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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차단 상태
    메이파님의
    개인페이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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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문 : 1836회
    닉네임변경 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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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원차단해제
    게시물ID : gomin_270745
    작성자 : 메이파
    추천 : 7
    조회수 : 1454
    IP : 203.228.***.156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2/01/22 14:53:55
    http://todayhumor.com/?gomin_270745 모바일
    22살 남동생에게...라는 글을 썼던 사람입니다.
    첫 글이 베오베가 되었군요. 제 글을 보신 모든 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저에겐 연년생인 남동생 말고도 10살 터울인 여동생이 하나 더 있어요.
    가족 누구나가 그렇지만 남동생의 존재는 집에서도 정말 특별한 존재였기에
    3년 정도가 지난 지금은 그래도 다들 어느 정도 충격에서는 벗어나 있지만
    여전히 다들 그리워하고 있어요.

    저 솔직히 한국에 온지 좀 되었고 친구도 많이 생겼지만
    이래저래 이야기를 할 만한 곳이 없었어요.
    사실 그렇다고 고민같은 거창한 건 아니지만
    여러분만 괜찮다면 제 인생 이야기라도 할까 해요.
    댓글중에 익명으로 구라치지 말라던 분이 꼭 봐주셨으면 좋겠네요.^^
    제 이야기 1편입니다.


    저와 남동생은 원래 중국에서 유학을 했었지요. 
    각각 고등학교 2학년과 1학년인 우리에게 집이란 쉼터가 아니라 지옥같은 곳이었습니다.
    다른 집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저희 집은 상식이라곤 없는 아버지와
    그 때문에 스트레스로 당뇨까지 받아 자포자기한 어머니가 그 화풀이를 저희에게 했었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지독한 가정폭력에 시달렸어요.
    야구방망이로 5시간~9시간을 두들겨 맞는 일도 예사였을 정도니까요.
    그래서인지 저와 제 남동생은 언제나 함께 다녔어요.
    형제임에도 서로가 너무나 다른 우리 둘이었고 많이 다투곤 했지만
    그래도 어쨌든 둘은 늘 함께였습니다.
    상식적이지 않은 집에서 살아남기 위해
    저는 철저히 문무겸비형의 모범생 역할을 했고,
    상대적으로 그러한 꾀나 이해타산을 싫어한 남동생은 반대로 부모님 눈 밖에 나서 포기하게 하는 
    불량아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사실 전 굉장히 이기적이고 제멋대로인 주제에 겁이 많은 녀석이었고
    남동생은 굉장히 순하고 여린 아이었지만 자의 반 타의 반 저희는 그런 모습이 되었고
    서로 너무나 달라져버린 모습에 이질감을 느껴 말을 잘 안하게 되었지만요.
    그래도 여동생이 태어난 후로 저희도 점점 집안의 이런 모습에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솔직히...저희는 내내 성인이 된 뒤에 집을 등지고 떠날 생각뿐이었기에
    집이란 곳은 더러워도 참아야지...라고만 생각했었어요.

    그러한 인식을 바꾼 것이 여동생입니다.
    새로운 막내가 태어나자 그 때까지 다툼이 끊이지 않던 식구들이
    여동생에게 관심을 집중하면서 다툼이 어느 정도 잦아들고
    저와 남동생도 마치 우리의 딸인 것처럼 여동생을 대했으니까요.
    그럼에도 아버지는 여전히 상식적이지 않았고 어머니는 이제 우리에게 풀던 스트레스를
    어린 여동생에게 풀기 시작했습니다.
    여동생이 맞을 때마다 그걸 몸으로 감싸서 막던 건 남동생이었습니다.
    저는 중, 고등학교 때에도 어머니가 너무 무서워서 반항하지 못했으니까요.
    그래서 여동생은 처음엔 다정다감해 보이는 저를 따랐지만
    점점 무뚝뚝한 듯하지만 자신이 힘들 때 싫은 티를 팍팍 내면서도 자신을 지켜주는
    남동생을 더 따르게 되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동안 쌓은 이미지로 어머니를 논리적으로 공격하는 것 정도였죠.

