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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전열함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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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military_60749
    작성자 : 철전열함
    추천 : 14
    조회수 : 2432
    IP : 175.201.***.150
    댓글 : 9개
    등록시간 : 2016/01/10 15:57:05
    http://todayhumor.com/?military_60749 모바일
    사촌동생과 데이트.
    제일 가까운 곳에 사는 이모가 길 건너 아파트 살고 제일 멀리사는 이모가 버스 2정거장거리일 정도로  <div>결혼한 이모들이 다들 집 근처에 살아서 외가쪽 사촌동생들과 왕래가 많은 편이다. <div>요즘은 타지에 사는 애아빠(진) 친동생보다 이 동생들을 더 많이 보고 살 정도.</div> <div><br></div></div> <div>3살차이부터 28살차이까지 연령대도 다양하고, </div> <div>중간에 두 구슬동자들 빼고는 죄다 여자애들이고,</div> <div>복잡다난하게 생긴 나와는 달리, 어디가서 빠지지않는 외모의 소유자들이라 (난 솔직히 전혀 모르겠음ㅋ) </div> <div>결혼적령기를 슬슬 넘어서고 있는 친구들이 소개 좀 해줘. 이 정도면 궁합안봐도 돼. 형님으로 모실게.어쩌고 하는데...</div> <div>나는 내 친구들의 미래를 위해, 그만 징징거리고 난 소고기.를 외치며 넘어가는 중이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 중 나랑 3살 차이로 가장 연령대가 비슷한 유부녀(진) 사촌동생과 있었던 이야기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간부들과 밤새 부대껴야하는 몸은 편하고 마음이 지쳐버리는 당직을 후진양성이라는 좋은 핑계로 때려치고, </div> <div>차라리 몸은 좀 고달파도 마음은 편한 경계작전을 나가던 어느 날이었다.</div> <div><br></div> <div>그 날 후반야는 역대급이었는데,</div> <div>부대장님이 오늘은 후반야때 어디 한 곳을 털겠다.라고 오전회의때 중대장들에게 선포하시어 모두들 풀경계태세세 돌입하고,</div> <div>예전에 어느 전방사단에서 철책뚫리고 나서 경계강화어쩌고 저쩌고 하며, 비전문가 손으로 얽기설기 맹글어놓은 경보기를 </div> <div>날이 좀 풀려 기운차게 싸돌아댕기던 고라니들이 죄다 건드리고 지나다녀 경보기 끄고 다니느라,</div> <div>밀어내기 중 한번이나 두번 정도만 돌 철책을 몇번씩 돌아댕기고 왔더니,</div> <div>철수하고 행정반 앞에서 탄을 빼는 소대원들 몸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고 있었다. </div> <div><br></div> <div>애들은 씻고 밥먹고 청소 좀 하고 인원파악끝나고 바로 근무취침에 들어갔지만,</div> <div>나는 후반야 최고참이어서 밤새 일어난 일들을 보고하고 여기여기여기 작업해야한다고 소대장이랑 행보관님과 이야기하다가 </div> <div>한참이 지나서야 드러누울수 있었다.</div> <div>모포OK, 뒤통수에 베ㄱ...하며 기절하듯 잠들고 얼마나 지났을까.</div> <div><br></div> <div>"분대장님. 분대장님. 일어나십쇼."</div> <div>"이벼...아니. 병자...ㅆㅂ. 뭐여? 왜?"</div> <div>오전 중번을 나가야 할 후임이 나를 깨워댔다.</div> <div>"이유는 모르겠는데, 중대장님이 X병장 깨워서 A급으로 환복하고 행정반으로 오랍니다."</div> <div>시계를 보니 기절한지...아니아니...잠든지 30분도 안 지나있었다.</div> <div>"아...또 뭐땜에 그런데...알았어. 너도 얼른 나가봐. 곧 투입해야지."</div> <div><br></div> <div>영문도 모른채 모두 잠든 내무실에서 A급 전투복을 입고, 지나가던 계원한테 뭔일이냐고 물어보고 싶었는데, </div> <div>행정반쪽을 보니 행보관님과 회의중이고, 중대장은 소대장들이랑 중대장실 문닫아놓고 회의중인듯 해 </div> <div>비몽사몽한 채로 행정반 앞으로 가서 담배를 꺼내어 불을 붙이자,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투입준비 대기하던 애들이 나를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쳐다본다. </span></div> <div>시계를 보니, 아직 시간이 남은지라, 옜다. 하고 흡연자들에게 한대씩 물려주고, 기다린다.