섭게 소리지르지는 않을테니까.

      

    다음 역이 그리폰밸리이다보니 기차엔 그리폰들뿐이었다. 그녀가 있는 객석도 포니는 그녀 하나 뿐이고 나머지는 그리폰들이었다. 이퀘스트리아에서도 그리폰은 종종 보이긴 했지만 이렇게 한 자리에 많이 보는건 처음이었다. 이퀘스트리아에 있는 모든 그리폰들이 이 자리에 모인 것 같았다. 플러터샤이는 최대한 담담하게 보이려 했지만 그리폰들을 볼 때마다 심장이 요동치고 눈은 갈 곳을 못찾았다. 차라리 아무도 안보이게 의자 밑으로라도 숨고싶었다.

      

    "저기, 괜찮으세요? 땀이 장난아닌데 어디 아픈거 아니죠...?"

      

    "히이익!"

      

    그리폰 하나가 플러터샤이에게 말을 건내자 플러터샤이는 뒤로 넘어질 정도로 놀랐다. 그 때문에 모든 객석 내 시선이 그녀에게 주목되었다.

      

    "아... 전 괜찮아요. 하하하."

      

    플러터샤이는 얼굴 근육이 경련된 채 어색하게 웃었다. 그리폰은 이상하다 생각해 눈썹을 찡그렸지만 이내 다시 갈 길을 갔다.

      

    플러터샤이는 그리폰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다. 처음 만났던 길다가 그녀가 만난 유일한 그리폰이었고 그녀의 뇌속엔 이미 그리폰이라는 종족은 길다의 모습으로 인식되어져 있었다. 혹시라도 길다만 예외적인 것이고 나머지는 그녀가 생각하는 것 만큼 못되지는 않을지도 몰랐다. 그래야만 했다. 그렇지 않다면 그리폰스톤에 있는 수 많은 그리폰들을 그녀는 버틸 재간이 없었다.

      

    "그리폰스톤에 가시나봐요?"

      

    플러터샤이가 옆을 돌아보니 또 다른 그리폰이 앉아있었다. 갈색 털에 갈색 눈을 가지고 눈매가 날카로운 수컷 그리폰이었다. 날카로운 인상과는 다르게 목소리는 맑고 높은 음을 가진 것이 참새를 연상시켰다. 그리폰은 플러터샤이를 보며 웃고있었다.

      

    플러터샤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괜히 시끄러운 대화로 주위 시선을 끌고 싶지 않았다.

      

    "와, 진짜 별일이긴 별일이네. 최근 들어서 포니가 또 들어오다니. 그리폰스톤에 포니가 오는 경우는 굉장히 드물거든요. 최근에도 두 포니가 오긴 했는데 얼마 안지나서 또 올 줄은 몰랐네요. 사실 저희 나라가 그렇게 훌륭한 관광지는 아니거든요."

      

    참새같은 그리폰은 정말 참새처럼 쉬지 않고 말했다.

      

    "그래서 그리폰스톤에는 왜 가는거에요?"

      

    그리폰은 웃으며 말했다. 플러터샤이는 잠시 고민을 하다 입을 열었다.

      

    "길다라는 그리폰을 만나러요."

      

    "길다!"

      

    그리폰은 활짝 웃으며 소리쳤다.

      

    "길다와 아는 포니였군요. 이름이 뭐에요?"

      

    그리폰은 오랜만에 만난 친구를 만나듯 반갑게 말했다.

      

    "플러터샤이에요."

      

    플러터샤이는 경계를 풀듯 그리폰과 눈을 마주치기 시작했다.

      

    "전 스패로우라고 해요."

      

    플러터샤이는 그의 이름이 굉장히 잘 어울린다 생각하며 눈웃음을 지었다.

      

    "길다를 아시나요?"

      

    플러터샤이가 먼저 물었다. 스패로우는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다마다요. 요즘 그리폰스톤을 완전히 변화시킨 우리의 영웅이거든요."