    안타깝지만 저에게 일반적인 가정의 상식 따위는 없었습니다.
    어머니의 아픔을 이해하기에는 제가 너무나도 냉정했기 때문에
    한 번은 마침내 아버지를 견디지 못한 어머니께서 집을 나가려 하실 때
    당시 중학생이었던 제가 외쳤죠.
    "우릴 낳았으면 책임을 져! 생명을 만들어 키워내는 일이 그렇게 만만할 줄 알았어?"
    나중에 어머니께서 말씀하시길 그 말이 아니었으면 정말 집을 나갔을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전 싫은 어머니였지만 여동생을 돌볼 사람이, 부모님 중에 그나마 상식적인 사람이 
    어머니었기에 어머니가 없으면 그대로 우리가 길거리에 나앉을 것이 훤히 보여서
    어머니의 책임감을 자극할 목적으로 말한 것 뿐이었습니다.
    그 말을 한 것은, 분명 어쩔 수 없는 일이었지만 분명 어머니 마음에 상처를 주었을 것이고
    내내 제 마음 속에도 감당하기 어려운 아픔이 되었습니다.
    21살에 결혼식도 하기 전에 사랑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절 낳아서
    겨우 붙잡은 미래조차 놓쳐버리고 비상식적인 인간과 부부의 연을 맺어 살아야 했던 어머니의 아픔을
    가장 먼저 이 집안에 태어난 저는 이해하고 있음에도 오히려 그걸 이용한 꼴이니까요.

    전 저 자신이 소름끼칠 만큼 독한 꼬맹이란 것이 너무나 혐오스러웠지만
    설령 악마가 되더라도 우리 삼남매의 미래가 훨씬 중요했습니다.
    비상식적인 아버지지만 어쨌든 화목한 가정(남들이 보기에)을 유지하기 위해 
    어떻게든 생활비는 주는 아버지와
    현 상황을 너무 싫어하면서도 책임감 때문에 그 장단에 놀아나고 있는 어머니의 인생 따위는 아무래도 좋고
    저와 남동생은 저희에 비해 상대적으로 성인이 될 날이 너무나 먼 여동생을 걱정했고 많은 논의를 했습니다.
    물론 의견이 맞은 적은 없었습니다. 
    남동생도 제가 머리굴리는 모습이 비인간적이라 별로 좋아하지 않았거든요.
    저희 둘은 오죽했으면 주변 사람들조차
     '저놈들을 어느 기계에라도 만들어서 하나로 만들어야 하는데' 라고 할 만큼
    달라도 너무 달랐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동생에게 지금 현 상황이 너무나 좋지 않으며 여동생이 최소 성인이 될 때까지 
    모종의 안전장치가 필요함을 인식하던 차에,
    제가 고등학교 2학년 때 학생회장 선거에 나가서 
    패배하고 울적해져 있을 때 쯤(아까도 말했지만 모범생이었습니다.)
    어머니께서 저희 둘에게 중국 유학을 제의하셨습니다.

    어머니도 당연하지만 저희 둘이 이렇게 머리굴리는 것을 알고 계셨습니다.
    어머니는 단지 자신의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할 만큼 상태가 나빴을 뿐이지(스트레스성 임신당뇨, 우울증)
    우릴 미워하는 게 아니었고, 사랑하는 아들들이 이렇게 집을 내버릴 궁리하는 것이 
    분명 가슴 찢어지게 아팠겠지만
    분명 집안에 있으면서 우리 역시 너무나 힘들다는 것을 잘 알고 계셨습니다.
    지금에 와서 생각했지만, 어머니의 사랑에 비하면 저는 그냥 좀 영악한 꼬맹이에 불과했지요.
    어쨌든 저는 재빨리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습니다. 
    당뇨인 어머니와 상식이 없는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의 영향과 아버지의 비상식으로 또 소아당뇨에 걸린 여동생을 두고
    우리 둘이 집을 떠나 있는것이 과연 여동생과 우리에게 괜찮을지를요.

