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격. <div><br></div> <div>주임무가 주둔지방어라</div> <div>혹한기훈련조차 주둔지이동안하고 보일러만 끄고 사는 정도인 </div> <div>가라가 판치는 후방부대에서 </div> <div>가장 군인답게 하는 훈련이었다.</div> <div><br></div> <div>3보이상 포복으로 이동하고</div> <div>대답할때 악!!!!이 아니라, 예???? 한번에 중대원전체를</div> <div>반복구호 우렁차게 생략하지못하면 부대원전체를 굴려버릴수 있는 빅엿의 찬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땀과 진흙이 말라붙은 자리에 소금이 낄 정도로 뒤지게 구르고</div> <div>주둔지로 들어오면 또 한가한 것도 아니었다.</div> <div><br></div> <div>다들 맡은대로 청소도 하고,</div> <div>저녁식사를 받으러 가고,</div> <div>돈을 모아 황금마차로 내달려가고,</div> <div>로테이션으로 샤워장으로 씻으러가고,</div> <div>준비해간 커다란 대야에 전투복을 다 던져넣고 가루비누를 가득 부어서 </div> <div>상대적으로 한가한 병장들이 돌아가면서 발로 밟아 빨래를 하고,</div> <div>분대장들은 환자파악하고 인원파악하고 야간불침번근무인원편성하는등 제각기 분주하기 마련이다.</div> <div><br></div> <div>아프대서 환자로 보고하고 의무실로 보냈더니</div> <div>죄다 꾀병인거 들통나서 복귀해버려 밥생각이 안들정도로 욕처먹고나니,</div> <div>어느새 주둔지에는 가을밤의 어둠이 내려앉아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아이엠그라운드~자기 소개 하기!!!"</div> <div><br></div> <div>안갈굴라니까 계급막론하고 피곤하면 누워서 쉬라니까,</div> <div>도대체 어디서 그런 기운들이 나오는지 </div> <div>수학여행온 여고생들마냥 꺄르륵 웃으며 여기저기 놀이판이 벌어져있었다.</div> <div><br></div> <div>사실 첫 날밤에 어느 재간둥이고참이 하자고해서 한거였는데,</div> <div>하필 우리 중대 막사 바로 옆이 지통실과 부대장님 숙소가 위치해있어서</div> <div>당직사령한테 욕을 오그라들게 얻어먹고 침통한 분위기로 앉아있었는데...</div> <div><br></div> <div>천막 문이 열리고 지통실땡보가 고개를 빼꼼히 내밀고,</div> <div>"X중대아저씨들. 부대장님이 그냥 놀던대로 놀래요."라고 말했다.</div> <div><br></div> <div>새벽부터 일어나서 행군하고 주둔지편성하고 오후에 그렇게 구르고도 기운이 넘쳐나는걸보니 내일은 더 굴려도 되겠군.</div> <div>하고 흡족하게 계셨는데, 갑자기 왁자지껄한 소리가 멈춰서 뭔 일이지???하고 알아보셨다고 한다.</div> <div><br></div> <div>거 젊은 애들이 남는 시간동안 참선을 할것도 아니고,</div> <div>저렇게 어울리면서 시간을 보내는걸 장려는 못할 망정 </div> <div>나한테 묻지도 않고 시끄럽다고 조용히 시키라는게 말이되나.</div> <div>라고 그린라이트를 켜주셔서...</div> <div><br></div> <div>진짜 신나게 놀아재꼈다.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3일째 밤.</div> <div><br></div> <div>"토끼 토끼 토끼!!! 오리 셋!!!"</div> <div>"오리 오리 오오리???"</div> <div>"엎드려엎드려!!!"</div> <div>"어째 오늘은 안걸리나 했지!!!"</div> <div>"등짝!!! 등짝을 보자!!!!"</div> <div>"팔꿈치만 쓰지마!!!!"</div> <div>"패배자가 뭔 말이 많아!!! 엎드려!!!"</div> <div><br></div> <div>3일쯤 되니까 근육통도 이제 적응이 되버리고</div> <div>황금마차도 너무 달려서 돈없어서 뭐 사먹지도 못하니 </div> <div>그 넘치는 힘과 스트레스를 이제 게임패배자한테 풀고 앉아있었다...