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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wedlock_4280
    작성자 : Elpida
    추천 : 16
    조회수 : 1331
    IP : 59.13.***.39
    댓글 : 32개
    등록시간 : 2016/09/02 13:56:59
    http://todayhumor.com/?wedlock_4280 모바일
    결혼에 대한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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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결혼도 안 했고 할 사람도 없지만(ㅠㅠ) 혹시 저랑 비슷한 고민을 하신 분이 있으시다면 얘기를 듣고 싶어요.

    베오베에 주변 상황때문에 이별하신 분의 글을 보고 엄청나게 공감했는데요, 하나 다른 점이 있다면 제가 그 글의 상대방 입장이라는 거예요.

    전 어려서부터 결혼할 생각이 없었어요. 크게 고민을 했던 건 아니었어요.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동생이 있고, 그 동생과 살 거니까 결혼은 안 하는 게 좋겠지 하는 가벼운 마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서 둘째 이모와 이 주제에 대해 얘기를 하다가 크게 싸우고(대충 여자는 결혼을 해야 행복하다 vs 동생은 누가 키워요!) 심각하게 고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동생은 자폐1급, 지적장애1급으로 전혀 의사소통이 되지 않고 혼자서는 신변처리조차 다소 힘든 장애인이에요. 저를 무척 좋아해서 밤에 자면서도 절 찾아와 제 팔을 베고 자는 예쁜 아이에요. 그치만 이 아이는 저와 제 가족 눈에만 예쁘겠죠.

    어머니는 신경쓰지 말라고 하셔요. 당신 돌아사실 때 저에게 짐 되지 않도록 데리고 갈 거라고 하십니다. 세상 모든 장애아동의 부모님들의 그 마음과 꼭 같이 동생보다 딱 하루만 더 살고 가고 싶다시면서요. 그렇지만 어머니와 동생 사이에 서른 해가 넘는 세월이 쌓여 있는데......

    얼마 전 고모가 크게 아프셨는데, 요양을 저희 집에서 한다 만다 얘기가 나왔습니다. 아버지 입장에서야 아픈 동생 돌보고 싶으셨겠지만 저는 그 고생을 왜 어머니가 해야 하는지 이해가 안 갔습니다. 고모도 고모의 가정이 있는데다 우리는 이미 동생만으로도 힘든데 말이에요. 그렇게 생각하고는 충격을 받았어요. 내가 결혼을 하고 애를 낳으면, 우리 애가 내 동생을 그렇게 생각하겠구나.

    연애도 해봤고 제 동생까지도 충분히 끌어안을 수 있다는 사람도 만나봤지만, 제가 죄책감에 견디지 못할 것 같아요. 어머니도, 친구도, 좋은 사람 많다고 포기하지 말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좋은 사람이 절 사랑한다는 이유로 남은 평생을 두살로 살아갈 처제를 감당하게 하는 건 너무 불공평해요. 도저히 결혼을 생각할 수가 없어요. 누군가를 만나면 한없이 좋고 행복하다가도 이 사람과도 언젠가는 끝나겠지 하는 생각이 들어요. 헤어지면 차라리 안도하기도 해요.

    이런 사정을 다 아는 분들조차 "좋은 사람 만날 거야", "나중엔 생각 달라질 거야" 하는데... 저를 위해 고민해주고 위로해주는 마음만 고맙게 받고 있어요. 비장애인조차 자기 한 몸 건사하기 힘든 이 환경에서 결혼으로 엮였을 뿐인 타인까지 책임지는 삶을 누군가에게 강요하고 싶지 않네요...

    어머니랑 결혼 얘기 하다가... 속풀이할 곳이 없어서 써봐요.. 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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