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출처포함펌은 언제나 괜찮습니당.</div> <div>*묵혀뒀던 글 하나 파내서 올려봅니다. 오래된 글이라 중복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행복하세요.</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reddit] 수호악마</div> <div> </div> <div>아냐, 제대로 읽은 거 맞아.</div> <div>우리가 하얀 날개를 달고 다니는 애들이랑은 다르긴 하지. </div> <div>그래도 게네들처럼 사명감은 있다고.</div> <div>사명감이라고 하는 것이 노선이 다를 뿐.</div> <div>허구한 날 똑같은 일을 하는데 무슨 의미가 있겠냐만, 어쨌 우리도 존재 이유가 있지 않겠어?</div> <div><br>수호천사가 하는 일은 너희들이 생각하는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div> <div>곁에서 돌봐주고, 차에 치이지 않게 발을 슬쩍 걸어준다거나 등등.</div> <div>운명의 끈을 마구 헝클어서 여기저기 걸어두기도 해.</div> <div>근데 코앞에 있는 미래는 쉽게 알아도, 먼 미래는 잘 못 봐. </div> <div> </div> <div>길을 가는데 건물에서 에어컨 실외기가 바로 옆을 스쳐 떨어지면 누군가 말하겠지.</div> <div> </div> <div>"널 지켜주는 수호천사가 있나 봐!"</div> <div> </div> <div>야, 그 수호천사라는 연놈들은 네가 여자친구랑 헤어져서 속이 쓰리든 말든 신경도 안 써.</div> <div> </div> <div>"인간은 배워야 하는 존재인 걸, 다음에는 더욱 성숙한 사랑을 할 수 있을 거야."</div> <div> </div> <div>이러면서 이빨이나 털고 앉았지.</div> <div>고상하게 동그라미나 쓰고서 네가 만신창이가 되거나 말거나야. </div> <div>성숙 같은 소리 하고 자빠졌네.</div> <div> </div> <div>이제 우리가 등장할 때야. </div> <div>악마가 '돕는다'라는 개념은 조금 다르거든.</div> <div> </div> <div>우리는 인간을 고문해. </div> <div>영원히 그럴 거야.</div> <div>그리고 정말 잘하지.</div> <div>우리는 영리하고, 참을성도 있어.</div> <div>또, 인과응보라는 개념을 참 좋아해.</div> <div> </div> <div>너 몰래 바람 핀 년? </div> <div>짠, 성병입니다.</div> <div>코찔찔이 사촌 동생이 네 거시기를 찼어? </div> <div>어쩌나, 손에 있던 아이스크림이 떨어졌네. </div> <div> </div> <div>이런 사소한 것도 재미있지만 정말 좋아하는 건 따로 있어, 기다리기.</div> <div> </div> <div>너한테만 유달리 점수를 짜게 주던 선생님?</div> <div>혹시 최근에 있었던 교내 총기 난사 사건에서 유일한 사망자가 누구였는지 알아봐봐.</div> <div> </div> <div>매일 너한테 삥 뜯던 일진? </div> <div>요새 하루에 담배 두 갑씩 피우면서 겨우 먹고 살아.</div> <div> </div> <div>네 몸을 더듬으면서 신이 침묵하라 했다던 그 목사? </div> <div>걔, 내가 지하실에 데리고 살면서 화요일마다 용암 먹이잖아.</div> <div> </div> <div>뿌린 대로 거두는 법이라며.</div> <div>우리가 거두기 담당이야.</div> <div>악마가 나쁘다는 생각이 든다면, 기억해.</div> <div>업보를 나눠주는 존재는 우리라는 걸.</div> <div> </div> <div>전 여친이 잘생긴 남자랑 만나나 했는데, 한번 따먹히고 차였다며. </div> <div>너의 그 미소, 우리가 걸어준 거야..</div> <div>회사 공금 빼돌려서 룸살롱 갔던 너네 상사, 우리가 잘리게 한 거야.</div> <div> </div> <div>누가 승진을 했다고? </div> <div>와, 나 진짜 놀랐다.</div> <div> </div> <div>고맙기는.</div> <div> </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