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긴거와 다르게 나는 골수인도어파다. <div><br></div> <div>휴일에는 아무데도 안나가고 </div> <div>아침에 일어나서 냉장고에 있는거 대충 꺼내서 반주삼아먹고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게임 좀 하다가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자고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일어나서 아침에 먹다남긴거 반주 삼아먹고 책 좀 보다가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자고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일어나서 근처 친구놈에게 연락해서 술줄께 뭣 좀 사오라고 시켜서 반주삼아먹고 친구랑 게임 좀 하다가 내보내고</span></div> <div>휴일을 쓰레기같이 보냈다며 후회하며 눈물을 흘리며 잠자리에 든다</div> <div><br></div> <div>그래도 이게 내 최고의 휴일보내기이다.</div> <div><br></div> <div>이토록 이불 안에 있을때 심신의 안정을 찾는데</div> <div>생긴게 체크무늬셔츠에 질기디질긴 멜빵청바지입고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를 맨손으로 잡아 주위에 들풀들 꺽어다 연어샐러드 해먹게 생겨놔서, 주말마다 등산이며 캠핑이며 낚시며 여행을 끌려다닌다...제발...</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훈련소때도 우락부락한 생김새로 알게모르게 같은 내무실 동기들에게 공포의 대상이던 나는</div> <div>(...어쩐지 자리 부족한데 나만 매트리스 하나 차지하고 잤음ㅋ 배출 며칠 전에야 구석자리 애들은 매트리스 2개에 3명이 낑겨잔다는걸 알았지.)</div> <div>자대에 갔더니 와 이새끼 인상더러운게 밖에서 침 좀 뱉았나보네. 라는 말을 들어야했다...</div> <div>나 이래뵈도 중고등학교 수학시간에까지 태백산맥이나 대망같은 장편소설을 읽던 사람이었다...그래서 수학이 나를 버림.</div> <div><br></div> <div>입대전 예비역과선배가</div> <div>"축구못한다고 갈구고 그러는건 옛날일인데...한번 발들이면 니가 왕고될때까지 해야해...그러니까 첫 경기를 망쳐. 신병이라 그나마 캐릭터파악안되서 덜 갈굴때 얼른 발을 빼야해."라고 알려줬기에 그렇게 개발질을 하고 군대스리가에 선수등록조차 안하려고 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러나, 안될 놈은 안된다고...</div> <div>자대배치받고 첫 일요일, 선택지없이 끌려나간 옆소대와 PX빵 축구경기에서...</div> <div>나는 94미국월드컵 독일전에 터져나온 홍명보의 그림같은 중거리슛.</div> <div>98 프랑스월드컵예선전 도쿄대첩때 이민성이 터트린 역전골같은 키퍼앞에서 절묘하게 돌에 튀어 바운드되어 들어가는 골.</div> <div>코너킥 상황에서 엉겁결에 어머낫!!!하고 찬 볼이 전북현대의 이동국선수같은 멋진 발리슈팅이 되어 들어가는 등...</div> <div>아직도 기억남. 5골을 나 혼자넣고, 실점상황에서 골라인앞에서 그림같은 볼클리어까지 해내며 일약 슈퍼스타가 되버렸다...</div> <div>(그리고 다음 골은 상병 꺽이고 넣었음...나는 자살골조차 못넣는 그런 놈임.)</div> <div><br></div> <div>쇼케이스에서 화려하게 데뷔한 죄로 하다하다할게없어 누군가 들고와 하게된 구슬치기마저 끌려나가 공놀이를 하게된 나는,</div> <div>쇼케이스에서 개발날리고 휴일마다 내무실에서 축구안하는 고참들과 테레비보며 과자까묵다가 한번씩 밀대질이나 하는 맞후임이 그렇게 부러웠다ㅠ.