</div> <div><br></div> <div>"야~누가 투입 전에 담배피래. 아? 맞고. 나왔습니까? 맞고가 준겁니까? 내도 한대 주십쇼...아. 감사함다. </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맞고는 여기 투입차량타고 위병소로 가십쇼. 면회왔답니다."</span></div> <div>"면회? 오늘? 지금?"</div> <div>다들 술렁거린다. 그도 그럴것이, 10여 년전, 그 부대는 오직 주말에만 면회만 되는 부대였기 때문이다.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 날은 금요일이었다.</span></div> <div>"누가 왔대?"</div> <div>"모르겠습니다. 중대장님이 전화받으시더니, 맞고 깨워서 보내라고...나도 그 정도만 들었지말입니다."</div> <div>애들은 탄꼽고 투입준비하는 동안, 나는 선탑이랑 운전병아저씨랑 담배 한대 더 태우며, 온갖 생각에 빠져든다.</div> <div>면회를...그것도 평일에...그것도 이따가 오후 작전명령서까지 바꿔가면서 밤새 난리난데 보수작업보내려던 애를,</div> <div>갑자기 면회왔다고 내보낸다고??? </div> <div>순간 집에 뭔일이 있어서 나 데리러 누군가 왔고, 급히 내보내다보니 자세한 설명도 못하고 내보내나 보다...</div> <div>온갖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div> <div><br></div> <div>애들 각각 내려주고, 본부로 내달려 위병소 앞에 차가 멈춘다.</div> <div>위병소 문이 열리더니, 안면이 있는 위병사관이 나온다.</div> <div>"야. 위병소 말고, 주임원사님께 가봐. 주임원사실로."</div> <div>오는 내내, 마음 속으로 아이고 아버지 어머니 하고 있던 터라, 바로 본부로 뛰어올라갔다.</div> <div><br></div> <div>"충성. 병장 XXX은 주임원사님께...어? 야. 땡보. 주임원사님 어디 가셨어?"</div> <div>부대장님 당번병에 가려져서 그렇지, 숨겨진 최고 땡보. 주임원사님 당번병만 덩그러니 인트라넷을 뒤적거리고 앉아있었다.</div> <div>"아~땡보라고 그러지 말라고~"</div> <div>"거울을 봐. 이 양심없는 놈아. 야간만 나가서 달빛만 쬐도 이렇게 살이 타는데, 모니터불빛으로는 살 안타나봐."</div> <div>"ㅋㅋㅋㅋㅋ 주임원사님. 옆방에 가셨어."</div> <div>"옆방????...아...주임원사실에 있대매...야. 가신다고 그러면 말렸어야지!!!!"</div> <div>주임원사실 옆 방은, 부대장실. 최종보스의 사무실이었기 때문이다...ㅠ.ㅠ</div> <div><br></div> <div>심호흡을 하고 있는데, 땡보가 노크하라는 제스처를 보인다. OK싸인을 하고, 노크를 하자, 문 건너편에서 들어와라.라는 부대장님의 목소리가 들린다.</div> <div>"충성!!! 병장. X.X.X.은 부대장님께 용무있어 왔습니다!!!...어???"</div> <div>가운데 쇼파에는 부대장님. 그 왼편에는 운영과장이랑 주임원사님. 오른편에는 그 3살 차이나는 사촌동생이 앉아있었다. 어???</div> <div><br></div> <div>어. 왔니. 앉아라. 라는 부대장님 말에 예!!! 알겠습니다!!!라며 동생 옆에 앉자마자, </div> <div>들어올때는 전혀 안보이던 부대장님 당번병이 닌자처럼 나탄나 내 앞에 오렌지쥬스를 세팅한다. 오오...크리스탈잔...맨날 종이컵에 주더니???</div> <div><br></div> <div>너 보겠다고 사촌동생이 와서, 실은 평일이라 그냥 돌려보낼까하다가 특별히 어쩌고저쩌고하는 말씀이 전.혀. 귀에 안들어왔다.</div> <div>아. 부모님은 무사하시구나. 라는 안도감도 잠시,</div> <div>딱 2년. 730일. 군생활하고 나가려고 그렇게 조심조심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하며 군생활했는데, </div> <div>이 오라질것 덕에 기어이 피아노연주여행가는구나...라는 생각 밖에 안들었다.</div> <div><br></div> <div>너 여기 어떻게 왔냐라는 나의 원초적인 물음에 택시타고 왔어.라고 원초적으로 대답해서, 한대 쥐어박을 뻔했다.</div> <div>후임도 때린적 없는데, 사촌동생때려서 영창가고 싶지 않아 꾹 참았다.</div> <div>이제 20살, 모대학 사학과에 입학했다는 말을 저저번에 2박 3일 포상나갔을때 오마니가 말해준 기억이 났다. </div> <div>그리고, 답사를 마침 이 근처로 왔다가 내려가는 길에, 이 쪽에 볼 일 있어서 따로 내려가겠다며 나왔다고 한다.</div> <div>군대간 사촌오빠 면회간다했으면 어느 의식있는 어느 이가, 평일에 면회를 가다니 장군감이로구나!!!라며 거수경례를 붙였을테지만, </div> <div>그저 개인적인 볼 일이라고만 말해서, 내일이 주말이고 하니, 어디 친척집 들렀다오려나보다.