      

    길다에 대한 예상치 모한 평가에 플러터샤이는 호기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어쩌면 길다가 달라졌다는 핑키의 말이 사실일지 모른다는 기대감도 생기기 시작했다. 플러터샤이가 먼저 묻기 전에 스패로우는 설명을 시작했다.

      

    "사실 예전 그리폰스톤은 형편없었거든요. 지금보다 더요. 그리폰들은 돈만 알지 서로를 아는 체 하지도 않고 지나가고, 국가를 누가 관리 하지도 않아서 길거리는 점점 쓰레기장 처럼 변하고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았죠. 길다도 예전에는 똑같았어요. 누가 말 걸면 신경질내고 아무런 의욕도 없이 누구와도 대화하지 않았죠. 그런데 어느 날 포니들이 길다를 만나고 난 후에 완전히 변한거에요."

      

    플러터샤이는 그 포니들이 대쉬와 핑키라고 확신했다.

      

    "변했다는게 길다가 완전 다른 그리폰이라도 된거 처럼 밝게 웃고 얘기하고 그런건 아니었어요. 그냥 사소한 행동이었죠. 자기가 구운 빵을 주위에 나누어 주는거에요. 그리폰들이 공짜로 누구한테 뭘 주는건 굉장히 드문 일이라 모두들 놀랐죠. 솔직히 길다가 만든 빵이 워낙 맛없어서 사먹는 그리폰들이 없었는데 공짜니까 마다하지 않았죠. 그런데 막상 먹어보니 빵이 굉장히 맛있었어요. 모든 그리폰들이 길다가 만든 빵을 먹고 좋아했죠. 그 때 부턴가 뭔가 그리폰들 사이에 벽이 허물어지는 느낌이었요. 한마디도 않던 그리폰들이 서로 웃으면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한거에요."

      

    "그거 정말 멋지네요."

      

    플러터샤이가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길다가 빵을 굽는 모습은 상상이 가진 않지만 달라진 것 만은 확실했다.

      

    "길다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그리폰들을 불러모아 얘기하기 시작했어요. 모두 힘을 합쳐 그리폰스톤을 바꿔야 한다고 말이에요. 난장판이 된 길거리를 치우고 전통을 유지한 채 건물들을 다시 건축해야 한다고. 그리고 무엇보다 이웃나라인 이퀘스트리아와 교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그런 얘길 하는 건 길다가 처음이었어요. 사실 그리폰들과 포니들이 그렇게 사이가 좋은건 아니잖아요. 몇몇 그리폰들은 왕을 다시 뽑아야 한다고, 길다가 왕이 되야 한다고 얘기까지해요. 정확히는 여왕이겠지만."

      

    플러터샤이는 잠자코 듣고만 있었다. 불안했던 그녀의 마음이 하나 둘 씩 걷히기 시작했다. 우선 길다가 완전히 달라졌고, 그리폰들도 그녀의 생각보다 험악한 종족들이 아니란 것도 그랬다. 그리폰스톤이 나쁘지 않는 곳일 거 같다는 생각도 들기 시작했다. 새로 바뀌고 있다던 그리폰스톤을 가 보고 싶기까지 했다. 스패로우는 싱긋 웃더니 플러터샤이의 귀에 가까히 다가갔다. 마치 다른 그리폰들이 들으면 곤란한 것 처럼.

      

    "그런데 조심하는게 좋아요. 몇몇 그리폰들은 길다의 생각에 반대하거든요. 특히 이퀘스트리아와 포니를 혐호하는 과격분자도 몇몇 있어요."

      

    스패로우의 속삭임에 플러터샤이는 얼어붙었다. 미소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다시 불안이 채워졌다. 스패로우는 무슨 의도로 그런 말을 한걸까 플러터샤이를 보며 웃고있었다. 플러터샤이는 주위 그리폰들을 의식하며 흘끗보았다. 모두가 그녀를 쳐다보는 착각이 들었다. 그녀의 눈에는 그리폰 모두가 포니를 혐호하는 과격분자처럼 보였다. 플러터샤이는 시선 둘 곳을 몰라 결국 바닥으로 눈을 내리 깔았다.

