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이번에 베오베 간 포니 게시글도 그렇고, 상대성이론 관련해서 베스트 가면 항상 달리는 댓글들이 있죠.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지나가던 문과는 조용히 추천만 누르고 갑니다" / "~~부터 뭔 소리인지 모르겠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사실 대체로 공감이 가는 말이긴 합니다. 이게 이과들끼리야 수식을 통한 설명은 기초 중의 기초에 속하므로 상관없지만, 문과 입장에선 눈이 팽 돌아가는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게 사실이거든요. 한때 특수상대성이론에 빡쳐했던 저로선 그 심정이 넘치게 이해가 되더군요.</span></div> <div><br></div> <div>그래서 이번에 아예 과학에 문외한이신분들도 이해하실 수 있게 상대성이론을 설명해보려고 합니다. 사실 진짜 안 어렵습니다. 특수상대성이론은 정말 쉬워요. 단지 뭔가 쩌는 발상의 전환이 포함되어있다는 선입견이 있어서 다들 어렵다고 느낄 뿐이죠.</div> <div><br></div> <div>개념만 짚고 넘어가기 위해 수식 같은 건 아예 빼고 서술합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일단 시간의 변화니 뭐니 복잡한 거 따지기 이전에, 우리 실생활을 한번 생각해 봅시다.</div> <div><br></div> <div>여러분이 달리는 개를 쫓아가고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 개는 약 시속 20km 정도의 속도로 달리고 있구요. 여러분은 한 시속 15km 정도로 뛰고 있습니다.</div> <div><br></div> <div>속도가 5km/h 나 차이가 나니 당연히 개는 여러분으로부터 점점 멀어집니다. 어느 정도의 속도로? 물론 여러분과 개 사이의 속도차, 즉 5km/h의 속도로 멀어지고 있죠. 반대로 여러분이 힘들어서 그냥 멈추어버린다면 개가 여러분으로부터 멀어지는 속도는 20km/h로 다시 뛰어오를 것입니다.</div> <div><br></div> <div>이게 개가 갑자기 빨리 달리기 때문인가요? 아니죠. 당연히 여러분이 멈췄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멈췄기 때문에 개는 더 빨리 이동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만약 그 상태로 여러분이 뒷걸음질을 친다면 개는 아마 20km/h보다 훨씬 빨리 달리는 것처럼 보이겠죠. </div> <div><br></div> <div>상대성이론 이전의 세계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이것입니다. <b>"관찰자(여러분)의 눈에 비치는 관찰대상(개)의 속도는 관찰자 본인의 속력에 따라 달라진다"</b>는 것. 기차를 타면 마치 창문 바깥 건물들이 움직이면서 지나가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이것 때문이죠. 건물이 실제로 움직이기 때문이 아니라, 여러분이 앞으로 달리고 있기 때문에 건물이 뒤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것입니다.</div> <div><br></div> <div>따라서, 아무리 빨리 움직이는 물체라도 여러분 본인이 같은 속도로 이동한다면 얼마든지 관찰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총알과 정확히 똑같은 속도로 나란히 달린다고 상상해보세요. 여러분 입장에선 마치 총알이 정지된 것처럼 보이겠죠? 원래는 육안으론 보이지 않아야 정상인 총알을 쉽게 관측할 수 있을 겁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여기까진 상식이죠? 왜 당연한 소리를 길게 쓰냐고 묻는 분도 계실 거에요. 지금부터 그걸 설명드리겠습니다.</div> <div><br></div> <div>여러분도 아시다시피 빛의 속도는 초속 30만 킬로미터입니다. 이는 1초에 지구를 일곱 바퀴 반을 돌 수 있는 속도죠. 당연히 엄청 빠릅니다.</div> <div><br></div> <div>자 그럼 (있기 힘든 일이지만) 여러분이 빛의 속도의 딱 절반, 즉 초속 15만 km로 달릴 수 있는 우주선을 타고 있다고 생각해봅시다. 머나먼 별을 향해 기약없는 항해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여러분 왼쪽에서 한 줄기 빛이 쓱 하고 스쳐지나갑니다. 그럼 여러분이 볼 때 이 빛의 속도는 얼마일까요?</div> <div><br></div> <div>'상식적인' 사고방식으론, 초속 15만 km일 것입니다. 빛의 속도가 30만이고 우주선 속도가 15만이니까, 여러분이 보는 빛의 속도는 30만에서 15만을 뺀 나머지 15만이 되는 셈이죠. 만약 여러분이 15만이 아닌 25만으로 달리고 있다면 빛의 속도는 초속 5만 km로 줄어들 거구요,</div> <div><br></div> <div>그런데 진짜로 그럴까요?