하고 그래라. 하고 보내준것 같다.</div> <div>이걸로 그 꽈 남자선배들의 이 동생에 대한 인식을 알 수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래서 말야, XX이 너가 그동안 분대장 오래하면서 군생활잘했으니까, 동생이랑 같이 내려가라고 포상휴가를 주려고 하거든???"</span></div> <div>"그럼 4박 5일로 나가야합니다. 화요일 복귀 맞추려면..."</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휴가라는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포상~오오~</span></div> <div>"저...그 휴가말입니다..."</div> <div>"왜? 갑자기 나가서 근무 꼬일까봐 그래? 그건 운영과장이 너네 중대장이랑...."</div> <div>"아. 그게 아니고...저 내일 모레 휴가나갑니다...;;;;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것도 말년휴가입니다...;;;;;;;;;"</span></div> <div>내가 이등병때, 당시 병장들이 말년에 이런저런 휴가 원기옥처럼 모아다가 정기 10+α로 나가대는게 문제가 되어,</div> <div>정기휴가에 다른 휴가 붙여서 나가는게 완전히 금지되어 있었다. </div> <div>그리고 나, 그 휴가 다녀오고 몇밤 더 자면 전역.</div> <div><br></div> <div>그러니까, 군대있는 오라버니 보러 왔어요. 평일이고 주말이고 난 그런거 몰라요. 오빠 보여줘요.라며 </div> <div>아가페적인 사촌오빠사랑을 보여준 우리 사촌동생님은,</div> <div>그 사랑하는 오빠가 3주 뒤에 전역한다는것도 모르고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10여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그 어색한 분위기의 부대장실 공기를 잊을 수가 없다.</div> <div>부대장님은 멍때리셨고,</div> <div>운영과장은 의미없이 수첩을 뒤적였고,</div> <div>주임원사님은 급히 옆 방의 자기 사무실로 들어가버렸고,</div> <div>나는 입술이 바싹바싹말라 내 몫의 음료수를 다 마시고는 동생것까지 마시고 있었고,</div> <div>동생은 아. 내꺼 왜 먹어.라며 철없는 새내기 여대생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div> <div><br></div> <div>"저...그래도...여기까지 왔는데...그냥 보내기는 뭐하고...아. 그럼, 특별외출이라도 어떻습니까???"</div> <div>어색한 공기를 깨고, 운영과장이 그리 말하자, 부대장님도 퍼뜩 정신을 차리시고, 어. 그래. 그러자. 외출. 그래. 그거 좋다. 라고 하시었다.</div> <div>그러자, 옆방 문너머에서 동태에 귀기울이던 주임원사님이 바로 들어와 그럼 제가 X중대에 사정을 말하겠습니다.라며 나섰고,</div> <div>운영과장은 바로 사무실로 전화해, 외출층 한장 얼른 작성하라며 내 군번을 물어왔고,</div> <div>부대장님은 당번병한테, 운전병불러서 읍내까지 데려다줘라. 너가 선탑가고. 점심먹고 일정있으니까 바로 들어와라.며, 1호차를 내주셨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렇게 일이 진행되고, 운영과장이 "야. 외출증받으러와."라고 불러서 </div> <div>나는 충성. 용무마치고 돌아가겠습니다.라고,</div> <div>동생은 안녕히계세요.라고 인사하고 부대장실을 나왔다. </div> <div><br></div> <div>봄기운이 완연하던 그날, 내 등에서는 식은땀이 주르륵 흐르고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1호차 운전병 아저씨도, 당번병아저씨도 위병조장시절 다 알음알음 친한 사람들이라,</div> <div>레토나에 타자마자 퍼지듯이 앉아버렸다.</div> <div>"그럼 출발할께요."</div> <div>운전병 아저씨의 전에 없이 친절한 말투. 심지어, 동생이 차에 탈때 손도 잡아주더라.</div> <div>허긴, 군생활하며 뒷자리에 여대생태울거란 생각은 못했겠지.</div> <div>"아저씨. 나 담배펴도 돼???"</div> <div>"14박 15일 군생활 더하고 싶으면 얼마든지. 그리고 숙녀분 앞에서 무슨 담배야."</div> <div>"숙녀??? 위병소 철책만 통과해봐. 야가 여자로 보이나."</div> <div>어릴때는 좀 병약해서 이모부랑 운동삼아 태권도를 배웠던 동생의 정권지르기가 어깨에 묵직하게 들어온다. </div> <div>읍내 군장점가서 지금 입고 있는 바람막이에 "태권"약장을 박아주마. 