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만 꼭 안아보고 싶은 딸님. <div align="justify"></div>지금도 딸님 방을 들여다보면 모든 게 그대로인데, 딸님이 없다는 게 믿어지지 않아. 친구 같았고 엄마와 텔레파시도 잘 통했던 딸님아, 보고 싶구나. 금방이라도 “잘 다녀왔습니다” 하면서 들어올 것만 같다. 딸님만 생각하면 눈물만 흐른다. 보고 싶고, 그립다는 말밖에. <div align="justify"></div>너의 냄새가 그리워 침대에 누워 본다. 오늘은 햇살이 눈부셔서 딸님의 이불을 빨았어. 어때, 뽀송뽀송하지? 그럴 때면 “잠 잘 오겠다”며 좋아했는데. 올해부터는 가족 여행을 자주 다니자고 약속했는데. 행복했고 즐거웠던 기억밖에 없는데. 그래서 또 오자고 약속했는데. 2월의 가족 여행이 처음이자 마지막 여행이 되어 버렸네. <div align="justify"></div>우리 가족이 모여서 식사하는 날이면 딸님이 항상 커피를 타주었는데. “아가씨, 엄마 아빠 커피 한잔이요” “네~ 난 예쁜 딸이니까” 하면서 엄마 아빠 취향에 맞게 타주던 커피 한잔이 그립다. 딸님이 보고 싶고 보고 싶어서 발길이 분향소를 향했는데 갈 수가 없었어. 눈물이 멈추지 않아서 도중에 먼발치에서 보고만 오기를 수십 번. 미안해. <div align="justify"></div>지난달 3일이 딸님이 이 세상에 빛이 되어 엄마 아빠에게 온 날이었어. 딸님, 고맙고 또 고맙다. 넌 우리에게 행복 그 자체였어. 사랑해. 힘들었던 기억은 버리고 즐겁고 행복한 기억만 가지고 가. 그곳에서 딸님의 영원한 짝꿍과 선생님, 친구들과 행복하게 잘 지내렴. 오늘 밤도 딸님을 그리워하며 꿈속에서라도 보고 싶은데 보이질 않네. 사랑하고 보고 싶은 딸님, 잘 자.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해. <div align="justify"></div> <div align="justify"></div> <hr class="view"><div align="justify"></div> <div class="article-alignL"><table class="photo-view-area"><tbody><tr><td><img style="width:227px;" alt="" src="http://img.hani.co.kr/imgdb/resize/2014/0911/00148954301_20140911.JPG" border="0"></td></tr></tbody></table></div><font color="#008abd"><b>임세희양은 </b></font> <div align="justify"></div> 단원고 2학년 9반 임세희(17)양은 화장품과 미용에 관심이 많았다. 아빠의 흰 머리카락을 염색해줬고 얼굴 팩도 붙여줬다. 세희는 화장품 등에 향을 덧입히는 일을 하는 조향사가 되고 싶어했다. <div align="justify"></div>세희는 열심히 공부했다. 공부를 마치고 매일 밤 12시가 넘어서 집에 돌아왔다. 맞벌이하는 엄마와 아빠를 도와 집안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설거지하는 엄마를 뒤에서 끌어안으며 “사랑한다”고 말했다. 뭐 하나 사달라고 투정도 부리지 않는 어른스러운 딸이었다. <div align="justify"></div>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난 세희는 4월15일 밤 엄마에게 “배가 출발한다”는 문자를 보냈다. 딸로부터 온 마지막 연락이었다. 다음날 아침 세월호가 침몰한다는 다급한 소식을 들은 엄마는 애타게 전화를 걸었지만, 딸은 받지 못했다. 세희는 사고가 난 지 9일째인 4월24일 엄마 곁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지금은 안산 하늘공원에 잠들어 있다. 김일우 김기성 기자 <a target="_blank" href="mail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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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il protected]</a> 그림 박재동 화백 <div style="text-align:left;"><img width="498" height="640" alt="00513395501_20140915.jp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409/14107768512oWwZnMiTzpNIkZObYl9qflVsa.jpg"></div><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