</div> <div><br></div> <div>정답은, 그렇지 않습니다. <b>여러분의 우주선 속도가 초속 15만이든 25만이든 29만 9천이든, 여러분이 보는 빛의 속도는 무조건 초속 30만 km입니다.</b> <b>이건 절대 달라지지 않습니다. 심지어 여러분이 빛과 완전히 반대 방향으로 25만 km을 달려도 빛의 속도는 여전히 초속 30만 km입니다! </b></div> <div><br></div> <div>말이 안 되는 현상이죠? 당연합니다. 19세기의 모든 과학자들도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뭔가 계측을 잘못 한 탓이라고 믿었죠. 하지만 증거들이 속속 쌓이자 더 이상 눈앞에 보이는 현상을 무시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div> <div><br></div> <div>빛의 속도는 달라지지 않는다. 설령 여러분이 초싸이언이 돼서 빛의 99.99999%에 해당하는 속도로 달려도, 빛은 여전히 초속 30만 km에 달하는 괴물같은 속도로 여러분으로부터 달아납니다. 말도 안 되는 것 같지만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만화로 치면 "상대방이 가진 전투력보다 무조건 3배 강해진다" 같은 치트급 능력이나 마찬가지인 겁니다.</div> <div><br></div> <div>이런 빛의 성질을 일컬어 "<b>광속 불변의 법칙</b>" 이라고 합니다. 흔히 광속불변법칙을 단순히 빛이 항상 똑같은 속도로 이동한단 의미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는데, 실제로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광속 불변의 법칙의 정확한 의미는 "<i>니가 얼마만큼의 속도로 뒤쫓든간에 너가 보는 빛의 속도는 무조건 30만 km로 일정하다</i>" 이니까요.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자, 우리는 우주의 중요한 비밀을 밝혀냈습니다. 완전 신기하네요! 역시 과학자들 짱짱! 이라고 해피하게 결론내릴 수 있으면 좋겠지만.</div> <div><br></div> <div>불행히도 과학자라는 족속들이 그렇지 않죠. 미스터리한 현상이 있으면 당연히 "왜?" 라는 질문을 떠올립니다. 대체 왜 빛은 어느 속도에서 보든 항상 30만 km인 걸까? 속도가 빠른 것하고 느린 게 뭐가 다르길래? 아무리 생각해도 도무지 답이 안 나오는 의문이었죠.</div> <div><br></div> <div>게다가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대체 이 광속 불변이 불러오는 이동거리의 모순을 어떻게 해결하냐는 거였습니다. 한번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속도의 정의를 떠올려보세요. "시속 20km" 라는 표기의 의미는 "1시간에 20km를 이동한다" 라는 의미죠. 마찬가지로 초속 30만 km 역시 "1초에 30만 km를 이동한다" 라는 의미입니다. </span></div> <div> <div><br></div> <div>이 정의에 입각해 생각해봅시다. 멈춰있는 사람이 볼 때, 빛은 30만 km/s 로 움직이고 우주선은 15만 km/s로 움직입니다. 따라서 둘의 거리차이는 1초에 15만 km씩 벌어집니다.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반대로 우주선에 탄 사람이 볼 때, 빛의 속도는 30만 km/s 고정입니다. 즉 1초에 30만 km 씩 벌어집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WTF??? 두 배나 차이가 생기네요? 대체 왜 그럴까요? 속도가 빨라질수록 단체로 착시현상이라도 걸리는 겁니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만약 우주선이 빛의 속도의 99.9999...% 였으면 이런 현상은 더 심해지죠. 옆에서 볼땐 둘이 거의 완전히 나란히 달리고 있는데, 우주선을 탄 입장에선 1초에 지구 7바퀴 반을 도는 속도 그대로 이쪽으로부터 멀어지고 있으니까요.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왜일까요? 우주선에 타는 사람들이 거리감각을 상실해서? 아니면 속도가 빨라질수록 공간이 늘어지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이는 19세기 과학계의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와도 같았습니다. </span></div></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자, 그런데 여기서 역사에 길이 남을 슈퍼 천재가 등장합니다. 그 이름도 유명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옹이죠. 당시 특허청에 근무하던 말단 직원이었던 아인슈타인은 여기서 과학사를 뒤엎을 혁명적인 발상을 해냅니다.</div> <div><br></div> <div> <b>"빛이 이상한 게 아니라 우리가 이상한 게 아닐까? 어쩌면 속도가 빨라질수록 우리가 느끼는 시간 자체도 느려지는 게 아닐까?"