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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전열함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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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military_62548
    작성자 : 철전열함
    추천 : 8
    조회수 : 1586
    IP : 175.201.***.150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6/05/02 21:13:11
    http://todayhumor.com/?military_62548 모바일
    후임의 첫 사수 투입기.
    "분대장. 비오지말입니다." <div>"척척하겠구만. 고가초소에 구름껴있겠지??? 뚫으러가기 좋은 날씨네."</div> <div>"하!!! 저를 뭘로 보고 이러십니까??? 지금까지 한번 뚫린적 없지 말입니다!!!"</div> <div>옆에 놓여있던 하이바로 머리를 콩! 하고 때려준다.</div> <div>"닥쳐. 멍청아. 니가 그동안 사수를 잘만난서 안뚫린거지 니가 잘나서 안뚫린줄 아냐??? 오오냐~이 놈. 오늘 긴장타라."</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이 녀석은 내가 분대장 달고 처음받은 신병이었다.</div> <div>상병 꺽이기도 전에 분대장 달 일 없어져 의욕마저 꺽여버린 두 고참놈들.</div> <div>종교의 힘으로 애들 좀 보듬으라니까, 그건 분대장이 할 일. 나는 하나님께 기도나 할꺼라능!!!이라며 처삐대다가 보다못한 교회목사님의 밀고로 군종짤릴뻔하고 영창피아노연주까지 할뻔한 부분대장놈.</div> <div>백일휴가도 가기 전에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웃음을 잃고 살다가 그제야 겨우 농담을 주고받고 분대개편드래프트할때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X병장. 나를 지목해. 나 데려가면 잘할께!!!'라길래 데려왔더니 제대로 처빠져버린, 지금은 베스트프렌트인 당시 후임놈.</div> <div>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어딘가가 편찮으신 종합병동 후임놈.</div> <div>아예 의무실로 들어가사 돌아올 생각도 않고 TO만 잡아먹고 계시는 후임놈등...</div> <div><br></div> <div>중대그린캠프취급받던 우리 분대에...내가 상병 4호봉때 처음받은 "그나마" 정상적인 신병놈이었다. </div> <div>원래 교육짬은 상병막내가 했는데, </div> <div>마침 상병막내가 견장도 없는 부분대장되고 이제 두려운건 신 밖에 없이 행동하다가 군종짤리고 제대로 영창갈뻔한 사이비교도놈이어서 </div> <div>근래들어 처음으로 제대로 분대장 손에 키워진 신병이 되었다.</div> <div><br></div> <div>백일휴가 전까진 악마같이 갈구고 백일휴가 다녀오면 완전히 풀어버리는게 내 스타일이라 </div> <div>그 큰 키에 초소에서 나한테 갈굼당하고 울고내려와서 아이스크림 하나 사줬더니 또 감동받아 엉엉울며 소녀감성을 여지없이 드러내주셨다.</div> <div><br></div> <div>그렇게 중간에 기어들어온 자살관심병사놈이 저지르는 계속된 사건으로 </div> <div>그 해 크리스마스에 나 이제 그린캠프분대장 안한다고 차라리 나를 잡아죽이시라고 땡깡부리고 </div> <div>제대로 분대개편할때 </div> <div>가시는 길 분대장권한으로 모포말아드리려고 당시 왕고,</div> <div>그 눈빛에 다시 한번 속아주마.하고 그 후임.</div> <div>신병때부터 오냐오냐 키워온 아들군번보다 더 내 새끼같은 그 후임을 데려오고 몇몇 곁다리들을 뽑고나서야 </div> <div>제대로 영이 선 분대를 가지게 되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그때 그 분대막내가 (땜빵이지만) 첫 사수를 나간다.