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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차단 상태
    철전열함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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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military_63471
    작성자 : 철전열함
    추천 : 16
    조회수 : 2102
    IP : 221.156.***.244
    댓글 : 12개
    등록시간 : 2016/07/08 10:48:55
    http://todayhumor.com/?military_63471 모바일
    그 겨울, 무장탈영병이 될 뻔 했던 이야기.(실화)
    동계에 육군의 기상시간은 평소보다 30분 늦은 06시 30분이다. <div><div><br></div> <div>그러나, 그 날은 03시 20분 즈음에 기상했다고 내 일기장에 쓰여있다.</div> <div><br></div> <div>ㅇㅇ. 악마의 똥가루가 그때부터 퍼붓기 시작했다. ㅆㅂ.</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결론부터 말하자면 참 여러가지 불운이 겹치고겹쳐,</div> <div>한 병사가 영창까지 다녀왔던 이야기다-_-ㅋ</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100여일간 했던 당직을 정신이 더 이상 피폐해지기 전에 몸이 피곤하고 말지.라며 맞후임에게 물려주고, </div> <div>다시 초소경계로 돌아간지 10여일이 지났을 무렵이었다.</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 날 내 근무는 중반야였다.</span></div> <div>(경계서는 부대라 잘 재우는것처럼 보이려고 취침시간이 한시간 빠름)</div> <div>21시에 점호가 끝나면 한 30분 앉아있다가 21시반 즈음에 투입하여 다음날 02시에 철수하는 근무였고...</div> <div>그렇게 철수해서 근무자야식으로 나온 컵라면먹고 담배한대 태우고 씻고 3시에 잔다고 누웠는데...</div> <div>20분 만에 똥치우라고 기상시켰다-_-...ㅆㅂ...</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군대가서 초소오가며 상병장쯤 되면 구름 바람 습도 해무리 달무리 정도 보면 다음 날 날씨정도는 감이 온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겨울에 비오면 이제 다음날부터 기온 뚝 떨어지고 (항상 불지만 더 매서운) 칼바람이 불며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겨울에 날이 별나게 포근하면 90퍼의 확률로 다음 날 눈온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리고 그날 중반야서는데 두건풀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날이 따듯했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우리에게 빅엿을 날려주셨다.ㅆㅂ.</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교대인원들 태우고 돌아와야할 중대 두돈반이 중대로 복귀하는걸 포기하고 본부수송부로 후퇴하고</span></div> <div>차량교대인원들은 한시간가까운 거리를 걸어서 복귀하기 시작했다.</div> <div>안그래도 인원많고 공간좁은 수송부내무실에 파견운전병재울자리는 있어도 10여명이나 되는 다른 중대 아저씨들까지 재울 여력도 없고...</div> <div>자긴 뭘자...와서 눈치워야지. ㅆㅂ.</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인적없는 눈길. 첫 발자국찍는게 로망인 사람들이 있는데...<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군대에서 그랬다간 눈삽으로 처맞는다.</span></div> <div><br></div> <div>야이씨!!! 