</b></div> <div><br></div> <div>당최 뭔 소린지 감이 잘 안 잡히죠?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15만 km/s 속도를 가진 우주선 얘기로 돌아와서 생각해봅시다. 밖에서 보는 빛과 우주선의 이동거리 차는 초당 15만 km, 실제 우주선 안에서는 초당 30만 km였죠? 이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착시현상이니 공간왜곡이니 뭐니 얘기했구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아인슈타인 옹의 해답은 이렇습니다. <b>"우주선 안에서 1초가 지났다고 느끼는 동안 바깥에선 2초가 지났다. 즉 우주선 안에서 1초당 지나간 거리라고 여겼던 30만 km는 정지세계 기준으론 사실 2초 동안 지나간 거리였던 것이다!"</b></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br></b></span></div> <div>만약 빛보다 딱 1km/s 적은 스피드로 달리는 우주선이었다면? 바깥에서 볼 땐 둘이 1초당 1km씩 멀어지지만, 우주선 안에선 1초당 30만 km씩 멀어지는 것처럼 보이겠죠. 왜? <b>우주선에서 1초라고 생각한 시간은 사실 바깥에선 30만 초였으니까! </b>즉 우주선에서 빛이 1초만에 휙 지나간 것처럼 보이는 30만 km는, 사실 바깥에서 30만 초 (약 사흘 반) 에 달하는 시간 동안 꾸역꾸역 벌려놓은 거리를 한꺼번에 감상하고 있는 겁니다.</div> <div><br></div> <div>여기서 중요한 건, <b>단지 여러분의 정신이 그렇게 느끼는 게 아니라 실제로 시간이 그렇게 바뀌어서 흐르고 있다는 겁니다</b>. 유통기한 3일 남은 음식을 저 우주선에 싣고 달리면 바깥 기준으로 2500년이 지난 뒤에도 까서 먹을 수 있습니다. 또한 저 우주선을 타고 약 4광년 정도 거리에 있는 프록시마 행성으로 여행을 떠난다면 그동안 지구에선 120만년이 흐르게 됩니다.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인류가 처음 출현한 게 약 20만년 전입니다. 즉 인류가 6번 탄생하고도 남을 시간이죠. 그리고 그동안 승무원들은 고작 떡국 네 번을 먹을 뿐입니다.</div> <div><br></div> <div>시간이 모두에게 똑같지 않고, 속도에 따라서 개체가 받는 시간의 흐름이 달라진다는 생각. 이것이 바로 "<b>시간 지연</b>" 입니다. 어떻게 보면 광속 불변의 원리보다도 황당한 이야기였기에 당대에도 많은 반발을 샀지만, 결국 실험을 통해 시간 지연이 실제로 일어난다는 게 입증됐죠. 놀라운 건 아인슈타인은 실험 따윈 하나도 없이 사고만으로 이런 결론을 이끌어냈다는 겁니다. 그야말로 인간 논리의 승리라 할만하죠.</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자 여기까지 읽으신 전공자분들, 아마 지금쯤 입이 근질근질하시겠죠? 당연한 게 사실 저 위의 설명은 틀린거거든요 ㅋㅋㅋㅋㅋ 실제로는 속도가 절반이라고 시간도 절반이 되지는 않습니다. 실제론 약 광속의 86.7% 정도로 달려야 시간이 반토막이 되죠. </div> <div><br></div> <div>어 그럼 모순 아닙니까?? 하시는 분들. 모순은 아닙니다.<b> 왜냐면 시간만 변화하는 게 아니라 공간도 변화하니까요.</b> 처음에 "같은 길이가 늘어져보이는 게 아니냐" 라는 설을 제시했는데, 이게 사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우주선에서 보는 바깥은 실제보다 훨씬 길쭉하게 늘어져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죠.</div> <div><br></div> <div>다만 이것까지 얘기하려면 흔히들 사용하는 "거울 두개 튕튕" 그림을 가져와야 되는데, 그럼 필연적으로 수식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지라... 어쩔 수 없이 완전 날림으로 설명해봤습니다. 포인트를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겠네요.</div> <div><br></div> <div><br></div> <div>1. 광속은 어느 속도에서 관찰하든 항상 똑같다.</div> <div>2. 하지만 만약 그렇다면 정지상태와 우주선 내부에서 관찰하는 빛의 이동거리에 모순이 생긴다.</div> <div>3. 아인슈타인은 이는 속도가 빨라질수록 시간이 느려지기 때문이라 주장했고, 실제로 증명되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최대한 쉽게 "어째서 상대성이론이 나오게 되었는가" 를 말하고자 했는데, 잘 됐을런지 모르겠네요. 중간부터 어려워져서 스크롤 내리셨다면 죄송합니당 ㅠㅠ 더 과학적인 설명을 원하신다면 <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science_46930" target="_blank">http://todayhumor.com/?science_46930</a> 쪽을 참고해주세요!</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