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제가 의경 지원시험을 치러 갔을때 한 60명 정도가 왔었는데 그때 뽑는 사람은 아마 20~30명 정도였을겁니다.</P> <P>하여간 2.5:1정도였었는데 우리가 인성시험 테스트하는 동안 감독하는 직원들이 지원서를 보고 있는데</P> <P>갑자기 감독관 한명이 우리 앞으로 오더니 외치더라고요.</P> <P> </P> <P><STRONG>"여기 신검 4급인 사람이 있는데 누군가?"</STRONG></P> <P> </P> <P>으읭? 의경 현역인데 4급도 칠 수 있나?</P> <P>막 우리끼리 웅성웅성하는데 한명이 일어서서 자기라고 하더군요.</P> <P>사지멀쩡하고 키도 제법 크고 하여간 허우대 제법 멀쩡한 사람이었음.</P> <P>근데 그 당시 그렇게 멀쩡해도 4급뜨면 그냥 공익 간 친구들이 많았고</P> <P>3급 뜨니까 자기 공익 갈거라고 일부러 간망가뜨리고 별에별짓 다해서 재신검 보는 놈들이 워낙 많았고</P> <P>저도 그 당시엔 신검1급 뜨고 도저히 믿을 수 없다고 외치면서 아 공익가고 싶다 ㅠㅠ 이런 철없을때여서</P> <P>신검 4급이 의경 시험 치러 왔다길래 신기했음.</P> <P>애초에 4급이 의경 시험 칠 수 있는 것 자체를 몰랐거든요.</P> <P>그래서 사람들 앉아서 테스트하다 말고 전부 그 4급이랑 직원 쳐다봄.</P> <P> </P> <P><STRONG>"4급이면 공익인데 그냥 편하게 공익가지 왜 의경 지원했나?"</STRONG></P> <P><STRONG></STRONG> </P> <P><STRONG>"편한게 목적이었으면 공익을 갔겠지만 저는 성인남성으로서 군대에 가고 싶습니다.</STRONG></P> <P><STRONG>군대에 가서 많은 것을 배우고 싶고 당당한 사나이로서 전역하고 내가 나라를 지키는데 일조했다는 </STRONG></P> <P><STRONG>자부심을 가지고 싶습니다."</STRONG></P> <P><STRONG></STRONG> </P> <P><STRONG>"공익을 가도 배울 수 있는건 많고, 그것도 나라를 위하는 길인데 왜?"</STRONG></P> <P><STRONG></STRONG> </P> <P><STRONG>"저는 사지멀쩡하고 몸도 건강합니다. 제가 몸이 불편하다면 공익을 갔겠지만 그렇게 아픈 부분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4급이 떴고</STRONG></P> <P><STRONG>몸은 누구보다 튼튼합니다. 그리고 편하게 사는 것보다는 힘든 일을 겪어가며 뼈저리게 느끼고 싶은게 많습니다."</STRONG></P> <P><STRONG></STRONG> </P> <P><STRONG>"그럼 의경 말고 해병대나 해군, 공군 등도 신청할 수 있는데 왜 의경에 왔나? 의경도 엄연한 현역이고</STRONG></P> <P><STRONG>하는 일은 오히려 어지간한 군대보다 빡센데, 의경이 만만해 보였나? 응?"</STRONG></P> <P><STRONG></STRONG> </P> <P><STRONG>"(잠시 우물쭈물대더니) 신검 4급인 사람이 지원할 수 있는 현역이 의경뿐이었습니다. 다른 곳은 신청 자체를 못합니다.</STRONG></P> <P><STRONG>젊어서 고생은 사서 한다고 저는 꼭 현역으로 가서 인생에 부끄럼 없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STRONG><STRONG>"</STRONG></P> <P><STRONG></STRONG> </P> <P><STRONG>"자네는 뭔가를 잘못 생각하고 있는거 같은데, 공익도 부끄러운 삶은 아니다."</STRONG></P> <P><STRONG></STRONG> </P> <P><STRONG>"정말 몸이 아픈 사람이 공익을 가는건 부끄러운게 아니지만 저처럼 멀쩡한 사람이 공익을 가는건 부끄러운 일입니다."</STRONG></P> <P><STRONG></STRONG> </P> <P><STRONG>"자네가 정말 진압복과 방패를 들고 시위를 진압할 수 있는 체력이 되나? 