어떤 새끼가 눈밟아서 다져놔서 안그래도 빡쎈 제설작업 더 빡쎄게 만들었냐고...</div> <div>내 일병때 투입철수할때 우리소대 제설작업구역으로 지나가는 옆소대랑 병장들끼리 멱살잡은 적도 있었다.</div> <div><br></div> <div>그 발자국 주인 찾겠다고 전투화사이즈며 보폭까지 이거 그 새끼 아냐???라고 하는거 보면,</div> <div>주홍색 연구때 비온 다음 구경꾼들까지 오가며 짓밝아버린 진흙길에서 범인과 피해자의 발자국을 추려내어 </div> <div>범인은 큰 키에 끝이 뾰족한 구두를 신었고 웅덩이를 뛰어넘을 정도로 건장한 사나이다.라고 추리해낸 셜록 홈즈 같았다.</div> <div><br></div> <div>물론, 우리는 범인을 못추려내고 범인은 이 안에 있다!!!!라는 느낌다운 느낌으로 덤비고, 옆소대랑 싸우기나 했지만...</div> <div><br></div> <div>그래서 눈와서 도보투입철수하게 되면 길가에 일렬로 나란히 서서 걸으며 발자국남기는걸 최소화하며 다녀야했다.</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우리 행보관님이 평소 제설작업은 더럽게 빡쎄게 시키셨는데...눈치우기 전까지 식사도 못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눈 다 치우고 들어와!!!라며 10시까지 치우고, 10시반에 아침먹고 12시에 점심먹은 적도 있을 정도였는데...</span></div> <div>그런 분이 "야!!! 안돼안돼!!! 밥먹고 쉬었다가 나가!!!"라며 철수시킬 정도로 답없이 퍼부었다.ㅆㅂ.</div> <div><br></div> <div>태어나서 처음으로 블리자드를 본 날이 그 날이었는데...</div> <div>열심히 수백미터를 아스팔트 다 드러나게 치웠더니...잠깐 온세상이 하얗게 블리자드가 휩쓸더니...다시 하애졌다. ㅆㅂ.</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란 사람 자체가 굉장히 게으르고 나태한 사람이라, 사실 갈구기나 잘 갈구지 작업을 빡쎄게 하는걸 선호하지 않는 편이었다.</div> <div>빡쎄게하고 눈치껏 쉬겠으면 갈궈서 작업시간 최대한 땡기고 숨어서 쉬는데, 이런 날은 빡쎄게 하면 다른데 투입될게 뻔해서</div> <div>3걸음 밀고 담배한대 피고 3걸음 밀고 가족안부묻고 3걸음 밀고 야. 우리 철수하래?라며 중대에 무선날리며 눈을 쓸고 있었다.ㅆㅂ.</div> <div><br></div> <div>첫눈왔을때 이렇게 눈 많이 오는거 처음봤다며 꺄르륵 웃으며 좋아했(다가 뒤질뻔했)던 부산 후임은 이미 말을 잃었고,</div> <div>의외로 더 남쪽의 제주도 후임이 퍼붓는 눈에도 동요를 안했는데, 집이 겨울에 항상 폭설주의보경보 떨어지는 한라산 쪽이었단다.</div> <div>(왜 육군현역왔어??? 그런데는 상근아냐??? 육군현역 안가면 해병대상근갑니다...아. 그냐??? 잘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뭐 어쨌든 그렇게 새벽 3시 반부터 시작한 제설작업은 저녁 7시에 끝이났는데...</div> <div>오전오후에는 진짜 난리였는데, 오후늦게부터는 갑자기 눈이 뚝 그치고 기온이 훅 올라가면서 </div> <div>탄약고는 내일 치우고 일단 되는대로 도로 먼저 뚫으라며 탄약중대아저씨들까지 합류해서 길이란 길은 다 뚫었다.ㅆㅂ.</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뭐??? 야간경계 고정축소아냐???"</div> <div>"ㅇㅇ. 정상적으로 밀어내기나가래."</div> <div>"우린 뭔 기계여? 자기들은 길얼었다고 늦게 출근하고 그러더만."</div> <div>"하...어쩌겠냐...그런데 야. 너 얼굴이 빨간대???"</div> <div>"아. 맞다. 약통 좀 열어줘. 어제부터 감기기운있었는데, 눈쓸고 된통와버렸어."</div> <div><br></div> <div>뭐 군대상비약이야 뻔한지라...몸살기운있는데 이 짝퉁멘소레담바르고 근육통을 완화시켜볼까...하는 수준인지라...</div> <div>그때 의무병 집체교육할때 뭐가 감기약이랬지...음...에라. 암거나 먹자. 하고 적당히 색깔예쁜 알약 집어먹었다.</div> <div>(훗날 알았지만, 감기가 아니라 편도염.)</div> <div><br></div> <div>진짜 몸상태가 메롱이어서 염치불구하고 경계째고 싶었는데...