라며 결심하는데, </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추우우우우우우우우우웅 써어어어어어어어어어엉!!!!!!"하며 우렁찬 경례소리가 들려온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아차. 전조등 안 껐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위병소의 긴박한 움직임이 보인다. 조장이 급히 튀어나온다. 원래는 그냥 통과하던 1호차가 위병소에 멈추니 다들 화들짝 놀랜거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사관은 안보이는거 보니 근처 돌고 있거나 측간에 계시나보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아. 뭡니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위병조장인 후임이 원망과 안도가 믹스된 표정으로 나를 보더니, 위병소에 대고, 안나오셔도 된다 그래!!!라고 말한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얌마. 예비역(진)님 급히 나가시는데 상급부대에 연락해서 군악대도 부르고 세팅을 했어야지 ㅋㅋㅋㅋㅋ"</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아저씨 미안해요. 전조등끄는거 깜빡했어."</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진짜 깜짝놀랬네. X병장 어디갑니까? 영창?"</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손가락으로 산(山)모양의 엿을 고아다 먹여드리고, 외출증을 보여준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형아 나갔다올테니까 보고싶다고 울지말어라."</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아. 올때 맥심사오십쇼."</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어제 휴가복귀자가 사온거 내 관물대 상단에 있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꺼내다보고, 돌아왔는데 내 동생 어찌고저찌고 말 돌고 있음 너네 소대 관물대 다 엎어버릴거니까 소문내지마. 말년에 조용히 좀 있다가자."</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ㅋㅋㅋㅋㅋㅋ. 알겠습니다. 올때 메리야스 좀 사다주십쇼. 사이즈 100으로. 돈 드리겠습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오케바리. 이따봐."</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1호차가 우리를 읍내에 내려다주었다.</span></div> <div>화,목요일에만 휴가복귀하는 부대인지라, 금요일에는 전투복입고 나다니는 병사가 없어야 한다. 퇴근시간대 간부들이면 몰라도.</div> <div>주변 상인들이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보고, 몇몇 수화기를 드는 사람도 보인다. 야레야레. 이 투철한 신고정신을 보라지.</div> <div><br></div> <div>"야. 여기가 기차역이라는거야. 얼른 타고 집에 가. 훠이훠이."</div> <div>"뭘 오자마자 바로 가래."</div> <div>"지금 너땜에 피 다떨어졌어. 내가 물약 먹을 수는 없으니, 피씨방가서 내 캐릭한테라도 맥이고 들어갈테니까, 얼른 집에 가라고. </div> <div>이모한테는 내가 전화할께. 큰 딸한테 가정에서 큰 관심과 애정을 가져주시라고. 조금 풀어줬더니 이런 일탈행동한다고."</div> <div><br></div> <div>그렇게 가라마라하는데 때마침 점심시간이고 해서 배가 고프다고 징징거린다.</div> <div>"밥먹자. 여기는 뭐가 맛있어???"</div> <div>"흐음...짜장면???"</div> <div>짜증을 내어서 무엇하리...</div> <div>그도 그럴것이 나는 이 동네에서 아침에 휴가나오자마자 바로 역으로 내달려 상행선이고 하행선이고 오는대로 타고 나가고,</div> <div>복귀해서는 피씨방에서 마지막 문명세계를 즐리고, 읍내 중국집에서 짜장면에 사장님이 불쌍하다고 내주시던 서비스 탕수육에 빼갈 한잔씩 나눠마시고, 다음에 봐라며 짜장면에 눈물로 간을 하여 먹고 들어오는게 일이라, 2년 군생활하며 그 동네에서 먹은건 짜장면, 분식, 롯X리아, 외박때 먹은 삼겹살 목살 뿐인 동네인지라, 뭐가 맛있는지 알 턱이 없었다.</div> <div><br></div> <div>"하...그래. 그거라도 먹자. 나 탕수육도 사줘야돼."</div> <div>"군인이 돈이 어딨어-_- 나보고 내일모레 휴가나갈때 집까지 걸어가라는거냐???"