ㅠ</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그 첫 시합때 그림같은 발리슈팅을 보며 고개를 끄덕거리던 고참이 있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중대 태권도조교-_-ㅋㅋㅋㅋㅋㅋ</span></div> <div><br></div> <div>당시 소대에는 이발병, 오바로크병, 전투화병, 다림질병 등 비인가보직이 있어서 </div> <div>이발병들은 말그대로 휴일마다 소대원들 머리를 깍아주고,</div> <div>오바로크병은 월말월초만 되면 진급자들 전투복 전투모 계급장을 새로 달아주고 평시에는 찢어진 전투복수선해주고,</div> <div>전투화병들은 휴가자들 A급전투화 광내주고 다림질병들은 휴가자들 A급전투복이며 상병진급자들 전투복에 줄을 잡아주는등</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다들 뭔가 하나씩은 보직을 받는데, 나는 아~무것도 없었다.</span></div> <div><br></div> <div>알고보니 그 태권도조교가 나를 자기 부사수로 잡아놔서 태권도하라고 안 준거였다.</div> <div><br></div> <div>그러나 운동이라고는 숨쉬기운동마저 남만큼 밖에 못하는 내가 뭔 태권도ㅋㅋㅋㅋㅋ </div> <div>그것도 훈련소제식할때 앞에총 세워총 몸에 익히는데만 꼬박 3일이 걸린 나같은 몸치가ㅋㅋㅋㅋㅋ</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버뜨...</div> <div>상황파악도 하기 전...</div> <div>어느 전투체육하는 날.</div> <div><br></div> <div>나는 그 중대태권도조교고참 옆에서 도복을 입고...하라는 태극1장은 안하고 </div> <div>혼자 Y~M~C~A~ It's fun to stay at the "company(중대)" 하며</div> <div>덩실덩실 춤을 추고 있었다...</div> <div><br></div> <div>그때까지 내 인생에서 태권도는 초등학교도 아님...국민학교 체육시간때 한시간 잌크엨크하며 해본게 전부인데...ㅠ.ㅠ</div> <div>태권도 단증도 없고 해본적도 없다는데</div> <div>이 쉨~뺑끼치냐??? 임마 너 생긴게 뽜이팅있게 생긴게 사회에서 운동 좀 해봤을것 같더만!!! 조교안할려고 고참을 속이려들어??? 귀신을 속여도 나는 못 속이지!!!라며 이 조교고참이 밀어붙여버렸다...</div> <div>나도 들었어!!! 태권도단증있으면 전투체육때 논다고!!! 그걸 내가 왜 구라를 칩니까!!! 라고 말해봐야 소용이 없었다.</div> <div><br></div> <div>이 형...지금도 만나면 쏘주 한사발 하는 사이인데...사람보는 눈 더럽게 없음...근데 자기는 있는 줄 앎...</div> <div><br></div> <div>간밤에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꿈에 나와 사고낼것 같으니 열외한...</div> <div>수류탄 훈련에나 통하는 핑계대고 행정반 앞에서 일광욕이나 하고 있던 중대말년들부터...</div> <div>엊그제 새로 전입온 내 두 달 후임들까지...</div> <div><br></div> <div>음악도 없이 삘에 취한듯 덩실덩실 춤사위를 선보이는 나를 보며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div> <div>태권도를 예술과 몸개그로 믹싱해내는걸 보고 예능계는 큰 인재를 잃었다며 다들 안타까워했다.</div> <div><br></div> <div>바로 짤렸냐고??? ㄴㄴ</div> <div><br></div> <div>사람보는 눈 부족한만큼을 인내심과 끈기로 채운 이 조교고참은 기어이 내 전투복에 태권약장을 박아주겠다며 반년넘게 나를 들들 볶았고...</div> <div>그 반년의 성과 끝에 나는 태극 1장을 덩실덩실 추지않고 팝핀현준의 팝핑마냥 절도있게 출 수 있게 되었다.</div> <div>(지금도 1장은 기가막히게 하는데, 2장 너머는 못함...진짜.)</div> <div>내 6개월 후임으로 태권도하면 먼저 이름이 튀어나오는 대학교의 태권도동아리의 2단 출신이 오고서야 나는 태권도조교부사수에서 빠져나올수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나의 절도있는 팝핑을 눈여겨 보는 사람이 한명 더 있었으니...</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로부터 수개월 후...</div> <div><br></div> <div>"조교 전방에 차렷총!!!"</div> <div>"총!!!검!!!술!!! 악!!!!"</div> <div>"연무형 19개 동작 시작!!!"(인수인계받을때는 17개였는데...중간에 19개로 바뀌면서 지옥도가 펼쳐짐...나 몸치라니까...)</div> <div>"찔럿!!! 때렷!!! 