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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50227
    작성자 : 뿡분
    추천 : 16
    조회수 : 1120
    IP : 112.146.***.64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3/06/14 03:57:50
    http://todayhumor.com/?panic_50227 모바일
    소설] 청춘의 벽이 무너졌도다 8
    <div>[8]<br /><br /><br /><br /><br />“여기 있었군. 이리 와보게, 찾았으니.”<br /><br />그가 종이를 팔랑이며 나를 불렀다. <br />나는 이미 패배한 기분으로 그의 손끝에서 나풀거리는 종이를 바라보았다.<br /><br />보험회사 제출용 서류처럼 상세한 진료기록이 기록된 서류였다. 그 외에도 생활기록부 복사본과 성적표 따위를 모아 놓은 것이 보였다. 한사람의 일생을 조사한 것처럼. 어지간한 정성으론 이뤄낼 수 없는 결과였다. 누군가의 일대기를 쓰거나하지 않는 이상 이렇게 많은, 이렇게 사소한 사항들은 불필요할 터였다. 본인 스스로도 기억하지 못할 만큼 세세한 기록들이 한곳에 모여 있었다. 타인의 손에 의해서. <br /><br />그때 파일이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휘어지더니만 종이를 토해냈다. 모텔 사장이 미처 잡아내지 못한 종이들이 바닥으로 와르르 쏟아졌다.<br /><br />나는 내 발치에 떨어진 종이를 주워들었다. 다름 아닌 학생증을 복사한 종이였다. 흑백 반명함 사진 속에 수줍은 미소를 머금은 아내가 있었다. 짧은 단발머리에 교복 입은 모습이 생소했다. 나는 사진을 보다가 무심코 학생증의 이름을 확인했다. <br /><br />J중학교. 김서은.<br /><br />“김……서은……?”<br /><br />뒷목이 또다시 뻣뻣하게 당겨진다. 참을 수 없는 두통에 미간을 콰직 구겨버리자 모텔 사장의 시선이 내 얼굴에 머물렀다. 그는 나한테서 학생증이 복사된 종이를 받아가 그것을 파일 사이에 끼워 넣었다.<br /><br />“이게 다 뭐죠?”<br />“우리가 부모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서 모은 자료들이라네.”<br /><br />부모임을 증명하다. 듣기에도 씁쓸한 말이었지만 사내의 표정은 지극히 무덤덤했다. 면역이 돼버린 것처럼. 그는 파일 세 개를 차곡차곡 쌓아 내 품에 안겨주었다. 꽤 묵직했다. 방심하고 있던 팔 근육이 팽팽하게 당겨졌다. <br /><br />“아내와 난 딸애가 사춘기를 겪을 때부터 경찰서며 학교며 자주 불려 다녔었지. 그 어느곳에 가도 우린 늘 죄인이었어. 딸을 잘못 키운 죄, 그토록 방탕하게 살도록 내버려두는 죄. 우리가 아무리 번듯하게 차려입고 가서 죄송하다고 고개 숙여봤자 그들 눈엔, 딸애나 우리나 한통속으로 보였을 거야. 그러다 그놈에게 사고가 있은 뒤로……딸애가 갑자기 기억을 잃은 것처럼 행동하기 시작했어. 아니, 완전히 다른 사람이 돼버렸지. 과거의 김서은은 버리고 새로 태어난 것처럼.”<br /><br />“그런 게 가능할 리가…….”<br /><br />“우리가 믿든 안믿든, 딸애는 그렇게 행동했다네. 덕분에 수차례 병원과 경찰서를 드나들어야 했지. 그때 나이상으로는 성인이었지만, 우리는 유치원생을 밖에 내놓은 부모처럼 전전긍긍했다네. 일주일에 한두번씩 사고를 쳤으니까, 언제 올지 모르는 전화를 기다리는 거였어. 경찰서에서 우리 얼굴을 외우고 먼저 연락을 취할 정도면 말 다했지 않는가. <br /><br />그래도 딸은 우리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했어. <br />‘저 사람들이 날 가두고 학대한다’고 주장했지. <br /><br />주변에선 우리 부부를 해외토픽에나 나올 법한 악마같은 부모로 여겼다네. 