</div> <div><br></div> <div>"전반야근무자들 A형복장에 비오니까 우의착용하시랍니다."</div> <div>상황병이 내무실마다 돌아다니면서 알려주고 간다.</div> <div><br></div> <div>보급후달리는 후방부대라 공병우의가 모두에게 지급안되고 </div> <div>사수급은 공병우의, 부사수들은 판초우의가 돌아간다. </div> <div>A급부터 짬되는 순으로 개인주기해서 받았는데, </div> <div>상병막내들의 너덜너덜한 공병우의보다 짬되는 일병들의 초A급 판초우의가 훨씬 좋...기는 개뿔이.</div> <div>내 다시 그 군용판초우의 또 입으라고 하면 그 말 한놈 귓방맹이를 날려버릴거임. </div> <div><br></div> <div>사하라사막에서 10년을 일광건조해도 빠지지않을 그 눅눅함. </div> <div>비린내가 아니고 구린내도 아닌 그 정체불명의 냄새.</div> <div>보급계 사수의 사수의 사수의 사수때부터 교체해달라고 했는데 여전히 교체가 안되어 </div> <div>막내이등병들의 판초우의는 그냥 개인지급만 되어있고 멀쩡한걸 돌려쓰는 수준이었다.</div> <div><br></div> <div>A급은 말할것도 없고 C급 취급받을 정도로 좀 많이 헐었어도 덜 눅눅하고 착용하기편하고 간지까지나는 공병우의를 모두가 선호했는데,</div> <div>일병짬에 받을수 없는 공병우의였지만, 그래도 땜빵이나마 사수로 나가게 되면 병장급고참들이 사수가 간지가 나야지.라며 자기 공병우의를 내주곤 했다. (쓰고나서 안말려놓으면 지옥불을 보게 되지만.)</div> <div><br></div> <div>일병달자마자 땜빵사수로 나갔던 잘풀린 군번이었던 나와는 달리, </div> <div>어째 꼬이고꼬여 일병꺽이고서야 겨우 땜빵사수로 전반야에 투입하게 된 이놈은,</div> <div>그 긴긴 부사수생활의 대부분을 쳐빠진 경계근무의 대명사인 나와 주로 다녔던 관계로 소대고참 대부분에게 찍혀있었다.</div> <div>답답해서 내가 한다. 주의인 나인지라 이론만 갈쳐주고 실기는 내가 다해버리고,</div> <div>짬안되는 사수일때는 상황병 위병조장으로 도망다니다가 짬되는 사수 될때부터 이 놈이 내 고정부사수가 되어,</div> <div>왕고의 근무를 다니게 되어 더욱 빠져버렸는지도 모른다. </div> <div><br></div> <div>그래도 워낙에 나한테는 잘하는 애라 이 녀석이 첫 사수를 나간다는게 뿌듯해,</div> <div>나를 버리고 휴가 나간 동기놈의 관물대에서 우의를 꺼내서 니 입으라. 고 꺼내준다.</div> <div>다른 상병급 사수들이 감히 일병놈에게 A급이라니!!!! 소대 이래 돌아가도 됩니까!!!!라며 난리를 치려하자 </div> <div>PX에 데려가 뭘 좀 맥이니 제가 X병장 사랑하고 평생 충성을 다짐했음을 잠시 잊었노라며 </div> <div>그깟 우의 A급이든 B급이든 결국 비샐건데 뭐 어떻습니까!!!라며 즐거워한다.</div> <div><br></div> <div>...아냐. A급은 안새...나도 B급 입어봤잖아...A급은 진짜 안새...멍청이들아...</div> <div>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div> <div>고소짭짜름한 비엔나소시지의 인공적인 육즙과 함께 꼴깍 넘겨버린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야임마. 누가 투입 전에 담배피래?"</div> <div>전반야근무자들이 행정반 앞에 모이고, </div> <div>소대에서 경계나가는 최고참이고 당직부사관마저 후임이라, 벤치의 빗방울 손으로 스윽 훑어내고 앉아 담배를 피고 있자니</div> <div>당직사관이 나와서 뭐라 한다. </div> <div>씨익웃으며 같이 한대하시지말입니다.라며, 당직부사관이 한대 하라고 준 담배갑에서 한대 빼드리니 어흠. 하며 받아든다.</div> <div><br></div> <div>비 계속 오겠지? 구름보니까 후반야때는 슬슬 고정초로 전환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div> <div>귀찮은데...