</div> <div>인원이 너무 없어서 나 한번 빠지면 경계가 한 일주일 꼬여버릴 참이라, </div> <div>애들한테 양해 좀 구하고 대기초에 좀 오래있지...하고 점호받고...</div> <div>얼른 자리펴고 누우려는데, 당시 내 고정부사수로 나가던 일병애가 환복을 안하고 장구류를 꺼낸다.</div> <div><br></div> <div>"야. 너 중반야나가냐? 나 부사수 바꼈어???"</div> <div>"???...분대장님. 우리 중반야지 말입니다???"</div> <div><br></div> <div>대개 중반야뛰면 다음날 전반야내지 후반야넣어서 조금이나마 더 자게 근무짜는데...</div> <div>제설작업으로 오전오후 경계투입 꼬여서 재편성할때, 근무짜는 짬찌끄레기전령놈이 아. 피곤했으니 난 좀 더 쉬어야지.라며, </div> <div>경계를 자기는 전반야에 다음날 오전 종번 투입처넣고, 경계 왕고인 나까지 빅엿을 처먹여놓고 나가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와...이 새끼 올라가면 눈속에 파묻어버릴려고 했는데, 철수할때 나 안보내..."</div> <div>"내려가면 이기적인 쉐키 자빠져자지말고 우리 철수할때까지 각잡고 있으라고 하겠슴다. 내 영창 한번 다녀올랍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이미 전령올려버려서 이제와서 바꾸는것도 안되지만,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지 하나 편하겠다고 여러명을...그것도 고참들까지 엿을 먹여놔서,</span></div> <div>당직사관조차 내려오면 이야기 좀 해봐야겠다며 어이없어했다.</div> <div>(근데 이거 승인결제한게 당직사관...또 확인안하고 사인했구나-_-....)</div> <div><br></div> <div>거기다가 내 몸상태가 시시각각으로 안좋아지고 있었는데...</div> <div>오늘 나가서 내가 쓰러지면 그 새끼 합법적으로 영창보낼수 있지않겠냐며, </div> <div>당직사관에게 그냥 투입하겠다고 그러고 진짜 몸안좋아지면 애들이랑 조정해서 대기초에 좀 더 쉬겠다며 올라갔다.</div> <div><br></div> <div>"야. 순찰 다는 못 돌고 검문소까지만 찍고 대기초들어갈께. </div> <div>초소는 정시에 밀러나갈거니까 괜히 나 생각한다고 너네끼리 뚝서지말고."</div> <div>"아입니더. 분대장 몸 안좋으면 쉬지말입니다. 정안되면 사수들은 고정서고 부사수들만이라도 대기초 보내면 되니까 말입니다."</div> <div>"추워. 그러지마. 한 20분 자면 괜찮아질거야. 아까 약먹어서 비몽사몽한걸거야. 이따보자."</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순찰도 검문소까지 돌지도 못하고, 중간에 만난 군견순찰조한테 야. 미안한데 우리꺼 태그도 찍어줘. 라며 들려보내고,</div> <div>대기초로 들어가자마자 기절하다시피 드러누웠다.</div> <div>"야. 불끄지마. 불꺼버리면 우리 둘 다 못일어나. 애들도 춥고 피곤하니까 시간되면 깨워."</div> <div>"괜찮겠습니까??? 얼굴 하얗습니다."</div> <div>"백옥같은 피부가 내 로망인데 잘됐네."</div> <div>"아니. 우둘투둘한건 여전하고 말입니다."</div> <div>"야. 나가."</div> <div><br></div> <div>막 잠드려는데 중대에서 TA가 왔다.</div> <div>이때까지 당직사관에게 박살이 난 전령은, 소대로 들어가서 지 고참들에게 재차 박살나는 중이란다.</div> <div><br></div> <div>그리고 잠결에 대기초 밖에서 뭔가 푸드드드드득!!! 하는 소리가 났다.</div> <div>고라니나 멧돼지 지나가는 소리랑 다른데...뭐지???</div> <div>열나서 더 깊게 생각할수가 없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삐비비비비비비."</div> <div>"...삐비비비비비비."</div> <div>내 시계 알람이 울리고, 곧바로 부사수의 알람이 울렸다.</div> <div>대기초에서 나갈 시간이었다.</div> <div><br></div> <div>"분대장님. 나가실랍니까?"</div> <div>"ㅇㅇ. 나가자...