딸애가 병원에 입원하면서 모든 누명이 벗겨졌지만 여전히 안 믿는 사람이 한명 있었지. 맞아, 서은이였어. 입원치료를 시작하자 딸애는 자해를 하기 시작했다네. 몸을 긁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뾰족하게 깎인 손톱이나 쇳조각으로 몸에 상처를 입히곤 했지. 우린 그 애를 놔줘야 된다는 걸 깨달았어. 병원에선 환자의 숨통을 좀 틔워 주자더군. 저렇게 나오는 원인을 찾아 치료하기까지, 또다른 인격이 주장하는 말을 어느정도 인정하고 봐주자는 거였어. 당시 딸의 모습은 형편없었어. 곧 큰 사고를 칠거란 게 보일 정도로 위태로웠지. 그래서 우리는 내버려두기 시작했다네. 작은 집을 세를 얻어 그쪽으로 거처를 옮기게 하고 종일 뒤따라 다니면서 뭘 하고 지내는지 지켜보기 시작했지.”<br /><br />그가 잠시 혀를 내밀어 입술을 축였다. 아내를 미행할 때도 저렇게 초조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을까. 낯빛이 유달리 붉은 건 자신의 이야기에 흥분해서가 아니었다. 질환을 가지고 있는 덩치 큰 중년남자 특유의 번들거림이 느껴졌다. 그의 심장이 힘겹게 펌프질하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듯했다.<br /><br />“아주 평범하더군. 이십대 아가씨들이 할만한 소소한 쇼핑이라든지, 식품매장을 들렀다 간다든지 하는 평범한 일상이 이어졌어. 우리의 걱정과 감시가 불필요하단 걸 증명하듯이 말야. 우리가 서은이를 완전히 품에서 놔준 건 그쯤이었네.” <br /><br />“저와 만나기 시작한 거군요.”<br /><br />그가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br /><br />“부모를 잊고, 자기 자신을 잊으면서도 자네에 대한 집착만큼은 변함이 없었거든. 우린 그걸 사랑이라고 생각했어. 딸애가 자네를 끔찍이 사랑하기 때문에 잊지 않고 기억하는 거라고, 그러니 그애를 치료해줄 사람은 자네밖에 없다고. 그래서 자네 옆자리에 차지하는 걸 뻔히 보고만 있었던 거야. 자네는 여태껏 서은이의 병에 대해서만 알고 있었을 테지. 우리가 과거의 이야기는 쏙 빼놓았기 때문이야. 그래서 나는 늘 자네한테 죄책감을 갖고 있었다네.”<br /><br />나는 의자에 좀 앉아도 되겠냐고 물었다. 그는 내가 이 모든 것들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아니, 애초에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을 상상조차 하지 못할 터였다. 다만 충격적인 과거사를 전해들은 반응이라고 생각하겠지. <br /><br />“물 한잔만 주시겠습니까?”<br />“그래, 그래. 내, 가져다주지.”<br />“번거롭게 해드려 죄송합니다.”<br /><br />그가 문을 열고 사라지자마자 나는 벌떡 일어섰다. 그가 꺼냈던 세 개의 파일들을 빠르게 뒤져서 조금전에 봤던 학생증의 복사본을 찾기 시작했다. 달라고 할까, 하는 생각이 스쳤지만 복사본을 빼앗아가듯 탁 채갔던 반응으로 보아하건데 내주지 않을 가능성이 컸다. 그가 언제 돌아올지 몰라 불안한 손가락이 벌벌 떨렸다. 파일에서 복사본을 꺼내는 찰나 저벅저벅 다가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br />나는 재빨리 앉았던 자리로 가서 앉으며 엉덩이 밑에 반으로 접은 복사본을 숨겼다. <br /><br />“차가운 물인데, 괜찮겠나?”<br />“네. 고맙습니다.”<br /><br />차가운 물이 목구멍을 타고 안으로 퍼져나가자 찌르르한 통증이 느껴졌다. 그 냉기에 정신은 번쩍 들었지만 뒷덜미에 느껴지는 묵직한 불길함은 여전했다. 내 밑에 깔려있는 종이 한 장에서 비롯된 무게였다. 