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요..
전 정치에 '정' 자도 모르던 25 평범하게 살아가던 사람입니다.

그래요..
전 누가 뭐래도 내 입에 풀칠하면 살아갈 만한 세상이라 생각을 하던 사람입니다.

정치에 별 관심없던 제가 '오유'와 '나꼼수'를 알게 되었어요.
보수든 진보든 지랄이든 아는 게 없던 저는
이러한 매체에 의해 선동을 당했던 것일지도 몰라요.

그래요..
난 점점 '진보성향'을 가지게 되고,
또 그들을 열심히 응원했어요.

정치도 모르고 나 살기 바쁘던 제가 할 수 있는 거라곤
나쁜 사람들을 혼내주려는 사람들을 응원하는 거였어요.
그래요.. 뭐 누가 나쁜 사람인지는 아직도 잘 몰라요.

하지만 '정의'는 곧 승리할 거란 드라마틱한 허구의 말들을
오직 그것만이 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해왔어요.
그래서 더더욱 이 나라 대한민국을 팔아 먹으려던 자들을
심판하고 싶었고 응징해주고 싶었어요.

투표 5분 귀찮아서 안하던 제가 한심스러워
이번만큼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보았어요.

기분이 좋았어요. 비록 비루한 하나의 권리일지 모르지만
권리들이 모여모여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갈 거란 생각에
하루종일 기분이 좋았어요.



어제 저녁, 오늘 아침.. 기분이 우울하고 짜증나고 화도 났어요.
누구를 찍던 그 사람의 소신과 가치관이 있기에 부정하지 않아요.
어느 누구를 뽑는다고 우리가 그 사람 욕할 순 없잖아요.

그는 새로운 나라를 만들 수 있는 유일한 힘..
'권리'를 행사했잖아요.

그런데 화가 나요. 내가 행사한 권리가 져서,
나쁜 놈들이라 여기던 자들을 심판하지 못해서가 아닌 것 같아요.
우리가 유일하게 이 나라 이 대한민국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힘.
'권리'를 행사하지 않은 자들에게 너무나도 화가 나요.

그게 20대건 50대건 중요하지 않아요.
4천만 유권자 중 절반을 조금 넘은 그 수치를 보면서
6~70%의 터무니없는 확률을 기대했던 제가 바보였나봐요.

멘붕.. 했어요. 사실 인터넷 상으로만 떠들어대는 거라 생각했던 '멘붕'을
어제 오늘 느끼고 실감했어요.

그래도 좌절하긴 이른 것 같아요.
전 그래도 나쁜 사람을 혼내주는 사람들을 응원할래요.
그게 보수든 진보든 나쁜 행동을 한 사람들을 혼내주고 싶어요.

전 이제 중립이 되려고 합니다.
차린 밥상에 숟가락 하나 얹지도 못하는 그런 바보같은 사람들을
더이상 응원하진 않을래요.

조용히 살아가면서 조용히 '내 권리'를 행사하려구요.
그래도 여러분들은 나쁜 사람들을 눈물 쏙 빠지게 혼내주세요.
저도 눈물 쏙 빠지도록 열심히 응원하고 격려할께요.

나쁜 짓을 했으면 그에 합당한 벌을 받아야 해요.
참 초딩같은 발상이고 윤리에서 나오는 말이지만..
그게 이 나라 대한민국에서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인 것 같아요.

여러분.. 멘붕이 왔지만 우리 힘을 내요.
그래도 여러분은 '권리'를 행사하셨잖아요 ^^

나쁜 사람들은 혼나고 벌 받고,
착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언제나 축복이 가득하길 빌어볼께요.
감사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