야. 니가 불껐냐?"</div> <div>"분대장님 주무시는데 눈부실까봐 꺼놨습니다."</div> <div>"그만 빨어. 헐겄어. 곧 나갈 아저씨 왜 이렇게 빨아대."</div> <div>"ㅋㅋㅋㅋㅋ 불켜겠습니다...어???"</div> <div><br></div> <div>찰칵찰칵. 칠흑같은 어둠 속에 전등스위치켜는 소리는 들리는데, 불이 안들어온다.</div> <div>"뭐여? 등 나갔나?"</div> <div>손을 뻗어 온열기에 가만히 손대보니, 어느새 온기가 가셔있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야. 우리 자는 동안에 전기 나갔나보다. 온열기도 안 따숩다. 랜턴켜봐."</span></div> <div>"랜턴고장나서 대기초가는 인원들은 랜턴안들고 나왔습니다."</div> <div>아까 잠깐 순찰돌때 오늘 달밝으니까 랜턴켜지말자 그러고 와서 랜턴없는지도 몰랐다-_-ㅋ</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래도 군인되면 자연스럽게 밤눈은 밝아지는지라, 어찌어찌 장구류 챙기고 총기걸쇠풀어서 나가려는데...</div> <div>"철컥철컥."</div> <div>"어??? 뭐냐??? 문이...어??? 왜 안열려....ㅆㅂ...."</div> <div>문을 밀고 나가야되는데 문이 안밀린다.</div> <div><br></div> <div>어찌어찌 문틈으로 내다보니 문앞에 어디선가 쏟아진 눈덩어리들이 대기초문을 막아버렸다.</div> <div>희미하게 들어오는 달빛아니었음 보이지도 않을정도로 사람 키높이 이상으로 파묻혀있었다.</div> <div>아까 고라니 멧돼지지나가는줄 알았던 그 푸드드드득 하는 소리가 이거였나보다...;;;;</div> <div><br></div> <div>"야. TA쳐서 애들한테...아참...전기...아니아니. 이거는 전기랑은 상관없지 참..."</div> <div>다시 더듬거리며 TA로 가서 돌리는데...</div> <div>"어...뭐여...??? 이건 또 왜 안돼???"</div> <div>다시 TA를 더듬거려보았는데 선은 다 연결되있다.</div> <div>그 칠흙같은 대기초에서 선따라서 계속 더듬거려가보니 문틈을 통해 나있는 TA선이 끊어져서 덜렁거리고 있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눈덩어리들 쏟아질때 끊어진 모양이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순찰...아...우리가 나가야 애들 순찰돌지...</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군견...아...아까 걔네들 지나갔지...</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간부순찰...아...우리는 눈 다 녹았다고 밀어내기 나가지만, 지들은 눈길위험하다고 오늘 간부순찰취소랬지...</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온열기가동해서 참 따듯해야할 대기초도 온열기안켜니까 졸음이 쏟아질만큼 추워졌다.</span></div> <div>아. 좀 센스있는 놈들이면 와봐야할텐데...초소비워놓고 나올 배짱은 없는 성실한 군인놈들이라 인기척조차없다.</div> <div><br></div> <div>그래도 후반야애들 오면 확인하러오겄지...</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div> <div>"..."</div> <div>칠흑같은 어둠속에 심심해서 </div> <div>끝말있기, 노래한곡씩 돌아가며 부르기 귀신이야기, 하나씩 돌아가며 하기, 바로 앞도 안보이는데 둘이서 제로.까지 하며 있었는데 </div> <div>어째 애들이 안온다...;;;;</div> <div><br></div> <div>"어??? 후반야투입하고도 남을 시간인데...???"</div> <div>"시간이 벌써 그리 됐습니까???"</div> <div>"야. 다시 불켜봐...(찰칵찰칵)...전기안들어오네...뭐지. 이 쉐키들..."</div> <div><br></div> <div>안좋은 생각이 들자, 언제든 문열리면 나가야지.라며 버티던 몸이 갑자기 훅!!!