통신병이 귀찮지 소대장님이 귀찮으십니까ㅋㅋㅋ...</div> <div>엎드려. 죄송합니다.</div> <div><br></div> <div>이렇게 둘이 만담을 하며 근무자명단과 대기중인 인원들 얼굴을 하나하나 대조하던 당직사관이 우리 소대에서 멈칫한다.</div> <div><br></div> <div>"어? 야. C일병. 니가 왜 사수자리에 서있어ㅋㅋㅋㅋㅋㅋ"</div> <div>"일병 C.C.C. 오늘 첫 사수투입입니다."</div> <div>"오마이갓ㅋㅋㅋㅋㅋㅋ 야 쟤 분대장 누구냐????"</div> <div>"접니다ㅋㅋㅋㅋㅋㅋㅋ"</div> <div>"오늘 너네 소대 빵빵 뚫리겠다ㅋㅋㅋㅋㅋㅋㅋ"</div> <div>"에이~ 당직사관님 소대만 하겠습니까ㅋㅋㅋㅋㅋㅋ 저번에 본부간부순찰에 뚫려서 분대장들이랑 군장돌지않았습니까ㅋㅋㅋㅋㅋㅋㅋㅋ"</div> <div>"엎드려."</div> <div>"죄송합니다."</div> <div>"당직사관님. 투입시간입니다. 탄약고개방해주십쇼."</div> <div>"ㅇㅋ. 각소대 선임사수들 들어와."</div> <div><br></div> <div>그리고 첫 사수근무를 나가는 그 후임은, </div> <div>첫 근무나가는 신병마냥 암구어 초병수칙 초소브리핑 등등을 숙지하고 있나 영혼까지 탈탈 털리고 투입되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비가 거세지는데?"</div> <div>대기초에서 부사수랑 몰래 들고온(...) 과자를 까먹고있자니 대기초지붕으로 전해지는 빗소리가 장난이 아니다.</div> <div><br></div> <div>"무너지지않겠습니까? 저번 달에 옆소대 대기초 눈에 무너지지않았습니까?"</div> <div>"우리꺼는 졸라 튼튼해서 갠춘해. 무너질까봐 걱정인건 너그 일이등병을 군기지."</div> <div>"저는 잘하지말입니다."</div> <div>"니가 제일 걱정이여. 너는 관상학적으로다가 반역의 상이야. 소대 한번 엎어버릴 놈이여. 부탁이니 형 나가고 사고쳐라."</div> <div><br></div> <div>그때, 대기초에 있는 TA가 드르르르륵 울린다.</div> <div>부사수가 받으려는거 걍 앉아있어라 라며, 손을 뻗어 통신보안하며 받아보니 점령초소에 있는 상병놈이다.</div> <div><br></div> <div>"아. 분대장. 안주무십니까?"</div> <div>"니들 뚫릴까겁나 걱정되서 잠이 안오네. 어쩐일이신가?"</div> <div>"XX번 진지쪽으로 나오셔야겠는데 말입니다?"</div> <div>"미친...이 빗속에 왜?"</div> <div>"C일병이 아까 순찰로타고 올라가다가 자빠져서 탄빠졌답니다. 어두워서 못 찾고 있습니다."</div> <div><br></div> <div>갈굼.군장.영창.전역연기.</div> <div><br></div> <div>지근거리에서 쏘지않는 이상 위협적이지도 않는 공포탄이라 안심해도 좋겠지만,</div> <div>그러면 대한육군이 아니지-_-ㅋ </div> <div><br></div> <div>얼마 전 초소에서 실수로 공포탄 쏴버린 다른 중대아저씨가 영창가는걸 본터라 </div> <div>딱 2년 730일만 군생활하려는 나의 최대목표가 날아갈 위기에 처하자 번개같이 몸이 마구 반응한다.</div> <div><br></div> <div>미친 ㅆㅂㄹ!!!!! 이라며 대기초를 뛰어나와 XX번 진지쪽으로 가니,</div> <div>빗물인지 눈물인지 C일병놈 얼굴이 물범벅이 되어있었다.</div> <div>부사수인 이등병놈이야 말할것도 없다.</div> <div>갈궈봐야 안그래도 머릿속이 하얗게 된 놈. 더 어리버리탈까봐 갈구지도 못하고,</div> <div><br></div> <div>발움직이지마!!! 탄 진흙에 파뭍혀붕게!!! 랜턴가져와.</div> <div>정말 이렇게까지 해야돼???</div> <div>탄잃어버리면 중대원연대책임으로 다같이 찾아댕기고 분대장들 군장돌고 까딱 잘못하면 영창가는거 안배웠냐.</div> <div>(후임들 : 시나리오 쓰고 있네...미친X이...;;;;)</div> <div><br></div> <div>그렇게 포승줄을 풀어 철책에 묶어 이 놈이 자빠졌다는곳을 표시해두고</div> <div>부사수에게 랜턴을 들고 비추라고 하고, 비에 젖은 흙바닥을 대검으로 푹푹 찔렀다. 