아내의 학생증, 수많은 진료 기록과 자료들, 이는 모텔사장이 아내의 친부라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었다. 이는 나도 미친놈이고, 아내도 정상이 아니라는 뜻이기도 했다. 과부하가 걸려서 머릿속 회로들이 파지직 타들어가는 기분이었다.<br /><br />“오늘 초대도, 친절하게 대해주신 것도 모두 감사합니다만……이 이야기를 당장은 받아들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모든 게 혼란스러워서 머릿속이 정리가 되질 않아요.”<br /><br />그때 시계가 정각을 알리며 요란한 종소리를 쏟아냈다. 벌써 10시가 훌쩍 넘어 있었다. 시계소리 때문에 그가 잠깐 고개를 돌린 사이에, 나는 얼른 엉덩이 밑의 종이를 허리춤에 넣어 감췄다. <br /><br />“난 앞으로 그놈의 행적을 조사해볼 계획이라네. 정확한 단서가 나올 때까지 경찰엔 말하지 않을 생각이야. 당장 그 시체가 그놈이라는 증거도 없는데다……, 어쩌면 그놈이 우리 건물 지하에 묻힌 게, 서은이가 관련됐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거든. 만에 하나 내 예감이 맞아들어간다면...온전치도 않은 애를 경찰서에 들락날락하게 할 순 없지 않는가. 그러니 자네도 그렇게 해줬으면 하네.”<br /><br />“당연합니다. 혜연이는…….”<br /><br />나는 숨을 참듯이 말을 참았다. 앞니 사이에 짓씹힌 혀끝에 아릿한 통증이 느껴졌다.<br />머리는 아직도 혼란스러웠다. 충격으로 인해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았다.<br /><br />김서은. 한혜연.<br /><br />어느 게 진짜 아내의 이름일까. <br /><br />내가 미친놈이라 치자. 아내 안에 두 개의 인격이 공존한다고 치자. <br />다 좋다 이거야. 그러면 혜연이는? 한혜연은 어떻게 되는 거지?<br />나와 함께 몇 년을 보낸 건 아내 혜연이었다. 연애를 하고 사랑을 하고 결혼까지 해 아이를 낳은 그 많은 추억을 공유한 건 한혜연이었다. 그런 그녀를 김서은이란 여자의 불필요한 추가 인격이라고 치부해버릴 수 있는 건가? <br /><br />나는 눈살을 찡그리며, 날 걱정스레 내려다보고 있는 모텔 사장을 향해 말했다.<br /><br />“제가 사랑한 건 누굴까요. 김서은이란 여잘까요, 한혜연이란 여잘까요. 도무지……모르겠습니다.”<br /><br /><br /><br /><br /><br /><br /><br /><br /><br />아내는 집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현관을 열자마자 쏟아지는 눈빛이 무척 사나웠다. 작은 체구에서 나오는 박력이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그녀의 시선이 벽시계에 머무르는 걸 보며, 곧 “지금이 몇 시야?!”하며 잔소리를 쏟아놓을 게 예상됐다. <br /><br />“지금이 몇 신데 이제 기어들어와?! 어디 갔었어?”<br /><br />다가온 아내는 코를 킁킁거리며 내 옷에 남아있는 고기 냄새를 이리저리 맡았다.<br /><br />“회식했어?”<br />“아니, 누굴 좀 만나서 얘기 좀 하느라고.”<br />“누군데?”<br />“전에……알던 사람.”<br />“누구. 알던 사람 누구?”<br />“같이 일했던 동료. 이직하는 바람에 그동안 만날 기회가 없었는데, 우연히 퇴근길에 마주쳤지 뭐야.”<br />“전화 한통 못해?”<br /><br />나는 애교를 부리며 아내의 몸을 꽉 끌어안았다. 귀에 입술을 묻고 “미안해”하고 몇 번이고 속삭이자, 아내가 간지럽다면서 내 등을 짜악 때렸다. 그래, 이거다. 내 아내 혜연이. 아내의 말투, 행동에서 이상한 기미라곤 보이지 않는다. 나는 아내의 머리칼에 코를 박으며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씻은지 얼마 안됐는지, 샴푸 냄새가 코를 간질였다. 