</div> <div><br></div> <div>"저...분대장님...야간불침번이랑 경계근무자..."</div> <div>"이따가 이따가. 지통실에 20시까지만 내면 되잖아?"</div> <div>"아니 그래도 그게...헉!!!!! 중대차렷!!!!"</div> <div><br></div> <div>어제 등짝에 여래신장을 처맞고 </div> <div>내가 다시는 니들이랑 게임하나보자!!!라며 이탈한 전령놈이 </div> <div>언제부터 나한테 확인하고 올렸다고 확인해달라고 징징거리고 있었다.</div> <div>그런데 부대차렷???</div> <div><br></div> <div>천막에 들어서는 부대장님과 군수장교를 보자마자 얼른 천막 안을 둘러보았다.</div> <div>악마같은 놈들...보고를 해야할 내 위에 고참분대장들 얼굴이 하나도 안보였다.</div> <div>언제 튄거야-_-;;;;</div> <div><br></div> <div>"충성!!!! X중대 개인정비 및 휴식중!!!"</div> <div>"어. 충성. 너네들 노는 소리가 너무 재밌게들려서 웬만하면 푹 쉬라고 안들어왔는데, 오늘은 한번 와봤다. 그래. 무슨 게임들을 하고 있었나?"</div> <div><br></div> <div>어제밤.</div> <div>행보관님이 점호를 하시는데 중대원 전부 밖으로 나오라고 하더니,</div> <div>달달한 간식거리와 담배 한보루를 걸고 소대별로 5명씩 뽑아서 닭싸움을 시켰다.</div> <div>이틀만에 황금마차에 들고온 돈을 몽땅 소비해버린지라 다들 눈이 뒤집혀서 닭싸움을 했고...</div> <div>어느새 부대장님이 우리들 뒤에서 같이 웃으면서 구경하고가셨고,</div> <div>담배 부족하다면서???라며 소대별로 담배 한보루씩 사다주셨다.ㅎㅎㅎ</div> <div><br></div> <div>그리고 오늘은 아예 지통실인원들 소음공해의 진원지. </div> <div>우리 중대막사로 출두하셨다.</div> <div><br></div> <div>"아이엠그라운드라고...</div> <div>처음에는 자기소개라며 박자에 맞춰 자기 별명을 알려주고,</div> <div>그 다음에는 별명과 숫자를 지목하면 박자에 맞춰 자기 별명을 그 숫자만큼 부르고 </div> <div>맞으면 다음 사람을 지목하고, 틀리면...벌칙을 받는 게임입니다."</div> <div>"그래? 어디 한번 보고 갈까?"</div> <div>"...야!!! 저 놈 잡아!!! 벌칙안받고 튈려고 한다!!!"</div> <div><br></div> <div>그렇게 부대장님이 처음 목격한 아이엠그라운드는 장렬하게 인디안밥을 처맞는 어느 상병놈의 비명소리와 몸부림이었다.</div> <div><br></div> <div>"자...이번에는 과일. 아이엠그라운드 자기소개 하기!!!"</div> <div><br></div> <div>게임은 계속 진행되었다. </div> <div>아이엠그라운드라는게 하는 사람은 긴장감의 연속이요, 구경하는 사람은 또 구경하는대로 재미인지라</div> <div>처음에는 그냥 우리가 환호성지를때나 뭔데뭔데@_@???? 하시던 부대장님도 </div> <div>점점 같이 추임새넣고 야야!!! 쟤 틀렸어!!!라며 같이 환호하고 계셨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 기권합니다!!! 똥마려!!!"</div> <div>"이런 똥쟁이같으니 -_- 누구 들어올래???"</div> <div>그렇게 자리를 이탈하는 후임자리에 앉은 사람은...</div> <div><br></div> <div>부대장님이셨다.</div> <div><br></div> <div>말렸다. </div> <div>이게 웃고떠들고 있지만 생사가 달린 게임이다. </div> <div>지난 이틀밤을 이 짓만 해대서 다들 프로의 경지에 올라와있다.</div> <div>인디안밥맞는 애들 중에 가끔 전기충격기맞은것같이 비명도 안지르고 몸만 부르르 떠는 애들 있는데</div> <div>비기 손가락세우기로 맞아서 그런거다. 위험하다.</div> <div>흥에 겨워 때리다보면 고참이고 뭐고 눈에 뵈지도 않는 위험한 놈들이다.</div> <div>,며 말렸다.</div> <div><br></div> <div>그.