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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48424
    작성자 : 뿡분
    추천 : 18
    조회수 : 1270
    IP : 112.146.***.64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3/05/25 01:48:45
    http://todayhumor.com/?panic_48424 모바일
    단편] 리어카속의 해피 크리스마스
    <P>(전에 올린 상편하고 합쳤습니다</P> <P> 상편 보신 분들은 下 라고 적힌 부분부터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리어카속의 해피 크리스마스 完></P> <P> </P> <P> </P> <P> </P> <P> </P> <P> </P> <P> </P> <P>부스럭부스럭. <BR><BR><BR>야옹~<BR><BR><BR>“어이쿠! 깜짝이야.” <BR><BR><BR>황노인의 몸이 얼음판 위로 쭉 미끄러졌다. 갑자기 튀어나온 고양이 때문이었다. 검은색과 흰색이 반반씩 섞인 고양이는 필시 도둑고양이일게 분명할텐데 노인의 다리에 털을 비비며 아양을 떨었다. 동그란 눈에 야옹 울어대는 울음소리가 퍽 귀여운 놈이었다. 황 노인은 고양이를 두고 입으로는 “내가 쥐새끼냐. 왜 날 잡아먹으려 들어?”하고 궁싯대면서도, 손으론 작은 머리통을 쓱쓱 쓰다듬어주었다. 고양이는 잠시 기분 좋은 듯 갸르릉 목울대를 울리더니만 이내 어둠속으로 사라져버렸다. 저런 걸 보면 고양이가 요물은 요물인 모양이다. 그 잠깐 사이에 사람 심장을 들었다 녹였다 하곤 저렇게 새침하게 사라져버리질 않는가. <BR><BR><BR><BR>고양이 때문에 놀란 허리에서 찌르르 통증이 느껴졌다. 황 노인은 허리를 두드리며 리어카의 끈을 단단히 조였다. 질척하게 녹은 눈이 걸음을 느리게 한다. 이런 날 넘어지기라도 하면 팔이나 다리 중 어디 한군데는 부러지고 말겠지. <BR><BR><BR>“육시랄 놈이 이런 날 도와주면 좀 좋아.”<BR><BR><BR><BR><BR>아들을 떠올리면 나오는 건 걸쭉한 욕 한사발 밖에 없다. <BR><BR>마흔이 넘어가도록 장가도 가지 않고 폐지 줍는 아비한테 얹혀살고 있으니. 쯔쯧. <BR><BR><BR><BR>그는 전봇대 아래까지 리어카를 끌고 갔다. 그리곤 전봇대 밑의 봉지들을 뒤지기 시작했다. 주택가의 주민들이 내놓은 재활용 쓰레기들이었다. 하지만 고물상에 가져다 팔만한 건 얼마 되지 않는다. 배가 불룩 튀어나온 봉지를 뒤져봤자 쓰레기만 쏟아질 뿐이니까. 황 노인은 별 소득 없이 쓰레기만 가득 찬 봉지를 정리하고 두 번째 봉지에 손을 넣었다. 장갑을 두 겹이나 꼈지만 손끝이 칼로 베듯 시리다. <BR><BR><BR><BR><BR>“어?”<BR><BR><BR>황노인의 손이 멈칫했다. 뭔가 이상한게 만져졌기 때문이다. 그는 화들짝 놀라서 손을 뺐다. 재수 없으면 통조림 뚜껑이나 유리조각 같은 것에 손을 다칠 수도 있어서였다. 하지만 방금건 뾰족하다기보단 뭉클거렸다. 그가 침을 꿀꺽 삼키며 봉지를 양옆으로 활짝 젖혔다. 맥주캔과 소주병들 사이로 신문에 돌돌 싸여있는 ‘그게’ 보였다. 황 노인이 봉지를 이리저리 흔든 탓인지, 신문에 싸여있어야 할 그것이 밖으로 삐죽 튀어나와 있었다. 황 노인은 조금전의 촉감을 떠올리며 신문을 조심스레 들어 올렸다. <BR><BR><BR><BR><BR>툭.<BR><BR><BR>이걸 내다버린 사람은 조심성이 없었다. 너무 허술하게 포장돼 있었으니까. 그것은 들어올리자마자 신문 밑으로 툭 떨어져버렸다. 황 노인은 바닥에 떨어진 작은 조각, 딱 황 노인의 손가락 크기 정도 되는 그걸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침침한 눈을 점점 더 가까이 가져가던 그가 어느순간 빽 비명을 내질렀다.