비켜우로 찔럿!!!...쉬어총!!!! 총!!!검!!!술!!! 좌우로 증(정)렬!!!"</div> <div><br></div> <div>행보관님은 저 뚝뚝 끊어지는 각과 어두운데서 맞딱뜨리면 절로 비명이 나오는 외모면 충분하다며,</div> <div>나를 중대총검술조교로 넣으셨다...아니 왜...교육계랑 태권도조교고참이 이 놈은 안된다고 말렸지만 행보관님은 기어이 나를 발탁하셨다...</div> <div><br></div> <div>너 전공이 뭐여? 경영학과입니다!!! 너 PX병</div> <div>너 전공이 뭐여? 전기과입니다!!! 너 통신병</div> <div>너 전공이 뭐여? 미대다녔습니다!!! 너 수공구병. 페인트 좀 잡아. (전공이 조각인데 그림 나보다 더 못그림-_-ㅋㅋㅋ)</div> <div>너 전공이 뭐여? 생물학과입니다!!! 그려? 식자재 구분 좀 하겄네. 너 취사병.</div> <div><br></div> <div>이런식으로 보직을 던지시던 분이라 나의 살풀이태극1장에서 총검술의 미래를 보신 모양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렇게 내가 총검술조교를 잡고...</div> <div>병장때 있었던 부대총검술경연대회에서...</div> <div>우리 중대만 다른 중대들과 총검술이 미묘하게 달랐다.</div> <div>독립중대인지라 비교대상도 없던 우리 중대의 총검술은 </div> <div>사짜와 구라가 짬뽕되어 적을 한방에 제압할것도 같고 처발릴것도 같은 미묘한 총검술이 되어 심사위원들과 관객들을 혼란스럽게 하였다.</div> <div>(갈라파고스화가 이렇게 무섭습니다...)</div> <div><br></div> <div>그러나 총검술은 구령과 기합, 그리고 그 열 명의 동작이 얼마나 딱딱 맞아떨어지냐가 득점포인트인지라...</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나는 소녀시대처럼 완벽한 군무를 해낼 인재들을 뽑아</span></div> <div>숨소리 하나 발성타이밍 하나까지 치밀하게 기획하여 검무를...아니아니 총검술을 연습시켰고</div> <div><br></div> <div>기어이 우리 중대는 우승을 차지하여 참가자 전원에게 3박 4일 휴가증을 안겨주었다.</div> <div>원래는 3장이었는데 부대최고짬 우리 행보관님이 애들 고생했는데 통크게 쓰시죠.라고 부대장님께 건의해서 다 받아오셨다.</div> <div><br></div> <div>나는 안나갔음. 말했잖아. 나 몸치라고...</div> <div>내가 나갔음...</div> <div><br></div> <div><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5/1463446685162294f96d7642b88e6e21a2ce742745__mn157433__w364__h233__f2764633__Ym201605.gif" width="364" height="233" alt="xraBFQ0.gif" style="border:none;" filesize="2764633"></div> <div><br></div>이렇게 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div> <div>나만의 독무대가 펼쳐져버림.</div> <div>(성시경씨 비하 절대 아님. 예시로 들만한게 이것뿐이라...)</div> <div><br></div> <div>(한 42.195km 떨어진데서 보면 나도 성시경 닮았음.</div> <div>가까이서 보면 키는 성시경씨보다 머리 하나가 작은데,</div> <div>머리크기는 머리하나가 더 크게 생긴게 나임. </div> <div><br></div> <div>아. 노래 못 부릅니다. </div> <div>멀리서 보면 성시경 닮았다고 노래실력마저 오해받음.)</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래도 고생했다고 중대장횽이 다른걸로 끊어서 3박 4일 휴가증을 내주었고,</div> <div>경계근무인원과 긴급출타자및 환자까지 치밀하게 계산하여 휴가날짜를 정하시는 행보관님이</div> <div>너는 나가고 싶은 날 나가.라며 그린라이트를 켜주셨다.</div> <div><br></div> <div>그러자 총검술대회 우승자들이 반발을 했다.</div> <div>이것들이 스승을 몰라보고-_-ㅋ</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