    결론은 우호적으로 났습니다. 
    어차피 한국에 남아있으면 저와 제 남동생은 꿈을 펼칠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저는 작가의 꿈을 가지고 있었고, 남동생은 항공대에서 비행기를 만지고 싶다고 말했지만
    우리를 성공시켜 아버지와 아버지 집안에 복수를 하고 싶어하는 어머니의 반대가 너무 심해서
    결국 꿈이 좌절된 상황이었고
    대립으로 얼룩진 집안이지만 분명 떨어지게 되면 서로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생길 것이고 
    상대적으로 다툼은 사라질 것이니 가족 구성원이 각자 서로를 위하는 마음도 더 커질 것이라는
    다소 도박적인 요소도 생각했습니다.
    또한 좀 자격없는 아버지들이 거의 그렇듯 우리 아버지도 늦둥이 딸만큼은 너무나 좋아해서
    최소한 아버지가 아이에게 위해를 가하지는 않으리라는 계산도 했습니다.
    어머니가 감정 컨트롤을 못하고 여동생에게 위해를 가할 것이 좀 걱정이었지만
    그 점은 일단 어머니께 몇 번이고 신신당부를 했습니다.
    다툼뿐인 이 집안에 그나마 화합을 준 아이는 여동생이니 공주님처럼 대해야 한다고요.
    생각해보면, 그냥 집 나가고 싶어서 제 사고를 정당화시킨 별 영양가없는 계산이었죠.
    그렇게, 4년간 우리 둘은 중국 유학을 떠났습니다.
    제가 고2 때, 남동생이 고1 때였습니다.

    유학 전에 저희 둘은 다소 소원해진 상황이었습니다.
    말씀드렸듯 제멋대로지만 겁이 많은 저는
    거의 스스로를 버려가며 사람좋은 웃음을 짓는 살짝 괴짜인 모범생이 되었고
    유약하고 조용한 성격이었던 동생은
    반대로 말도 안되는 악랄한 성격의 마초남이 되어 있었죠.
    게다가 둘은 또 묘하게 서로에게 패배의식이 있었습니다.
    저는 키도 크고 잘생긴데다가 공부와 글쓰기를 제외하고는 그 어떤 것도
    남동생보다 나은 점이 없는 것이 내내 마음에 걸렸고
    남동생은 반대로 공부와 글쓰기에 있어서 늘 나에게 뒤쳐지는데다
     '남에게 보여지는 모습' 만큼은 너무나 좋은 제 모습을 보면서
    노력해도 알아주지 않는 자신의 상황을 비교하며 좌절하곤 했습니다.
    그런 우리였지만, 그 당시만 해도 치안이 위험한 나라(실제로도 좀 위험하긴 하더군요.)에
    가서 아무것도 모른 채 지낸다고 생각하니 역시 좀 두려웠어요.
    그래서 괜히 비장해진 우리들은 한 가지 약속을 했죠.
     '만일 우리 둘 중 한 명이 명을 달리한다고 해도 나머지 한 명은 절대 포기하지 말고 집안을 일으키자.'
    그 때는 몰랐습니다.
    설마 이 약속을 정말 실행해야 하는 날이 오게 될 줄은 말이죠.