<BR><BR><BR><BR><BR>“어이쿠!!!! 이게 뭐람.....!”<BR><BR><BR>손가락이다. 사람 손가락!<BR><BR><BR>눈 내린 길 위로 붉은 꽃이 피었다. 손가락은 절단된지 얼마 안된 것처럼 아주 싱싱했다. 사람 신체를 두고 싱싱하다니 미친놈이 된 것 같지만, 잘린 부위에 갖다 대면 척 붙어버릴 듯 거의 아무 손상도 없었다. 댕강 잘린 것만 빼면. <BR><BR><BR><BR>땅을 짚고 있는 손이 벌벌 떨렸다. 그러나 그가 히이익 소리를 내든, 넘어져 앓는 소리를 내든 관심가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매일 이 시간이면 황 노인이 리어카를 끌고 나타난다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 고물 줍는 노인에겐 아무도 관심이 없었다. 묵묵히 자기들 쓰레기를 처리해주는 사람임에도. <BR><BR>겁에 질린 황노인의 정신이 차츰 돌아오기 시작했다. 그는 떨어뜨린 신문을 쫘악 펼쳤다. 혹시 손가락이 더 들어있을까 해서였다. 그런데 손가락 대신 하얀 봉투가 들어있었다. 황노인은 봉투를 집어 안을 들여다봤다. <BR><BR><BR>“도, 돈이잖아?!”<BR><BR><BR>초록색 지폐가 여러장 보였다. 눈짐작으로 봐도 열장이 넘는다. 십만원. 그가 종일 리어카를 끌고 다녀서 얻는 돈은 고작 몇천원이었다. 이런 횡재가 또 어디 있을까. 크리스마스라더니, 산타클로스인가 뭔가 하는 작자가 이 늙은이까지 챙겨주는 모양이다. 다만 크리스마스트리 아래 상자가 아닌 전봇대 아래 쓰레기봉투 속에서였지만. 그는 행여 누가 볼 새라 얼른 봉투를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그리고 망설임 끝에 손가락을 주워들었다. <BR><BR><BR>다음날 황노인은 일도 나가지 않고 종일 텔레비전 앞에 앉아서 뉴스를 봤다. 어디서도 손가락이 잘린 사람에 대한 얘기는 없었다. 하루, 이틀이 지나자 그는 조금씩 안심하기 시작했다. 나흘째 되는 날부턴 리어카를 손질했다. 나흘이나 놀았으니 슬슬 나가봐야지. <BR><BR>그 나흘동안 십만원이란 돈은 거품처럼 사라졌다. 슬그머니 기어들어와 “아버지 돈 좀 없소?”하고 주머니를 뒤지는 아들놈한테 이만원을 주고, 밀린 전기세를 냈더니 몇푼 남지 않았다. 아들은 준 돈으로 술이 얼큰하게 취해선 돌아왔다. 그리곤 환하게 밝혀진 형광등을 보고 이를 드러내고 흐흐 웃었다. 저번달로 전기가 끊겨서 밤이면 촛불에 의존해 살던 형편을 뻔히 알기 때문이었다.<BR><BR><BR>“노인네, 능력도 좋으시네. 어디서 돈이라도 떨어졌습디까? 뭔 돈이 나서 이렇게 호사를 부리실끄나.”<BR><BR>“정신 좀 치려라, 이놈아. 언제까지 늙은 아비한테 얹혀살 거야?”<BR><BR>“나가려구?” <BR><BR><BR><BR><BR>아들이 벌떡 일어나 황 노인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늘어졌다. 새삼 애정이 솟구쳐서 그러는 건 아닐터다. 돈 때문이겠지. 황 노인은 지긋지긋하다는 듯 주머니를 뒤져서 만원을 옛다 던져주곤 휙 돌아섰다. 그것을 본 백구가 집에서 기어나와 ‘멍멍’ 짖으며 달려든다. 자기도 뭐 좀 달라는 듯이. <BR><BR><BR><BR><BR>“에라, 이놈들아. 개나 사람이나. 사람이나 개나!”<BR><BR><BR><BR><BR><BR><BR><BR><BR><BR><BR><BR><BR>배달 오토바이 한 대가 리어카 옆을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갔다. 젊은 사내의 눈이 황 노인에게 잠시 머문다. 