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EBS 다큐 인간과 애니메이션 돈.주.고 다운 받아 놓았는데 TV 연결하니 노트북이 뻑~ 나가더군요. 저번에 함 만지면서 쿨러 조립불량인 듯 싶었는데 고치기도 귀찮고 방치플레이 하다 오늘 재조립 하고 다 봤네요.
1부나 2부나 뭐 풀어낼 이야기 자체가 통속적인 대중의 공감대 이상은 없는지라 밍숭맹숭 했지만 마지막 3부는 기대가 솔찬이 되더군요.
근데 뭐 별 얘기가 없더군요.
아니 그보다는 사알짝 화딱지가 좀 날려고 하네요. 솔직히 한 20분 보다 때려치고 나와 이 글 적는데...
와아 대한민국 애니메이션 앞날이 아주 쨍하다 못해 너무 눈이 부셔 앞이 깜깜하네요.
제가 덕질 경력 10년차입니다. 자랑거리 물론 아니죠. 한국 애니메이션 최대의 삽질을 직접 보고 착각하고 기대하고 응원하고 아주 신물나게 절망하고 학을 땠습니다.
그 때의 그 '국산' 애니메이션 만드는 마인드에서 어떻게 단 한발짝을 못 나갔는지 모르겠네요.
크리에이터쪽으로 안 갔지만 덕질 하면서 애니메이션에 대해서 잘 알게 된 건...
만화는 애니메이션의 광맥이다라는 것 하고 시장과 문화산업은 불가분의 관계가 아니다 라는 것입니다.
지금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 없어요. 일본 애니메이션의 소비처지 애니메이션 제작 국가는 아닙니다. 싫든지 좋든지 한국의 애니메이션 시장은 일본거 그대로 따라갑니다. 절대적인 주류가 일본이라는 얘기죠. 당연 시장의 취향도 100% 일본식입니다.
이게 현실이라는 겁니다.
그럼 그 현실이 어떻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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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굇수랑 < 얘가
동.일.인.물
개인적으로 모에물 엄청 나게 싫어 해서 강제 휴덕 생활 하고 있기는 한데 제 취향이랑 관계 없이 애니메이션 시장은 보다 더 많은 need 에 반응하니 그냥 가려서 볼 수 밖에는 없죠.
하.지.만 그럼에도 시장의 선택은 어찌되었든 옳다는 겁니다.
일본 애니메이션 시장에 한해서이기는 하지만 방대한 작가진과 강력한 시장이 존재하는 문화계는 기름진 논밭과 같습니다. 시대의 흐름을 초월하여 두 번 다시 재현 못 할 것 같은 작품들, 흔히들 걸작이라 하지요.
바로 이런 걸작들이 하나의 흐름을 창조하느냐 못하느냐, 제가 봤을 때 시장의 건전성은 딱 이거 하나만을 봐도 충분하더라고요.
당연하지만 한국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하나의 걸작이 나오더라도 그 걸작이 어떤 흐름을 만들어내지 못합니다. 단지 단발성으로 '인재'의 유효성만을 '입증'할 뿐이죠.
그리고 당연하지만 일본 애니메이션 '시장'은 어떤 걸작이 나오더라도 거기에 대응한 다양한 스펙트럼을 쏟아 낼 만큼 여력이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차이 딱 하나 뿐입니다.
시장이 존재하느냐 그렇지 않느냐 입니다.
데즈카 오사무 선생님의 철완 아톰도 당시 시대상으로 봤을 때 단지 디즈니 파쿠리였을 뿐입니다. 근데 일본에서 철완 아톰을 두고서 디즈니 짭이라 말하면 어 그래요 라고 답할 '일반인' 아무도 없습니다.
솔직히 저는 한국 애니메이션의 망령이다라고 까는 로봇 태권 브이도 따지고 들어가면 마징가Z 짭이죠. 근데 한국에서 로봇 태권브이를 마징가 짭이라고 말하면 어 그래요 라고 답할 '일반인' 드물죠.
전부 시장에서 성공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격하게 사랑했기 때문에 처음 출발이 '모방'이 되었더라도 그 결실까지 같지 않았음을 일본 애니메이션계가 증명했죠.
돈 퍼부어서 창작 애니메이션 하고 싶으면 안 말려요. 장편 애니 하나 만드는데 11년 걸려도 '취미 생활'이 과격하다 싶을 뿐이죠.
근데 말입니다.
그게 한국 애니메이션의 발전의 교두보가 되리란 '헛생각'은 말아주시죠. 이미 그 헛꿈이 2000 년에 한바탕 투자자 끌어 안고 다이빙 한 지 오래되었으니 말입니다.
앞서 데즈카 오사무 선생님의 아톰 얘기 했죠? 그 때 시장이 '호의'적으로 반응하는 건 디즈니였죠?
그럼 지금 애니메이션 시장이 호의적으로 반응하는 건 뭐죠? 모에물입니다.
수단 방법 안 가리고 시장이 원하는것 부터 수단 방법 안 가리고 만드세요. 지금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은 밭이 아니라 황무지입니다. 황무지에 씨앗 뿌리면 쑥쑥 큰답디까? 시장이 원하지도 않는 자기 꿈타령은 잘 때 하시고 진짜 선지자라고 자부심이 있다면 욕 먹을 각오하고 판치라 그릴 수 밖에 없는게 '진짜 현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