하고 퍼지기 시작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온 몸구멍에서 열기가 뿜어져나오는 기분이 들고, 입안은 찝찝하고, 식은 땀이 줄줄 흘렀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잠든다기보다는 정신을 잃었다가 정신이 들었다가 하는 식으로 눈이 감겼다가 떠졌다가 하고 있었다.</span></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후반야도 철수할 시간이 되어서야, 밖에서 "야!!! 여기 대기초 왜 이러냐??? 중대에 연락해서 삽가져오라 그래!!!"라는 소리가 들려왔다.</div> <div>부사수가 얼른 문밖으로 나가서 우리 여기있다고 말하자, 야!!!! 둘이 찾았다 그래!!! 라는 소리가 들려왔다.</div> <div><br></div> <div>우리를 왜 찾아???</div> <div><br></div> <div>분대장. 거 있습니까?</div> <div>어. 부분대장이냐? 나 여깄다.</div> <div>왜 TA안받았습니까?</div> <div>선끊겼어. 정전이냐?</div> <div>그렇슴다. 대기초문 파묻혀서 삽가져오랬으니까 쫌만 기다리십쇼.</div> <div>많이 파묻혔어?</div> <div>우리 여기 문 앞이 아니고 투입로쪽입니다. 문쪽으로 가지도 못하겠습니다. 지금 부대 분대장땜에 난리났슴다.</div> <div>왜 내가 너무 귀여워서???</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렇게 우리는 오전초번 철수하는 애들이랑 같이 중대로 내려왔다.</div> <div>문이 열리고 햇빛이 눈에  들어오자, 쇼생크탈출에 한달간 독방에 있다 나온 앤디가 이렇게 눈부셨을거야.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div> <div>물론, 내 발로 내려간건 아니고, 애들한테 업혀 내려와서, 바로 의무실로 실려가 링겔맞아야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왜 소대원들은 대기초로 바로 오지 않았나.</div> <div><br></div> <div>나랑같이 중반야서던 애들은, 내 몸상태가 너무 안좋았고, 날씨가 확 풀려서 그다지 괴롭지 않은 겨울밤이었고 시간이 지나도 나오지않자,</div> <div>아. 이 양반 감기기운때문에 푹 잠들었나보네...근데 부사수 이 쉐키는 왜 TA안받아??? 넌 이따 뒤졌다.라며...</div> <div>야. 분대장 진짜 상태안좋나보다. 푹 쉬라하자. 라며...중대에다가는 가라로 교대 철수신고하고 있었다.</div> <div><br></div> <div>그렇게 후반야인원들이 올라왔다.</div> <div>그래도 철수시간에는 착착 나올 사람인데 안나와서, 뭔가 큰일났나보다...하고...중반야 한조랑, 후반야 밀조가 대기초로 오고 있었다고 한다.</div> <div><br></div> <div>"어???이 목토시...X병장꺼 아냐?????"</div> <div><br></div> <div>그렇게 순찰로따라 대기초로 향하다가 그들이 주운건, 무늬가 특이해서 모두가 알아보던 내 목토시였다.</div> <div>그것도 하필, 초소진지도 아닌 주제에 순찰사인하고 다녀야했던 취약구역앞...어떻게 잘 비비고 넘어가면 철책넘을 수 있던 자리였다.</div> <div>ㅇㅇ. 아까 군견순찰조랑 거기서 만나서 </div> <div>"야. 이거 태그줄께. 초소만 찍고 X초소에 우리 애들한테 주고 가. 난 이제 한계다."라던 그 자리였다.</div> <div><br></div> <div>위에 언급한대로 발자국보고 범인을 잡는다고 깝치기나 할줄 알지 추리력따위 없는 놈들인지라...</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정신없네. 이 양반. 목토시떨어뜨려놓고 누가 돌라갔냐고 소대뒤엎을거 아녀ㅋㅋㅋㅋ라며 정답을 맞췄는데...</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야...그러고보니 X병장...(그때는 있었던) 여자친구랑 싸웠다고...행보관님한테 뭐라 말해야 군말없이 휴가받을 수 있을까...라고 그러던데..."</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라는 뜬금없는 제보에 혼란에 휩싸였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문제 정답 잘 맞춰놓고 OMR카드 마킹하다가..."