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전 4대강 사업 반대하는 사람임. 직접적으로 4대강 물 먹고 살던 촌놈이어서 ㅋㅋㅋ</P> <P>그러다가 의경으로 군대를 갔고 나중에 4대강 사업 반대시위를 막으려감.</P> <P>참 아이러니하다고 느꼈음 의경 괜히 왔다고 생각한 순간 중 하나.</P> <P> </P> <P>원래는 평화시위로 별문제없이 진행되고 있었는데 합법으로 신고한 시위집단 사이사이에</P> <P>신고하지 않은 불특정 집단이 시위를 하면서 다른 시위집단을 선동하였고 그들이 결국 크레인을 점거하여 공사진행을 막은 상태에 이름.</P> <P>우리쪽에선 합천보, 함안보 사태라고 함. </P> <P>정부에서는 급하게 우리를 포함한 일부 기동대를 보냈고 이후부터 몇달에 거친 힘겨운 싸움이 시작됨.</P> <P> </P> <P>4대강 반대시위 막는다고 쌔빠지게 돌아다니며 그 더운 여름날 에어컨 고장난 닭장차 안에서<BR>헉헉거리며 겨우 잠들고 겨우 일어나면 어제와 또 다른 환경단체 와서 시위하고 있고 크레인 위로 사람 올라가서 공사 못하게 막고<BR>우린 또 위험하다고 내려오시라고 말로 하다가 안되서 우리 대원 몇명이 올라가기로 함.</P> <P>그런데 올라가는 대원들을 옆에서 보고 있던 시위측에서 누군가가 '야! 경찰새끼들이 강제진압하려한다 막아!!!' 이럼.</P> <P>그러니까 시위대측에 있던 사람들이 우루루 크레인 아래로 몰려가서 올라가려는 대원들을 끄집어내리려 하고</P> <P>우리들은 무조건 막기만 하라는 명령에 몸으로 막았음. 방패나 봉도 안들었음 사람 다칠 수도 있다고 </P> <P>사람들 신경이 예민해서 방패 같은거 들고 내리면 큰일 생긴다며 맨몸으로 하차한 상태였음. </P> <P>방패는 뭐 중대장, 소대장들 지키고 있는 중방(중대장방패), 소방(소대장방패) 대원들이 들고 있는 알방(동그랗고 작은 방패) 정도?</P> <P>하여간 우리는 막 몸싸움하고 제법 올라간 대원들은 어쩔줄을 몰라함 올라가면서 크레인 사람들과 이야기하려고 해도</P> <P>크레인 사람들이 발로 까면서 못올라오게 하고 있고 그 대원들 밑에서는 시위자들 올라오면서 대원들 발목 잡고 떨구려 하고.</P> <P>그러다가 누군가가 대원 발목을 잡아 밑으로 떨어뜨렸고 그 대원은 병원신세졌음. </P> <P>신문에는 그 대원 다친건 이야긴 없고 경찰들이 크레인 위의 시위자들을 강제로 끌어내렸고 이 와중에 시위자 몇명이 다쳤다며 </P> <P>평화적 시위를 폭력으로 진압한다며 이명박 정부를 규탄했었음. 더불어 그때 시위자들은 아무도 안다침.</P> <P>만약 강제로 우리가 있는 곳 뚫으려 몸싸움하다가 생긴 타박상 때문이고 이게 너희 기동대 탓이다 이러면 참...뭐라 할말은 없음;</P> <P>최소한 봉도 방패도 안들고 있는 맨몸의 우리를 길가의 돌로 찍으려고 했던 사람들이라서;;;;; </P> <P>나도 4대강 사업 반대하는 입장으로 의경 왔다가 시위대와 연달아 접촉하면서 점점 짜증이 벅차오르기 시작함.</P> <P>우린 절대 상대방 떄리지 말라해서 몸으로 막기만 하고 맞으면 그냥 병원가고 있고</P> <P>평화시위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공사현장에 억지로 난입해서 크레인 점거하고 이러는게 과연 올바른가</P> <P>의경 생활하면서 지금의 내 정치관이 어느정도 정해졌던거 같음.</P> <P>물론 그때는 시위대도 시위대지만 결국 이런 원인을 만든 정부에 대한 원망이 더 컸고...</P> <P> </P> <P>그렇게 분위기는 계속 나빠지고 몇개 중대가 계속 버티기 힘들었고, 이러한 내막을 모르는 다른 환경단체 종교단체 등에서는</P> <P>계속 합법시위를 신고한 까닭에 그 사람들을 지켜줘야 했지만 인력이 부족했음. 당시 서울쪽에도 뭐 일터져서 남쪽까지 내려올 여력이 없음.</P> <P>결국 우리청에서는 교통중대와 경비중대 하나씩을 제외하고 모든 중대를 뺑이 돌리기로 했음.</P> <P>1일에 A중대가 하루종일 지키면 2일에 B중대가 가서 지키고 이런 식으로 돌기로 함.</P> <P>이때는 크레인 위에 있던 사람들 결국 어떻게든 강제로 끌어내려서 급한 불을 껐기때문이었음.