      

    몸이 다시 떨리기 시작했다. 막연한 불안감이었던 예감이 사슬이 되어 그녀를 옥죄었다. 이번에는 희망적인 상상도 할 수 없었다. 플러터샤이의 머릿속엔 옛날 길다와 같은 그리폰들이 그녀를 둘러쌓는 장면만 반복되었다. 반복되면 반복될수록 자신이 타는 열차가 지옥으로 향하고 있다고 느껴졌다. 애초에 혼자 오지 말았어야 했다. 그녀는 또 다시 담아두었던 후회를 꺼냈다. 이 후회만 몇번째 인지 몰랐다. 이렇게 많은 후회를 할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사실도 후회했다.

     

    그녀는 결국 갈등하던 결정을 선택했다. 그리폰밸리에 도착하자마자 다시 되돌아가고 트와일라잇한테 부탁해서 자신은 못하겠다고 말할것이다. 트와일라잇은 길다가 그녀의 제안에 수락할 것이라고 굳게 믿고있는것 같지만 정작 길다와 만나보지도 못한 자신이 문제가 있다곤 예상못했을 것이다.

      

    플러터샤이는 바닥만 쳐다보며 해야 할 행동을 계산했다. 기차가 도착하고, 매표소로 달려가 가장 빠른 표를 끊고 다시 기차에 탈 것이다. 혹시라도 또 무서운 상상이 떠오르지 않으려 그녀는 반복하고 또 반복해서 해야할 행동들을 생각했다.

      

    "너무 걱정말아요. 그런 그리폰들은 극소수니까. 왠만해선 포니한텐 관심도 안가져요. 그리폰들은 포니가 아니라 포니가 들고 있는 돈에 관심이 많죠. 하하."

      

    스패로우의 말은 플러터샤이에게 전혀 위로가 되지 않았다. 모든 그리폰들이 스패로우 같았으면 좋으련만. 만에 하나 또 만나게 되는 그리폰이 포니를 싫어하는 그리폰일까 두려웠다.

      

    창밖을 바라봤다. 이퀘스트리아의 종착역인 그리폰밸리에 도착한 것이다. 수십번 반복한 시뮬레이션을 실행에 옮길 차례다. 그녀는 누구보다 빨리 기차 밖을 나섰다. 그리폰밸리도 이퀘스트리아 국경이긴 하지만 역에 있는 손님들은 대부분 그리폰이었다. 그리폰밸리는 그리폰스톤으로 가기 위한 길목으로 이퀘스트리아로 넘어가는, 혹은 이퀘스트리아에서 그리폰스톤으로 돌아가는 그리폰들이 주로 이용하는 역이었다. 그래서 기차 때와 마찬가지로 포니라곤 그녀 한 마리 뿐이었다. 

     

    플러터샤이는 매표소로 달려갔다. 혹여나 다시 돌아가는 기차표가 매진이라도 될까봐 그녀가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속력을 내었다. 매표소에 도착한 플러터샤이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포니가 있어야 할 창구에는 블라인드로 닫혀있기 때문이었다. 혹시 이쪽 창구에만 그런건가 싶어 다른 창구에도 달려가봤지만 모든 창구가 마찬가지였다. 플러터샤이는 다급함과 불안함에 입술을 질끈 물었다. 매표소 창구에 다가가 블라인드 너머로 말했다.

      

    "저기요. 누구 없어요?"

      

    플러터샤이는 자신의 목소리가 작아 듣지 못할까 더 큰 목소리로 불러보았다. 하지만 아무런 대답도 오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 당장이라도 매표소를 발로 차서 누구라도 불러내고 싶었다. 그러지 못하는 소심하고 무능한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플러터샤이는 자리에 주저 앉아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자신의 무능력함에 대한 답답함, 그리폰들에 대한 두려움, 오지 말았어야 한다는 후회. 여러 감정들이 섞인 눈물이었다.