탄이 철책밖으로 튀어나가지 않았기를 바라며.</div> <div><br></div> <div>퍼붇는 비에 폭삭 젖어가며 대검으로 찔러대기 몇분쯤 지나자, 대검끝에 흙과 자갈들과는 다른 느낌이 전해진다.</div> <div>근처 진창에 누군가 밟은 발자국밑에 빠져있었다. </div> <div>찾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에 찾으면 걸쭉하게 내뱉으려던 욕들이 쑤욱 들어간다.</div> <div><br></div> <div>그 엠병할 공포탄은 수통물로 깨끗이 씻고, 급똥마려울까봐 들고다니던 휴지로 물기를 깨끗이 닦아 다시 삽탄했다.</div> <div><br></div> <div>다친데는? 없습니다.</div> <div>정신안차리냐? 죄송합니다.</div> <div>계속 부사수나갈래? 어리버리탈거야? 죄송합니다.</div> <div>내가 여기는 악천후에 미끄러우니까 조심하라고 몇번 말하냐. 날좋은날에도 정신안차리면 넘어지는데라고 조심하라했냐안했냐? 죄송합니다.</div> <div><br></div> <div>죄송은 니미랄 귓등으로도 안쳐들으면서!!!라며 짜증을 내고,</div> <div>부사수가 들고있던 랜턴을 뺏어들고 이 놈을 비추어보니 동기가 나랑 가위바위보해서 이겨 가져간 초A급 공병우의가 진창이 되있었다.</div> <div>이따 철수하고 깨끗이 정비해서 말려놔. 내 동기한테 얻어듣기 싫으면. 비오는데 이게 뭔 쥐뢀이냐. 죄송합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다시 대기초에 들어갈까하다가 시계를 보니 초소밀어내줄 시간이라 눈물을 머금고 초소로 이동했다</div> <div>가는 길에 워키토키로 중대에 연락해서, C일병 탄빠졌었는데 발견했고 제대로 삽탄했다고 알렸다.</div> <div>후임인 상황병은 잠시 대답이 없다가 이거 일지에 뭐라고 적어야되냐고 되물어봤다.</div> <div>사관이랑 부사수한테 물어보라니까 잔단다-_-...누구는 이 빗속에 쌩쑈하느라 빤쓰까지 다 젖었구만!!!</div> <div>원통하고 분통해서 사관한테 내일 PX쏘라고 해야지라며 씩씩거렸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거기다 그 날, 지통실에서 중대장달고 처음 당직사령서는 어느 대위님께서,</div> <div>첫 사령근무기념 상황을 터트려주셨다.</div> <div><br></div> <div>가라가 판치는 후방부대라, </div> <div>지통실에서 상황때려봤자 당직사관 부사관 상황병이 머리만 좋으면 </div> <div>행정반만 조금 어수선하고 초소근무자들은 별로 하는일없이 끝나는 상황인데,</div> <div>날이 날이라고 자다깬 당직사관과 부사관은 어리버리타고 일지에 뭐라고 적어야되냐고 되물어보는 상황병은 말할것도 없었다.</div> <div><br></div> <div>나랑 다른 상병조가 비오는날 몸에서 스팀뿜어지게 뛰어댕기며 상황조치를 하며 우리 중대에 떨어진 상황은 종료되었다.</div> <div>(다음 날, 부대 최선임중대장인 중대장횽이 니가 ㅆㅂ 우리 중대 엿맥이려고 작정을 했지???라며 졸라게 갈궜다고 한다...</div> <div>5대기 쪽 중대장도 가서 이게 개념이 있는 놈이냐며 멱살을 잡았다고 한다ㅋㅋㅋㅋ)</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하얗게 불태운 내일의 죠처럼 초소 탄박스에 앉아있는 나를 </div> <div>후반야애들이 와서 다 들었슴다. 고생하셨슴다. 내려가십쇼.라며 내려보냈다. </div> <div><br></div> <div>순찰패를 돌리며 집결지로 내려가니,</div> <div>탄찾고 상황조치하러 뛰어다닌 나님조랑</div> <div>상황조치하러 뛰어다닌 옆분대 부분대장조,</div> <div>탄잊어먹고 이게 눈물인지 빗물인지 땀인지 줄줄쏟아내던 C일병조는 물에 빠진 생쥐꼴이었는데,</div> <div>상황조치때 초소만 지킨 A상병조는 뽀송뽀송하기까지 했다. </div> <div>열받아서 멱살까지 잡았다.</div> <div><br></div> <div>더 이상 갈굴 힘도 없어 닥치고 가자. 