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이 글은 입대를 앞둔 미필자 동생들을 위해 쓰는 글이야. </P> <P>군대 가면 많이 어렵고 힘들어서 "죽고싶다."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어. 물론 die하고 싶다는건 아니고 "죽을만큼 힘들다." 라는 생각이 들거야.</P> <P>그렇다고 농담투로 "죽고싶습니다."라고 하면 안되. 특히 이등병때. 사회에 있을때 죽고싶다는말을 장난삼아, 농담삼아 하는 친구들 있는데</P> <P>군대가면 입조심 하라는게 그 이유중 하나야.</P> <P> </P> <P>형은 해안 GOP에 있다가 왔어. 근데 신병 녀석 하나가 새로 들어온거야. 워낙 체격도 좋고 힘도 좋더라고. 신병 적응기간이 끝나고 나서 </P> <P>초소 경계근무를 내보냈지. 한 일주일정도 나갔으려나? 중대장이 신병 녀석과 면담을 했어. 원래 뭐 자대배치 후 한달간은 매주마다 면담을 해야된대.</P> <P>근데 얘 하는 증언이 이거야.</P> <P> </P> <P>"바다를 보고있으니 뛰어들어서 죽고 싶기도 합니다. 총도 갖고있으니 제 머리에 총을 쏘는 상상도 합니다. 군생활이 막막하고 깜깜한 것 같습니다."</P> <P> </P> <P>중대장 화들짝 놀라고 우리 소대장, 부소대장도 화들짝 놀랐지. 당연히 보직을 바꿀 수 밖에 없었어. 그때 남는 자리가 '취사보조'였어.</P> <P>말 그대로 취사병의 부사수 역할을 하는거였지. 그거라도 시키니까 얘가 조금 차분해지는거 같더라고. 원래 심성은 착한 아이였던거 같아.</P> <P>근데 문제는 이거야. 그 아이가 '자살징후자'라는걸 암암리에 병사들에게 전파를 해. 당사자는 몰라. 왜냐면 이로 인한 2차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거든.</P> <P>당연히 선임들도 걔한테 터치 안하고 욕도 안해. 심지어 너무 잘 챙겨주는거야. 그러다 보니까 얘가 개념이 없어지는거야.</P> <P>눈치도 안보고 취사장에서 다리꼬고 앉아서 발톱깎고 있더라고. 얘 혹시 딴생각 품는가 싶어서 얘기도 자주하니까, 얘가 잠을 안자는거야.</P> <P>(해안GOP의 특성상, 해질무렵에 근무투입을 하면 취사병은 개인정비를 하다가 10시에 자게 되어있어. 그러다가 12~1시 쯤 근무교대가 이루어지면</P> <P>전번 근무자들을 위한 야식을 준비하기 위해 잠깐 기상을 하고 다시 잠들지. 그리고 5시에 일어나서 아침을 준비해.)</P> <P>우리랑 내내 얘기를 하니까 12시 넘어서까지 안자더라고. 당연히 낮에 피곤하니까 낮에 잠자고. 낮과 밤이 뒤바뀌었어.</P> <P>그런 시차 부적응으로 인해 얘가 처음에는 두통을 호소하더라고. 이 두통이 어떻게 근육에 영향을 미쳤는지 목도 아프고 어깨도 아프대.</P> <P>근데 얘는 너무 자연스레 그걸 얘길 하는거야. "너 어디 아프냐?" 라는 질문에 미리 답안을 준비했다가 읇는거 같았어.</P> <P>"저 머리도 아프고 목 뒤도 아프고 어깨도 아픕니다. 요새는 낮에도 머리가 너무 아프고 어디도 아프고 어디도 아프고.."</P> <P> </P> <P>또 하나는 어느정도 짬 먹은 일말 애였는데, 처음에 상황실 근무를 섰었어. 그런데 지휘관들 자주 오고 브리핑으로 자주 깨니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나봐. 상황병을 못하겠다고, 차라리 초병이 낫다고 하더라고. "마음이 불편한 것 보다 몸이 힘든게 낫다."가 그 아이의 주장이였어.</P> <P>소대장과 약속을 했대. "아무리 힘들어도 절대 후회하지 말고 불평 갖지 않기."</P> <P>처음에는 초소 경계 근무를 잘하는가 싶었어. 그런데 몇달 하다보니까 얘가 죽으려고 하는거야. 근무 투입되면 목소리도 다 죽어가고, 복귀 후에도</P> <P>비실대더라고. 그러다가 나중에는 소대장한테 면담 요청을 하더라고. "다시 돌아가고 싶다. 생각보다 너무 힘들다."</P> <P>소대장은 당연히 열내지. 여기가 니 취미대로 하는 캠프냐, 너 하는대로 하는곳이냐는 등의 갈굼 시전. 그래도 소대장도 사람이 착한지라</P> <P>그 소원을 들어줬어ㅋㅋㅋㅋ다시 복직. 처음에는 의욕적으로 하다 싶었는데 어느새 또 이상해지는거야. </P> <P>소대장한테 업무상으로 엄청 깨지고 나면 뚜벅뚜벅 걸어나가서 화장실(상황실 바로 앞에 위치함)에 문 꽝닫고 들어가더니 들으라는듯이</P> <P>"캬아악!!! 퉤!" 하고 침을 뱉고 다시 들어오는거야. 이걸 분대장이 봐서 몇번 갈구고 했어. 그럼 얘는 또 스트레스 받아서 상황근무설 때 </P> <P>부사수한테 그러는거야. "전쟁나서 북한군이 우리 소대원들 다 쏴죽였으면 좋겠다." 라고. 그걸 또 소대장이 듣고 또 갈구고.</P> <P>그러다가 걔 부사수가 살떨리는 장면을 목격했대. 야간 상황근무 끝나고 새벽에 근무교대 했는데, 그 얘가 없어졌더래. 부사수는 소초 주변 막 찾아다녔는데...소초 구석에서...망치를 들고 나무 그루터기를 막 두들기고 있다는거야. 놀라서 뭐하냐고 물어보니까 </P> <P>"이렇게라도 안하면 스트레스 쌓여서 안되겠다."라는거야. 그 뒤로 그 애를 건드리는 사람은 없었어. 부대교대 할때도, 내륙부대 가면 훈련하고 고생하는데 부적응 할까봐 걍 해안에 두고 나온게 천만 다행이였어.</P> <P> </P> <P>미필자 동생들..아무리 힘들어도 죽을 생각 절대로 하면 안되. 특히나 말장난, 농담으로라도 후임일땐 죽고싶다는말 함부로 꺼내는거 아니야.</P> <P>정말 죽을만큼 힘들다 해도 죽는거 만이 정답은 아니잖아. 한번 '자살징후자' 내지 '이상증후자'로 찍히면 전역할때까지 꼬리표가 따라다닐거야.</P>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