      

    "누구세요."

      

    플러터샤이는 그 대답에 울음을 그치며 딸꾹질을 했다. 소리의 근원이 매표소였기 때문이었다. 그녀가 고개를 들자 블라인드가 걷힌 한 창구 사이로 포니의 얼굴이 보였다. 기뻐하는 것도 잠시, 플러터샤이는 허둥지둥 자리에서 일어났다. 혹시 주저앉은 자신을 못보고 그대로 가버린다는 찾아온 기회도 영원히 가버리게 된다. 그녀는 창구에 서서 침착하게 말하려 했지만 딸꾹질이 계속 나왔다.

      

    "저기, 흑. 여기 돌아가는, 흑. 기차 있어요?"

      

    "오늘은 막차가 끊겼어요. 내일 다시 오세요."

      

    플러터샤이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에 다리가 풀려버렸다. 블라인드가 닫힐 때 부터 예상은 했다. 설마가 역시가 되어버린 건데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

      

    "오늘은 정말 끝인가요? 야간에라도 표가 없나요?"

      

    플러터샤이는 몇번이나 물었지만 직원은 매정하게 고개를 저었다.

      

    "여기 기차는 하루에 세번 밖에 안와요. 아침, 점심, 저녁에 한번씩."

      

    "그... 그럼 첫 차는 언제..."

      

    "아침 7시에 있어요."

      

    플러터샤이는 벽에 걸린 시계를 봤다. 8시 30분. 기다리기엔 너무 긴 시간이었다.

      

    "혹시 여기 근처에 묵을만한 곳이 있나요?"

      

    역 근처였지만 그리폰밸리는 너무 조용했다. 보이는 것도 없었다. 늦은 시간도 아니었건만 역 바깥으로 불빛하나 보이지 않았다. 앞으로는 벌판, 뒤로는 바위로 이루어진 절벽산 밖에 보이지 않았다. 가게나 마을 같은 것도 보이지 않았다. 마치 기차역만 떼어놓아 인적없는 곳에 놓은 듯 했다. 그래도 기차역은 기차역이니 숙박시설 정도는 있겠지 싶었다.

      

    "역 근처에는 없고 저기 그리폰밸리 너머로 국경을 넘어서 그리폰스톤으로 가야해요. 여기는 처음이세요?"

      

    플러터샤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빨리 저 그리폰들을 따라가야 할거에요. 그리폰들은 전부 그리폰스톤으로 가거든요. 밤에는 어두워서 혼자서 길 찾기 힘들거에요."

      

