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아버지는 스무살 무렵, 일 끝나고 쌀가루 몇 줌이라도 얻어 올 수 있을 거라는 기대에, 동네 정미소를 당신의 첫 일자리로 삼았었다. 내가 초등학교 4학년 되던 무렵, 엄마가 동네 고등학교 급식소에 들어간 것도 아마 비슷한 이유였을 거다.</div> <div><br></div> <div><br></div> <div>엄마는 급식소에서 남은 반찬을 얻어와서 냉장고를 채우곤 했다. 그야말로 남은 반찬이라, 얻어오는 반찬은 매양 남을만한 반찬 뿐이었다. 하지만 고등학생 형 누나들이 싫어하는 나물을, 퍽 좋아하는 나로서는 무척 즐거운 일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언젠가 엄마가 '오늘은 돼지갈비가 나왔는데 남질 않아서 못 얻어 왔어, 형 누나들이 한창 클 때라 고기반찬은 항상 부족하더라' 하신 적이 있었다. 난 무심코 '전 갈비 싫어요' 말하고는 시금치를 한 젓가락 입에 넣고 우물거렸다. 밥 먹다 말고 엄마가 갑자기 울먹거렸다.</div> <div><br></div> <div><br></div> <div> <div style="text-align:center;"><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804/1522647039bbbc526481fa43208466a288d974e0eb__mn224088__w1440__h1080__f183293__Ym201804.jpg" alt="KakaoTalk_20180402_142927265.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width:640px;height:480px;" filesize="183293"></div><br></div> <div><br></div> <div>엊그젠 돼지갈비를 해먹었다. 조금 짭짜름했다.</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