    유학 생활은 험난하다면 험난했고 순조롭다면 순조로웠습니다.
    저희가 간 곳은 중국 강소성의 무석이라는 곳에 있는 어떤 국제학교였습니다.
    개신교 목사들이 중국에 전도를 목적으로 깔아놓은 포석같은 곳이었죠.
    당시만 해도 개신교에 별 연이 없던 저희는 지인의 소개로 그 곳에 가게 되었었는데
    일단 분위기를 보고 이 학교가 한국 학생을 받은 지 불과 두어달도 되지 않았는데
    이미 아이들 간에 파벌이 형성되고 왕따마저 있다는 것이 상당히 충격적이었습니다.
    50명이 될까말까한, 그것도 연령별로 다양한 아이들이 외국 나와서 한다는 게 겨우 저렇다니 하고
    좀 많이 실망했습니다.
    어쨌든 저희는 처음 올 때부터 강렬한 인상을 주었습니다.
    제 성적, 동생의 외모, 게다가 둘 다 3년간 함께 무에타이를 했었기에
    딱 봐도 운동했던 티가 팍팍 나는 분위기였으니까요.
    게다가 오자마자 많은 말을 하며 친구를 만들려는 저와
    주변에 남녀 구분없이 다가오지만 상대도 하지 않는, 심지어 위협해서 쫓아내는 동생의 상반된 분위기에
    점점 더 우리의 존재감은 커졌지요.
    기존에 남자 쪽의 파벌의 대장격인 형이 저희와 우호적이 되려고 먼저 다가온 것만 해도 
    그걸 반증하는 것이었지요.

    그러거나 말거나 저희 둘은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그런 파벌놀이나 하려고 중국에 온 게 아니었고 
    솔직히 자신만의 힘으로 각자 한국에서 잘 나갔던 우리에게 
    저쪽이 영어권에서 유학 물 좀 먹었건 국회의원의 손녀건 관심도 없고 한심하기만 했습니다.
    심지어 대놓고 말하기도 했지요.
    그리 집안이 대단한데 왜 여기서 패나 갈라서 놀고 있냐고요.
    어쨌든 저희를 이 학교에 소개해 준 지인의 아들도 여기서 왕따같은 존재였고
    그런 친구들이 몇몇 있었기에 참 한심하다고 생각하며 그 친구들하고만 놀게 되었습니다.
    물론...우리가 그렇다고 무슨 정의의 사도라던가 하는 건 아니었고
    저희는 충분히 저희 기분 내키는대로 했습니다.

