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첫 개강하고 과제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감도 못잡고</p><p><br></p><p>심지어 과제를 제출하는데 스테플러로 찍지도 않고 낱장으로 던지듯이 제출하던</p><p><br></p><p>개념없는 아이들이 너희였어.</p><p><br></p><p>나는 너희에게 최선을 다했다.</p><p><br></p><p>어쨌든 오빠 오빠 형 형 하는 너희들에게 어떻게든 바라는 모습이 되어주고자</p><p><br></p><p>없는 형편이나마 너희 차비가 부족하면 내가 지각을 해가면서도 송금을 해 줬어.</p><p><br></p><p>너네 생일도 내가 어떻게든 챙겨주었어.</p><p><br></p><p>나 여친에게도 그렇게까지 한 적 없었다.</p><p><br></p><p>내가 너희 선물 고를 때마다 내 여친이 말은 안했지만 질투 많이 했었어.</p><p><br></p><p>너희들이 어리다고 하기엔 내 여친도 너희랑 한 살밖에 차이가 안났었지.</p><p><br></p><p>그래도 여친은 이해해주었고 나도 고맙다고 했었어.</p><p><br></p><p>너네 기죽을까봐 그래도 내가 나이가 많으니까</p><p><br></p><p>2학년 애들이 너희 버릇없다고 하면 그냥 모르는 척 하고</p><p><br></p><p>학회장이 나 붙잡고 1학년 애들 좀 제발 잘 부탁한다고 </p><p><br></p><p>이런저런 압력도 많이 받았지만 난 너희 최대한 감쌌어.</p><p><br></p><p>물론 그렇다고 너네 미움받게 둘 수는 없으니까</p><p><br></p><p>너희에게 이런 점은 잘못되었고 이런 점으로 인해 화가 난다고</p><p><br></p><p>충고도 하고 경고도 했어. </p><p><br></p><p>그리고 너희들이 언제나 과제하는 법이라던지 어떤 지침이 없는 것 같아서</p><p><br></p><p>난 언제나 내가 어떻게 과제나 필기를 하는지도 다 보여줬다.</p><p><br></p><p>너희 스스로가 잘 알거야.</p><p><br></p><p>너희가 나에게 상대가 안 되니까 깔보는 마음으로 보여준 거 같아?</p><p><br></p><p>난 1등을 하지 않으면 학교에 다닐 수가 없는 사람이고 그런 의미에서면</p><p><br></p><p>만에 하나라도 내 방식은 보여주지 않는 것이 맞아.</p><p><br></p><p>근데 난 무리를 해서라도 그걸 했어.</p><p><br></p><p>너희에게 보여주는 만큼 난 더 열심히 해야 하니까 </p><p><br></p><p>피로 때문에 중이염이 도지거나 기절하거나 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했어.</p><p><br></p><p>조별 과제 당연히 내가 죽도록 했고 </p><p><br></p><p>내가 있는 조는 무조건 A+라는 공식도 지난 학기에 만들었어.</p><p><br></p><p>근데 너희는 그걸 너희가 다 한거라고 생각한거니?</p><p><br></p><p>너네 툭하면 개인 사정으로 빠졌잖아.</p><p><br></p><p>뭐 하라고 해도 죽어라 안 하고</p><p><br></p><p>사귀는 선배들에게 괜히 좋아한다고 달라붙어서 분란 조장하고</p><p><br></p><p>너희들끼리 연애로 기차놀이 하면서 술만 먹으면 진상도 부리고</p><p><br></p><p>그거 다 참아주고 뒷처리 해 줬으면 고마운 줄 알아야지.</p><p><br></p><p>내가 결국 화를 내니까 너흰 죄송해요가 아니라 멀찌감치 나를 피해버리잖아?</p><p><br></p><p>그리고 난 더 화가 났고 이젠 너희와 나 사이는 돌이킬 수 없게 되었지.</p><p><br></p><p>너네는 나보고 맨날 열심히 하고 잘한다고 했지만</p><p><br></p><p>내가 보기엔 너네가 너무 안 하는 거였어.