그리곤 쌩 하고 사라져버린다. <BR><BR>황 노인은 꼭 등껍질을 지고 기어가는 달팽이처럼 느렸다. 게다가 무척 힘들어보였다. 리어카를 끌때면 장갑 위로 앙상하게 마른 팔이 드러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가 밤길로 나온 지 한참 됐지만 리어카는 여전히 가벼웠다. 그동안 모은 거라곤 큼직한 박스 몇 개가 다였다. 조금전에도 어느 집에서 내놓은 고철이 눈에 들어왔지만 그냥 지나쳐버렸다. 선뜻 손이 움직이질 않았다. 생각이 딴데 가있어서였다. 그 전봇대에. 그는 뭐에 홀리듯이 그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십만원과 손가락을 주운 날보다 더 늦은 시간이었다. 거리엔 아무도 없었다. 간혹 있어봤자 택시에서 내리는 취객뿐이었다. <BR><BR><BR>“............”<BR><BR><BR>황 노인은 낯익은 전봇대 앞에 리어카를 세웠다. <BR><BR>밤새 돌아다녔는데도 왠지 피곤하질 않았다. 기대감에 심장이 쿵쾅 거린다. 꼭 젊은이의 심장처럼. 황 노인은 세 개나 되는 커다란 봉지들을 차례로 해체하기 시작했다. 그날밤과 똑같이 첫 번째는 허탕이었다. 그러나 두 번째 봉지는 달랐다. 중간쯤 헤집기 시작했을 때, 전과 똑같은 감촉이 뭉클하게 느껴졌다. 이번건 조금 더 크고 단단했다. 황 노인은 신문 여러겹으로 싸놓은 뭉치를 들어 올렸다. <BR><BR><BR><BR><BR>툭.<BR><BR><BR><BR><BR>뭔가가 그의 발치로 떨어졌다. <BR><BR><BR><BR>황 노인은 흠칫 놀라 뒷걸음질쳤다. 하지만 그의 걱정과 달리 떨어진 건 하얀 봉투였다. <BR><BR>봉투 안을 확인한 그의 입이 헤죽 찢어졌다. 저번보다 더 많다. 그래서 그런지 신문 뭉치도 저번보다 더 큰 것 같다. 그는 주변의 건물들을 올려다보았다. <BR><BR><BR>‘도대체 누구지? 보고 있을까? 내가 가져간 걸 알고 있는 걸까?’<BR><BR><BR>그러나 불 꺼진 창문만 보였을 뿐 염탐하는 그림자는 보이지 않았다. 간이 얼마나 크면 이런 짓을 태연하게 저지를 수 있지. 한번도 아니고....<BR><BR><BR>순간적으로 양심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마음속에서 어떤 목소리가 속삭이기 시작했다.<BR><BR><BR>'그건 어차피 버려진 거야. 쓰레기봉투에 버릴 수 없는 것들을 처리하는 거. <BR><BR>그게 네가 하던 일이잖아. 편하게 살아, 편하게.'<BR><BR><BR>집으로 돌아온 황노인은 신문을 들춰볼 생각도 하지 않고 솥에 물을 올렸다. 그리곤 물이 끓자마자 신문 안에 든 걸 탈탈 털어 넣었다. 고기 삶는 냄새가 풍기기 시작했다. 돼지 냄새도 아니고 닭 냄새도 아닌, 기묘한 냄새였다. 냄새를 맡은 백구가 컹컹 짖는다. 황 노인은 어느정도 익었을 솥 안의 ‘그것’을 집게로 들어올려 마당에 탁 내던졌다. 백구가 꼬리를 치며 달려든다. 그리곤 김이 펄펄 솟는 그것을 우걱우걱 씹어먹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물끄러미 지켜보던 황 노인이 무릎을 치고 일어섰다. 저번에 냉동실에 넣어뒀던 걸 깜빡했다. 그는 냉동실에서 손가락을 꺼내 백구한테 휙 던져줬다. 백구는 순진하게 꼬리를 흔들며 그쪽으로 달려가며 입을 쩍- 벌렸다. <BR><BR></P> <P> </P> <P> </P> <P> </P> <P> </P> <P> 下></P> <P> </P> <P> </P> <P>그 후로 황 노인은 더 이상 거리를 헤매지 않았다. 주기적으로 밤이슬을 맞으며 리어카를 끌고 나가지만 목적지는 항상 정해져 있었다. 그렇지만 매일 돈이 들어오지는 않았다. 허탕 치는 날도 있었다. 진눈깨비를 맞으며 기껏 걸어갔더니 아무것도 없는 날도 있었다. 하지만 불만을 갖진 않았다. 