    개신교 목사들은 한국부 선생이란 명목으로 그 아내라던가 등등 
    무려 열 명이나 있었습니다.
    이 인간들의 횡포는 꽤나 대단했습니다.
    개중에는 나름 인품이 좋은 분도 있었지만
    제가 보기에 여자아이를 성추행하거나 아이들 밥도 주지 않고 
    QT(아침에 성경구절을 낭송하는...그런 거?)에만 집중한다던가
    종교행사를 빌미로 아이들의 공부하거나 쉬는 시간을 빼앗는데
    몇몇은 단지 목사의 말이라는 것만으로 좋다고 따르고
    또 몇몇은 그런 분위기에 편승하여 피해를 당해도 쉬쉬하고 있었습니다.
    참 웃기는 일이죠. 하지만 기껏해야 초등학생~20대 초반까지인 구성의
    아직 어린 아이들이 뭘 해봤자겠죠.
    게다가 찬찬히 살펴보니 이런 아이들간의 파벌을 조장하는 것도 목사들이 아닐까 하는
    의심까지 들기 시작했습니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었을 겁니다.
    아이들이 규합하여 자신들의 부당한 처사를 부모에게 알리거나
    직접적으로 항의하는 일이 벌어지면 자신들의 위치도 위태로울 것이 뻔하죠.
    실제로 부모에게 보내는 편지라던가 통화라던가 하는 부분도 통제하고 있었습니다.
    입단속을 시킨달까요?
    저희는 어디 교회 출신이 아니었기에 목사나 그 아내(뭐 일단은 한국부 선생님이란 명칭이었지만)들이
    은근히 저희를 '비믿음인' 이란 명칭으로 부르며 차별하기도 한다는 것까지 눈치채고
    저는 동생과 왕따였던 아이들을 끼고 행동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수업 후에는 동아리 활동이란 것이 있었는데
    저희는 그 중 태권도부에 들었습니다.
    물론 태권도는 별로 열심히 하지는 않았습니다.
    저희는 무에타이를 한다는 것에 꽤나 자부심이 있었고
    각자 사람을 가르칠 만큼의 실력은 있었기에
    그 아이들과 함께 다소 무리하지 않나 싶을만큼 운동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운동량은 거의 조금만 더 늘리면 현역 선수가 되지 않을까 싶을만큼 했었죠.
    동시에 기초적인 중국어를 배우면서 유학생들을 실력별로 A, B반으로 나누어져 있었는데
    저는 진도도 뒤쳐지고 중국어도 잘 모르면서 죽어라 공부해서 순식간에 B반에서 A반으로 올라갔습니다.
    간간히 한국부 선생들이 강의를 했었는데
    역사 등등의 시간에 저는 오히려 선생들의 강의를 바로잡았습니다.
    예를 들어 아무래도 중국에서 애국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주로 하는 강의는 고구려나 발해, 고조선이었는데
    오히려 그 수업내용의 부실한 구성을 들으며 조목조목 비판해 버려서 
    나이도 많은 목사가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 겨우겨우 수업을 마치는 일도 허다했습니다.
    이런 식의 일들이 여러차례 반복되고 우리가 한국부에 대해 비판적 성향을 보이기 시작하자
    목사들은 당황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린 위협이나 폭력으로는 도저히 굴복할 만한 상대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논리로도 제압되지 않으며
    믿음으로 윽박지를 수도 없었으니까요. 오히려 성경을 공부해서 성경의 내용을 토대로 비판당하자
    그들은 우릴 눈앳가시처럼 여겼습니다.
    그리고 남자아이들의 파벌은 나와 남동생을 중심으로 하나, 반대편의 형을 중심으로 하나의
    양극화로 치닫게 되었습니다. 아마 목사들의 모종의 물밑작업이 있었겠죠.
    그러나 그것은 상당히 멍청한 일이었습니다. 그런 만큼 파벌은 줄어들었는데다
    파벌이 갈렸다고 우리가 상대 파벌에 딱히 적대적일 이유는 또 없었으니까요.
    솔직히 적수로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게다가 여자아이들도 하나 둘씩 저를 따르기 시작했습니다.
    아실 겁니다. 원래 종교에 있어 훨씬 맹신이 강한 쪽은 여자들이란 것을요.
    그런 여자아이들이 오빠오빠 거리면서 절 따르기 시작했다는 것은
    목사들에게 정말 크나큰 재앙이었습니다.
    그렇게 한 학기가 지나가고 다음 학기가 되었습니다.
    1기인 우리의 이야기는 그렇게 2기인 아이들이 뒤섞여 100여명이 넘게 되면서 점점 끝이 납니다.

    2기인 아이들과 함께 30대 초반의 남자 선생이 태권도부의 사범이란 명목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그리고 왠지 2기인 아이들이 저희들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았습니다.
    뭐...거기까진 간단했습니다.
    그 사범은 그냥 일단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운동을 명목으로 우리를 발로 툭툭 걷어차거나 하는 모습이
    우릴 겁주려고 하는 역할인 게 너무 노골적이어서 성질만 반대로 긁어주면 오히려 훌륭한 빌미거리가
    될 것이 뻔했습니다. 그리고 2기 아이들이 우호적이지 않은 건 뭐, 우호적이지 않음 어쩔 건데?
    거기서 우리보다도 어린 어떤 덩치가 커다란 녀석이 공 주워 달란답시고 남동생에게 반말을 했다가
    남동생이 야수같은 표정으로 "뭐? 야, 공 좀 주워줘?" 라고 한 번 되받아치자 이틀 내내 죄송하다고
    싹싹 빌던 모습이 떠오르는군요. 그렇게 기선 제압 좀 하고나니 조용해졌습니다. 
    더불어 1기와 2기 여자아이들 간에도 갈등이 심했지만 제가 나서서 중재...랄까 좀 쓴소리를 해서
    종결시켰습니다. 