라며, 중대로 철수하니 행정반 앞에 불침번인 행정병동기가 나와있다.</div> <div>"야~니들 고생했다. 동기, 니 상황조치하느라 욕봤다. (죽여줘ㅠ.ㅠ) C, 니 넘어졌다더니 어디 안다쳤나?"</div> <div>"괜찮습니다!!!"</div> <div>"아니. 나는 안 괜찮아ㅠ.ㅠ 사관 부사관 어디갔어??? 탄빼고 쉬고 싶다...ㅠ.ㅠ"</div> <div>"니들 고생했다고 취사장에서 봉지라면 끓이고 있다. 내 불러올께."</div> <div><br></div> <div>돈까스두드린것처럼 왼쪽뺨에 베개자국이 선명한 당직사관이 취사장에서 뛰어왔다.</div> <div>이런 가라상황발생하면 행정반에서 적절히 여차저차해서 조치해주지않습니까???라며 묻고 싶었는데,</div> <div>니들이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그냥 오짬으로 통일했어. 8명이지? 15개 끓였다. 찬밥도 있고 김치도 빼놨으니까 즐겨라. 사관이 쏜다.</div> <div>라며 어물쩡 넘어갔다. 자기 돈으로 라면을 15봉이나 샀다니 모든게 용서가 된다. </div> <div>뜨거운 국물과 오동통한 면발을 생각하니 몸이 후끈하다.</div> <div>닥치고 먹기로 하고 얌전히 탄을 빼기로 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앞에총. 탄창제거 탄알제거...노리쇠 2~3회 전진 어깨위에 총. 격발. </div> <div><br></div> <div>전역한지 10여년이 지나 가물가물하지만,</div> <div>대충 이 순서로 이걸 한번 더 반복하고 약실확인하고 탄창에 탄 20발씩 확인해서 넘겨주었다...원래는.</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노리쇠 2~3회 전진. 어깨위에 총. 격발.</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탁탁탁탁하고 빈 총 방아쇠당기는 소리만 들려야한다... 원래는.</span></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탁탁탁탁 탕!!!!!!!!!!!!!!!!!!!!!!!</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새벽 1시. 비내리는 행정반 앞.</div> <div>총성이 울려퍼졌다.</div> <div><br></div> <div>뭐여? 뭐여? 하고 잠깐 당황했지만 사수들은 바로 반응하여 자기 탄창확인하고 </div> <div>부사수 탄창뺏아들고 좌상탄(좌상탄은 짝수로 들어있고 우상탄은 홀수로 들어있음...보면 앎.)확인하는데,</div> <div>C일병조만 움직임이 없다.</div> <div><br></div> <div>총소리에 놀라 움츠러든 C일병의 부사수만 움직임이 있을 뿐, C일병은 어깨위에 총. 한 상태로 얼어있었다.</div> <div>(훗날, 이 새끼 이대로 얼어붙어서 오줌지렸던거 아니냐고 놀려댔다. </div> <div>샤워하는데 아무리 비에 젖었기로서니 전투복 하의와 브레이브맨 빤스를 너무 정성껏 빨았기때문이다.</div> <div>물론 당사자는 아니라지만...)</div> <div><br></div> <div>사관은 즉시 C일병의 탄창을 확인하고, 나는 C일병의 총을 뺏아들고 약실확인을 했다. </div> <div><br></div> <div>"부...분대장님...이거..."</div> <div>C일병의 부사수가 주워든 것은 주둥이가 헤~하고 벌어진 공포탄 탄피였다-_-</div> <div><br></div> <div>야...C일병 탄창 우상탄...</div> <div>당직사관의 목소리가 빗소리에 잦아들었다.</div> <div><br></div> <div>그랬다. 그 공포탄은 잊어먹든 쏴버리든 그렇게 그 날 소비될 운명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갈굼.군장.영창.전역연기.</div> <div>300여일전. 빵모자쓰고 같이 전입신고한 스무명의 동기들과 나란히 전역증받고 위병소나서고 싶었는데 다 끝났구나.</div> <div>지금 내 눈가에 흐르는게 눈물인가 빗물인가.