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전역한지 2년이 다되가지만 군생활이 거의 다 기억납니다ㅋㅋ</P> <P>그와중에도 가장 재밌던 때를 꼽으라면 당연히 신병교육대의 추억입니다.</P> <P>가장 재밌기도 했고, 철없던 나에게 뭔가 울컥하는 느낌을 줬던 시기였습니다.</P> <P>전국 각지에서 모인 별에 별 애들이 모여있음. 그래도 다행이였던게, 우리 분대는 너무나 좋은 애들만 있어서 문제없이 훈련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P> <P> </P> <P>자대에서는 느낄 수 없는 신교대만의 추억거리!</P> <P> </P> <P> "콩 한쪽도 나누어 먹는 전우애"</P> <P>처음 신교대에 들어오면 하는 일 중 하나가, '청소구역 배정'ㅋㅋㅋ</P> <P>그날 당장 해야되는일이였고, 하루에 두번 청소를 해야 하니까 너무나 중요했음.</P> <P>대부분의 훈련병들은 생활관 청소나, 화장실, 복도 청소로 빠졌는데 본인은 훈육실(조교애들이 교육훈련 준비하는 일종의 연구실) 청소ㅋㅋ</P> <P>교육훈련때는 딱딱하던 조교들도, 그들의 훈육실 관물대며 책상에 붙어있는 사진들을 볼때면 "아..사람이구나.." 싶었음.</P> <P>워낙 특별한 구역이다보니까 좋은점도 있는데, 가장 처음 발견한 기쁨은..청소를 하다가 침대 밑에서 새콤달콤 하나를 발견한것!ㅋㅋㅋㅋ</P> <P>한줄이 아니라...7개인가 들어있는 것 중에서 하나ㅋㅋㅋㅋ</P> <P>정말..먼지 켜켜이 쌓여서 색깔도 못알아 봤는데 천만다행으로 포장지는 안뜯어져 있음. 일단 재빨리 활동복 주머니에 넣었음ㅋㅋㅋ</P> <P>그리고 그날 불침번 근무를 서게 되었는데, 나를 포함해서 3명이 불침번 근무를 서게 되었음. </P> <P>복도 가운데에는 조교 한명이 당직서고 있었으나 졸고 있었음. 나는 같이 근무서는 전우(형이랑 동생이였음)을 조용히 불렀음.</P> <P>이거 보라고ㅋㅋㅋㅋ 형이 벙쪄서 "이..이게 뭐냐.."그러고 있고ㅋㅋㅋ 새콤달콤 주웠는데 나눠먹자고 하니까 동생이 너무 좋아하는거야ㅋㅋ</P> <P>그걸 셋이서 이로 쪼개서 물었는데..진심 눈물이 날 뻔했어..내가 입대했을때가 한겨울(2월)이였는데 일단 새콤한 과일을 먹을 수가 없었어.</P> <P>물론 사과가 나오긴 했지만 사회에서 먹은 맛이 아니였어. 근데 새콤할 뿐만 아니라 단맛까지 느껴지니까..너무 행복한거야...</P> <P>걍 씹어먹을수가 없어서 입안에 침이 고이게 한 후 그걸 녹여서 마셨어..진짜 너무 행복했어.. 내 동기들도 행복했을거야.ㅎㅎ</P> <P> </P> <P>"군대에 가면 살이 찌는 이유"</P> <P>본인은 사실 굉장히 마른 편이였어. 키는 좀 컸는데 저체중이였어.(그래서 2급받았어.) 끼니도 많이 거르는 편이였고, 많이 먹지도 않았어.</P> <P>근데 훈련소의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려면 많이 먹어야 하는거 같아. 불과 2주만에 6kg가까이 불으면서 정상체중 범위에 들었지 ㅎ</P> <P>사회에서 먹던 양 두배를 먹으니..근데도 배고픔은 가시질 않았어. 특히나 불침번 설때가 제일 고통이였지.