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여름 난 수능에 일상이 찌들어 있었다
학원수업이 끝나고 모두가 떠난 교실에 홀로 앉아
수학 난제를 풀다 지쳐 벽을 쳤다
그 순간 벽 넘어에서 반응이 왔다
누굴까? 나는 호기심반 장난반 벽을 두번쳤다
그러자 벽 넘어에서 반응이 왔다
다음날 샘에게 물어보니 옆반에도 나처럼 학생 한명이
자율학습을 한다고 했다.
나는 이름을 물었다
그리곤 우연을 핑계 삼아 집가는 모솝을 보았다
어깨길이의 머리를 반 질끈 묶은 여자 아이였다
그 모습을 본 뒤 나는 이상하게 맘이 동하였다
그 애보다 더 오래 공부하였고 더 열심히 공부했다
경쟁심인지 설렘인지 모를 감정에 그렇게 일년을 보내고
고3이 되던해 나는 학원을 관두었다
그렇게 그녀와의 인연은 끝이 였다
조금은 아쉬웠지만 내 상황이 우리의 상황이
어떠한 여지를 주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혹독한 고3을 보냈다
결국 난 고대에 갔다 풍문에 그 애는 연대에 갔다고 한다
그렇게 나는 꿈에 그리던 대학에 갔지만
이루지 못한 인연이...금새 잊혀질 줄 알앗던 그애가 날 힘들게했다
난 가끔 그애가 생각 날때 그녀의 학교에 갔다
아무 이유없이 그애의 학교에 가서 멍하니 앉았다가 왔다
그 날도 멍하니 그애의 학교에 갔다
비가왔다
난 비를 피하고 있었다
운명이었을까? 그애가 우산을 들고 나타났다
나는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애를 모르는척하면 말을 걸었다.
로타리까지 바래다 줄 수 있는지 물었다
그애는 가는 길이라고 했다
함께 우산을 쓰고 길을 걸었다
그애가 물었다
ㅇㅇ학원에 다니지 않았냐고
그렇게 우리는 통성명을 하고 번호를 교환했다
몇 번의 만남으로 우리는 급격하게 친해졌다
나는 무슨 용기였는지 그애의 자취방 문에
내맘을 담은 포스티잇으로 고백했다
//널 처음 봤을때 부터 난 니 생각으로 머리 속이 가득했어
넌 웃음이 예뻐, 넌 반묶은 머리가 예뻐, 네 말한마디 한마디가 내 마음에 닿아
하지만 넌 너무 열정적이고, 널 보면 난 한없이 작아져
이런 나라도 괜찮다면 니 마지막 사랑이 되어줄께//
그녀가 내게 전화를 걸었다
내가 있는 커피숍으로 그녀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달려왔다
내게 그게 머냐고 말하고는 노트 한 권을 테이블에 놓고 가버렸다
내가 성급했나? 날 싫어하나? 온간 생각이 가득햇다
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데 그녀가 두고간 노트가 보였다
노트를 열어보니 여러 페이지가 찢어져 있고 첫 페이지가 보였다
내가 그녀를 처음 만난 날이였다...
난 그녀에게 달려갔다
그리곤 그녀를 꽉 안았다
그녀에게 해줄 말이 너무도 많았다
하지만 아무말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
나는 그녀를 그녀는 나를 그렇게 사랑하게 되었다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