    그 때에 큰 대립을 야기시킨 사건이 3개 정도였는데
    첫 번째는 2기 여자아이들 중 남동생과 함께 온 아이가 있었습니다. 1, 2기를 통틀어도 1, 2위를 할 만한
    (사실 저보다 실력이 나은 아이들은 1기 여자아이들 중에도 있었습니다. 다만 제가 워낙 눈에 
    띄어서 그랬지.)수재였고 성격도 좋은 아이였습니다. 다만 외모가 좀 못났는데 아이들이 그것 때문이었는지
    어땠는지는 몰라도 그 아이를 왕따시키는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주로 여자애들을 중심으로요.
    뭐, 그걸 해결하는 건 어렵지 않았습니다. 일단 그 아이의 고민을 들어주고 달래준 뒤 
    1, 2기 여자아이들에게 경고를 했습니다. 뭐 내용은 별 거 없고 '니들 정말 한심하다.' 는 내용을 
    적당히 협박을 섞어 이야기했습니다. 다소의 쌍욕도 함께요. 1기 여자애들은 저를 평소에 잘 알았기에
    그럼에도 절 잘 따라주었지만(근데 왜 그런건지 지금도 이해는 잘 안됩니다. 원래 욕하는 남자는
    여자들에게 인기 없는거 아니었나?) 2기의 여자아이들은 두번째 사건이 터질 때까지 한동안 절 피하게 
    됩니다.