</div> <div>"군인이 왜 돈 없어. 휴가때보니까 돈만 많더만."</div> <div>이 철없는 것이 고2때, 그리고 내가 백일 휴가 나왔을때. </div> <div>첫 손주, 아들, 조카가 군대간거라 모든 친척들이 얼마씩 쥐어주시다보니 군대가기전 1년 동안 알바한 고생이 무색할 만큼의 목돈이 모인 적이 있었다.</div> <div>그래서 집 근처 사촌동생들이랑 흥청망청 써재낀적이 있어서, 얘는 군인은 돈 많은 줄 안다.</div> <div>정작 이 동생이 고3이 되어 공부한다고 코빼기도 못보고, 나는 이런저런 포상이 마구마구 쏟아져 휴가를 밥먹듯이 나오니까, </div> <div>친척들은 물론 가족들마저 나를 외면하여, 집에서 라면 끓여먹고 국 덮혀 찬밥말아먹고, 피씨방도 못가던 궁핍한 나의 상병, 병장시절을 모르니 이러나보다.</div> <div>"그렇게 말하면 대학교 1학년이 돈이 제일 많아. 니가 사."</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렇게 투닥거리며 군복입으면 혼자가도 서비스로 탕수육주시는 사장님있는 그 중국집에 갔는데, 장날이 아니여서인가 문이 안열려있었다.</span></div> <div>예전 외박때 우연히 갔던 정육식당이 싸고 고기가 괜찮아서, 반반씩 내기로 하고 고깃집에 갔다.</div> <div>오늘 군인이 왜???라며 의심하시는 사장님께 탈영아니고, 외출입니다. 라고 안심시켜드리고, </div> <div>목살 삼겹살 섞어 삼인분 시켜서...<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둘이 아무 말도 안하고 먹기만 했다. 얌얌. 고기가 녹더라.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우리 외갓집 핏줄이 확실하다. 외갓집 식구들은 고기가 앞에 있으면 다들 말없이 고기를 마셔대거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마지막에 고기 한 점 남은거 내가 먹으려니까, 내 미간에 마늘을 던지더니 낼름 집어먹었다.</span></div> <div>내가 드라큐라냐??? 왜 마늘은 집어던지고 난리야!!!라며 진짜 한대 쥐어박을뻔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결국 고기는 동생이 사주었다.</span></div> <div>그 전설의 내 백일휴가때, 세일도 안하던 바지를 득템했으면 양심이란걸 가지라는 나의 말에 동생이 지갑을 열었다.</div> <div>이렇게 순순히 내 줄줄 알았으면 돼지말고 소를 먹을걸.이라며 뒤늦은 후회를 했지만,</div> <div>콩나물밥, 콩나물국, 콩나물무침을 먹고 있을 중대원들을 생각하니, 투정을 부릴수도 없었다.</div> <div>늦었지만 동생핸드폰으로 중대에 전화해서, 이따가 전반야 투입하러 갈거니까 걱정말라고 알리고는 다시 역으로 갔다.</div> <div><br></div> <div>"즐거웠다. 집에 가라."</div> <div>"뭣만 하면 집에 가래."</div> <div>"지금 나의 분신들이 저 세계에서 나를 부르고 있다고. 말리지마라. 세상을 구하고 들어갈테니."</div> <div>"오빠 부대에 전화해서 피씨방에 군인이 놀고 있다고 말할거야."</div> <div>"114에 백날 천날 전화해봐라. 군부대 전화번호 알려주...아차."</div> <div>불과 몇 분전 동생 핸드폰으로 부대에 전화해서 동생핸드폰에 전화번호가 남겨져있었다.</div> <div>"자~이 동네 디저트는 뭐가 맛있나!!!"</div> <div><br></div> <div>지금이야 밥먹으면 한집건너 하나씩 있는 까페에 들어가 까맣게 태운 콩을 우려낸 값비싼 양탕국을 먹는게 일상이지만,</div> <div>10여년전, 시골읍내에 그런게 있을리 만무하다. 복학하고 나서도 한동안 커피는 자판기나 캔커피던 그런 시절이었으니, </div> <div>시골읍내에 커피마실데라고는 농한기 어르신들의 살롱. 다방뿐이었다.</div> <div><br></div> <div>다방갈래ㅋㅋㅋㅋㅋㅋㅋㅋ라니까, 얼굴이 시뻘개진 동생이 다시 태권도로 다져진 정권을 날린다.</div> <div>아. 맞다. 너 저기 군장점가자. 태권약장 박아야지. 랬다가, 뼈도 못추리게 맞을 뻔 하고, </div> <div>시골읍내에서도 프랑스 빠리의 빵맛말고 이름값만 느낄수 있는 빵집에서 빵 몇개 사다가 </div> <div>읍내 초등학교 운동장가서 그네타고 미끄럼틀타고 놀며 오래간만에 고짓집에서는 먹느라 나누지 못한 이야기를 나눴다.</div> <div>학교생활은 어찌냐??? 아직 한 학기도 안 지났지??? 졸라 짬딸리네. </div> <div>대학공부 장난아니지??? 아. 아직 중간고사 한번 봤냐??? 졸라 짬딸리네.</div> <div>맘에 드는 남자애있냐??? 바라만 봐라. 남의 혼삿길 20대 초반부터 막지말고, 국립중앙박물관에 보존된 국보들처럼 바라만 봐라.