봉투가 점점 두둑해져갔으니까. 신문 뭉치의 크기가 커져갈수록 황노인의 수입도 늘었다. 한달에 최소한 일이백의 현금이 손에 굴러들어왔다. 이젠 그도 남부럽지 않게 살 수 있었다. <BR><BR>“이보우 황 영감. 아들이 돈 벌러 서울에 갔다더니만 얼굴이 폈네, 폈어!”<BR>“그러게 돈이 좋긴 좋은가보우.”<BR>“아들이 직장도 잡았겠다. 드디어 며느리 보는 거야?”<BR><BR>황 노인은 껄껄 웃으면서 막걸리 사발을 탁 내려놓았다. 그러자 맞은편 자리에 앉은 박 노인이 빈 사발에 주전자 주둥이를 드밀었다. 흐흐 웃으며 비위 맞추는 박 노인의 눈빛은 비굴했다. 황 노인은 주머니가 두둑해지자 선심 쓰는 일이 많아졌다. 그에게 잘 보이려고 살갑게 구는 노인들이 몇 명 있었다. 박 노인도 그 중에 하나였다. <BR><BR>황 노인은 기분 좋게 새로 채워진 막걸리를 쭉 들이켰지만 속은 그리 편하질 못했다. 다들 아들놈이 서울에 직장을 잡고 생활비를 꼬박꼬박 보내주는 줄 알고 있지만 진실은 정반대였다. 아들은 벌써 두달째 연락두절이었다. 워낙 사십 평생을 방랑하며 살아온 놈이니 또 병이 도진 것이리라. 저러다 돈이 궁해지면 슬며시 기어들어올 테니 걱정할 건 없었다. 그러니 황 노인의 불편함은 다른데 있었다. ‘출처 불명의 돈’, 이게 문제였다. 주변에서 황 노인의 활짝 편 주머니 사정을 눈치채기 시작한 것이다. 아들이 보내주는 돈이라고 핑계대긴 했지만 아들놈이 언제 거지꼴을 해가지고 동네에 나타날지 모를 일이니 입이 바짝바짝 말랐다. 돈의 출처를 밝혀내는 순간 범행에 동참한 사실 또한 알아낼 것 같아서였다.<BR><BR>컹컹!<BR><BR>주인의 발소리를 들은 백구가 벌떡 일어나 꼬리를 흔들었다. <BR>그동안 백구는 두 마리로 늘었다. 살이 피둥피둥하게 오른 백구 두 마리가 마당을 지키고 앉아 있었다. 다 허물어져 가는 집에서 키우는 개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로 털에 윤기가 자르르 흘렀다. <BR><BR>반갑다고 혀를 낼름거리는 백구의 주둥이에서 피비린내가 훅 풍기는 것 같다. 황 노인은 백구를 패대기 쳐버리고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문을 등지고 앉은 그는 장롱 속에서 돈뭉치를 꺼냈다. <BR><BR>“퉷!”<BR><BR>어제도 세고 오늘도 셌으니 몇장인진 뻔히 알지만 이 행복한 습관을 버리긴 힘들었다.<BR>그는 심혈을 기울여 한 장씩 세기 시작했다. <BR><BR>“결혼 복 없는 놈은 자식 복까지 없다는데, 재물복은 있었나부다. 그 사람이 복이야. 내 복. 복덩어리다.” <BR><BR><BR><BR><BR><BR><BR><BR><BR>오랜만에 리어카가 덜그럭거리며 소리를 냈다. 매일 빈 리어카만 끌고 다니다가 오랜만에 뭘 싣고 걸으려니 기분이 이상했다. 묵직함이 손끝에 느껴졌다. 거의 한달 만이었다. 무려 한달동안 황 노인은 허탕만 쳤다. <BR><BR>놈이 ‘쓰레기’를 내다버리는데는 일정한 주기가 있는 것 같았다. 쭉 이어지다가 며칠 정도 끊어지곤 했었다. 하지만 길어봤자 일이주였다. 일이주만 참고 견디면 그간의 기다림을 잊을수 있을 정도의 두둑한 봉투를 내다 놓았으니. 그런데 한달이라니. 무슨 일이라도 있었던 걸까? <BR><BR>이번 건 신문으로도 해결이 안돼서 봉지 째 실어왔다. 신문 뭉치를 꺼내려니 피가 줄줄 흘렀기 때문이었다. 어느새 계절이 바뀌어 다시 길에 눈이 쌓이고 있었으니 핏자국이 남을 터였다. 황 노인은 마당에 리어카를 대고 대문을 탁 닫았다. 백구가 침을 질질 흘리면서 난동을 부렸다. 사람 고기를 한번 먹은 짐승은 그 맛을 못 잊는다더니. 피 냄새만 맡아도 침을 질질 흘렸다. 황 노인이 봉투를 보고 돈을 상상하며 침을 흘리는 것처럼. <BR><BR>검은 봉지를 헤집어 신문 뭉치를 꺼냈다. 