    두 번째 사건은 굉장히 예상치 못하게 벌어집니다. 2기 아이들 가운데 유난히 발작을 잘 하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발작이랄까 실신이랄까...정확히는 모르겠군요. 어쨌든 그 유난히 자주 기절하는 그 아이를
    목사 아내 중 한명이 공공연히 비난한 적이 있었습니다. "저럴거면 왜 유학을 보내서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하는가." 라는 식으로요. 그걸 옆에서 직접 들은 저는 일단 그 자리에서 곧바로 반발하지 않았
    습니다. 대신 그 소문을 퍼뜨렸지요. 몇몇이 같이 그 이야기를 들었기에 소문은 금새 퍼졌습니다. 
    왜 직접 따지지 않았냐면, 아이들의 반응을 의식해서입니다. 아무리 제 이미지가 공격적이고 위압적이지만
    목사 내지는 그 나부랭이들과 개신교의 소굴에서 정면으로 싸우면 제가 매장당할 위험이 있지요.
    어쨌든 이 학교는 선교를 목적으로 목사들이 교회 관계자 내지는 그 신도들을 끌어들여 세운 학교이고
    제가 그 권위에 정면으로 맞부딫히는 것은 바보짓입니다. 그리고 저는 아이들이 한 목소리를 내어
    학교에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한국부 선생, 즉 목사들을 압박할 수 있기를 바랬습니다. 저희 둘이야
    사실 교회 관계자도 아니니 적당히 배우다 빠지면 그만이지만 솔직히 이 아이들은 인생 내내 
    개신교인이라는 그늘 속에 또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좀...불쌍했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의 진정한 시작은 이 일이 아닙니다. 그 기절 잘하는 여자아이가 또 기절했습니다.
    제가 운동장에서 날뛰는 것을 
    2기 여자아이들 중 저에게 제일 밉보인 패거리들(나중에 알고보니 다 중학생이었습니다. 
    그렇게 어릴 줄몰랐었죠. 뭐 저도 19살이었으니 그리 많은 나이는 아니었지만요.)
    이 멀리서 구경하고 있었습니다.
    별로 신경쓰지 않으려 했지만 문득 좀 불쌍하긴 했습니다. 딴에는 자기들 살아보겠다고 패거리를 지어서
    남을 밟고서라도 올라서려다가 저라는 존재에게 공격당해서 그 패거리 전체가 역으로 왕따당하는 분위기가
    되었거든요. 애초에 전 파벌놀이같은거 할 생각이 없었는데 말이죠. 그래서 그 쪽을 잠시 보다 말았는데
    뭔가 이상한 점을 느꼈습니다. 사실 이 때의 기억은 정확하지 않긴 하지만 나중에 뭔가 하고서 그 쪽으로
    가보니 앉아있는 줄만 알았던 그 아이가 사실은 실신을 해서 옆에 있는 다른 아이 어깨에 기댄 채 
    쓰러진 것이었습니다. 
    지금이었다면 응급처치라던가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려 했겠지만 그 시절에 저는 그런 것을 몰랐기에
    저도 꽤나 당황했지만 일단 옆의 아이에게 '이런 상황이면 도와달라고 했어야지!' 라고 한번 소리쳐 주고
    그 아이를 공주님 안듯이 들었는데...들었는데 열 걸음도 못 가고 업었습니다. 기절한 사람이 그렇게
    무거운 줄 저는 그 때까지 전혀 몰랐지요. 분명 되게 작고 가벼워 보이는 아이었고 사람 한두번 들어다
    매친 것도 아니었는데 지금까지 제가 들었던 어떤 사람보다도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어쨌든 그제서야
    그 패거리 전체가 알아채고 엉엉 울면서 쫒아오더군요. 아...다시 생각해도 정신없다. 
    저도 저대로 '야! 정신사나우니까 조용히 하고 얘 머리 흔들려서 이빨 부딫히니까 좀 잡고 있어!' 
    이런 소리나 지껄이면서 겨우겨우 선생들이 있는 곳까지 그 아이를 운반했습니다. 
    중간에 2층 계단...어휴. 하여간 그렇게 올라갔는데 마침 예전에 제가 악소문을 퍼뜨린 목사 아내의
    그 남편, 즉 은XX목사가 있었습니다. 음...그...여학생들 성추행으로 유명한 목사이고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죠. 그 목사밖에 없더라는 상황이었습니다. 그 목사가 아이를 눕혀놓는 절 보더니
    저희보고 다 나가라고 하더라고요. 음...물론 일반적으로 응급처치할 사람 아니고서는 
    있어봐야 방해만 되겠지만, 사실 다 나갈 필요도 없을 뿐더러 그...이미지라는 것이 있다보니까
    순간 저는 '안 나갑니다.' 라고 해버렸지요. 사실 저에게는 엄청난 도박이나 마찬가지 행동이었습니다.
    잘못하면 이를 빌미로 학교에서 저에게 모종의 징계를 내릴지도 모르는 상황이었죠. 그 목사는
    목사들 중에서도 이사장인 목사 다음 순번의 위치였으니까요. 가뜩이나 저나 동생을 어찌 해보려는 이
    한국부에게 꼬투리를 잡힐지 모르는 일인데도 전 숨을 쉬는지 안 쉬는지도 모를 아이를 이 선생에게
    맡겨두고 나 몰라라 하기는 싫었습니다. 
    다행히 이 살벌한 대치는 간호선생님이 재빨리 달려와 전부 나가라고
    했기에 일단락되었습니다.
    이후...1기와 2기의 여자아이들은 이 일을 계기로 친해지게 되었고 2기 여자아이들, 특히 저를 피하던
    그 무리들이 저에게 말을 너무 붙여서 한동안 귀찮을만큼 시달렸지만, 정작 기절했던 그 아이에게
    감사 인사를 들었을 때는 내가 잘못하진 않았다는 생각에 안심이 되었습니다. 더불어 은XX목사의 소문이
    하나 더 추가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세번째 사건이 막을 올렸습니다.

    -2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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