부대 동료들에게 폐가 되는 몸이 아닐거라고 자신하나?</STRONG></P> <P><STRONG>때로는 몸싸움도 하고 어떨때는 하루 종일 서있기만 해야되고 또 다를때는 괜한 민간인들과 스티커 하나로 싸워야 되는게 의경이야.</STRONG></P> <P><STRONG>지원자는 여기 있는 다른 지원자들과 달리 신검 4급이야. 이건 공익인데, 정말로 현역으로 갈 생각인가?</STRONG></P> <P><STRONG>나는 지금 지원시험 치는 것도 자네가 할 수 있을지 걱정되는데."</STRONG></P> <P> </P> <P>이때 그 사람 조금도 망설임없이</P> <P> </P> <P><STRONG>"가능합니다! 저는 고등학교 졸업하고 노가다만 뛰다가 대학에 갔습니다! </STRONG></P> <P><STRONG>방패가 노가다하면서 들었던 철덩어리보다 무겁다곤 생각하지 않습니다!"</STRONG></P> <P> </P> <P>하여간 다른곳에 안가고 왜 의경 갔냐고 물었을때 중간에 잠깐 우물쭈물한거 빼면 부족함없이 전부 대답함.</P> <P>마지막 대답을 듣더니 시험감독관이 뭔가 감명받는 표정으로 웃더니 알았다고 그럼 시험 잘쳐보라면서 돌아감.</P> <P> </P> <P>우리 그 사람들 대화보다가 인성 테스트 겨우 작성함.</P> <P> </P> <P>하여간 이후 체력테스트 등이 이어졌는데 그 4급 정말 열심히 잘함.</P> <P>옆에서는 1~3급임에도 불구하고 살이 너무 쪘다던가 달리기 윗몸일으키기 팔굽혀펴기 등</P> <P>뒷사람 업어서 앉았다일어서기 20회 등 뭐 이런거 시켜댐.</P> <P>방패무게+진압복무게하고 이것저것 몸에 다 달면 거의 사람 반명 이상 무게인데</P> <P>지금 뒤에 있는 사람 업어서 앉았다 일어서기도 못하면 가서 못견딘다고 감독관이 이야기함.</P> <P>체력에서 우수수 떨어지고 문신이나 체형에 하자가 있는 사람들도 떨어지고 </P> <P>최종적으로 면접을 볼 수 있었던 사람들은 60명중 30~40명 정도였는데</P> <P>그중에 아까 그 4급이 있었음.</P> <P> </P> <P>그렇게 면접보고 돌아간 후에 아버지나 친척중에 경찰이 많아서</P> <P>전화해서 물어봤음 4급이 의경시험 칠 수 있냐고 이런 사람이 왔었다고.</P> <P>그러니까 4급도 지원은 할 수 있는데 초반에 서류조사나 체력시험할때 다 떨어져서</P> <P>실질적으로 4급은 뽑히지 않는다고 함. 왜냐면 와도 의경 생활을 못버틴다는 전제가 깔려있어서.</P> <P>그래서 내가 그사람 최종면접때까지 있었다고 하니까 </P> <P>그럼 그사람이 신검은 4급이라도 실제로는 어지간한 현역보다 정신력이나 그런 부분이 뛰어났을거라고 말함.</P> <P>아버지 가라사대 아마 감독관이 처음에 4급 있는거보고 불러일으킨 후 거기서 그냥 떨어뜨리려고 했는데</P> <P>아마 어떤점에서 마음에 들어서 냅뒀을거라고 이야기함.</P> <P> </P> <P>결국 그 시험 최종합격자가 60여명중 23명인가 그랬는데 과연 붙었을지</P> <P>아직도 의문임...저는 붙었지만 학교 문제로 취소하고 재시험 봤기 때문에 그사람은 아마</P> <P>붙었다면 어딘가에서 제 윗기수로 있었을거임. </P> <P> </P> <P>지금 생각해봐도 참 멋진 남자였다고 생각함. </P> <P>그사람이 거기서 한말이 구라였든 혹은 의경 내의 꿀보직 찾고 싶었다던가 뭔가 다른 이유가 있던가</P> <P>다른 속내가 있었을지도 모르고 만약 붙어서 갔어도 4급인 이상 어디 아픈곳이 있다는건데 그런 부분 때문에</P> <P>부대생활 힘들거나 다른 사람들이 힘들어했을지도 모르지만 그런 여타한 사항은 다 버려두고</P> <P>신검 4급으로 당당히 치러와서 감독관과 저런 대화를 나눈것 자체가 정말 대단한 남자였다고 생각함.</P> <P> </P> <P>공익 이야기니 현역부심이니 막 돌아다니길래 한번 글써봄.</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