집에 오는 내내 고뇌했던 게 싹 사라지는 기분이다. <br /><br />“샴푸 새로 샀어?”<br /><br />평소와 다른 냄새였다. 아니, 나한테서 풍기는 샴푸냄새와 다르다는 게 신경을 건드렸다. 그 남자를 만나서 쓸데없는 이야기를 듣지 않았더라면 눈치채지 못했을 텐데. 아기를 낳은 후부터 아내와 나는 늘 같은 샴푸를 사용했고, 우리에게선 늘 같은 비누 냄새와 샴푸냄새가 났다. 나는 그게 우리가 한집에 사는 한가족이라는 의미처럼 느껴졌다.<br /><br />아내가 답답한지 내 품에서 조금 벗어나면서 대답했다.<br /><br />“세일하길래.”<br />“……그래?” <br /><br />그리고 코를 움켜쥐었다. <br /><br />“좀 씻어. 응? 온몸에서 고기 냄새 엄청나.”<br /><br />등을 떠밀려 욕실 문까지 걸어갔다. <br />등에 닿은 작은 손바닥이 꾸물거리는 게 느껴졌다. 간지러움에 상체를 뒤틀자, 아내가 “애처럼 왜 씻는 게 싫어?”했다. 어린애가 되기 싫었던 나는 잠자코 욕실 안으로 들어갔다. 벗은 옷을 문 앞에 내놓고 샤워기를 틀어 따뜻한 물 아래 고기냄새를 씻어냈다. 무의식중에 샴푸통을 집으려던 손이 멈칫했다. 두 개의 샴푸통이 나란히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하나는 낯이 익고, 다른 하나는 낯선 제품이었다. 아내의 머리에서 풍기던 그 향기가 이 통에서 비롯된 거라고 생각하니 기분이 묘했다. <br /><br />‘딸애를 자극하지 말게’<br /><br />순간 모텔 사장의 목소리가 귓전을 울렸다. <br />자극했다간,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했다. 더구나 아이까지 있는데…….<br />나는 그의 말을 따르기로 결정했다. <br />내 가족의 안위보다는 이 평화로운 시간을 깨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자고 일어나면 모든 걱정이 꿈처럼 사라지고, 아내는 한혜연, 나는 최준, 평범하게 열심히 살고 있는 초보부모로 남을 것처럼 느껴졌다.<br /><br />“그래봤자 샴푸지. 지깟게 뭐라고.”<br /><br />나는 부러 크게 중얼대며 샴푸를 찍, 짜 눌러 손바닥에 받았다. 정수리부터 비벼서 거품을 만들고 옆으로, 뒤로, 앞으로 부드럽게 일어난 거품을 문질러 옮겼다. 막 헹구려고 샤워기를 틀려는 찰나였다.<br /><br />“여보.”<br /><br />아내였다. <br /><br />“응?”<br />“나와 봐.”<br />“어. 잠깐만, 헹구기만 하고.” <br /><br />무슨 일인가 싶어 서둘러 대충 헹구고 수납장의 수건을 펴들었다. 물이 뚝뚝 흐르는 머리를 감쌌다가 탈탈 털기를 반복하며 문고릴 잡아 돌렸다. <br /><br />“여보.”<br /><br />그새를 참지 못한 아내가 재차 나를 불러댔다. <br /><br />“어, 나간다. 나가. 왜 그래? 새삼 서방님이 그리워졌어?”<br /><br />나는 수건으로 머리를 탈탈 털면서 밖으로 나가 매트에 발의 물기를 꼼꼼하게 닦았다. 그러느라 숙여진 머리 위로 아내의 목소리가 닿았다. <br /><br />“이게……뭐야?”<br /><br />“뭔데?”하고 벌어진 입은 그대로 굳어졌다. 아내가 들고 있는 건 내 바지와, 바지에서 꺼냈을 A4용지였다. 그 종이에 무엇이 인쇄돼 있었을지는 뻔했다. 아내가 무서운 눈빛으로 다시 추궁했다. 이게 뭐냐고. 당신, 왜 이런 걸 가지고 있느냐고.<br /><br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br /><br />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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