길쭉하고 두툼한 것이 딱 봐도 사람의 다리였다. <BR><BR>“이건 누구의 다릴까?”<BR><BR>그는 이내 도리질쳤다.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끔찍하다. 아예 생각을 하지 말자. <BR>어차피 내가 잡힐 가능성은 거의 없다. 게다가 내가 죽인 것도 아닌걸. <BR>나 같은 늙고 가난한 노인은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다. 아무도. 대놓고 자기네집 쓰레기를 뒤지는데도 경계하지 않는 것처럼. 나같은 힘없는 노인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거나 마찬가지다. 다들 유령처럼 취급해왔잖는가. <BR>그러니까 나는 돈만 챙기면 되는 거야.<BR><BR>“옛다. 먹어라!”<BR><BR>황 노인은 삶지도 않은 그것을 휙 내던졌다. 백구 두 마리가 서로에게 이를 드러내고 으르렁대며 게걸스레 그것을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BR><BR>그동안 쉬었기 때문인지 놈은 거의 매일 쓰레기를 내놓았다. 황 노인은 하루도 쉬지 못하고 밤길을 걸었다. 하루라도 쉬었다간 다른 사람이 발견할 수도 있었다. 허리가 아픈 날에도 폭설이 내린 날에도 묵묵히 리어카를 끌었다. 사람들은 사정도 모르고 아들덕에 이제 살만하면서 참 독하다고 혀를 찼다. <BR><BR>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BR><BR>새벽이 다돼서 집에 돌아왔는데 백구가 전에 없이 살갑게 꼬리를 흔들었다. 이 놈이 이렇게 반가워하는 사람은 밥을 주는 황 노인도, 가끔 간식을 던져주는 박 노인도 아니었다. 백구는 아들한테만 이렇게 반가워했다.<BR>드디어 아들놈이 돌아왔는가 싶어서 힐긋 돌아보니 웬 덩치 좋은 남자 두 명이 버티고 서있었다. <BR><BR>난생 처음보는 놈이구만, 뭐가 좋아서 꼬리를 쳐 흔들어대는 거야? 이런 빙신같은 놈이. <BR><BR>“어르신. 잠깐 뭣 좀 물어봅시다.”<BR>“나한테 뭘?” <BR><BR>각 잡힌 말투와 예사롭지 않은 눈빛을 가진 남자들이었다. 척 보기에도 범상치 않다. 남자들의 눈이 자그마한 체구의 노인을 이리저리 살펴봤다. 황 노인은 덜컹대는 심장을 붙잡는 대신 리어카 손잡이를 꽉 부여잡았다. <BR><BR>“그건 뭡니까?”<BR>“.......뭐긴. 고철이지.” <BR>“고철치곤 가벼워보이는데요? 좀 봐도 됩니까?”<BR>“오밤중에 쳐들어와선 무슨 행패야?”<BR>“왜 고함을 치십니까? 뭐 찔리는 거라도 있으신 것처럼.”<BR>“뭣? 니놈들은 애비도 없냐? 새파랗게 어린놈들이 어른한테 말하는 꼴 하곤! 나가! 내 집에서 나가라고!”<BR>“어어??”<BR><BR>노인에게서 무슨 힘이 났는지 황 노인은 장정 두 명을 대문 밖으로 밀어냈다. 그리곤 대문을 쾅 닫아걸었다. 그리곤 성급히 리어카를 뒤져 신문뭉치를 꺼내 백구한테 집어 던졌다. 그것은 데굴데굴 굴러가 개집 앞에 처박혔다. 그것은 수박만한 크기에 동글동글한 모양이었다. 꼭 공처럼. <BR><BR>백구는 제 집에 처박힌 그것을 보곤 맹렬하게 꼬리를 흔들었다. 사람 고기 맛을 본 뒤로 피냄새를 맡았다 하면 침부터 질질 흘리던 놈이. 멍충이처럼 꼬리만 흔들어댔다. <BR>황 노인은 마음이 조급해졌다. <BR><BR>“먹어라! 빨리 먹어치워!!” <BR><BR>쾅쾅!<BR><BR>“어르신!! 지금 안에서 뭘 하는 겁니까?!”<BR>“당장 문 여십시오!”<BR><BR>쾅쾅쾅!!!<BR><BR>집에 사람이 없는 티가 났다. 불하나 켜지 않아 몹시 어두웠다. 더구나 황 노인의 나쁜 시력으로는 마당 한 구석에서 백구가 열렬히 꼬리를 흔드는 모습만 보였다. <BR><BR>“이 멍청한 놈아 아가릴 벌리고 처먹으란 말이여!!!”