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2010년 허정무 시절때 가동했던 포메이션이 그립습니다.
우선 우리나라는 원톱을 제대로 소화할만한 스트라이커가 없어왔었습니다.
원톱에게 요구되는 스타일은 제가 보기엔 크게 두가지인데,
첫번째는 2선으로 받으러 내려와서 직접 강한 슈팅으로 마무리를 짓는 파괴적인 움직임,
두번째는 박스에 박혀서 상대 수비를 끌고다니고 계속해서 경합해주고 헤딩을 따내는, 이른바 포스트 플레이가 되는 선수들이
원톱으로써 아주 활용도가 높다고 할 수 있겠는데,
현재 국대에서 스트라이커 자원은 지동원, 김신욱, 석현준인데
첫째로 지동원은 공격수로 어느 하나 특별히 부족한 것 없는 만능형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 만능이란게 어떻게 보면 특출난 뭔가가 없다는 얘기죠.
톱에 박아놓더라도 측면으로 자꾸 빠지려고 하는 움직임이 있어 원톱에서 제 역할을 해줄만한 선수는 아닙니다.
소속팀에서 윙포로 계속 기용하는 이유가 있죠.
두번째 김신욱. 많은 감독들이 국대만 오면 김신욱을 원톱으로 세우려 하는데 이는 김신욱을 제대로 활용을 못하는겁니다.
소속팀 울산에서부터 꾸준하게 같이 포워드를 서는 파트너가 있어왔었고 이렇게 투톱체제에서 타겟맨이 아닌 세컨드 스트라이커로써
엄청 좋은 모습을 보인 바 있고 이는 현재진행형 입니다. 아마 울산팬, 전북팬 분들이라면 한번쯤 '왜 얘를 원톱으로 자꾸 쓰지?'에 대한
의문을 가지셨을 법도 합니다. 다만 그럼에도 국대 사정상 톱에 박아놓고 롱볼 플레이를 하면
그게 안먹히는 것도 아니라서..--;; 아무튼 아주 유용한 공격자원 이죠.
세번째 석현준. 셋중에는 그나마~ 원톱에 제격이긴 한데, 석현준도 뭐 힘으로 밀어붙인다거나 하는 움직임보다는
오히려 발밑이 좋은 편이라 포스트플레이를 그렇게 유능하게 해주는 선수는 아니죠. 연계도 그닥 좋다고 할 수는 없고..
이러한 공격수들의 특징 때문에 국대는 국제적인 경기가 아닌 최종예선 같은, 아시아 권 내에서의 경기는
투톱을 실험해봤으면 좋겠습니다. 허정무호 시절 이후로 쓴 적이 거의 없는 것 같거든요.
실제 허정무도 당시 스쿼드가 빵빵한 편이긴 했지만 참 이상적인 구조의 4-4-2를 가동했었는데
(예선기준) 박주영-이근호 투톱에서 박주영은 좀더 골을 노리는 움직임을 가지고 이근호는 특유의 활동량과 스피드로
수비 교란 및 연계, 기성용-김정우의 중앙라인에서 수비력이 부족한 기성용의 뒷처리를 다해주는 김정우의 활동량, 좌측 날개로 출전하던
박지성 역시 이러한 기성용의 수비력을 커버함과 더불어 공격까지 빠짐없이 다 메꿔주는, 아주 이상적인 포메이션을 가동했었습니다.
만약 현재 K-리그에서 폼이 가장 좋은 공격수중 한명인 정조국을 차출한다 해도
정조국 역시 원톱보다는 투톱체제에서 가장 많이 뛰었고 가장 잘합니다.
그래서 현재 4-4-2를 가동한다면 공격진은 석현준을 톱에, 김신욱을 세컨드로 가동하고
기성용의 파트너는 반드시 활동량과 수비력이 좋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좌우측 날개는 소화가능한 선수가 많죠. 이재성, 남태희, 이청용, 김보경 등등..
문제는 수비라인이네요.
개인적으로는 오른쪽 풀백은 이용이 괜찮게 잘하더군요. 헌데 왼쪽은.. 홍철의 크로스가 국대에서 아주 수준급으로 좋긴한데
그놈의 수비력이... (만약 홍철을 쓴다면 활동량이 풍부한 이재성 같은 자원을 왼쪽에 두는 편이 낫겠다 싶을 정도로요.)
본래 김진수가 있었는데 김진수도.. 소속팀에서 출장을 못하고 있고 현재 국대 승선될 폼은 아닌지라..
센터백은 아무리 노쇠화 됐다 해도 곽태휘 같은 전체적으로 리드해줄 센터백이 한명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또 곽태휘를 쓰려면 곽태휘는 힘이나 헤딩은 좋은데, 대개 이런선수들이 그렇듯 스피드가 느려서.. 그걸 보완해줄 센터백이 있어야 합니다.
키퍼는 갓-승규가 잘하고 있다고 보구요.
(박주호가 왼쪽 풀백, 수비형 미드필더 모두 아주 훌륭하게 소화했었는데 소속팀에서 출전을 못하고 있고 부상도 겪어서 폼이 너무 죽어버린게 안타깝습니다. ㅠㅠ)
당연 월드컵 같은 국제무대에서는 원톱을 놓고 3명의 중앙미드필더로 승부를 봐야합니다.
허정무도 예선에서는 4-4-2를 가동하다가 월드컵 들어가서는 그리스전 제외하고 4-2-3-1로 승부를 봤었죠.
일개 축빠의 의견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