</p><p><br></p><p>한국어로 된 책을 7년 정도는 읽지 못한 나야. </p><p><br></p><p>글을 좋아해 들어온 너희보다 소설이나 시를 많이 쓴 적도 없으니까 </p><p><br></p><p>너희보다 더 열심히 해야 했을 뿐이고.</p><p><br></p><p>근데 너희는 내가 너희에게  화내기 무섭게 나를 외면했어.</p><p><br></p><p>내가 왜 그렇게까지 너희에게 화를 내는지</p><p><br></p><p>너희는 전혀 알지도 못하면서 다른 사람들이나 선배들이 물어보면</p><p><br></p><p>내가 화를 내서 도저히 말도 못 붙이겠다는 소리만</p><p><br></p><p>앵무새처럼 해대더라. 사과는 해야죠 에휴...라면서 말이지. </p><p><br></p><p>사정을 정말 잘 아는 사람들 아니면 아무도 이해를 못하고</p><p><br></p><p>나이 든 내가 참아야 한다고만 하더라.</p><p><br></p><p>너희 때문에 학과장님까지 날 불러다 놓고 2시간 넘게 </p><p><br></p><p>날 달래는 투로 말하시는데 내가 얼마나 죄송스럽고 부끄러웠을지</p><p><br></p><p>너희는 알까?</p><p><br></p><p>하긴 어른에 대한 예의도 모르는 거 딱 티나는 너희를 보면 모를 거 같다.</p><p><br></p><p>교수님께나 선배들에게 하는 거 가관이어서 몇 번이고 말해줘도 안 고치더라 너희는.</p><p><br></p><p>내가 기본 예절부터 다시 가르쳐야 하는 것도 힘든데</p><p><br></p><p>가르쳐줘도 안 하면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다.</p><p><br></p><p>그렇다고 내가 그렇게 너희에게 격차를 두고 엄격히 대한 것도 아냐.</p><p><br></p><p>너네 나에게 무슨 또래마냥 농담하고 까불어도</p><p><br></p><p>나 장난스럽게 다 넘겨줬어.</p><p><br></p><p>나이 먹은 거 자랑 아니고 위계보다 유대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으니까.</p><p><br></p><p>그게 아니라 너희는 위아래를 떠나 그냥 기본적 예의가 없는 거더라.</p><p><br></p><p>이번 일을 통해 내가 힘들고 화나고 아픈 건</p><p><br></p><p>너네와 틀어졌기 때문이 아니라</p><p><br></p><p>내가 사람보는 눈이 없어서 너희 따위에게 내 마음을 준 거야.</p><p><br></p><p>나 하나면 내가 이상한 놈일지 모르겠는데</p><p><br></p><p>만학도인 다른 어머님들에게도 참 예의없게 굴더라 너희는.</p><p><br></p><p>너희 예비 집행부랍시고 감투는 써놓고 참 여기저기 적을 많이 만드는데</p><p><br></p><p>그러다가 2학년 때 축출되면 어쩔래?</p><p><br></p><p>너희 따위 걱정되지 않지만 이러다 우리 대에서 우리 과 사라질까 걱정이다.</p><p><br></p><p>그럼 너흰 또 내 탓이라고 할 생각이니?</p><p><br></p><p>내가 너희에게 협조해주지 않아서?</p><p><br></p><p>내가 폭언한 것만 섭섭하게 여기지 마.</p><p><br></p><p>너희가 한 행동들 생각하면 멀쩡한 커플도 위기로 몰아넣고</p><p><br></p><p>나 아니라도 너네 윗사람들에게 예의없이 굴고</p><p><br></p><p>술 마시면 진상떨고 울고 미친짓도 하고</p><p><br></p><p>도대체 그거보다 욕을 덜 먹을 짓은 했니?</p><p><br></p><p>부끄러운 줄 알고 입 다물고 지내.</p><p><br></p><p>왜 나도 입 다물고 지내는데 너희가 다른 학우들 깔아뭉개면서</p><p><br></p><p>웃고 지내고 있니?</p><p><br></p><p>너희가 나처럼 창작을 목표로 하는 인간들이라는 것이 부끄럽다.</p><p><br></p><p>제발 정신차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