</P> <P>그러다가 기회가 왔어. 우리분대가 취사지원을 나가게 된거야. 일주일마다 분대원들의 벌점을 취합해서 벌점이 높은 분대는 </P> <P>훈련소 취사장에 가서 잡일을 도와야 했어. 우리 분대 20명 정도가 가게 되었지..그것도 하필 주말에. 근데 그게 기회가 될 줄 몰랐어.</P> <P>나랑 동기 몇명은 삶은 달걀 껍질을 까는거였거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딴 동기들은 당근 껍질까고 이랬는데 ㅋㅋ</P> <P>진짜로 까는거 반, 먹는거 반이였어ㅋㅋㅋ하나까서 입에 넣고 하나까서 담아놓고 ㅋㅋ그러다가 문득 이걸 챙겨가고 싶은 생각이 드는거야. </P> <P>그럼 영웅이 될 거 같더라고. 먹고 까고 넣고 먹고 까고 넣고 했지..눈치 엄청 봤어. 그러다가 조교가 우리의 모습을 본거야. </P> <P>계란을 까먹는것을. 뭐라고 하는것을 취사병이 "허허허~한창 배고플 때잖아~ 그냥 놔둬~" 라고 하더라고ㅜㅜ너무 고마웠어..</P> <P>그렇게 취사지원을 마치고 생활관으로 복귀했지. 애들이 수확물을 꺼내더라고. 당근까던애들은 걍 빈손으로 왔는데 우리는 계란을 들고왔어ㅋㅋ</P> <P>딴 동기들은 끽해야 2~3개를 가져왔는데..난 무려 9개 ㅋㅋㅋㅋㅋ 활동복 바지에 4개 넣고 활동복 상의에 5개ㅋㅋㅋ</P> <P>훈련병 시절에 빠졌다고 욕해도 좋아. 우리는 식량이 필요했으니까ㅋㅋ 내 옆에 있는 형이 "너 알낳냐?"ㅋㅋㅋㅋ</P> <P>역시 그날밤 불침번 시간에 같이 근무서는 동기들이랑 까먹음ㅋㅋㅋ대놓고 까면 걸릴거 같아서ㅋㅋ</P> <P>신발장 안에다 손넣고 까먹음ㅋㅋ 그 다음날은 군대리아가 나왔어. 우리분대가 마지막으로 식사를 했기에, 빵이 남은것을 쓸어올 수가 있었지.</P> <P>그 폭신폭신한 빵이 엄청나게 압축되서 떡이 되어도 좋았어...</P> <P>※못적은게 있는게, 취사지원때 계란 까다가 감자를 강판에 채썰게 되었어. 강판에 채썰다가 내 손가락까지 같이 채썰었거든? 살점은 안떨어져나갔는데 피가 나는거야. 진짜 서럽더라. 아픈것보다 눈물나고.. 그걸 취사병이 본거야. 취사병 생활관에 날 데려가서 소독해주고 대일밴드 붙여주고..</P> <P>그때는 신교대 사람들 다 싫었는데, 그들도 감정이 있는 사람이란걸 느꼈어. 너무 고마웠어.</P> <P> </P> <P>뭐 군필자는 누구나 겪었던 얘기였겠지만, 나에게는 기억남는 추억이였어. 미필자 동생들도 훈련소 가면</P> <P>너무 힘들다고 신세한탄만 하지말고 주변에서 소소한 즐길거리를 찾아보는게 좋아. </P> <P>그리고 조교들이 빡세게 굴린다고 너무 원망하지마. 그들도 감정이 있는 인간들인지라, 우리 퇴소식 할때 구석에서 눈물흘리더라.</P> <P>매 기수 받고 퇴소시키는게 반복되다보니 그들 스스로도 일부러 감정을 억제하더라고. 정 안붙일려고. 그래도 같이 지낸 시간이 있는지라</P> <P>무뚝뚝한 목소리로 "그래. 수고했다. 자대가서도 열심히 해라!" 이러더라고.</P> <P>보고싶다..</P> <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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