왜 같은 번호가 연속으로 나오지??? 그럴리가 없는데..."라며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자기를 믿지못하고 괜히 다른 번호로 갈아탔다가 평균 3~4점은 까먹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싸우기야싸웠지...;;; 근데 굳이 청원땡겨쓸것도 없이 한 2주있음 나갈 휴가있으니 그때 볼 생각이었는데...좀 징징거리긴했지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리고 내가 탈영할 배짱이 어딨나.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군생활 최대목표가 딱 2년. 730일만 하기.였던 사람인데...ㅠ.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러나 추리력이 부족한 대신에 상상력만큼은 풍부한 이 놈들은,</span></div> <div>했네했어. 탈영했네.라며, 즉시 중대로 연락했고...</div> <div><br></div> <div>당직사관도 </div> <div>몸안좋아 빡침 + 전령의 이기적인 짓거리에 빡침 + 부사수가 사이가 엄청 좋은 놈 + (니 주제에) 여자친구랑 싸워서 빡침 = 탈영.</div> <div>이라 결론짓고...중대장횽한테 연락했는데...전날 술먹고 딥슬립중. 행보관님도 같이 술먹고 딥슬립중. 다른 소대장들도 같이 마시고 딥슬립중. </div> <div><br></div> <div>당직부관은 읍내터미널과 기차역으로 달려갔고,</div> <div>5대기는 그 취약지점 주위에서 (있지도않은) 나의 탈영흔적을 찾아다니고 있었다.</div> <div><br></div> <div>그 어떤 놈도 대기초가봐야겠단 생각도 못할 정도로 다들 패닉에 빠졌고, 전령은 엉엉울면서 나를 찾아다녔다고 한다.</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렇게 한참 뒤에야 그나마 덜 바보인 놈이, 대기초에 가면 뭔가 단서가 있을지도 모른다!!!라며 수색을 제의하고서야 대기초로 발걸음을 했단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오전 8시에야 중대로 내려온 나는...그날 오후 늦게서야 의무실에서 깨어났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온갖 간부들한테 심문아닌 심문을 받아야했다...</span></div> <div>뭐 결론은 감기 + 과로 + 운없음 + 운 진짜 없음 + 운 더럽게 없음 = 간밤에 쌩쑈.로 하하호호 웃으며 끝날 수 있었다.</div> <div><br></div> <div>그날 저녁밥은 부대장님 관사에서 고생했다고 차려주신 영양가있는 고기고기고기를 먹을 수 있었다. (흐뭇.)</div> <div>그리고 그날 밤, 후반야나감...ㅆㅂ...비번나올줄 알았더만...</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아...딱 한 명. 웃지못한 사람이 있었다.</div> <div><br></div> <div>우리 소대 전령은, 니가 원인제공자라며 그날 하루 종일 군장돌고...다음 주에 7박 8일짜리 영창을 다녀와야했다.</div> <div>원래 14박 15일 풀창 나왔는데, 행보관님이 어찌어찌 꼬여서 그런건데.라며 힘 좀 쓰셔서 7박 8일로 끊을 수 있었단다.</div> <div>영창가는 놈이 감사합니다.하고 갔다올 정도로 분위기가 엄청 안 좋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그날 저녁, 내가 먹은 알약은 해열제도 진통소염제도 아닌, 소화제였다고 한다-_-...</div></div> <div>어쩐지 허한 속에 고기가 촵촵. 잘만 들어가더라...</div>
    출처 (쓸까말까 고민했던 군생활 이야기.)

    수양록과 별도로 적던 내 일기장 +
    당시 나를 엿맥이고 부대에 비상떨어지게 만든 당시 전령놈의 증언.

    철전열함의 꼬릿말입니다
    당시에는 있었던 여자친구와는 당연히 헤어졌습니다. ㅆ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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