</div> <div>엠티때 예비역선배들이 막 굴려서 멍들고 근육통왔다고??? 그건 군인들 유격에 비하면 암것도 아냐. 잘 배워놔. 내년엔 니가 나라 지켜야지.</div> <div>무슨 소리냐고??? 너 이제 20살이니까 조만간 신검받으라고 나라에서 부를거야. 넌 무조건 1급. 현역입영대상자...</div> <div>야. 주먹펴...알았어...맞을테니까 손가락 하나 세운건 풀고 때려다오. 정말 아프다. </div> <div>군복입은 군인이 민간인과 폭행시비가 나면, 군인이 잘했어도 처벌받는지라 꾹 참고 맞고 있는데,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동생의 전화가 울린다.</span></div> <div><br></div> <div>"여보세요. 어. 엄마. 나 여기 XX오빠랑 있어. 아니 짝은 오빠말고 큰 오빠.</div> <div>아니. 오빠 휴가 내일 모레랬지? 내일 모레래. 엄마는 어디만큼 왔어?"</div> <div>어디만큼 왔어라니??? </div> <div>"응. 그럼. 나도 여기서 출발할께. 응. 오빠. 엄마가 바꿔주래."</div> <div>통신보안. 병장XXX입니다. 전화바꿨습니다. 라고 말할뻔했다가, </div> <div>아. 이모지. 이모. 나 군대가기 전날. </div> <div>우리 큰 조카 군대간다고 펑펑 우셔놓고, </div> <div>나 입소하던 그 시간 친구들이랑 동남아여행가셨던 그 이모. 군인아니고 민간인,이라며 간신히 정신줄 부여잡고 여보세요.라며 전화를 받았다.</div> <div>"어. 이모다. 너 어떻게 애랑 있어?"</div> <div>"몰라. 자다가 깨워서 나왔더니 이 가스나왔다고 면회보내주대. </div> <div>철없는 여대생이라고 부대장님이 실망하지말라고 보내준듯 해요. </div> <div>이따가 들어가서 군장돌면 되니까 신경쓰지마세요.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분위기보니까 영창까지는 안갈것 같애요"</span></div> <div>"그래. 이모도 이모부랑 일있어서 서울왔다가 이제 내려가고 있어. </div> <div>OO가 답사갔다가 집열쇠 잊어버렸는데, 하필 △△(면회온 동생의 여동생)이도 지금 수학여행가있거든."</div> <div>"뭐요? 집열쇠?"</div> <div>"어? 못들었어? 집열쇠없어서 알아서 밖에 있다가 들어간다더니, 너한테 갔네??? 나는 그냥 다른 이모집이라도 가 있으랬거든."</div> <div><br></div> <div>모든게 들어맞는다.</div> <div>나랑 있어봐야 갈데라고는 지독히도 가기 싫어하는 피씨방뿐인데, </div> <div>이것이 집에 가래도 안가고 지 돈 써가며 밥먹고, </div> <div>할것도 없고 볼것도 없는 시골 읍내에서 나랑 쓰잘떼기없는 농담따먹기나 하며 시간을 보낸데는 이런 이유가 있었던거다...;;; </div> <div> </div> <div>휴가나오면 이모한테 연락해. 아뇨, 3주있음 전역입니다. 그 사랑과 여기 따님의 몸값 현금으로 주십쇼.라며 통화종료하고 </div> <div>이 오라질!!!하고 정말 한대 쥐어박으려는데, 이 가스나는 벌써 운동장 저만큼 가고 있다.</div> <div>"야!!! 전화기가져가!!!! 어디가냐!!!!"</div> <div>"역. 집에 가려고."</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오빠야~ 내 잡아봐라~</span></div> <div>하하하. 이 가스나야~ 오늘은 잡히면 진짜 다리몽둥이를 뽀사줄테다~라며</div> <div>사랑 1g도 없는 추격전을 벌이며 역까지 내달렸고, 동생은 20여분 뒤에 오는 기차를 타고 떠났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동생을 그렇게 보내고, 시계를 보니, 복귀시간까지 정말 애매~하게 시간이 남아있었다.</div> <div>딱 한시간, 내일모레 휴가나가서 본격적으로 던전을 돌기전에 내 캐릭 워밍업해두자.며 피씨방으로 갔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봄이라 날도 다 풀렸는데, 카운터에 사장님이 감기라도 걸리셨는지 피씨방의 히터는 빠방하기 그지없었다.</span></div> <div>이런 날 무슨 군인이여? 탈영이여?라며 전화기로 손을 뻗는 사장님께, </div> <div>지갑에서 돈꺼내려다 실수 한것처럼 외출증을 꺼내보이고, 콜라 하나 사다가 자리에 앉았다.</div> <div><br></div> <div>그때가 내 기억에 16시. 딱 한 시간하고, 햄버거 사먹고 부대로 복귀해서 전반야가면 되겠다.가 내 계획이었다.</div> <div><br></div> <div>한달만에 만나는 내 캐릭은 다행히 대륙의 해커에게 털리지 않았는지,</div> <div>초라한 아이템, 실제 나처럼 빈곤한 골드. 그대로 였다.</div> <div><br></div> <div>마을 앞 경비병들이, "어? 너 이새끼. 군인새끼가 왜 시간에 게임질이야???"