러.나.</div> <div>이미 이 게임에 흥미를 보이신 부대장님은 기어이 참전하셨다.</div> <div><br></div> <div>처음 몇 판은 말 그대로 </div> <div>높으신 분 축구하듯 게임이 진행되었다.</div> <div>태클없고 수비는 알아서 자빠지며 모든 패스는 높으신 분에게로 향하고 골키퍼는 눈뜬 장님이 되는 그런 상황.</div> <div><br></div> <div>원래 아이엠그라운드는 가면 갈수록 </div> <div>진양조장단으로 시작해서 세마치장단쯤 가서 </div> <div>셋이나 하나같이 엇박자가 날 수 밖에 없는 수를 불러 게임을 끝내는게 진리인데</div> <div>부대장님 참전 이후 계속 진양조장단으로 타령이나 부르듯이 </div> <div>부대장님은 햇갈리지 않으시도록 특별히 넷으로만 콜을 하다가</div> <div>적당히 일병 상병들이 부대장님이 콜 하실때 어이쿠!!! 이런 실수를 하며 등짝을 내밀었다.</div> <div><br></div> <div>짠건 아닌데 계급이 그렇게 만들었다. 군인이 그렇지뭐...</div> <div><br></div> <div>"야야. 니들 나 너무 봐주는거 아니냐? 아까는 엄청 빠르게 하더니 이게 뭐냐?"</div> <div>옆에 앉아서 구경하던 군수장교부터 자대배치 20일만에 첫 훈련이 유격인 소대신병까지...모두 뜨악!!!하는 표정으로 쳐다보았다.</div> <div>"봐주지말고 해. 봐주지말고. 자자!!! 다시다시!!!"</div> <div><br></div> <div>그래도 준장(진)이 유력한 분인데 어찌...는...</div> <div>부대장님이 아!!! 봐주면서 하지말라고!!!라며 그러시고,</div> <div>속도가 조금씩 빨라지기 시작하니까...</div> <div>"딸기 셋!!!"</div> <div>"딸ㄱ...헉!!!!!"</div> <div><br></div> <div>걸렸다...아뿔싸....</div> <div>눈치없는 군종놈이 그만 부대장님 턴에 셋을 불러버렸고,</div> <div>이때까지 넷만 하시느라 거기에 익숙해져버린 부대장님은 그만 순서를 틀려버리셨다.</div> <div><br></div> <div>미친...이거 어떡하지???</div> <div>다들 주저주저하는데...</div> <div>누군가 "인디안밥!!!!"하며 선빵을 날렸다.</div> <div>아이고. 모르겠다.며 다들 신나게 만인지상의 부대장님 등짝을 두들겨버렸다.</div> <div><br></div> <div>"그래그래!!! 이렇게하자고!!! 이제 내가 먼저지???"</div> <div><br></div> <div>의외로 인디안밥을 맞으신 부대장님의 표정은 상쾌했다.</div> <div>봐라!!!나는 병사들과도 어울릴줄 아는 신세대대령이라고!!!하는 표정이었다.</div> <div><br></div> <div>처음이 어렵지. 두번째는 어렵지않더라.</div> <div><br></div> <div>부대장님은 타짜들의 밑장빼기에 계속 엎드리셨고,</div> <div>우리는 계속해서 누군가의 선빵에 주저없이 인디안밥을 갈겨드렸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게임은 어떤 정신나간 놈이 부대장님의 등짝에 피뉘시엘보우를 갈겨버려서 </div> <div>우리 소대 떡대가 비명을 지르시는 부대장님을 들쳐업고 의무실로 내달리고서야 끝이 났다.</div> <div><br></div> <div>점호 때 자진해서 엎드려있자니 당직사령이 들어와서 </div> <div>너네 왜 그러고 있어??? 부대장님 괜찮으시니까 걱정들 말고 점호받어.</div> <div>라며 나갔다.</div> <div><br></div> <div>의무실에서 파스붙이시는데 ㅎㅎㅎ 하고 웃으셨단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러나 회장님이 용서해도</div> <div>부장님이 조지는게 사회생활인지라...</div> <div><br></div> <div>어째서인지 안그래도 힘든 유격훈련.</div> <div>남은 일정동안 우리 중대만 더 뒤지게 구르는 느낌다운 느낌이 들었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