<BR><BR>백구는 젖도 못 뗀 새끼였을 때 아들이 주워온 놈이었다. 그 은혜를 아는지 하루가 멀다하고 밖으로 나돌아다니는 아들을 끔찍이 따랐다. 몇 달만에 집에 기어들어와도 백구는 제 주인을 잊어버리지 않았다. <BR><BR>쾅쾅!!!!<BR><BR>끼기긱!!<BR><BR>낡은 대문이 버티질 못하고 뜯어져나갔다. 대문 한쪽이 황 노인의 리어카 위로 쓰러지며 남자 둘이 발을 들여 놓았다.<BR><BR>황 노인은 리어카를 놓고 백구한테 달려들었다. <BR>아니, 달려들려고 했다. <BR><BR>“..................!!”<BR><BR>그는 눈을 부릅뜨고 주저 앉아버렸다. 남자들이 마당으로 들어와 황 노인의 팔을 잡아 누르고 수갑을 채우는 동안에도 그의 시선은 고정돼 있었다. 백구가 할짝 할짝 반갑게 핥고 있는 그것을.<BR><BR>백구는<BR>수박만한 크기의 둥그런 무언가를 앞에 두고,<BR>머리칼이 분명한 새까만 털로 뒤덮인 그것을. <BR>아주 살갑게 혀로 그것을 핥고 있었다. <BR><BR>꼬리를 흔들면서.<BR>아주 반갑다는 듯이,<BR>애정을 담아.<BR><BR><BR><BR><BR><BR><BR><BR><BR><BR><BR>* *<BR><BR><BR><BR><BR><BR><BR>“최근 도심 한복판에서 믿을 수 없는 잔인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바로 연쇄 살인사건인데요. 그들이 부자 연쇄살인범이라는 사실에 더욱 큰 파장을 몰고 왔습니다. 특히 아버지인 황 씨는 일흔이 넘은 나이였다고 합니...........................................................피해자 대부분은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로.......................................제 3의 인물을 내세우며 결백을 주장하고 있지만 이 일대의 대대적인 수색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결백의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동안 얼마나 많은 시체를 운반했던 걸까요? 어려운 형편에도 주변 사람들한테 온정을 베풀어 ㅇㅇ동 산타라는 별명까지 가지고 있는 황 씨는 현재 불구속 입건된 상태입니다. 현재 경찰은 황 씨의 아들 황백서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있으며, 수배 중에 있습니다. 황 씨의 체포 현장에서 훼손된 신체의 일부를 발견했지만 피해자의 신원을 알아보긴 힘들 것 같다고 합니..................................치지직.................“<BR><BR><BR>띠리릭.<BR><BR>남자는 리모컨을 들어서 전원 버튼을 눌렀다. 이어지는 내용은 더 이상 들을 필요 없었다. 그는 맥주병과 생수병으로 가득찬 검은 봉지를 활짝 벌렸다. 그리고 욕실로 들어가 신문으로 똘똘 말아놓은 뭉치를 들고 와 검은 봉지 속에 쑥 집어넣었다. 지폐 몇장이 들어있는 봉투도 잊지 않고.<BR><BR>그는 밖으로 나가기 전에 잠시 밖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BR>오늘도 어김없이 길을 느릿느릿 달리는 바퀴소리가 났다. 기다리던 소리를 확인한 그는 계단을 내려갔다.<BR><BR>그의 손에는 검은 봉지가 달랑달랑 흔들리고 있었다. <BR><BR><BR><BR><BR><BR><BR><BR><BR></P> <P> </P> <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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