라며 자동으로 캐치해서 도륙을 낼 헌병도 아닌데,</div> <div>긴장 빠싹하며 마을을 빠져나와 던전으로 향했다.</div> <div><br></div> <div>마음은 이미 당시 만렙이던 50을 찍을 태세였지만,</div> <div>간밤의 후반야때 철책을 오르락내리락했던 근육통,</div> <div>30분도 채 못 자서 덜 풀린 피로,</div> <div>밥집고른다며 돌아다니느라 피로 +1,</div> <div>오랜만에 먹은 고기를 소화하느라 지쳐버린 간(간때문이야),</div> <div>이모와 통화 후 동생잡는다고 뛰어댕겨 피로 +1,</div> <div>뜨끈뜨끈한 지하피씨방의 훈훈한 공기,</div> <div>인체공학적으로 만들어져 어떤 자세로 앉아있어도 몸이 푹 파묻히는 시골읍내피씨방에 사치스럽기까지한 의자,</div> <div>그리고 잠자기 스킬은 만렙을 찍은 말년병장이라는 조합이 모이고 모여...</div> <div>경비병이드아~하며 나간 이후로 기억이 없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리고, 왜 휴가나갈때마다 복귀 직전까지 피씨방에 붙어있지말라고 귀따갑게 교육하는지를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말년에야 깨닫게 된다.</span></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어이. 이봐요."</div> <div>누군가가 흔들어 깨워서 겨우 눈을 떳다.</div> <div>아까 그 피씨방사장님이다.</div> <div>"아까 외출증이었지? 안들어가도 돼?"</div> <div>"네?...헉!!!!!!!!!!"</div> <div><br></div> <div>외출증에 적힌 복귀시간은 18시인데, </div> <div>그때 시간은 17시 45분이 다 되어있었고,</div> <div>모니터 속 내 분신은 말끔하게 털려서 드러누운 상태였다.</div> <div>대학가서 친구 잘못 만나(ㅋ) 빠져들었던 NC의 그 게임을 나는 그렇게 깔끔하게 끊어버릴 수 있었다.</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영창?? 영창?? 메이데이. 메이데이.하며 당황한 나와 달리,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사장님은 이런 군인 놈들을 많이 상대해보셨던 듯 전화기를 건네며 일단 부대로 전화하라고 하시었다.</span></div> <div><br></div> <div>중대에 전화해서 초큼 늦는다. 그리 알아라.</div> <div>그리고 위병소에 전화해서 15분 내에 택시타고 날아갈테니, 같이 중대복귀하게 차량 잠깐만 대기해달라고 전해라.</div> <div>그리고 중대장님과 행보관님께 사랑한다고...이번 한번만 살려달라고 그랬다고 말 좀 전해달라고 하고는 전화를 끊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잽싸게 계산하고 튀어올라가, 지나가는 택시 잡아타고, 기사님 손과 발에 제 군생활의 14박 15일 연장유무가 달려있습니다.라며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모쪼록 빨리 가달라고 부탁드렸다.</span></div> <div>기사님은 아스라다!!!! (료카이, 하야토.)라며 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 지날때말고는 정말 시원시원하게 밟아주셨다.</div> <div><br></div> <div>그리고 기적과 같이 18시. 국기하강식 시작할때 위병소를 통과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렇게 복귀해서는 간부들한테 오그라들게 혼나고,</div> <div>소대원들은 아~평일에 외출해놓고 빈손입니까~라며 원망을 듣고,</div> <div>오전 위병조장 놈도 메리야스 안사왔다고 우리 소대까지 찾아와 투덜거리고,</div> <div>전반야 투입하는데, 당직사관이 이거 정신머리 돌아왔나보자며 </div> <div>암구어며 초병수칙, 초소브리핑을 캐물으며 조리돌림을 당하였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아~말년의 위엄이...</span></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 다음날이 다행히 토요일이라 군장은 돌지 않았고, </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일요일 휴가 나가서 기차내리자마자 우리집이 아닌 이모집으로 뛰어가서</span></div> <div>내가 저 오라질것 때문에 군생활을 14박 15일을 벽보고 피아노 연주하다가 올뻔했다며, </div> <div>이모가 차려준 밥을 먹으며 원통함을 호소했다.