</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당직사관이 우리를 위해 끓인 15봉지의 오짬은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수습하고나서 취사장에 갔더니 국물을 머금어 불어터지다못해 조리 잘못한 야끼우동이 되어버렸다. (그걸 또 다 먹었음ㅋ)</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상병급 후임들이 C일병에게 야. 정비실로 따라와. 라는걸,</span></div> <div>야. 시끄러. 사관도 지금 예민하니까 소대폭파시킬짓거리하지말고 씻고 자빠져 자.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갈궈도 날밝으면 갈궈.</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라고 강제취침시켰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날이 밝아 출근하신 중대장횽은 간밤에 일어난 쌩쑈...아니아니 버라이어티한 일들을 듣고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군장을 싸들고 행정반으로 온 고개 푹 숙인 나와 죄인 C일병에게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마. 고개들어. 뭐 죽을죄졌냐??? 따라와. 커피나 한잔하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라며 중대장실에서 핸드믹스커피를 타주고 행보관님 몰래 양담배를 물려주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군생활하면서 실수로 한번 땡길수도 있지 뭐ㅋㅋㅋㅋ라며 울먹거리는 C일병을 달래주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행보관님도 당직부사관에게 격발해버렸다고? 실탄쏴버린겨? 뭐? 공포탄? 난 또...음...알았어.라며, </div> <div>잠시 어디를 다녀오시더니 공포탄 하나를 구해오셨다-_-ㅋㅋㅋ</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여의도 몇배 크기인 이 부대 어딘가에 있다는 주임원사와 행보관들만 안다는 비밀창고에서 가져오신것 같다.</span></div> <div><br></div> <div>그렇게 그날도 당직부사관은 탄약고현황판에 "공포탄 XXX발."이라며 변동없이 숫자를 메꿔놓았다.</div> <div><br></div> <div>하지만 그 날일로 C일병의 정식사수데뷔는 지 맞후임들보다도 늦어졌다. 멍청이.</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며칠 뒤, 또 비가 내렸다.</div> <div><br></div> <div>용돈받고 휴가복귀해서 그래도 동기라고 나를 데리고 PX가서 거하게 한 턱내고, </div> <div>나에게 온갖 칭찬과 미사어구를 들어 흡족해진 동기는 내무실로 돌아가 전반야투입준비하는 부사수에게 </div> <div>내 장구류는 내가 챙길께, 너는 PX가서 내 동기먹고 있는데 껴서 좀 먹고 와.라고 보냈다고 한다.</div> <div><br></div> <div>X병장님. 우리 분대장이 같이 먹으라고...</div> <div>오~그려그려. 저기 냉동 더 돌리고 있으니까 먹어먹어. 앉아서 먹어. 땡울리면 내가 가져올테니까ㅋ내가 사는건 아니지만 많이 먹어.</div> <div>저기...X병장님. 비오는데 안들키겠지말입니다?</div> <div>갸는 둔해빠진놈이라 안들켜. 걱정하지마ㅋㅋㅋ</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조그만 독립중대의 구형막사. </div> <div>PX는 당연히 따로 독립된 건물에 있었고, </div> <div>노래방소리며 대화소리에 거의 옆에 붙어있는 소대내무실에서 내는 소리도 잘 안들리는 그곳에...</div> <div><br></div> <div>"야이ㅆㅂ!!!!!!!!!!!!!!!!!!!!!!!!!!!!!! 내 우의 왜 이래!!!!!!!!!!!!!!!!!!!!!!!!!!!!!!!!!!!!!!!!!!"