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div><br /></div> <div>1.</div> <div>이번 참사는 평온한 대한민국에 갑자기 일어난 비극이 아니다.</div> <div>다리가, 건물이, 지하철이, 배가, 강당이 무너져 내리고 사고가 났던 과거가</div> <div>또 다시 반복된 것이다.</div> <div><br /></div> <div>경제규모가 어떻고, G20 개최로 국격이 어떻고 하는 나라에서</div> <div>(이 말들이 빈 껍데기일 뿐이라거나 허망한 말이라는 건 일단 제껴두자.)</div> <div>어떻게 이런 사고가 나고, 또 이렇게 어처구니 없이 많은 피해자가 생기는지..</div> <div>어쩌면 그 이유와 답을 모르는 게 차라리 누군가를 원망하는 데 더 편할 것 같지만</div> <div>안타깝게도 우리는 이미 답을 알고 있다.</div> <div>우리 사회엔 시스템이 없다. 있더라도 빈약하거나 형식적이기만 하다.</div> <div><br /></div> <div>사고를 예방하는 시스템.</div> <div>사고가 났을 때 재빨리 대처해서 피해자를 줄이고 구조하는 시스템.</div> <div>자기 자리에 맞는 책임을 지고 의무를 다하는 시스템.</div> <div><br /></div> <div>시스템의 부재가 사고를 키우고 우왕좌왕하게 만들었고,</div> <div>사고를 책임져야할 사람이 도망가는 황당한 모습을 보게 만들었고,</div> <div>가장 기본적인 인원수 확인을 들쭉날쭉하게 만들었고,</div> <div>정부의 발표는 오락가락, 결국 거짓말에 거짓말을 거듭하게 만들었다.</div> <div><br /></div> <div>이래도 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div> <div>원칙과 규정보다 뇌물과 청탁에 익숙한 풍토..</div> <div>문제가 생기면 잘못된 관행과 권위로 해결하는 사회..</div> <div>경제적 이익 앞에 기본 설계를 넘어서는 개조를 하는 회사..</div> <div>사고가 날 때마다 개선을 외치지만 매번 공허한 메아리일 뿐인 정부..</div> <div><br /></div> <div>이런 사회에서 시스템은 불필요하고 거추장스럽고 번거로운 짐일 뿐이다.</div> <div>'거 세상 살 줄 모르네', '이렇게 해도 괜찮아', '그래 니 잘났다'..</div> <div><br /></div> <div><br /></div> <div>2.</div> <div>정의가 없는 사회에선 시스템은 필요없다.</div> <div>시스템이 없는 사회는 정의가 없는 사회의 적자(嫡子)다.</div> <div>돈과 권력, 혈연과 지연, 뇌물과 청탁, 룸싸롱으로 해결이 다 되니까.</div> <div>시스템이 해야할 일을 음지에서 덮고..</div> <div>시스템으로 못하던 일이 높으신 분의 말 한마디로 해결된다.</div> <div>그러니 그저 높으신 분의 행차만 바라게 되고.. 약삭빠른 사람은 줄 대느라 분주하다.</div> <div>이런 환경에서 굳이 시스템을 만들자는 사람은 바보라는 소리를 듣는다.</div> <div><br /></div> <div>그렇게 사회가 병들어가는 동안.. 사고가 터지고 사건이 생기면..</div> <div>책임져야할 사람들은 양심을 내팽개친 채, 제 한몸 지키자고 도망 가기 바쁘다.</div> <div>아니, 도망만 가면 그나마 다행.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더 부자가 되고 권력을 거머쥔다.</div> <div>IMF때, 또 그 이후로.. 회사는 망해도 회장과 사장은 더 부자가 되었던 걸 숱하게 보아왔다.</div> <div>여러 사학들에서 부패하고 전횡을 일삼던 이사진과 일가족들은 다시 권력을 찾아갔다.</div> <div>결국 피해는 제일 아래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알바, 학생들, 선량한 시민들의 몫..</div> <div><br /></div> <div>정의가 없으니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될 리 없는 사회에서..</div> <div>일이 터지면 책임져야할 사람들은 도망가고..</div> <div>감옥에 가야할 사람들은 휠체어에 앉아 병원에 숨는다.</div> <div>시스템이 채워야할 빈 자리는 평소에 그 권력 밑에서 숨죽이고 있던 일반 시민들이 메꾼다.</div> <div>그렇게 시민들의 희생과 노력으로 채워놓은 자리엔, 얼마 안가 다시 그들이 화려하게 돌아온다.</div> <div>왕의 귀환! 그리고 다시 사고가 터질 때까지 권력을 누리며 마법의 주문을 외운다.</div> <div>'저 놈 빨갱이다', '종북이 나타났다', '자유 민주주의 만세!', '갱제(!)가 어렵다'..</div> <div><br /></div> <div>그렇게 누군가 통제를 벗어난 권력을 누리고, 방관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동안..</div> <div>방값을 못낸 모녀는 세상을 떠나면서도 미안하다는 유서를 남기고,</div> <div>죄 없는 어린 학생들은 물 속에서 생을 놓치고 있고,</div> <div>죄 없는 어린 아이는 가족을 잃고,</div> <div>죄책감을 못이긴 교사는 스스로 목을 맨다.</div> <div><br /></div> <div>정의는 죽고 시스템은 없다.</div> <div><br /></div> <div><br /></div> <div>3.</div> <div>언제쯤이면 시스템이 제 자리를 찾게 될까..</div> <div>권력이 평소엔 겸손하게 스스로를 낮추다가..</div> <div>사고가 나고 사건이 터지면 책임있게 앞장 서는 모습을..</div> <div>언제쯤이면 볼 수 있을까..</div> <div>아니 시스템이 잘 돌아가면 이런 사고도 줄어들 수 있지 않을까..</div> <div>아까운 생명을 헛되이 잃게 되는 비극도 줄어들지 않을까..</div> <div><br /></div> <div>오늘은 다시 또 4.19..</div> <div>부정부패와 잘못된 사회에 항거했던 그날은 올해도 어김없이 돌아왔다.</div> <div>이 시기에 또 다시 터진 이번 참사는</div> <div>시스템의 부재, 정의의 부재를 또 한번 가슴 아프게 확인시켜주고 있다.</div> <div><br /></div> <div>언제까지 시스템의 부재로 시민들이 고통 받아야하는지..</div> <div>참 안타깝고 애통하다.</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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