</P> <P> </P> <P>그리고 언젠가 우리 중대가 하루 야영을 하는 밤중에</P> <P>시위대(시위대인지 뭔지도 모르겠음 촛불 켜놓고 있던 사람들 틈에서 몇놈이 나옴)가 일어나더니</P> <P>비몽사몽중인 우리쪽으로 막 밀어붙임. 다시 몸싸움남. 이때는 우리가 방패 들고 있어서 극소수 2~3명으로 잘막음.</P> <P>무전 듣고 차에서 자고 있던 대원들 일어나서 가서 막음. </P> <P>다음날인가 우리랑 시위대측이랑 서로 마주보는데 시위대측에서 누가 나오더니 다들 학생일텐데 고생이 많다면서</P> <P>우리에게 물이랑 빵 주려고 함. 하지만 아는 사람은 알다시피 우리들은 민간인에게 그런걸 받으면 안되므로 묵묵부답하고</P> <P>직원들이 받을 수 없다고 하니까 음 그러냐면서 돌아감. 사실 그때 하루 꼬박 새고 물 떨어지고 아침 겨우 챙겨먹은 후라 배가 고팠는데...</P> <P> </P> <P>정말 더운 여름이었음...근처에 잘곳도 없고...시위대들은 시위하다가 나중에 집도 가고 뭐도 가고 하지만</P> <P>우린 숙영 떨어지면 하루 종일 에어컨 고장난(돈 많이 든다고 일부러 안틀때도 있었음 하루 종일 에어컨 틀면 돈 장난 아니게 깨진다고 시바...) </P> <P>닭장차에서 진복 입고 땀에 쩔어가며 말라가고 있었음 ㅋㅋㅋㅋ 한번은 물이 바닥나서 헉헉대다가 공사현장 직원들이 물줘서 살아남고 ㅋㅋㅋ</P> <P>개뜨거운 차안에서 헉헉거리며 아 이렇게 말라죽어가는구나....하루 2~3시간 많아야 6시간 자면서 몇주 버티니까 이렇게 되는구나...</P> <P>하여간 그렇게 고생하던 시절이 있었음. </P> <P> </P> <P>의경 생활하는 동안 심정으론 계속 4대강 사업을 반대했고 전역하고 한참이 지난 지금도 반대하지만</P> <P>올바른 시위문화가 무엇인가 다시 한번 깨닫게 된 계기가 되었던 사건임.</P> <P> </P> <P>그때 한참 몸싸움하다가 우리분대장이 빡쳐서 "아 우리도 선생님들뻘 아버지 어머니가 있는데 좀 이러지 말라고!!!!" 포효함</P> <P>민간인에게 반말했다고 나중에 중대장한테 개쌍욕 먹음 ㅋㅋㅋㅋㅋㅋ</P> <P>사실 시위대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 중 하나가 [우리한테 너네만한 아들딸들이 있다 아버지뻘한테 뭐하는 짓이냐] 이거였음.</P> <P>우리라고 아버지뻘 사람들 몸으로 막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군대가 군대다보니 ㅡㅡ;;; </P> <P>까라면 까야지....명령불복종으로 영창가긴 싫으니...</P> <P> </P> <P>그리고 말년쯤에야 새삼스럽게 느낀건데 의경 제도는 참 정부가 만든 신의 한수인거 같음.</P> <P> </P> <P>1. 의경복무로 인해 아버지 어머니뻘 사람들은 시위에 대한 억제력을 가짐</P> <P>(시위 갔는데 아들 혹은 아들뻘 젊은이들이 막고 있다고 생각하면 험...울 어무니도 시위 많이 다녔는데 내가 의경 간 후론 시위 안감)</P> <P>2. 의경복무자들은 불법적 시위에 대해서 매우 강한 혐오감과 증오를 가짐</P> <P>(그래서 전역 후 시위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거나 합법적 시위를 선호하게 됨. 신고하지 않거나 돌발적 시위에 대해서는 부정적)</P> <P>3. 의경복무자들은 대개 보수적 성향을 띠고 어지간하면 전역 후 정부의 지지자가 됨.</P> <P>(맨날 가서 싸우는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진보쪽 운동권이나 그런 곳들이라서 상대적으로 진보쪽에 혐오감을 가짐.</P> <P>보수측 시위도 격렬한건 개격렬하지만 그런 불법시위는 진보쪽이 압도적으로 많고 출동회수도 그쪽이 많아서 싸우게 됨)</P> <P> </P> <P>뭐 1~3번이 꼭 그런건 아님. 주변에 보면 아닌 사람도 많고 일반론으로 펼치기는 뭐한 감도 있지만 대개는 이러하다 정도?</P> <P>아 어떻게 끝맺어야할지 모르겠네 여튼 시위는 합법적으로 좋게좋게 합시다! 해피엔딩!</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