    직원은 자기 할 말을 마치고 다시 블라인드를 닫았다. 플러터샤이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기차에서 내린 그리폰들은 자신의 일행을 찾거나, 곧바로 역에 나서서 바위산을 오르고 있었다. 번잡했던 역은 하나 둘 사라지기 시작했다. 플러터샤이는 갑작스런 상황에 우왕좌왕해다. 서둘러 선택을 해야했지만 어떤 것을 해야 할 지 전혀 감이 오지 않았다. 그녀는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정리했다. 우선 돌아가는 기차는 아침까지 기다려야했다. 기차를 타지 않고 날아서 갈 수 있었지만 그러기엔 날이 너무 어두웠다. 페가수스는 야행성이 아니기 때문에 밤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이런 날에 비행을 하는건 술먹고 비행하는 것 다음으로 미친 짓이었다. 더군다나 낮이었다고 해도 그녀의 체력으로 포니빌까지 돌아가는건 무리였다. 그렇다면 밤을 지새려면 역에서 노숙을 하던지 그리폰을 따라 그리폰스톤으로 갈 지 결정해야했다. 플러터샤이는 둘 다 선택하고 싶지 않았다. 어두컴컴한 역에서 혼자 맨바닥에 누워있긴 싫었다. 무섭기도 하고 험한꼴을 당할지 몰랐다. 그렇다고 그리폰들을 따라나서기도 싫었다. 어둠이 무섭다고 귀신을 따라가는 꼴이었다. 선택의 시간은 여유롭지 않았다. 그녀가 고민하는 사이에도 그리폰들은 역을 빠져나가고 어느새 역은 플러터샤이만 남게 되었다. 플러터샤이는 주위를 쳐다봤다. 낮게 쿵 하고 울리더니 역의 불빛들이 꺼져가기 시작했다. 플러터샤이는 화들짝 놀라 어깨를 움츠렸다. 이윽고 역은 희미한 불빛만을 남기고 어둠으로 덮였다. 그녀의 심장도 전등과 같이 꺼지는 줄 알았다. 무서워했던 그리폰 마저 사라지니 공포감이 엄습해왔다. 그녀의 거친 숨소리만이 고요하고 어두운 역에 울렸다. 잘못 생각했었다. 혼자서 어둡고 아무도 없는 곳에 10시간이 넘게 있는 것보단 그래도 그리폰이 나았다. 그들이 못되게 군다해도 포니를 잡아먹지는 않을테니. 하지만 어둠은 플러터샤이를 잡아먹었다. 그것도 아주 천천히 발굽 하나하나 부터 귀 끝 털 오라기까지, 그리고 마음속 깊은 곳까지 천천히 잡아먹어갈 것이다. 이 어둠 속에선 1초도 있을 수 없었다. 10시간이 짧은 시간도 아닐 뿐더러 이 어둠속에선 10년처럼 느껴질 수 있는 10시간이었다. 미쳐버리는 건 시간문제였다. 빠져나가야 했다. 플러터샤이는 서둘러 그리폰들을 찾아나섰다. 그녀는 소리만을 의지했다. 혹시라도 이미 다 떠나버렸을까 플러터샤이는 미친듯이 뛰어다녔다. 의자에 다리가 걸려 넘어지고 바로 앞에 있는 기둥을 보지 못해 코가 박혔다. 핏줄기가 코 사이로 흐르지만 닦을 여력도 아픔을 호소할 틈도 없었다. 역을 나서고 언덕을 오르고 있는 그리폰들의 행렬을 보자 온 몸의 근육들이 동시에 풀려버렸다. 그리폰을 다시 봐서 반갑다고 플러터샤이는 처음으로 생각했다.

      

    플러터샤이는 그리폰들과 간격을 두고 마지막 행렬에 참여했다. 그리폰들을 미행하듯 조용히 그들 뒤를 따라나섰다.

      

    그리폰스톤으로 가는 여정은 험난하고 길었다. 경사가 높은 언덕길을 한참이나 올라가야했다. 그리폰들은 쉬지도 않고 빠른 걸음으로 꾸준히 걸어나갔다. 플러터샤이는 다리가 욱씬거렸고 몇번이나 앉아서 쉬고싶은 욕구를 참았다. 한번 그리폰의 행렬을 놓치게 된다면 이 곳에 갇히게 된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들리는 것이라곤 바람 소리 밖에 없는 높은 바위 산 중턱. 생각만해도 숨이 막혀버렸다. 이곳에 비하면 혼자 남은 기차역은 안락한 보금자리로 느껴질 정도였다. 플러터샤이는 이를 악 물으며 필사적으로 네 다리를 움직였다.

      

    플러터샤이가 반 쯤 정신을 놓고 걷고 있을 때, 눈앞의 불빛에 무의식적으로 따라갔다.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떴을 때 그녀는 그리폰스톤에 도착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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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단편이나 쓸걸
    베타초콜릿의 꼬릿말입니다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5/09/09 19:21:16  121.182.***.49  [RED]스피어  672917
    [2] 2015/09/09 20:27:28  61.77.***.153  namnam  668661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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