</div> <div>라는 PX와 가장 먼 내무실에서 동기놈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야. 들켰다. 튀자."</div> <div>버즈 노래를 열라게 부르던 C일병은 롸져!!!하며 마이크를 내려놓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날밤, C일병이 자빠지면서 동기의 초A급 우의는 순식간에 막내상병이나 입는 C급이 되어버렸다.</div> <div><br></div> <div>등어리가 쫙 찢어져버렸음.</div> <div><br></div> <div>그래도 대충 미싱기로 국방색실로 박아놓으니 한 100m 떨어진데서 보면 새것처럼 감쪽같아서</div> <div>누가 우의 뒷태를 신경쓰겠냐. 우리만 입다물면 된다. 나랑 동기 한달반만있음 전역하니까 50일만 조심하자며 그러고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하지만 지금의 대한민국 정권과 언론처럼, </div> <div>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고 하늘이 다 가려지는게 아니듯</div> <div>거짓은 일주일도 못가 들통이 나버렸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뜨거운 만두를 입에 물고 아뜨뜨뜨!!! </div> <div>활동복주머니에는 몽쉘과 마가렛트와 아직 개봉아한 초코다이제스트를 쑤셔넣고 반쯤 먹은 음료수페트병을 들고 </div> <div>튀어봐야 거기서 거기인 독립중대연병장 너머로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나와 C일병은 죽어라내달렸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참고로 내 동기는 전국소년체전 단거리부문 출장경력이 있는 사람이었다.</div> <div>우리는 그 연병장을 세로도 아닌 가로의 절반도 못가 잡혀버렸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말년에 동기에게 갈굼당했다...</div> <div>C일병은 뭐...아멘.</div>
    출처 수양록과 별도로 적던 내 일기장.
    철전열함의 꼬릿말입니다
    그렇게 중대장실에서 커피와 담배를 즐기고, 충성. 용무마치고 돌아가겠습니다ㅋ라며 나가려는데
    "마. 어디가???"라며 중대장횽이 불러세운다.

    군장싸놓은거 풀려고 말입니다??? 공포탄도 행보관님이 메꿔놓으셨다고 했지말입니다.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지. 돌아. 너 오늘 개인정비없어.

    그날도 그렇게 군장을 돌았다. 빙글빙글. ㅆㅂ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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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5/02 22:54:01  112.187.***.99  나기사  539887
    [2] 2016/05/03 22:23:53  182.210.***.46  bloodia  656984
    [3] 2016/05/28 15:14:03  175.223.***.221  은훈  134645
    [4] 2016/06/19 13:47:30  211.246.***.160  조베쑤  609159
    [5] 2016/06/29 10:15:36  126.175.***.243  Pillow  106646
    [6] 2016/06/30 01:42:53  118.172.***.156  곰과호랑이  331315
    [7] 2016/07/08 04:16:30  221.154.***.41  천상유적  561706
    [8] 2016/07/21 03:35:59  175.223.***.220  친절한달수씨  653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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