</div> <div>동생은 평일에 면회가 안되는지 몰랐지 뭐야 데헷~이라며, </div> <div>전날 밤 뭘 먹었는지 떠지지도 않게 부어터진 얼굴로 귀엽고 상큼한 표정을 내보고자 안면근육을 씰룩거리길래,</div> <div>물러가라!!! 이 사탄아!!! 주일에는 예수님도 군인도 좀 쉬자!!!라며 숟가락을 집어던질뻔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내가 그때 왜 우리집 두고, 이모집으로 갔냐면, </div> <div>우리집 식구들이 큰아들 마지막 휴가 나오는 날이 오늘인지 모르고, </div> <div>친가식구들이랑 할머니 생신기념으로 남해여행을 가셨다가 오늘 밤에 오시느라, </div> <div>집에 문 열어줄 사람이 없어서였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쇳덩이 없이 문을 열 수 있는 도어락이라는 신문물이 우리집 현관으로 들어온건 그로부터 수년 후.</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로부터 또 수년 후, </span></div> <div>안 그래도 친동생이 형보다 먼저 장가를 들어 눈치밥이 장난이 아닌데,</div> <div>사촌동생마저 올 봄에 나보다 먼저 결혼을 하게 되어, 유부녀(진)이라고 부르고 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당시 그렇게 오빠를 (반쯤은 내 잘못이지만) 영창보낼뻔한 군알못 동생이 </span></div> <div>올 봄에 착실히 진급 중인 촉망받는 소령(진) 군인아저씨랑 결혼하게 되었다. </div> <div><br></div> <div>군인의 부인이 되신다고, 예비군도 끝나셔서 </div> <div>제일 앞에서 졸다가 끌려나가 상체만 있는 인형에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는 친구에게</div> <div>"야!!! 저 새끼, 이게 첫키스인거 아냐???? 깔깔깔깔."</div> <div>웃었다가 사실이어서 분위기만 숙연해져버린(첫키스의 맛이 라텍스의 맛이라니...)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민방위 오빠 앞에서 </span></div> <div>오빠가 군대를 알아??? 라며 깝치고 있는걸 보고있자면,</div> <div>그 휴가 나간날, 숟가락을 그 흉측한 얼굴에 집어던지고 구마의식을 했어야 해...라며 후회 중이다.</div> <div><br></div> <div>그리고 그 때 분명히 나한테</div> <div>"군인이 돈이 왜 없어."라고 했던 그 스무살 여대생은 어디가고,</div> <div>"군인이 돈이 어딨어. 오빠가 냉장고해준다고 큰이모가 그러던데?"라며 얼굴에 철판을 깐 30대 아줌마만 남아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밀게에 글을 쓰긴 했지만, 조만간 시집가는 동생의 결혼을 축하하며 (이 못난이도 가는데, 내 반 쪽은 어디에 라며)쓴 자조적 글입니다.</div> <div>절대로, 그때 이 동생때문에 빅엿을 처먹을뻔한 일에 대한 앙갚음이 절대 아닙니다.</div>
    출처 수양록과 별도로 적던 내 일기장.

    그리고, 당시 그 시골동네까지 면회왔던 동생의 증언.
    철전열함의 꼬릿말입니다
    행보관님이 
    그래도 사촌오빠본다고 답사끝나고 피곤할텐데 면회 올 정도로 착한 동생뒀구만.
    이라고 하시는데...

    "집열쇠없어서 시간때울려고, 모르고 온겁니다.
    제가 언제 전역한지도 모르던데 말입니다."
    라고 차마 말할수 없었다.

    사실을 말했다간 
    말년휴가 통으로 짤리고, 진짜 영창갈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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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1/10 16:12:32  121.178.***.243  북극곰아저씨  630904
    [2] 2016/01/10 16:14:02  119.69.***.23  연아신랑  1318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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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16/01/10 17:07:28  222.236.***.207  장트라블러  506903
    [5] 2016/01/10 17:16:21  121.134.***.162  enoeht  209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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